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스티브 잡스(애플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페이스북 창업자), 데미스 하사비스(인공지능 '알파고' 개발자), 팔머 럭키(VR기기 '오큘러스' 개발자)...
글로벌 IT 생태계의 거인들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게임을 직접 개발했거나, 몰입했던 적이 있는 사람들이다.
▲빌 게이츠=세계 최초의 PC게임 <동키>(Donkey)를 만든 개발자다. <동키>는 도로에서 갑자기 나타나는 당나귀를 피해 운전하는 단순한 게임이다. 그는 1981년 IBM 컴퓨터에 설치된 '베이직' 프로그램으로 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보여주기 위해 이 게임을 개발했다. '베이직'은 그가 개발한 PC용 프로그램 언어였기 때문이다. 덕분에 <동키>는 1981년 IBM이 판매하는 컴퓨터에 장착돼 출시될 수 있었다.
▲스티브 잡스=세계 최초의 상업용 게임 <퐁>을 만든 아타리 직원 출신이다. 그는 '일자리를 주기 전에는 나가지 않겠다'고 우겨서 아타리에 입사했고, 사원번호 40번을 받았다. 개발 역량은 바닥이었지만, 아이디어가 넘쳤던 그는 '벽돌 깨기'로 유명한 <브레이크아웃>의 개발에도 참여하고, 스티브 워즈니악에게 줄 보너스를 가로채 튀었다.
▲마크 주커버그=누나와 눈싸움을 하고 싶었지만, 추운 겨울 밖에 나가고 싶지 않은 누나를 위해 '눈싸움 게임'을 개발한 기특한 소년이었다. 10살 때 처음 게임을 만든 뒤 재미가 붙어 직접 수많은 게임을 개발했고, 이런 과정에서 디자인에 대한 생각도 커졌다. 그는 "당시 내가 만든 게임은 형편없는 수준이었지만, 뭔가를 제작해본다는 경험은 이후 나에게 큰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데미스 하사비스= 불과 17세에 불프로그의 게임 <테마파크>을 공동 개발한 게임 개발자다. 그는 어릴 적부터 체스와 다양한 보드게임을 좋아했으며, 8세에 프로그래밍을 독학하기 시작했다. 이후 라이언헤드의 대표작 <블랙 앤 화이트>에서 리드 AI 디자이너로 활동했고, 수많은 게임 AI 개발을 살려 AI 분야 전문가가 됐다.
▲팔머 럭키= 어릴 적부터 컴퓨터와 비디오 게임광이었다. 그는 14세 때 '보다 실감 나는 게임'을 위해 가상현실(VR)헤드셋을 만들었다. 이것이 유명 게임 개발자 존 카멕의 눈에 띄면서 그의 가상현실 헤드셋은 게임 컨퍼런스에도 소개된다. 여기서 자신감을 얻은 그는 20세에 오큘러스VR을 창업하기에 이른다.
윤준희 게임개발자협회 회장은 16일 성수동 에스팩토리에서 열린 2회 게임문화포럼에서 이런 사례를 보여주며 학부모들에게 "중요한 것은 게임을 이해하고 자녀들과 소통하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윤 회장은 청소년에게 게임과 관련해서 다양한 것을 해보기를 주문했다. 게임개발 쪽을 지망한다면, 목표로 하는 진로를 보다 세분화할 것을 부탁했다. 그는 “게임 개발을 공부해서 꼭 개발자가 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무엇인가 만들어보고 함께 해 보고 몰입해 보는 경험이 흥미와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윤 회장의 경우, 딸이 좋아하는 만화, 웹툰 행사 참여로 소통의 폭을 넓힐 수 있었다.
특히 그는 자신의 딸의 일화로 학부모에게 게임에 대한 관심과 소통을 당부했다.
그는 딸의 어린 시절부터 소통을 위해 게임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지만, 아쉽게도 딸은 웹툰을 더 좋아했다. 그러던 어느 날, 윤준희 회장은 딸이 교보문고에 가고 싶다는 말을 듣는다. 자신이 좋아하는 웹툰작가를 보고 싶어서였는데, 그는 곧장 딸과 함께 그곳에 갔다. 그렇게 아버지가 앞장서서 자기 취미를 인정하자, 딸은 굉장히 기뻐했다. 이후에도 같이 웹툰 만화 행사에 참가하면서 딸에게 좋은 추억을 남길 수 있었다.
어느 정도 성장한 자녀와 스팀 게임을 같이 하는 것도 소통의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를 게임으로 대입해보면 부모가 게임 좋아하는 자녀와 함께 e스포츠 경기나, 선수 팬 사인회, 게임 출시 행사 등에 참석하는 것에 해당할 수 있다. 윤 회장은 자녀가 플레이하는 게임이 무엇인지 알고 함께 공유, 소통하기 위해 시간을 보내는 것이 부모에게 중요하다고 봤다. 또 스팀의 가족 라이브러리 공유처럼 자녀와 게임을 같이 해 보는 것도 좋은 시도로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