대한민국에 단 하나 뿐인 실험 게임 페스티벌 '아웃 오브 인덱스'(Out Of Index, OOI)가 오는 10월 26일 (토) 서울혁신파크 상상청 2층에서 열립니다.
올해는 <벡트로놈>, <인피니트 칠드런>을 비롯해 5종의 게임이 공식선정작으로 뽑혔는데요. 페스티벌 현장에서는 선정작의 오프라인 쇼케이스, 직접 플레이와 직접 교류 행사 등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번 OOI에서는 ‘Out Of Arcade’ 라는 제목으로 대안 컨트롤러 게임들을 모은 초대 전시가 함께 열릴 예정이라고 하네요.
<Infinite Children>은 게임 속 콘텐츠보다, 게임 밖의 상황이 더 중요한 게임입니다. 짧은 SF 오디오북 형식의 게임은 플레이어들이 달성한 스팀 어치브먼트의 누적 갯수에 따라 이야기의 길이가 길어지고, 또 줄어들기도 합니다.
이 연재는 아웃 오브 인덱스와 디스이즈게임의 기사 제휴에 의해 제공되는 것입니다. / 편집자 주
간단한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을 함께 만든 분들이 있다면 그분들 소개도 해주세요.
프로젝트를 시작한 건 피터 브린슨(Peter Brinson)입니다. 4년 전에 이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죠. 미학적으로 다양한 방식의 프로토타입을 만들었고, 어떻게 하면 목소리로 게임의 내용을 잘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을 했어요. 그리고 2015년에 그렉 챈들러(Greg Chandler)가 각 캐릭터의 이야기와 대사를 쓰기 시작했어요. ‘테오’ 목소리 연기는 존 프로스키(John Prosky)가 했고, 수잔느 브린슨(Suzanne Brinson)이 ‘미아’ 파트를 맡았습니다. 2017년에는 아트 디렉터 켈시 라이스(Kelsey Rice)가 합류했어요. 마지막으로 2018년에 마크 가르벳(Mark Garbett)이 음악 담당으로 왔네요. 배경음악을 직접 연주했어요. 총 6명이네요.
이 프로젝트의 처음이 궁금합니다. 이 작품의 아이디어를 어디서 얻었나요?
가장 중점을 뒀던 건 ‘공포’의 감정을 전하는 거였어요. 다음 세대가 물려받을 이 세계가 '점차 나빠지고 있다’는 공포를 느끼게 하고 싶었죠. 사실 피터가 수년간 이런 작업을 꾸준히 해왔었어요. 피터는 집단의 온라인 참여를 통해서 작품의 길이나 디테일 등이 변화하는 몇 가지 프로젝트를 작업하면서 그 ‘공포’를 이야기하려고 해왔죠. ‘인피니티 칠드런’ 작업이 끝났을 때는 이 ‘확장의 동역학'을 그간의 다른 작업들과 결과를 통합하고 싶었고요.
이 실험의 성공 여부를 스스로 평가해주실래요?.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시는 이유도 알려주세요.
성공했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이 뭐든, 콘텐츠를 플레이한 후에 우리가 전하고자 했던 메시지를 느꼈는지 물어봐요.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피터는 게임 외에 다양한 방식으로 몇 년간 이 ‘확장의 동역학'을 실험해왔는데요. 매번 결과를 기록하면서 토론의 결론을 곱씹어 보죠. 그런데 다른 어떤 것 보다 스팀 어치브먼트를 이용했을 때의 피드백이 굉장히 놀라웠어요. 사람들이 빠르게, 그리고 몹시 확실하게 반응하더군요. “아, 정말 흥미롭네.” 하고 말이에요.
처음 <Infinite Children>이 출시되었을 때, 게임의 볼륨이 플레이어들이 스팀 어치브먼트를 달성할 때마다 늘어났잖아요. 근데 지금은 플레이어들이 스팀 어치브먼트를 달성할수록 게임이 줄어드는 시기를 맞은 것 같네요.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게임 개발은 콘텐츠의 양을 늘리는 방식의 업데이트를 합니다. 왜 이런 방식을 택했나요?
2019년 5월에 <인피니티 칠드런>을 스팀으로 출시했어요. 처음에는 7분 짜리 게임이었는데요. 스팀 어치브먼트가 쌓이면 쌓일수록 게임 길이를 늘렸죠. 6월에 20,000개의 스팀 어치브먼트가 쌓였고 우리가 준비했던 모든 게임 콘텐츠가 공개됐어요. 한 시간 짜리요. 한 달 정도 이렇게 확장된 전체 길이를 유지한 후에, ‘회귀’를 시작했습니다. 이전의 ‘확장' 기간 동안과 같이 20,000개의 스팀 어치브먼트가 쌓이는 동안 게임은 다시 출시 당시의 7분 짜리 버전으로 줄어드는 거죠.
올해 10월 초에 스팀 어치브먼트가 다시 20,000개 쌓였어요. 그러니까 지금까지 총 40,000개의 스팀 어치브먼트가 누적된 거죠. 이젠 마지막 단계인데요, 다시 한번 1시간 짜리 전체 콘텐츠를 향해 확장을 하고 있습니다. 역시 모두 힘을 합쳐 스팀 어치브먼트를 20,000개 쌓아야 해요. 이번 단계가 끝나면 더 이상 변할 일은 없을 거예요.
‘회귀’ 기간 중의 <Infinite Children>은 마치 극히 일부의 사람들만이 전체 게임을 플레이 할 수 있는 아주 극단적인 한정판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사람들이 더 많이 플레이 할 수록 게임이 점점 줄어드니까요. 한편 ‘확장' 기간에는 스팀 어치브먼트라는 각 개인이 달성한 노력의 결과가 전체의 확장을 만들어내는, 마치 인류 문명의 발전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작품의 개발자로서, ‘확장’과 ‘회귀'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지 말씀해주세요.
<Infinite Children>의 이야기 플롯은 생의 연장을 중심에 둬요. 하지만 그것의 테마는 상실에 대한 두려움이죠. 7분 짜리 버전으로는 ‘인피니티 칠드런’의 이야기를 이해하기가 몹시 어려워요. 잠깐 스쳐가는 비주얼 테마와 짧은 발췌문으로는 도무지 알아챌 수 있을 리가 없죠. 하지만 커뮤니티가 개입하면 모든 플레이어가 단서를 얻을 수 있어요. 많은 개인이 각각 게임을 플레이하면 할수록 디테일이 드러나고, 마지막에는 모든 플레이어들의 이야기가 합쳐져 완성된 이야기가 전달되겠죠. 이 과정을 통해서 우리가 함께 성찰하고 싶어했던 메시지를 구현한 거에요. 우리의 생은 어떻게 연장되는가? 하는 질문 말이죠.
/ 인터뷰 진행: 루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