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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화제의 MMORPG 리프트, 돌풍의 원동력은?

국내 서비스 확정된 리프트(RIFT) 현황 총정리

shiraz 2011-05-09 16:55:33

외국 게임업체들에게 온라인(MMO)게임은 아시아 개발사들이 느끼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려운 분야로 인식되는 듯하다. <울티마 온라인>으로 MMORPG 1세대를 풍미했던 리차드 게리엇은 물론이고, 블리자드를 나온 빌 로퍼도 이름값에 걸맞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무대를 떠났다.

 

그들은 MMO 시장에서 가장 어려운 점으로 지속적인 개발을 꼽는다. 패키지 게임과 달리 출시 이후에도 계속 콘텐츠를 개발해 공급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추가 비용을 흥행(결제) 수입이 받쳐 주지 못할 경우 상황은 급속도로 나빠진다.

 

외국, 특히 북미에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WoW)의 등장 이후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게임은 거의 없다. 시장 파급력이 강한 유명 지적재산권(IP)을 이용해 보기도 하고, 유명 개발자가 전면에 나서기도 했다. 그러나 <에버퀘스트> 같은 스타일의 정통 MMORPG는 상당히 오랫동안 롱런에 실패해 왔.

 

<워해머 온라인>의 국내 서비스도 개발사 구조조정에 따라 결국 취소됐다.

 

펀컴의 <에이지 오브 코난> 코난의 세계관에 맞춰 화끈한 액션과 전쟁으로 승부를 걸었지만, 초반 기세를 이어 나가지 못 했다. EA-미씩의 <워해머온라인>은 거창한 개발 계획이 무색할 정도의 콘텐츠·밸런스 부족으로 시들어 갔다.

 

온라인게임계에서 잔뼈가 굵은 아시아 개발사들은 부분유료화라는 샛길을 뚫었다. 초기에 콘텐츠가 부족하고 인지도도 약했던 이들의 게임은 무료 플레이를 내세워 게이머들을 끌어들였고, 이후 저마다 수백~수천 만의 유저풀을 기반으로 상업적인 기반을 다졌다.

 

MMO 시장에서 정공법을 택했던 게임들이 지지부진하고 있을 때, 다른 장르, 다른 결제 방법으로 생존을 모색했던 게임들의 성공이 부각되면서 탄식도 터져 나왔다. 과연 북미에서 월정액 기반의 MMO는 성공할 수 없는 걸까? 그 물음에 대한 최신 대답이 하나 있다.

 

바로 <리프트>(RIFT).

 

 

 

█ 월정액제로 론칭, 북미+유럽 서버 100개 육박

 

<리프트>는 북미 개발사 트라이온 월드에서 지난 3 1일(현지기준) 상용화를 시작한 MMORPG. 텔라라(Telara)라는 대륙에 침입한 악의 세력과 토착민 사이의 전쟁을 다룬 게임으로 검과 마법을 기반으로 한 판타지 세계관을 선보였다.

 

현재 북미와 유럽을 대상으로 서비스가 진행 중인 <리프트>는 꽤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지금까지 50개 이상의 외국 게임매체들이 리프트를 평가(리뷰)했는데 평균 점수는 100점 만점에 84점이다.

 

리뷰 종합 사이트인 메타크리틱에 게시된 <리프트>의 평균 리뷰 점수(5월 9일 기준).

 

‘84점이면 낮은 거 아닌가?’ 묻는 사람도 있겠지만, 원래 외국은 점수에 인색한 편이다. 지난해 큰 인기를 모았던 <콜 오브 듀티: 블랙 옵스>도 평균 81점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리프트>가 월정액제를 채택한 정통 MMORPG라는 점이다. 아시아 개발사들이 내놓은 부분유료화 게임들이 시장 점유율을 높여 가고 있는 가운데, 월정액제 기반으로는 북미에서 더 이상 안착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던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리프트>의 호평과 선전은 더 부각될 수밖에 없다.

 

9일 오후(한국시간) <리프트> 북미 서버 목록.

 

출시 이후 두 달이 지났지만 일부 인기 서버는 대기표가 뜨는 경우가 있고, 서버 수도 상당히 많다. 북미에만 58개의 서버가 운영 중이고, 유럽에는 독일어, 프랑스어, 영어 버전 서버를 합해 41개가 돌아가고 있다(4월 말 기준). 합치면 100개에 육박한다.

 

<WoW>가 북미에서 241개의 서버를 운영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적지만, <리프트> 유저 수의 지속적인 증가는 주목할 부분이다. 입소문이 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북미·유럽 외의 지역에서도 서비스가 예정돼 있다. 러시아는 벨버(Belver, GFI)가 퍼블리싱을 맡았고, 우리나라에서는 CJ E&M 게임즈(넷마블)이 서비스할 예정이다. 아시아 최대 시장인 중국 계약에 대한 소문도 솔솔 피어오르고 있다.

 

그렇다면 외국 게임매체들은 <리프트>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리고 있을까?

 

 

잘 다듬어진 콘텐츠와 안정적인 운영의 결합

 

북미 게임매체 IGN <리프트>에 대해 핵심 게임 플레이는 <WoW> <에버퀘스트>와 거의 동일하다. 그러나 몇몇 더 중요한 콘텐츠에 친절하게 얹혀진 단계적 복잡성이 존재한다. 이는 이 장르의 초심자들을 돌아서게 할 수도 있으나, 이를 빠른 적응 단계 뒤에 숨겨 놓아서 수많은 단계로 이루어진 풍부한 세계를 만들었다. 또한, 신작 MMO 치고는 굉장히 잘 다듬어졌는데, 근래에 보기 드물 정도로 적은 버그와 랙, 그리고 높은 클라이언트 안정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호평했다.

 

 

 


※ <리프트>의 자유로운 직업 구성: 워리어, 로그, 클레릭, 메이지로 구성된 <리프트>의 4개 클래스는 각각 9개의 세분된 ‘소울’을 가진다. 그중에서 3개의 소울을 조합해 만들 수 있는 ‘ROLE’이 그 순간 유저의 ‘직업’이 된다.

 

검과 마법을 동시에 쓰는 전사, 방패를 든 믿음직한 수호자, 양손무기를 들고 종횡무진 휩쓸고 다니는 전장의 사신 등 유저는 언제든지 직업을 바꿀 수 있다. 처음 게임을 시작할 때 3개의 소울을 갖게 되고, 퀘스트를 진행하다 보면 레벨 20이 되기도 전에 9개의 소울을 모두 가질 수 있다. 이를 통해 유저들이 상황에 맞는 선택을 할 수 있게 만든 셈이다.

 

소울 트리(Soul Tree)로 자유롭게 직업을 구성할 수 있다.


 

 

유로게이머는 <리프트>가 <WoW>의 인터페이스와 <에버퀘스트> <아이온>의 캐릭터 디자인을 많이 따랐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칭찬하는 것은 바로 잘 다듬어진 콘텐츠였다.

 

트라이온은 론칭 시점부터 풍부한 콘텐츠를 갖고 있으며 절묘하게 잘 다듬어진 MMO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증명했다. 이는 앞으로 나올 게임들에게는 매우 위험한 전례라고 할 수 있다. 퍼블리셔들에게는 나쁜 뉴스지만, 게이머들에게는 희소식이다.(유로게이머 리뷰 중)

 

 

가장 높은 95점을 준 온라인게임 전문매체 텐톤해머는 <리프트>의 장점으로 다양한 빌드를 만들 수 있는 소울 시스템, 게임 월드를 살아 있도록 만드는 예측 불가의 적 침입, 잘 짜여진 그룹 매치 시스템, 개발사의 투명하고 열린 운영 등을 꼽았다.

 

이전 게임들의 장점을 흡수해 발전시키되특별한 요소를 추가함으로써 <리프트>는 온라인게임 커뮤니티에서 장수할 수 있는 힘을 갖게 됐다. 이제는 게이머들의 차례다. 판타지 장르에도 희망이 남아 있고, 그들이 이런 온라인게임을 원하고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텐톤해머 리뷰 중)

 

라이프 계열의 리프트가 열린 상황.

 


※ 리프트가 열리면 함께 싸운다: 게임의 제목인 ‘리프트’는 외계의 존재가 게임 속 세계인 ‘텔라라’로 침략하는 통로다. 수시로 열리는 시공의 균열에서 쏟아져 나오는 몬스터를 혼자서, 아니면 몇 명의 동료와 함께 막아내야 한다. 많은 인원이 힘을 모으지 않으면 감당하기 힘든 대형 리프트가 열리거나, 때로는 ‘침략(INVASION)’이라는 이름과 함께 많은 리프트가 동시에 열리기도 한다.

 

여러 개의 리프트가 동시에 열린 인베이전 상황의 월드맵.

 

적의 침략을 성공적으로 막아내면 ‘보상’이 주어지지만, 못 막으면 마을이 점령당한다. 이후 그 마을에서는 퀘스트 수행 같은 콘텐츠 이용이 불가능해진다. 유동적으로 변화하는 세계인 셈이다.

 

또, 게임 속 지역마다 고유의 ‘퍼즐’이 존재해 색다른 재미를 준다. 약간의 단서만 주어진 퍼즐을 풀어 내는 재미가 패키지 게임을 즐겼던 이들의 향수를 자극하고, 그렇지 않은 유저들에게는 신선한 쾌감을 전달한다. 게임 배경에 지나지 않았던 산들을 오르거나(등산), 깊은 호수 밑바닥에서 고대 무덤이나 보물 상자를 발견하기도 한다.


 

 

<리프트>의 과제는? 지금처럼만 하자’

 

출시 이후 두 달이 넘은 지금, <리프트> 앞에 놓인 과제는 무엇일까? 사실, 딱히 지적할 것은 많지 않다. <리프트>는 앞서 여러 매체들이 평가한 것처럼 기존 게임들의 특징을 모으고 잘 다듬어 낸 게임이다. 엄청나게 특별하지도, 독창적이지도 않다.

 

지금 <리프트>100여 개 서버를 채우고 있는 게이머들은 독창성 때문에 마우스를 클릭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에이지 오브 코난>이나 <워해머 온라인> 같은 기대작들이 론칭 이후 빠르게 무너졌던 사례와 비교해 보면 <리프트>의 행보는 순조롭다. 이전 기대작들의 공통적인 문제는 ‘제대로 다듬어지기 전에 너무 일찍 세상에 나왔다’는 점이었다.

 

앞으로 <리프트>는 현재의 성공을 이끌고 있는 ‘잘 다듬어진 콘텐츠’를 유지하는 게 관건이다. 지금처럼만 해 준다면 월정액 기반의 MMORPG로 롱런을 노려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국내에서의 흥행 결과가 궁금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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