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고난 천재' 형과 '노력형' 동생이 붙으면 누가 이길까?
<미르의 전설>의 두 번째 모바일게임인 <사파극전기>(중국명, 沙巴克传奇)가 순위 역주행 중이다. 샨다가 개발하고 텐센트가 서비스하는 배다른 형제인 <열혈전기>가 워낙 좋은 성과를 내다보니, 이번에는 샨다가 직접 (공동)개발과 서비스를 했다. 이걸로 두 개의 ‘미르의 전설 모바일’이 시장에 나왔다.
이름이 ‘사파극전기’라고 하니 무슨 의미인지 궁금했다. 찾아보니 오리지널 PC 온라인게임에 나왔던 유명한 성이었다. 이름이 어색한 것은 나만이 아니었나 보다. ‘샨다표 미르의 전설’이라는 든든한 배경에 <열혈전기>와 똑같은 앱 아이콘을 사용했지만, 초반 성적이 별로 안 좋았다.
<열혈전기> 플레이 영상.
■ 노력은 배신하지 않았다
그러다 반전이 일어났다. 좀처럼 100위권 안으로 올라가지 못했는데, 꾸준한 운영과 개선 덕분인지 29위까지 치고 올라왔다(5월 16일 기준). 부자는 망해도 3년은 간다고 했다. 샨다의 ‘클래스’가 어디 가는 건 아닌가 보다. 포기하지 않고 운영을 잘하면 역주행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아닌가 싶다. 이렇게 올라간 순위는 멈추지 않고 무려 10위(5월 20일 기준)까지 다달았다.
10년간 중국 온라인 MMORPG를 호령한 <미르의 전설>은 최근 몇 년간 매출이 샨다의 부진만큼이나 많이 꺾였다. 그런데 모바일 시대가 오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샨다가 개발만 한, <열혈전기>가 사실상 3~10위권의 매출을 오래 유지했고 올 초에 샨다가 개발과 서비스를 직접 한 <사파극전기>가 초반의 부진을 딛고 급성장하더니 결국 배다른 형인, <열혈전기> 위에 올라가는 기염을 토했다.
<사파극전기> 광고 이미지와 게임 스크린샷.
■ 아버지가 새로운 동생을 데려왔다. 그것도 과거가 수상한 애를
배다른 두 형제의 싸움 치열하게 진행되는 동안 새로운 배다른 형제가 등장했다. 이름은 <아문적전기>로 번역하면 ‘우리의 미르’쯤 되겠다. 어딘가 본듯한 작명에 빵 터졌지만, 개발사가 <전민기적>(한국명, 뮤 오리진)의 천마시공이라면 얘기가 좀 달라진다.
이로써 천마시공은 중국의 해외 MMORPG 지명도 1. 2위를 다투는 <미르의 전설>과 <뮤> IP를 모두 다뤄본 최초의 개발사가 됐다. 이 기록은 당분간 깰 곳이 없어보인다.
어쨌든 <미르의 전설>을 기반으로 한 모바일게임 3개가 시장에 나왔고 셋 다 괜찮은 성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 이미 서비스된 두 게임은 성공적이었다고 봐도 무관할 정도다.
<아문적전기>의 홈페이지 안내글, 3D로 제작됐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 이놈의 집구석은 왜 이토록 바람잘 날이 없을까?
위메이드, 엑토즈, 샨다 여기에 개발사와 운영사 등의 복잡한 교통정리 과정을 뚫어야 함에도 왜 <미르의 전설> 게임이 계속 출시되는 걸까? 그 이유는 그만큼 성공 가능성이 높은 IP이기 때문이 아닐까? 수익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사업이 눈앞에 있다면, 관계의 호불호에 상관없이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내는 법이다.
<미르의 전설>만큼이나 중국에서 폭발적인 IP로 평가되는 <뮤>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IP를 사용한 게임이 하반기에 쏟아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미르의 전설> 군단과 <뮤> 군단의 싸움도 볼 만하겠다.
다만 아쉬운 점이 하나 있다. IP를 가진 한국의 개발사들이 직접 개발에 참여했으면 좋겠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다. 우리는 무기만 빌려주는 격이다.
전장도 싸움도 모두 그들만의 리그가 되는 것은 아닐까? 이런 시나리오는 정말 바라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