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산업과 게임 문화, 그리고 그 안의 사람들에 관한 도서가 늘 다양하게 출간되고 있습니다. 놓치기 아까운 지식, 재미를 담은 '게임 책'을 디스이즈게임이 한 권씩 선정해보려 합니다. 출판사가 직접 제공한 자료를 정리·편집해 전달하는 '게임과 책'입니다. 다섯 번째 책 <게임 전쟁>을 소개합니다.
'인류의 역사는 곧 전쟁의 역사'라는 말처럼, 게임의 역사 또한 산업을 주름잡아 온 주요 기업들의 꾸준한 경쟁을 통해 형성, 발전, 변모해왔다. <게임 전쟁>은 벌써 수십 년간 자웅을 겨루며 업계를 추동해온 닌텐도, MS, 소니 등 콘솔 3사, 더 나아가 각자 영역에서 크고 작은 족적을 남긴 유명 게임 기업들의 '전사'를 추적한다. 30년 취재 경력의 저자가 축적한 업계 지식과 관계자 인터뷰가 책을 빼곡히 장식하고 있어, 600페이지에 육박하는 본문 중 어느 곳을 펼쳐보더라도 흥미롭고 구체적인 사실과 맥락을 확인할 수 있다. 해외 콘솔 업계 태동기부터 2010년대 직전까지의 개관을 원하는 독자라면 깊이와 폭 양면에서 추천할 만하다.
플레이스테이션 2를 파는 상점은 보통 오전 11시에 문을 열었지만, 전국적인 교통난을 막기 위한 정부의 요청으로 오전 7시부터 배포를 시작했습니다. 짧지만 조직적인 광란이 이어졌습니다. 상점들은 모든 재고를 거의 한 시간 만에 소진했고, 그런 다음에야 정상적인 일상을 되찾았습니다. 사람들은 새로 산 플레이스테이션 2를 시험해보기 위해 혹은 구하지 못하는 현실을 통탄하면서 집으로 향했기 때문에 오전 9시쯤에는 아키하바라가 거의 텅 비었습니다.
-본문 Chapter 1 '소니, 오직 단 하나' 중에서
"대단한 인수였어요. 번지 사람들 중 일부는 우리가 제대로 값을 치루지 않았다고 말할 거예요. 그러나 <헤일로>가 될 미완성 게임에 우리가 들인 만큼의 돈을 지불할 회사는 많지 않았을 겁니다. 그렇죠? 물론 이후를 생각해보면 보잘것없는 제의였다고 할 수도 있겠네요." - 로비 바흐
-본문 Chapter 5 '소니를 이기는 건 불가능해' 중에서
42세에 키가 185센티미터이고 코넬대학에서 응용경제학과 경영학을 전공한 피서메이는 메인이나 맥두걸보다 젊고, 크고, 더 위풍당당했습니다. 하워드 링컨과 아라카와 미노루는 겸손한 사람이었고, 방에서 나올 때 눈에 띄지 않을 수도 있었습니다. 반면에 피서메이의 존재감은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무대 뒤에서 그는 아라카와나 맥두걸처럼 부드러운 말투였지만, 메인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사람이었습니다. 메인은 조용하고 준비된 임원이었지만 닌텐도에 진정으로 필요한 사람은 황소 같은 피서메이였습니다.
- 본문 Chapter 6 '밀려드는 물결' 중에서
<메탈 기어 솔리드> 시리즈를 제작한 고지마 히데오는 "서양 게임을 하는 것은, 음식은 괜찮지만 서비스가 별로인 식당에 가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미국의 주요 히트작인 <매든 NFL>, <NBA 잼>과 같은 스포츠 게임은 다른 나라보다 미국에서 더 인기 있는 프로 스포츠로를 기반으로 한 것으로, 미국인의 취향을 충족시켰습니다. 같은 이유로, 일본식 체스인 쇼기를 기반으로 한 게임은 일본에서는 인기가 있지만 미국에서는 거의 출시되지 않습니다.
- 본문 Chapter 7 '지옥에서의 출시' 중에서
아무도 굽히려 하지 않았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다키마쿠라를 제조하려고 하지 않았고, 이타가키는 카스미 베개를 약속받았기 때문에 아미크로소프트가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피셔는 그를 불쾌하게 만드는 위험을 감수할 수 없었습니다. 그의 <데드 오어 얼라이브>에는 추종자들이 있었고, 테크모의 고전 게임인 <닌자 가이덴> 시리즈의 리부트에 대한 기대가 컸습니다. 피셔는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고 말았습니다.
- 본문 Chapter 11 '마이크로소프트의 혁명' 중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원칙적으로 비디오 게임이 예술이 될 수 없다고 확신합니다. 내가 '절대'라고 말하는 것이 어쩌면 어리석을지도 몰라요. 릭 웨이크먼이 말한 것처럼 절대라는 건 아주 긴 시간이기 때문이죠. 지금 살아 있는 비디오 게이머들은 예술로서의 매체를 경험할 만큼 오래 살지는 못할 겁니다." -로저 이버트('시카고 선 타임스' 전 영화 평론가)
"이버트의 논평은 그저 통과의례일 뿐입니다." -라이언 페이턴
- 본문 Chapter 18 '영화와 게임의 불편한 동거' 중에서
저자 : 스티븐 켄트
1993년에 『시애틀 타임스』의 프리랜서 기자로 비디오 게임을 취재한 것을 시작으로 그 이후 『USA 투데이』, 『재팬 타임스』, MSNBC, 그리고 전 세계의 수많은 출판물에 글을 기고했습니다. 켄트는 지난 30년 동안 소니와 마이크로소프트가 게임에 뛰어들었을 때도, 〈그랜드 테프트 오토〉가 게임의 성격을 바꾸는 순간에도, 게임 산업이 50억 달러 규모의 틈새시장에서 900억 달러 규모의 제국으로 성장하고 아케이드 사업이 무너질 때도, 모바일 게임이 게임 산업을 집어삼킬 때도 가장 가까이에서 모든 것을 지켜보았습니다..
90년대 쇠락하던 소니의 새로운 돌파구가 되어준 ‘플레이스테이션 2’와 윈도우로 세계적인 기업이 된 마이크로소프트의 새로운 도전인 ‘엑스박스’. 그리고 어린이 장난감 회사로 무시당하던 닌텐도를 세계 1위로 올린 ‘Wii’까지 게이머에게 친숙한 콘솔들의 탄생 비화를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