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더섬 with BTS>(이하 인더섬)가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강력한 IP(지적재산권) 확보를 위해 열을 올리고 있는 게임 업계에서 하이브가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달 28일 글로벌에 출시된 모바일게임 <인더섬>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매치-3-퍼즐' 게임에 꾸미기 요소가 가미된 게임이다. 하이브가 직접 만든 이 게임은 출시 직후, 한국과 미국, 일본 애플 앱스토어에서 인기 순위 1위를 차지하는 한편, 일본 구글플레이 및 앱스토어 인기 무료 게임 1위를 달성했다.
<인더섬>은 출시 3일 만에 일일 이용자 수(DAU) 200만 명을 돌파했으며, 12일만에 누적 가입자 수 500만을 넘기며 메가 IP 'BTS'의 인기를 입증했다. 그간 <BTS 월드>(2019), <BTS 유니버스 스토리>(2020) 등 BTS 소재 게임이 여러 차례 출시된 바 있으나 게임의 1차 타겟인 BTS(방탄소년단) 팬덤 아미(ARMY)를 만족시키기엔 아쉬움이 있었다는 평가가 있었다.
하이브는 직접 게임을 개발하면서 BTS라는 메가 IP를 단순 마케팅 요소로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방탄소년단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기획 단계 부터 게임의 방향성 및 스토리, 캐릭터 제작 과정까지 세심에게 관여하는 한편, BTS 멤버들에게 직접 감수를 받고 팬들과 소통하는 방식으로 게임을 개발했다. <인더섬>의 잔잔한 반향이 앞으로도 계속된다면,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 BTS의 실제 매력이 투영된 캐릭터 플레이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인더섬>을 즐기는 BTS 팬들은 게임이 실제 멤버들을 '고증했다'라고 표현한다.
'옛 문헌이나 유물에 기초하여 증거를 찾아 밝히는 것'을 의미하는 고증은 문헌학적 개념어로 재현이나 구현 등이 올바른 표현이겠으나. '원래 그 모습을 제대로 만들어냄' 정도의 의미로 쓰이고 있다. 하이브는 <인더섬>을 개발할 때 "게임 캐릭터에는 BTS 멤버들의 외모와 말투, 습관, 성격 등 개성 넘치는 매력들이 그대로 녹여냈다"고 설명했다.
낚시 메이트 진과 슈가
BTS의 실제 매력이 투영된 캐릭터는 <인더섬>의 일차 타겟인 아미들에게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팀의 리더이지만 평소 물건을 잘 망가뜨리기로 알려진 RM은 <인더섬> 세계관에서 배를 망가뜨린 멤버로 등장한다. 평소 낚시가 취미인 것으로 잘 알려진 진은 <인더섬>에서도 그 성격을 보여주며, 실제 그의 낚시 친구인 슈가의 캐릭터와 드래그해 둘을 붙여 두면 함께 낚시대를 드리우는 상호작용을 보이기도 한다.
슈가는 고기를 굽는 등 섬 안에서 멤버들의 식사를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데, 여러 콘텐츠에서 요리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을 반영한 것이다. 그룹 내 '안무 팀장'을 맡아 멤버들을 독려하는 제이홉은 인더섬에서도 캐릭터들을 끊임없이 응원하고 액션을 주도하며, 지민 역시 평소 멤버들과 팬들에게 다정한 모습을 보이는 특징이 캐릭터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V(뷔)의 경우 특유의 기발하고 엉뚱한 생각을 내뱉는 말을 팬들이 ‘태태어’(뷔의 본명인 김태형의 애칭인 ‘태태’에 어(語)를 붙인 합성어)라 부르는데, 게임 속 대사에서도 태태어가 여럿 구현되어 팬들의 웃음을 유발한다. 팀 내 '빨래요정'으로 알려진 정국의 캐릭터 역시 그대로 구현돼 스토리에도 반영돼 팬들로 하여금 게임에 더 몰입하게 만들고 있다.
멤버들을 독려하는 제이홉
방탄소년단 공식 ‘빨래요정’ 정국
# 실제 멤버들의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다채로운 퍼즐 레벨
퍼즐 장르 게임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다양한 기믹과 다채로운 스테이지를 상쾌한 퍼즐 액션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BTS 멤버들은 <인더섬> 개발진과 함께 각자 개성과 취향이 드러나는 퍼즐 레벨 제작에 참여한 적 있다. 지난 5월 멤버들은 자체 예능에 출연해 그 모습을 보여주었으며, 완성된 퍼즐 레벨은 실제 게임에 그대로 구현되었다.
<인더섬> 공식 유튜브를 통해 공개된 예능 콘텐츠 ‘방탄소년단 게임 개발자 되다’에서 RM은 게임 퍼즐에 돌입하기 전 게임 퍼즐에 대한 아이디어를 사전에 메모해왔다. RM은 독버섯이 닿지 않게 빙고를 깰 경우 독버섯이 하나씩 늘어나는 형태로 정교하게 게임을 제작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그 기믹이 게임에도 그대로 삽입되어 게임을 플레이하는 아미의 흥미를 끌어올렸다.
평소에도 게임을 즐기는 것으로 알려진 진은 <테트리스>와 유사한 형태의 ‘텔레포트’라는 퍼즐을 개발해 현장에 배석한 게임개발자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뷔는 비행기를 활용해 조개를 모두 깨는 ‘최상급 어려움’이라는 퍼즐을 개발, 퍼즐의 이름답게 가장 난이도가 높은 맵으로 평가받았다. 한편, 멤버 정국은 ‘짜릿한 타일’이라는 블록에 적힌 숫자마다 다르게 터지는 룰 및 푸른색 블록을 모두 깔아야 하는 등 세밀하게 구성된 퍼즐 레벨과 함께 상쾌한 타격감을 제공하는 레벨 ‘짜릿한 퍼즐’을 제작했다.
이렇게 <인더섬> 유저들은 게임 속에서 BTS 멤버들이 직접 설계한 퍼즐을 플레이할 수 있고, 멤버들이 직접 남긴 성공·실패 메시지를 읽을 수 있다. 여타 BTS IP 게임과는 다르게 멤버들이 직접 만든 결과물을 즐긴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을 수 있다.
# 멤버들의 ‘휴가 버킷 리스트’를 경험할 수 있는 다양한 게임 요소
<인더섬>의 작은 요소들에도 멤버들의 아이디어가 반영되어 있다. 멤버들이 자유시간에 하고 싶은 활동, 섬에서 기르고 싶은 반려동물, 선호하는 패션과 헤어스타일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답한 내용과 실제 게임에 반영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먼저, 게임 내에서 수행해야 하는 미션은 BTS 멤버들이 직접 작성한 '휴가 버킷리스트'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유저가 '오늘 할 일' 미션을 달성하면 각 캐릭터의 '행복도'를 올릴 수 있는 시스템이 구현되어, 게임을 통해 멤버들에게 행복을 선사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멤버들이 버킷리스트에 '낮잠 자기'를 썼다면, 미션 달성 시 캐릭터가 낮잠을 자는 형태로 구현됐다.
멤버들의 '비밀 쪽지' 역시 아미들에게 흥미로운 요소로 다가온다. 고향이 일산인 멤버 RM은 게임 속 팬들을 위해 등산 중 무언가를 발견하면 "최고의 산은 일산"이라는 메시지를 띄운다. 해당 정보를 아는 팬들은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또 BTS에게 의미 있는 날짜들이 게임에서 기념일로 설정되어있다. 이를테면 슈가는 방탄소년단의 데뷔날인 6월 13일과 아미 생일로 알려진 7월 9일을 기념일로 만들었다.
이밖에 실제 멤버들이 그린 손글씨가 게임 곳곳에 이스터 에그로 삽입돼 팬들로 하여금 찾아보는 재미를 주고 있다.
# 멤버 슈가가 작곡한 게임 OST로 몰입도 높은 게임 플레이
이뿐 아니라 <인더섬>의 음악도 하이브의 역량이 담겨있다.
기획사로서 OST 작업을 직접 수행할 수 있으며, BTS 멤버가 프로듀서를 맡아 주목도를 높였다. 그룹 활동뿐 아니라 프로듀서로도 활약하고 있는 멤버 슈가는 <인더섬> OST 프로듀싱에 참여해 'Our Island(Prod. SUGA of BTS)’을 완성했다. 소개에 따르면, Our Island는 "힘들면 잠시 놀러와도 돼"라는 게임 슬로건에 어울리는 평온한 분위기의 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