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진출을 가릴 2021 LCK 서머 시즌이 지난 9일을 기점으로 2라운드에 돌입했습니다. 올 시즌은 유독 다양한 이야깃거리가 쏟아지고 있는데요, 버그로 인해 좀처럼 데뷔하지 못했던 비에고와 큰 가위를 쓰는 그웬은 LCK를 흔들고 있고 기존 포지션을 떠나 다른 라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까지 등장한 상황입니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뜨거운 시즌이 펼쳐지고 있는 거죠.
날씨만큼 후끈한 올 시즌, 최후에 웃을 팀은 누가 될까요? 강팀의 기본으로 꼽히는 몇몇 요소를 통해 롤드컵 진출이 가장 유력시되는 세 팀을 선정해봤습니다. 정규시즌 1위 젠지와 롤드컵 디펜딩 챔피언 담원기아, 새로운 스폰서와 함께 날아오르고 있는 농심 레드포스가 그 주인공입니다. / Amitis(주보국) 필자, 편집=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본 콘텐츠는 디스이즈게임과 오피지지의 협업으로 제작됐습니다.
한타는 <리그 오브 레전드>의 꽃으로 꼽힙니다. 이는 e스포츠에서도 마찬가지죠. 물론, 스플릿이나 오브젝트 중심의 운영 등 다양한 전략이 존재하긴 하지만 한타 없이 운영만으로 게임을 가져가기란 쉽지 않습니다. 한타를 잘하는 팀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릴 확률도 그만큼 높죠.
필자가 '롤드컵 진출 유력팀'으로 선정한 젠지, 담원기아, 농심 레드포스 역시 한타 관련 지표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며 나란히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교전에서 데스보다 킬을 얼마나 더 많이 올렸는지를 알 수 있는 '킬:데스 비율'과 상대를 잘 때린 걸 확인할 수 있는 'DPM'(분당 대미지)을 통해 세 팀이 올 시즌 펼친 한타를 간접적으로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먼저, 데스에 비해 많은 킬을 올린 건 정규 시즌 1위 젠지였습니다. 올 시즌 젠지는 1데스당 평균 1.36개의 킬을 올리며 좀처럼 손해 보지 않는 전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아군을 한 명 내주더라도 최소 한 명은 데려가는 효과적인 싸움을 펼친 거죠. 담원기아와 농심 레드포스 역시 젠지만큼은 아니라도 꽤 좋은 수치를 기록하며 강팀의 저력을 입증했습니다.
2020 롤드컵 챔피언 담원기아는 DPM 부분 1위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서머 시즌 담원기아는 분당 2,000 이상의 대미지를 기록 중인데요, 이는 1레벨 티모 네 마리를 한 방에 날려버릴 수 있을 정도로 큰 수치입니다. 담원기아가 최대한 유리한 구도로 진영을 설계한 뒤, 싸움을 펼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농심 레드포스의 지표도 인상적입니다. 앞서 언급한 세 개 지표 중 1위에 오른 건 없지만, 모두 최상위권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이죠. 스프링 때만 해도 '중위권'이었음을 감안하면 놀라운 성적을 거두고 있는 셈입니다.
흔히들 스포츠에 있어 기복이 적고 고점이 높은 선수를 두고 '스타 플레이어'라 부릅니다. 이들은 개인의 능력으로 경기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힘을 갖고 있죠. 답답한 상황을 한 방에 뚫어준다는 의미의 '크랙'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필자가 롤드컵 유력 진출팀으로 꼽은 젠지, 담원기아, 농심 레드포스 역시 걸출한 스타 플레이어를 보유하고 있는데요, '룰러' 박재혁, '쇼메이커' 허수, '피넛' 한왕호가 그 주인공입니다.
1위 팀 젠지의 '룰러'는 올 시즌 최고의 원거리 딜러라 불러도 손색없을 만큼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습니다. 현시점까지 룰러가 기록한 지표는 말이 안 되는 수준인데요, 그중에서도 DPM은 올 시즌 원거리 딜러로 출전한 모든 선수의 평균값인 410을 크게 상회합니다. 15분 지표 역시 1위에 해당하죠. 라인전은 물론, 한타에서도 좋은 경기를 펼치고 있음을 지표로도 알 수 있는 겁니다.
담원기아의 에이스 '쇼메이커'는 완전체에 가까운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강력한 라인전을 바탕으로 정글러까지 풀어줌은 물론, 뛰어난 챔피언 숙련도까지 자랑하고 있기 때문이죠. 젠지전에서 보여준 르블랑 플레이는 어째서 쇼메이커가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지를 증명한 대표적 사례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쇼메이커는 12일 기준 KDA, DPM, 킬 관여율 등 수많은 항목에서 선두권에 위치해있습니다.
특히 DPM의 경우 '비디디' 곽보성(449), '쵸비' 정지훈(443) 등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보다 훨씬 높습니다. 10경기 이상 출전한 미드 라이너 중 두 번째로 많은 평균 킬(3)을 올릴 정도로 교전에 적극 참여했음에도 KDA 수치가 준수한 점 역시 포인트입니다. 담원기아를 넘어 LCK를 대표하는 미드 라이너로 쇼메이커를 꼽아도 전혀 무리가 없는 이유입니다.
'피넛'은 농심 레드포스의 사령탑 역할을 잘 수행하고 있습니다. 상대의 설계를 파악하고 대처하는 능력이 빼어날뿐더러 정글 동선을 구성함에 있어서도 스마트함을 자랑하고 있죠.
피넛은 지표상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올 시즌 피넛은 대미지 기여율 3위, 분당 골드 획득량(GPM) 2위, 15분까지 상대 정글러와의 경험치 차이 1위를 기록하며 베테랑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어린 선수들이 포진한 농심 레드포스가 뜨거운 여름을 큰 문제 없이 돌파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뛰어난 조직력을 바탕으로 펼쳐지는 한타나 협곡을 수놓는 스타 플레이어의 화려한 퍼포먼스는 많은 팬이 원하고 기대하는 모습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필자가 언급한 세 팀은 많은 팬의 박수를 받으며 시즌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기적 같은 한타와 깔끔한 운영, 깜짝 전략을 통한 승리 등 강팀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걸 보여주고 있으니까요.
반면, 긴 터널을 걷는 팀도 있습니다. 천신만고 끝에 1라운드 전패 위기를 벗어난 DRX는 남은 경기를 전부 이기지 않는 한 포스트 시즌 진출이 어려워진 상황입니다. 프레딧 브리온과 한화생명e스포츠의 경우, 승패 마진은 그리 나쁘지 않지만 지나치게 벌어진 득실차로 인해 힘겨운 싸움을 해야 하고요. 코치진은 물론 선수들도 위축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아직 롤드컵까지는 넉 달이라는 시간이 남아있음을 잊어선 안 됩니다.
팀을 잘 정비할 수만 있다면 충분히 반전을 노려볼 수 있는 셈이죠. 별다른 이변없이 젠지, 담원기아, 농심 레드포스가 롤드컵에 진출할 수도 있지만, 정반대의 결과가 나오지 말란 법도 없습니다. 게다가 이번 롤드컵, LCK에겐 무려 네 장의 티켓이 주어진 만큼, 각 팀의 의지도 남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앞서 언급한 세 팀이 롤드컵에 오르더라도 아직 한 자리가 남아있기 때문이죠.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롤드컵은 중국에서 열립니다. 결승전이 개최될 중국 선전시에 LCK 팀이 또 한 번 침묵의 '도서관'을 설립할 수 있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