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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한잔] 인생 냥생 모두 터널에선 페이스메이커가 필요해

더브릭스게임즈 이혜린 대표, 몰입을 깨지 않아야 메시지도 전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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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준(음주도치) 2024-09-30 11:39:31

"현직에 계신 분들도 기자와 비슷한 견해를 가지고 있을까?" 취재를 하다 보면 자주 드는 생각입니다. 매일매일 이슈가 쏟아지는 세상에서 잠시 차 한 잔, 술 한 잔 기울이며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보고자 합니다. 멋진 게임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는 분들을 만나, 뜨거운 현안들로 담소를 나눠보는 코너 '인디 한 잔'입니다.


누구에게나​ 긴 터널 속에서 출구를 찾아 헤매는 순간이 있습니다. 어둠이 영원히 이어질 것 같지만 끝은 분명히 찾아옵니다. 터널 안에서 발걸음을 멈추지만 않는다면 말이죠. 두렵고 걸음이 무거울 때, 단 한 사람이라도 곁에 있다면 상황이 달라지곤 합니다. 작은 관심이, 무심한 위로가 큰 힘이 되죠.


'구원'이라는 단어는 너무 거창한 것 같더라고요. 출구를 찾을 의지는 결국 본인에게 달려 있으니까, '페이스 메이커' 정도가 가장 가깝지 않을까 싶습니다. 지치지 않게 잠시 함께 달려줄 수 있는 사람, 여러분에게도 그런 사람이 있나요? 스포츠에 관심이 있는 분들은 페이스 메이커가 다른 선수의 기록을 위해 희생하는 측면이 있다는 점도 아실 겁니다.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것도 일면 그런 것 같아요. 결코 쉬운 일이 아니죠.


긍정적인 사고, 이타적인 마음은 때론 모방에서 시작되기도 합니다. 다른 사람 또는 존재를 위해 저렇게 행동할 수 있는 사람도 있구나. 그런 영향을 주는 대상은 미디어일 때도 있죠. 자살 예방을 소재로 한 <30일>부터 유기묘들의 이야기를 다루는 퍼즐 게임 <냥냥스타>까지, 더브릭스게임즈가 전하고자 하는 바는 한결 같습니다. 이런 삶과 시선도 있다고 넌지시 보여주는 것. 정답이 아니라 하나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것. 


이혜린 대표는 말합니다. "콘텐츠가 말하려는 바가 뚜렷할 때, 이와 어긋나는 경험이 담기면 몰입이 깨지는 경우가 있었어요. 완벽은 있을 수 없지만, 제가 만든 게임에서는 몰입을 깨는 요소는 만들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정말 사소한 부분도 신경을 많이 썼어요." 현실과 게임의 교집합 사이에서 촘촘한 경험을 만들기 위해, 발로 뛰며 부딪혀 보고 많은 사람들의 자문을 구한 이들의 여정 자체가 하나의 탄탄한 설득력이 되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임팩트 게임을 만드는 더브릭스게임즈 이혜린 대표를 만나 게임 안팎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 50만 명이 내민 위로의 손길 <30일>

여러분은 한 사람의 인생이 바뀌는 데 얼마나 긴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 어쩌면 그리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전혀 모르는 사이였더라도 말이죠. 이혜린 대표는 "자살 예방을 소재로 한 스토리 어드벤처 게임 <30일>은, 장수 고시생 '최설아'의 30일 뒤의 자살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고시원 총무 '박유나'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라고 게임을 소개합니다.


몇 년째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며 많은 스트레스를 받은 설아, 언론고시 준비를 하며 우연히 고시원 총무 역을 맡게 되는 유나 외에도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로얄 고시원' 안에는 '로얄'이라는 단어와는 가깝지 않은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층간소음에 의한 갈등, 안전불감증에 의한 화재, 도난과 스토킹, 시험 전후의 예민함에서 초래되는 갈등, 배려가 부족해서 생기는 싸움 등 다양한 사건 사고가 일어납니다.


플레이어가 가장 아슬아슬한 마음으로 지켜보게 되는 것은 '설아'의 자살을 막는 과정입니다. 게임은 '설아'의 사망진단서를 미리 보여주고 시작합니다. 눈썰미가 좋은 사람들이라면 진단서 속 사인이 '약물 중독'이라는 점을 바로 알아챌 수 있을 텐데요. 미래를 이미 알고 있는 것 같으면서도, '설아'와 감정적인 대화를 나눌 때마다 고시원 옥상을 확인해보고, 여러 위험 요소를 제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긴장감을 느끼게 됩니다.


더브릭스게임즈의 첫 번째 게임 <30일>
 

사망진단서에 예견된 미래를 막아야 합니다.

살얼음 위를 걷는 것 같은 로얄 고시원에서의 한 달은


총무를 맡게 된 유나가 사람들과 감정적으로 가까워지면서 조금은 다른 국면으로 흘러가게 됩니다.
참고로, 이 게임에는 멀티 엔딩이 있습니다.


'자살 예방'이라는 소재도 눈에 띄지만, 서사를 담아낸 게임의 완성도 또한 뛰어났습니다. 언론 고시를 준비하는 유나가 매일 짧은 뉴스를 통해 세상을 바라 보고 나면, 해당 주제가 그날 고시원 안에서 일어날 일들로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곳곳에 있는 사소한 사물에도 모두 유의미한 상호작용이 있어서 플레이어는 자연스럽게 이 공간, 인물, 주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죠.


이야기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는 건 역시 인물들입니다. 각자의 개성이 뚜렷하면서도, 현실 속 어딘가에 있을 법한 캐릭터들이 서로 갈등을 빚게 되는데, 대사와 전개가 촘촘해서 다음 이야기를 기대하며 플레이를 이어가게 됩니다. 메신저 앱을 본따 만든 '아보카톡'도 주인공 유나와 주고 받는 메시지 외에도 개별 캐릭터의 프로필이 상황과 전개에 따라 조금씩 바뀌는 게 눈에 띕니다. 


<30일>은 분명 재밌고 좋은 경험을 품고 있는 게임이지만, 자살을 고민할 정도로 힘들어하는 '설아'의 감정을 따라가는 게 마냥 유쾌한 일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유나'처럼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기도 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1년 출시 이후 5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유나'의 입장이 되어 '설아'의 미래를 바꿨습니다. 모두 '입소문'의 힘이었죠. 자연 유입 유저가 무려 99.5%였다고 합니다.


이혜린 대표는 "운이 정말 좋았다"고도 표현했지만, 게임이 만들어진 과정을 살펴보면 운이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취재 및 자문을 발로 뛰며 한 것이 '입소문'의 근간이었죠. 여러 언론에서 주목을 받고 마켓 피쳐드로 노출될 수 있었던 것도 그 '서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결과였습니다.


주인공 유나의 설정과도 이어지면서, 매일 자연스럽게 주제를 환기해준 뉴스는 재치 있었고.

전개에 맞춰 캐릭터들의 성격을 세밀하게 묘사한 대사나 '아보카톡'도 몰입감을 키워줬습니다.

단순해 보이는 시스템 안에서도 긴장과 해소의 완급조절이 돋보였죠.


# 게임과 현실 사이의 다리

이혜린 대표는 "게임 속에서 관심의 손길을 건내 봤던 경험이 현실에서도 이어지길 바라며 게임을 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과거에 이혜린 대표는 수험 생활을 길게 해본 경험도 있었고, 고시원에서 지낸 시기도 있었다고 하죠. 


"실제 경험이 어쩌다 보니 많이 들어갔는데, '설아'가 시험을 치고 온 날의 에피소드를 제가 작성했거든요. 그 부분을 만들 때 다큐멘터리도 많이 찾아보고, 제 경험이 공시는 아니었으니까, 자료조사도 많이 하며 썼어요. 그날을 잊을 수가 없어요. 무슨 감정인지 잘 모르겠지만, 감정 때문에 슬프기도 하고, 예전 생각도 나고, 그걸 글로 옮기는 건 더욱 어렵고요. 다른 많은 파트에서도 실제로 가 닿는 대사를 어려운 작업을 기획자님이 잘 해주셨어요."


그녀는 "현실의 이야기를 정말 담고 싶었거든요. 이건 현실에 없는 이야긴데, 게임이니까 이래도 돼-하면 목표했던 의미가 전달되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현실의 디테일을 살리는 부분이 고통스럽기도 했고, 어렵기도 했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


<30일 어나더>까지 총 9명이 작업을 진행했는데, 시나리오와 관련해 누가 설명해도 이혜린 대표와 비슷하게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팀 안에서 많은 소통을 거쳤다고 합니다. 각자의 경험이 자연스레 녹아든 것은 물론이고, 내부에 없던 경험들은 지인들을 동원해서 인터뷰를 했습니다. 제작 과정에서도 모든 팀원들이 아트에 참여하고, '아보카톡' 안에서의 디테일한 아이디어도 모두가 함께 고심한 결과물이었죠.


제4의 벽을 넘어서 플레이어에게도 위로의 말을 건내는 순간도 종종 있습니다.

이혜린 대표는 "너무 잘 만들고 싶은데, 우려되는 부분도 많았고, 저희 안에선 한계가 분명 존재해서 도움을 많이 청했죠"라고 말합니다. 유튜브에서도 유명한 닥터프렌즈 오진승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를 비롯해, 자살 예방에 대한 자문 등을 위해 여러 사람들에게 의견을 구하고 취재를 다닐 때 정말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합니다.


"취재 측면에선 많이 찾아다녔어요. 볼 수 있는 자료는 자체적으로 구해서 모두 보고, 더 능동적으로는 직접 연락하고 대면하거나, 서면으로 진행한 경우도 있었고, 전화를 통해서 취재를 하거나, 아는 사람을 건너서 도움을 받은 때도 있었죠. 제 불안감을 해소하는 방법이었을 수 있어요. 당시 돈 없는 대학생이었는데 거의 대부분 응해주시고 시간도 기꺼이 내주셨어요. 하나하나 빠짐 없이 도움이 정말 많이 됐습니다."


게임 속 디테일에 있어서도 비슷한 작업이 이어졌습니다. 인게임 스토리 중에 화재 사건이 등장하는데, 해당 컷씬을 만들 때도, 소방관인 친구에게 직접 의견을 물어보고 어떻게 화재 진압을 하는지 명확히 그릴 수 있었다고 합니다. 게임의 재미를 검증하는 과정에서도 주변 사람들과 함께 FGT를 해보고, 온오프라인 게임쇼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슬기로운 데모생활 등을 통해 유저들과 만나기도 했죠.


"힘들어 할 때 다수가 필요한 것도 아니고, 딱 한 명만 있어도 큰 힘이 된대요. 그게 사람일 필요도 없고, 취미에서도, 식물에서도 위로를 얻을 수 있죠. '설아'를 돕는 '유나'는 조금 더 극적으로 표현한 측면이 있어요. 게임에서라도 최선을 다해 누군가를 도와주는 경험을 할 수 있길 바랐거든요. 제 주변에 유나 같은 사람이 있나, 제가 그런 사람이었나 돌아보면 아닌 것 같기도 해요. 하지만 (타인의 아픔에 대해) 알아야 하는 부분도 분명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도움 속에서 <30일>의 서사가 함께 완성됐습니다.

이런 제작 과정은 '유나'의 위로에 설득력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 유기묘를 임시 보호하는 이야기 <냥냥스타>

"<냥냥스타>는 우연한 계기로 유기묘를 임시 보호하게 된 사회초년생이, 유기묘들을 입양 보내는 스토리의 머지 퍼즐 게임이에요. 인스타그램을 오마주한 <냥냥스타>는 게임 속 SNS 이름이기도 합니다."


<30일>로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한 더브릭스게임즈가 지금 개발 중인 게임은 <냥냥스타>입니다. 이혜린 대표는 머지 퍼즐 메커니즘과 스토리, 메시지를 유기적으로 엮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합니다. 퍼즐을 풀며 합쳐지는 물건은 고양이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활용하고, 고양이를 임시 보호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에피소드를 생동감 있게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하는데요.


이번 <냥냥스타>에도 직접 발로 뛰어 가며 얻는 경험이 녹아들어 있습니다. <냥냥스타>를 개발하면서 이혜린 대표는 실제로 유기묘를 임시 보호하고 있고, 기자와 만난 때는 또 한 마리의 고양이를 맡게 된 직후이기도 했습니다. 9월 9일 '한국 고양이의 날'에는 더브릭스게임즈 팀원들이 유기묘 쉼터에 방문해 봉사 활동을 하고, 유기묘를 돕는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도 했고, 수의사들의 자문도 구했다고 하죠.


유기묘를 임시 보호하는 과정을 그리는 <냥냥스타>

꾸미기, 하우징 요소도 있습니다. 냥스타그램인 SNS '냥냥스타'의 모습도 기대됩니다.

"스토리를 다 스킵하고도 머지 게임이 재밌어야 플레이가 지속될 수 있을 텐데, 제가 퍼즐 게임을 만들어본 경험이 적어서 처음엔 난항을 겪기도 했어요. 다행히 레벨 디자인과 관련해서도 그렇고, 전반적인 퍼즐 장르로서 중요한 요소가 무엇인지, 유저의 마음과 시장의 수요도 파악하는 측면에서 주변에서 도움을 주셔서 큰 힘이 됐습니다."


<30일>의 '아보카톡'에서도 범상치 않은 디테일을 보여줬던 더브릭스게임즈이기에 이번 <냥냥스타>에서의 SNS 표현도 기대가 됩니다. 이와 관련해 이혜린 대표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저도 인스타그램을 많이 활용해봤기 때문에, 인스타그램의 UI, UX와 상당히 닮게 했어요. 냥스타그램이 중요한 문화 현상 중 하나인데, 실제로 유기묘를 입양보내는 중간 매개체로 인스타가 역할을 하고 있기도 해서, SNS의 순기능과 갈등, 역기능까지도 다룰 수 있을 것 같아요. 인스타가 사진 한 장으로 함축적으로 이야기를 전달할 수도 있다는 점과 팔로워가 생기면 파급력이 빠르고 크게 생길 수 있다는 점을 특징으로 살리려 하고 있어요."


"인스타에 스토리 기능이 있는데, 임시 보호를 거쳐간 고양이들의 스토리를 만들 수 있어요. 유기됐을 때의 과거와 (인생네컷처럼 사진을 올리는) 냥생네컷을 스토리 공간에 저장하는 것도 인스타그램의 특징이기 때문에, 여러가지로 적합하다 생각했고, 비슷하게 구현했습니다."


이혜린 대표의 집에 머무르고 있는 '삼순이'. 최근 합류한 '범이'는 얼굴을 카메라에 담는데 실패했다고 합니다. 
그마저도 참 고양이스럽죠.

SNS를 주요 콘셉트로 차용한 것처럼, <30일> 때와는 인물을 다루는 방식도 조금 달라졌다고 합니다.


"고양이들의 다양한 성격도 마구 담을 예정이에요. <30일>때와는 달리, 새로운 등장인물이 계속 등장합니다. 임시 보호 기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고양이도 계속 등장하죠. 다양한 상황, 처지, 기질을 가진 고양이를 만나며 여러 경험을 하실 수 있을 거예요. 고양이들이 마냥 예쁘기만 한 게 아니라, 성격이 참 다양한데, 그 성격에 맞는 입양자와 매칭을 잘 해주는 것도 중요해서, 그게 SNS 시스템에 잘 녹아들게 만들었습니다."


<냥냥스타> 인게임 화면. 고양이에게 도움을 주는 아이템을 합치는 방식으로 내러티브와 플레이가 이어집니다.

# 관심을 기울이다 보면...

한 사람의 작은 위로가 자살을 고민하던 사람의 마음을 돌릴 수 있었던 것처럼, 고양이를 비롯한 도심 속 동물들의 아픔에도 누군가의 관심이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부끄럽지만 저도 처음에는 길냥이들의 삶에 대해 잘 모르는 부분들이 있었어요. 고양이들은 도시에 살면 안 되는 게 너무 당연한 건데, 사람들이 키우다 버린 고양이들이 다 도시에 있거든요. 이런 걸 알지 못했다면, 모르고 보면 지나가는 고양이가 비둘기랑 다를 바 없을 수도 있어요. 함부로 쉽게 상품처럼 데려와서 키우다가 버리지 않았으면 하는 게 메시지 중 하나고, 그러려면 고양이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 하더라고요. 사람과는 다르니까요."


"저부터도 잘 모르는 게 많은데요. 반려하시는 분들은 요즘 인식 수준이 높아서 이미 아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아는 분들에겐 랜선 집사 경험을, 모르는 분들께는 이런 지식이 있구나-하는 느낌으로 전해드리고 싶어요."


긍정적인 영향의 시작은 주변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게임공학을 전공한 뒤, 졸업 이후 연합동아리 '브릿지'에서 팀원들과 만나 더브릭스게임즈를 만들게 됐던 이혜린 대표는 전공과 동아리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당시 팀 활동, 조별과제 등의 협업을 많이 한 경험들이 인디 창업 이후에도 '자신감'이 되어줄 때가 있었다고 합니다. 인디 씬 안에서도 서로의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문화에 많은 도움을 얻었다고 하죠.


그녀는 숏폼을 주로 즐기게 된 사람들의 소비 패턴에 대해서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대사를 짧게 가져가고, 머지 장르를 택한 것도 이 요소에 기인하죠. <30일> 같은 경우 엔딩까지 6시간을 집중해야 하는데, 누군가에겐 그게 어려울 수 있잖아요. 좀 더 캐주얼하게 지하철에서 이동하며 플레이하는 데 핏이 맞는 머지를 선택했고, 고양이와 교감하는 시스템도 있는데 중간에 플레이가 끊겨도 괜찮게 짧은 호흡으로 넣었어요. 템포는 짧더라도, 메지시의 범위는 동일하게, 플레이 경험이 다르게 하려고 했습니다."


<30일>에서도 고양이가 등장하긴 했습니다.

이혜린 대표가 더브릭스게임즈를 '소셜 임팩트 게임을 만드는 회사'라고 매번 소개하는 데에도 이유가 있었습니다.


"다이어트할 거야 선언하는 게 실천에 옮기는 효과적인 방법이잖아요. 소셜 임팩트 게임을 만드는 회사라는 게 일종의 암시이자 초심이고, 제가 잘 하는 일이기도 해요. 공감대가 필요한 부분들을 이야기로 꺼내고 스토리로 풀어서 게임 콘텐츠로 만드는 것. 장르나 소재, 콘셉트는 열려 있지만 앞으로의 게임 방향도 그렇게 유지하고 싶어요. 게임 밖의 콘텐츠로도 확장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개발 과정에서도 익숙한 프로그래밍에 머무르지 않고 기획에 참여하기도 하고, 도트도 찍고 비트도 찍어보며 항상 경험을 확장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는 이혜린 대표였습니다. 끝으로 그녀는 이런 말을 남겼습니다.


"게임은 유저가 없으면 만들 이유가 없습니다. <30일>을 플레이해주신 덕분에 저희의 오늘도 있는 거고요. 재밌게 즐기실 수 있는, 조금 더 의미 있다고, 가치 있다고 느끼며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회사로 남을 수 있게 응원해주시고 관심 가져주신다면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할 것 같습니다."


<냥냥스타>는 오는 4분기 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햇살이 잘 들던 사무실처럼 <냥냥스타>의 앞길도 밝기를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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