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는 마작에서 사용하는 각종 역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사실 기본 룰과 몇 가지 역만 알면 웬만한 마작 게임에선 중간은 먹고 들어갈 수 있습니다. 뭔가 양파처럼 이길 때마다 껍질을 하나씩 벗기는 마작 정도면 금방 엔딩까지 직진할 수도 있겠죠.
(사실 마작이란게 운빨도 있어서, 파이론에서 랭킹 4만위에도 못드는 제가 토탈 랭킹 5위의 괴물 만나서 2만점 이상 차이로 이기기도 합니다. 대충 진행 룰만 알면 어려울거 없어요!)
이번 시간에는 그런 여러분의 뒷통수를 사정없이 후려치는 주범 '후리텐'과 그 외 잡다한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 어디 게임회사 등에서 부탁받고 쓰는 건 아닙니다. 그냥 취미로 만든 겁니다.
※ 본문에 사용한 마작 패의 이미지는 일본의 온라인 마작 게임 <도색대전 파이론 플러스(桃色大戦ぱいろん+)>에서 캡쳐했습니다.
(도색대전 파이론 플러스 공식 사이트 : //www.pairon.jp/index.php)
※ 실질적으로 즐길 수 있는 온라인 마작 대부분이 일본 게임이기 때문에, 용어나 룰은 일본 마작을 바탕으로 썼습니다.
■ 완성패가 왔는데 왜 론을 못하니? 후리텐
가끔 플레이를 하고 있으면, 텐파이 상태에서 누군가 완성패를 버렸는데도 론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건 왜 그런걸까요? 마작 룰 중 '후리텐'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후리텐이란, 아주 간단하게 말해서 "내가 이미 버린 패는 남이 버려도 론으로 가져올 수 없다"는 룰입니다. 남여관계만 봐도 먼저는 필요 없다고 버리더니 나중가서 다른 목적으로 필요해지니까 애인 생긴 사람을 다시 뺏어오면 참 씁쓸하겠죠? 똑같은 겁니다.
간단히 예를 들어, 아래와 같은 텐파이 상황이라고 봅시다.
[버림패] |
[가지고 있는 패]
완성패 : 6통, 9통 |
완성패가 6통과 9통인 경우입니다. 만약 6통으로 화료할 경우 모든 패가 2~8 사이이므로 탕야오가 되겠네요.
그런데, 자신의 버림패에 9통이 보이죠? 이렇게 자신이 버렸던 패는 '후리텐'이 돼서, 해당 패로는 론 화료할 수 없습니다. 오로지 쯔모로만 화료할 수 있죠.
그리고 후리텐의 가장 무서운 점은, 해당 패 하나만이 아니라 해당 '대기' 자체를 못쓰게 만든다는 점입니다. 이 경우는 7통/8통의 대기패 9통 뿐만 아니라, 6통까지 묶어서 론 화료 불가 상태가 됩니다.
이 상황에선 두 가지 선택을 해야 합니다. 6통이 올 때까지 쯔모를 하며 기다리거나, 아예 7통/8통의 대기상태 자체를 버리거나 하는 것 뿐이죠.
▲ 신경쓰지 않고 플레이하다 보면, 정말 예상조차 못한 곳에서 후리텐에 뒷통수 맞습니다.
초심자일 때는 버림패에 크게 신경쓰지 않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곳에서 이렇게 후리텐에 뒷통수 맞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합니다. 특히 예시에 쓴 것처럼 탕야오를 만들겠다고 1과 9를 버렸다가 하필 마지막에 2/3 혹은 7/8의 미완성패가 생겨서 후리텐에 걸리는 식이죠.
다행히 후리텐은 '론'에만 적용되는 룰로, 퐁/치/캉이나 쯔모에는 해당되지 않습니다. 단지 마지막 완성패일 때 '론'으로 가져올 수 없다는 것 뿐이죠.
후리텐에는 아래의 3가지 종류가 있습니다만, 그 중 2가지는 웬만해선 보기 힘든 경우이니 그저 "저런 게 있구나" 정도로만 보고 넘어가도 좋습니다. 자신이 론으로 화료할 수 있는 상황을 그냥 넘기는 일은 사실 없는거나 마찬가지니까요. (혹시 또 몰라요? 손모가지 걸고 직격을 먹여야 하는 상황이라 동순 후리텐을 노리게 될 지.)
기리 후리텐 |
자신의 대기패가 자신의 버림패에 있을 경우, 론으로 화료할 수 없습니다. 쯔모를 노리거나, 대기를 바꿔야 합니다. |
동순 후리텐 |
상대가 내 대기패를 버렸을 때 론 화료하지 않을 경우, 자신의 차례가 오기 전까지 론으로 화료할 수 없습니다. 일시적인 후리텐이므로, 자신의 다음 차례가 지나면 동순 후리텐은 해제됩니다. |
리치 후리텐 |
리치 선언 후 상대가 내 대기패를 버렸을 때 론 화료하지 않을 경우, 해당 국에선 론으로 화료할 수 없습니다. 리치를 걸면 다른 패를 바꾸지 못하기 때문에, 오로지 쯔모 화료만 노려야 합니다. |
■ 책임지불
앞서 1화에서, "쯔모로 화료하면 3명에게 점수를 나눠받고, 론으로 화료하면 그 패를 버린 사람한테 받는다"고 했죠? 여기에 약간의 예외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책임지불의 경우, 지난 글에서 봤던 역 중에서 '대삼원', '대사희', '스캉쯔'에 한해서만 적용되는 특수한 룰입니다. 이 3가지 역을 중간에 퐁이나 캉으로 완성했을 경우, 쯔모 화료하더라도 론으로 인정하는 것이죠.
예를 들어 아래와 같은 상황이라고 봅시다.
- 중간에 '중'을 퐁으로 가져옴. - 최종 완성패 '5통'을 쯔모로 가져와 완성함. |
백과 발이 3개씩 있고, 중을 퐁으로 가져와서 대삼원이 완성됐군요. 마지막 완성패인 5통을 쯔모로 가져와서 화료했습니다.
일반적인 쯔모 화료라면 점수를 3명에게서 나눠 받아야 합니다만, 이 경우는 책임지불이 적용됩니다. 누군가가 중을 먹여준 덕분에 대삼원이 완성됐거든요. 그래서 론과 마찬가지로 중을 버린 사람에게 점수를 모두 받습니다.
바로 위에서도 언급했지만, 이 책임지불은 대삼원, 대사희, 스캉쯔에 한해서만 적용되는 특수 룰입니다. 그 외에는 퐁/치/캉 때문에 덤탱이 쓰는 경우는 없으니 안심해도 됩니다. 저도 이제껏 마작을 즐기면서 저 3개는 한 번도 구경 못해봤어요.
대삼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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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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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캉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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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샹텐? 량샹텐? 그게 뭔가요?
마작 애니메이션이나 대회 영상을 보면 심심찮게 들려오는 단어 중 하나가 "○샹텐"입니다.
이건 쉽게 말해서, "텐파이까지 몇 개 남았다"는 뜻으로, 패가 어느 정도 완성됐는 지를 나타내는 말입니다. 컴퓨터로 마작 게임을 즐길 땐 솔직히 몰라도 되는 용어입니다.
패 하나만 들어오면 텐파이인 상태를 '이샹텐', 2개인 경우를 '량샹텐', 3개면 '산샹텐' 이렇게 부릅니다. 13개나 되는 패에서 이걸 계산하는 공식이 따로 있긴 합니다만, 크게 중요한 내용은 아니므로 아래 박스의 내용은 읽지 않고 넘겨도 무방합니다.
※ 샹텐 계산법
- 기본은 8(파샹텐)에서 시작합니다.
ex) 만약 멘쯔(2) 하나와 타쯔(1) 둘, 또이(1) 하나가 있다면 -5가 되네요. 8 - 5 = 3 이므로, 산샹텐이 됩니다.
- 멘쯔/타쯔/또이의 갯수가 6개를 넘길 경우, 위의 샹텐 수에 갯수를 더한 뒤 5를 뺍니다.
ex) 멘쯔(2) 하나, 타쯔(1) 셋, 또이(1) 둘이 있을 경우
- 패에 또이가 하나도 없을 경우는 샹텐 수에 다시 1을 더합니다. |
■ 다같이 즐거운 마작의 세계로!
이걸로 뭔가 복작복작한 룰 설명은 마무리 합니다.
오프라인 마작에서는 반칙으로 인한 유국이라던가, 로컬에서만 쓰는 역이라던가, 패산 나누는 법이라던가 이것저것 어려운게 더 있지만, 컴퓨터로 하는 마작 게임에선 대부분 필요 없는 내용이기 때문에 과감히 빼기로 했습니다. 점수 계산도 웬만한 건 컴퓨터가 알아서 다 해주고요.
다음 시간에는 마작에 필요한 용어 정리와, 몇 가지 추천하는 마작 게임을 소개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