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여 년간 국내 온라인게임산업은 ‘굴뚝 없는 공장’으로 부각되면서 국내 뿐 아니라 해외시장에서 진출해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어떤 산업이든 그 규모가 커지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크고 작은 희생을 감수해야 하고 그로 인한 부작용 또한 나타나기 마련이다. 온라인게임산업 역시 그동안 과도기를 거치면서 ‘작업장’이란 부작용을 낳아야만 했다.
‘노가다’와 ‘현거래’를 유도하는 MMORPG의 특징때문에 국내에서 하나 둘씩 생기기 시작한 ‘작업장’은 중국에서도 2,000여 개가 넘을 정도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다 성업 중이어서 게임업계에 몸 담고 있는 한 사람으로써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과거에는 게임시장 규모가 작은데다가 업체들마다 ‘입에 풀칠하기’에 급급했기에 자신들이 서비스하는 게임으로부터 야기될 악영향에 대해 예측하지 못했고 결국 '명의 도용' '아이템 사기' '작업장'과 같은 부작용을 낳으며 오늘날까지 성장을 거듭해왔다.
사실 산업의 핵심이 되고 있는 이런 온라인게임을 개발하고 있는 개발자들은 자신이 개발한 게임의 아이템 거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면 ‘적어도 내가 수 년간 고생해서 만든 게임이 쪽박을 차지는 않겠구나’라는 생각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신이 뿌린 씨앗이 치명적인 독버섯이 되었는지 탐스런 사과가 되었는지 인식하지 못한 채 ‘어둠의 시장’은 더욱 왜곡되어 버린 형국이 된 것이다.
그러나 아이템 현거래로부터 유발된 문제점과 그 심각성이 사회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게임 개발자들에게는 정확히 이해되지 못하고 있다.
유저들 사이의 경쟁과 교류가 일어나는 온라인게임에서 거래는 필연적이다. 어떠한 형태가 됐건 게임 내에서 이루어지는 유저들 간의 거래를 원천 봉쇄할 수는 없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인정받을 수 없는 명백한 불법 행위이기 때문에 중국에서의 작업장 성행은 분명 문제다.
아이템 현금거래에 대해 보다 뚜렷한 대안을 만든다면 '작업장'을 없애는 데 효과적일 것이다. 현거래를 양성화해 보다 투명하게 거래를 유도하거나 게임차원에서 현금 거래의 비중을 낮추는 등 책임감 있는 정책 수립을 서둘러야 한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중국이 갖는 특수성이 '작업장'과 맞물리고 이것이 지금보다 더 음성시장으로 커질 경우 게임 개발사는 물론, 이용자 자신도 더 이상 통제할 수 없는 골치거리로 커질 수 있다.
약재를 가지고 약을 만든 건 죄가 아니지만 사회 현상과 흐름을 이해 못해서 올바르게 대처를 못한 건 죄가 된다. 약을 마약으로 사용할지 마취약으로 사용할지는 개발자와 개발사에게 달려 있다. 개발자와 유저가 좀 더 개방적으로 마음을 터놓고 아이템 현거래로 인해 발생되고 있는 현상들에 대해 이야기 함으로써, 적절한 대책을 세우고 건전하고 투명한 게임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매년 봄마다 중국에서 찾아오는 불청객인 황사 때문에 고생을 하곤 한다. 위생청결에 신경을 쓰고 삼겹살을 먹는 등 적절하게 대처하면 무사히 봄을 날 수 있듯이, 아무리 무서운 게임황사라도 현명하게 대처한다면 한국 온라인게임산업도 문제가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