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다의 전설 스카이워드 소드 HD>의 출시가 몇 일 남지 않았다. <황혼의 공주>에 이은 3D 작품이자 Wii의 기능을 가장 잘 활용한 사례로 꼽히며, 닌텐도 스위치 출시 이후 <젤다의 전설> 팬들이 꾸준히 이식을 바란 게임이다.
이쯤 되면 눈치챘을 듯. 제목에 HD가 붙어있는 이유는 <젤다의전설 스카이워드 소드 HD>가 Wii 버전을 스위치로 리마스터링한 타이틀이기 때문이다. <젤다의 전설 스카이워드 소드>는 수많은 <젤다의 전설> 시리즈 가운데 만점 행렬을 받은 몇 안 되는 게임 중 하나다. 스토리부터 게임성까지 수준급 퀄리티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는 2022년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 속편을 기다리고 있지만, 그 전에 <젤다의 전설 스카이워드 소드 HD>를 꼭 즐길 필요가 있다. 두 게임은 단순히 같은 시리즈라고 보기엔 많은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어떤 게임이고 왜 즐겨야 하는지 알아보자.
<젤다의 전설> 시리즈는 1986년 패미컴을 시작으로 이식작, 리메이크를 제외하고 지금까지 17개의 타이틀을 선보였다. 각 시리즈는 설정상 전후 관계는 나뉘어 있지만 이전 타이틀을 꼭 즐겨야 신작의 설정을 이해할 수 있는 강제성은 매우 적었다.
그러나 시리즈의 시작과 주요 인물과 요소의 탄생 배경을 알게 된다면 게임에 대한 몰입도가 한층 깊어질 터. <젤다의 전설 스카이워드 소드>는 하이랄 왕국의 건국 이전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하늘 위의 섬 '스카이로프트'라는 곳과 그 아래에 있는 대지가 배경이다. 인트로부터 게임을 진행하는 내내 하늘을 배경으로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보통 <젤다의 전설> 시리즈가 스토리 보다 플레이 경험에 중점을 두는 경우가 많았지만, <젤다의 전설 스카이워드 소드>는 유독 긴 인트로 화면, 대화와 컷신이 자주 등장해 배경을 친절하게 설명하고 있다.
여러 시리즈에서 과묵함으로 일관했던 링크도 <젤다의 전설 스카이워드 소드>에서만큼은 풍부한 감정 표현과 함께 대화를 하는 모습을 보인다. 스카이로프트 기사 학교의 학생이라는 설정으로, 젤다는 공주가 아닌 소꿉친구로 스스럼없는 사이로 나온다.
이러한 설정 속에 게임은 하이랄 건국 기원부터 시리즈 종반에 접하는 '마스터 소드', 링크와 젤다 등 모든 것이 어떻게 시작되었는지 친절하게 알려준다. 닌텐도 스위치를 통해 리마스터되는 만큼 즐기기에 너무나 좋은 기회다.
<젤다의 전설 스카이워드 소드>는 선형적인 구조로 <야생의 숨결>의 오픈월드 형태와는 다른 모습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야생의 숨결>의 게임 구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게임이기도 하다.
과거 <젤다의 전설> 시리즈는 도입부를 통해 캐릭터를 알아가는 설정에서 출발해 메인 이벤트를 접하며 본격적으로 게임의 목적을 향해 진행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하지만 <젤다의 전설 스카이워드 소드>는 튜토리얼 이후 여러 목적으로 설정된 던전을 탐색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이는 던전을 제한된 공간으로만 설정하지 않고 유저가 진행하는 필드를 일종의 던전과 같은 구조로 활용한 것으로, 모든 곳을 자유롭게 탐색하며 이에 따라 필드가 변하고 스토리가 진행된다.
<야생의 숨결>도 목적은 '가논'을 물리쳐야 한다는 것이지만 어떤 형태로 진행할 지는 유저의 몫이다. 즉 필드 전체가 상호작용 요소이자 거대한 던전인 셈. <젤다의 전설 스카이워드 소드>에서 경험한 게임의 구성은 오픈월드 형태로 한 층 발전되어 빛을 발하게 되었다.
지난 6월 16일 닌텐도 다이렉트에서 <야생의 숨결> 속편이 공개됐을 때 많은 팬들은 속편이 <젤다의 전설 스카이워드 소드>의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아직은 속편에 대해 드러난 정보가 없지만, 트레일러에서 보이는 여러 장면이 정황상 많은 것이 닮았다는 이유에서다.
트레일러 곳곳에서 하늘을 배경으로 하는 곳이 많다는 점, 그리고 <젤다의 전설 스카이워드 소드>에서 링크가 젤다를 구하기 위해 하늘 아래로 몸을 던지는 장면이 <야생의 숨결> 속편 트레일러에서 링크가 하늘에서 지상으로 떨어지는 장면과 흡사하다는 점은 팬들이 꼽는 주요 포인트.
<야생의 숨결>에서도 인게임 요소나 지형에서 <젤다의 전설 스카이워드 소드>의 요소를 다수 반영한 만큼 <야생의 숨결> 속편에서도 연관성이 있을 것이라는 건 자연스럽게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다.
따라서 오는 16일 출시하는 <젤다의 전설 스카이워드 소드 HD>가 원작의 스토리 강조, <젤다의 전설 스카이워드 소드>의 향상된 경험과 함께 <야생의 숨결> 후속작을 위한 기반다지기라고 추측하는 이들이 많다. 물론 이에 대해 밝혀진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그 이상의 연결점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닌텐도가 Wii를 출시하며 선보인 <젤다의 전설 스카이워드 소드>는 기기의 모션 기능을 적극 활용하려는 뜻을 담았다. 위와 같은 일부 단점이 지적되기는 했지만 위 리모콘과 눈차크를 활용한 조작, 공격은 게임의 경험 폭을 넓히는 데 성공했다.
위모컨 모션플러스를 활용한 조작이 불편하다는 당시 의견도 있었지만, <젤다의 전설 스카이워드 소드 HD>는 이러한 걱정을 할 필요가 없어졌다. 구성은 다르지만 조이콘은 동일한 조작 방식을 제공하면서 세밀한 조작이 가능해졌다. 어떻게 보면 완전체로 거듭난 셈이다.
<젤다의 전설 스카이워드 소드>는 발매 당시 여러 외신에서 호평을 받으며 <시간의 오카리나>, <바람의 지휘봉>, 그리고 <야생의 숨결>과 함께 만점을 받은 시리즈로 자리매김했다.
하나의 시리즈에서 17개의 게임이 출시되고, 그 가운데 4개의 게임이 만점을 받은 것은 명실상부 '명작'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에 충분하다. 좀 더 완전한 명작으로 돌아온 만큼, <젤다의 전설 스카이워드 소드 HD>는 여러모로 다시 즐겨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