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게임스의 MMORPG <R2>, 뜨거운 감자다.
처음 선보였을 때부터 많은 이들이 'MMORPG의 후퇴'라며 심하게 비판해 왔다. 그런데 오픈베타 결과는 이들의 예상을 꽤 벗어나고 있다. 의외다. 한마디로 잘 나가는 중이다.
<R2>가 비판받는 가장 큰 이유는 게임시스템이 엔씨소프트의 <리니지>와 너무나도 비슷하기 때문. 해당 게임을 비난하는 이들은 “<리니지>의 아류작"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게임이 신작이라는 이름 하에 등장했다”며 그 성공 가능성 자체를 의심했다.
그런데 그런 ‘전혀 새로울 것 하나 없는 <리니지> 아류작’이 상용화 단계는 아니지만, 빅3라고 불렸던 <썬> <GE> <제라>보다 성공적인 유료화를 이끌어 낼 것으로 보인다.
<R2>의 그래픽이나 사운드, 그리고 타격감같은 것들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굳이 기자가 말하지 않아도 대다수 유저들은 이미 직접 플레이를 해보았을 것이며, 게임의 수준을 충분히 파악했으리라 본다.
그래도 납득이 되지 않는다면, 한번 설명해 보겠다. <R2>의 그래픽이 <그라나도 에스파다>보다 뛰어난가? <R2>의 전투가 <제라>처럼 다양하고 역동적인가? 그렇다면 <썬 온라인>처럼 존이동에 걸리는 시간이 짧고 간편한가? 이에 대한 해답은 이미 나와있다. /디스이즈게임
현재 <R2>는 동접 6만 명을 돌파하며, 섣부른 예상이지만,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게임 개발사들이 꿈꾸어 온 '대박신화'의 영광이, 앞서 언급한 2006년 기대작들이 아닌, 전혀 주목 받지 못했던 <R2>에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R2>는 여전히 비난받고 있다. 비난의 주된 초점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쟁점1 - <리니지>를 '베꼈다'. ] 새로운 게 없다는 거다. <R2>는 <리니지>와 시스템적으로 많이 흡사하다. 공성전을 중심으로 한 아이템 위주의 게임 밸런스 말이다.
[쟁점2 - '<리니지>'를 베꼈다. ] 수많은 게임들 중에서 왜 <리니지>냐다. <WOW>나 <에버퀘스트>와 같은 해외 명작들을 제껴두고, 하필이면 왜 <리니지>일까다. |
■ [쟁점1] <R2>에 대한 '이중잣대'(double standard)
많은 이들이 <리니지>와 흡사하다고 말하는 부분은 다음 세 가지다.
▲ PK 시스템 <R2>는 마을을 제외한 공간이라면, 언제라도 PK를 시도할 수 있다. 가령 몬스터를 사냥중인 초보에게 슬그머니 다가가 느닷없이 공격을 가할 수 있다.
▲ 공성전 시스템 이 시스템은 유저 개인과 커뮤니티 단체(길드, 혈맹)에 새로운 목표와 재미를 제공한다. 성을 얻기 위한 이권 다툼은 게임 내에 확실한 대립구도를 만들어 PvP에 대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게다가 해당 서버 내에서 성을 차지해 얻게 되는 이익은 단순히 게임 내 아이템이나 화폐만이 아니다. 일종의 명예와 권력도 함께 얻을 수 있다. 권력이라고 하니깐 머쓱해 지지만, 굳이 예를 들자면 “나 성혈이니깐 너 다른데 가서 사냥해”라고 뻐길 수 있다고 할까.
▲ 레벨보다 아이템 <R2>는 아이템을 통해서 자신의 강함을 표출할 수 있다. 모든 유저가 좋은 아이템을 착용하길 원하며, 희귀한 아이템을 얻게 되면 <로또>라도 당첨되었다는 듯이 기뻐한다. 게다가 ‘인챈트’ 시스템도 무기와 방어구로 나뉘어져 있다. 인챈트 성공확률이 낮기에 당연히 고인챈트 아이템의 가치는 매우 높다.
레벨보다는 아이템에 의존하는 구조. 아이템의 강함을 직관적으로 수치를 사용해 표시하는 방법. 어떠한 제한 조건도 없이 최고급 아이템을, 이제 막 생성된 캐릭터도 착용할 수 있는 규칙도 있다.
분명 세가지 요소는 <리니지>를 떠오르게 한다.
특히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마을 입구에 자리잡고 있는 허수아비를 보고 있자면, 초기 <리니지>에 대한 향수마저 느껴지며, 막대기를 사용해 아무나 마구잡이로 변신시키는 시스템은 <리니지>에 대한 오마쥬라고도 표현하고 싶을 정도니 말이다.
그런데 <R2>만 다른 게임 요소를 따온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마비노기>와 <WOW>를 생각해 보자.
<울티마 온라인>은 리처드 게리엇이 개발한 북미 최초의 MMORPG이자, 기자를 게임업계에 입문토록 해준 고마운 게임이다. <울티마 온라인>의 컨셉은 ‘생활형RPG’이다. 유저들에게 제시되는 목표는 매우 다양하다.
브라타니아 세계를 탐험하고, 그곳에서 정착해 집도 짓고, 길드에 가입해 당전을 즐길 수도 있고, 목수가 될 수도 있으며, 마법도 쓰고 몽둥이를 잘 휘두르는 마전사가 될 수도 있고, 대장장이가 되어 자기 이름이 적힌 갑옷을 제작할 수도 있고, 매우 다양한 형형색색의 모자와 겉옷 등을 자신 취향대로 골라 입어 패셔너블한 인물이 될 수도 있고, 동물을 사랑하기에 말과 같은 펫을 길들여 타고 다닐 수도 있다. 잊을 뻔했지만, 양털을 잘라 실로 만들어 옷을 만들 수도 있다.
낚시도 할 수 있고, 마법을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시약을 캐고 다닐 수도 있다.
시스템적인 요소를 살펴 보자.
<울티마 온라인>은 반복행위를 통한 성장이라는 개념을 선보였다. 쉬운 예로 캐릭터가 천으로 된 옷을 열심히 만든다. 점진적으로 해당 캐릭터는 천으로 옷을 만드는 기술이 향상되며, 양질의 옷을 만들 수 있게 된다. 이는 전투기술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찌르기 형태의 무기를 많이 사용하게 될 경우, 찌르기 기술이 향상되어 '찌르기의 달인'이 되는 것이다.
지금까지 설명한 것만으로도 어떤 게임이 떠오르지 않는가. 2003년 말에 오픈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넥슨의 <마비노기> 말이다. 10년 전에 개발된 <울티마 온라인>과 많은 부분이 흡사하다.
넥슨의 <마비노기> 역시 <울티마 온라인>과 동일한 ‘생활형RPG’이다. <R2>를 비판하는 첫번째 논리라면 <마비노기> 역시 비슷한 비판을 받아야 하지 않을까?
<울티마 온라인>은 국내에서 사업팀이 철수했지만, <마비노기>는 인기가 좋다.
내친 김에 더 이야기해 보자. 흔히 대작이라고 말하는 <WOW>.
"이 게임은 대체 어떤 분이 기획했기에, 이리도 기가 차도록 신선한 것일까." 혹시나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WOW> 유저가 있다면, 그는 분명 <다크에이지 오브 카멜롯>이나 <에버퀘스트>를 플레이해 본 적이 없을 것이다. 그리고 <울티마 온라인>도 말이다.
<WOW>를 최고의 게임이라고 평가하는 오피니언 리더급 유저들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WOW>는 <다크에이지 오브 카멜롯>의 전투방식과 렐름전, <에버퀘스트>의 레이드와 퀘스트, <울티마 온라인>의 생활적인 재미를 하나로 절묘하게 뭉쳐 놓은 게임이다."
렐름을 차지하기 위한 집단전투와 스타일리쉬한 전투가 매력이였던 <DAOC>.
물론 기존에 성공한 MMORPG들의 장점을 하나로 묶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그런 시도를 했다고, 그리고 그런 게임을 만들어 냈다고, '창의적인' 게임을 개발해 낸 것은 결코 아니다.
끝없는 퀘스트와 거대한 용을 잡을 수 있는 즐거움을 주는 <에버퀘스트2>.
거칠지만 <R2>를 비판하는 논리라면, 웹젠의 <썬온라인>은 <디아블로> 시리즈를 베낀 게임에 불과하다. 추가된 것은 단지 필드와 좀더 다양한 미션 즐기기뿐이니 말이다.
결국 대다수 MMORPG들은 원류라고 할 수 있는 게임들을 벤치마킹한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물론 그렇다고 '짝퉁' 게임들이 무작정 용서되는 것은 아니다. 한 가지 사실은 확실히 짚고 넘어 가야 한다. 기존의 원류와 비교해 어떤 진보적인 시도와 발전을 하려고 노력했는가?
이러한 예는 <마비노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 <울티마 온라인>에서는 없었던, '공방' 개념이 확실한 전투방식과 <WOW>의 인던과 같은 즉석 던전, 그리고 캐릭터가 나이를 먹는 시스템과 같은 새로운 시도, <디아블로>처럼 아이템에 다양한 옵션을 추가하는 시스템 등이 그것이다.
그렇다면 <R2>는 어떤 차별점을 가지고 있을까.
이 이야기를 하기 전에 이미 국내에서는 <리니지> 아류작들이 수도 없이 나왔었다는 사실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이런 게임들은 대부분 참담한 흥행 참패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R2>만 흥행 궤도에 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얼치기 아류작과 달리, 원류의 재미요소를 잘 분석하고, 조금 더 체계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이 아닐까.
<R2>는 분명 지금의 <리니지>와 다르다. <R2>에서는 PK 유저들에게 가해지는 패널티가 가벼운 편에 속한다. 그리고 PK 유저들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지금의 <리니지>와 비교해 매우 크다.
예를 들어, 고레벨 유저가 몬스터를 사냥중인 타 유저를 죽였다. 그 때 죽은 유저는 소유하고 있던 아이템들 중에서 일부를 떨어트리게(drop) 된다. 또한 PK를 한 고레벨 유저는 10~20명 정도를 연속해서 죽여야만 다른 유저들로부터 공격을 받게 된다.
또한 고레벨 사냥터가 아니더라도, 약한 몬스터를 사냥하다가 고급 아이템을 획득할 수도 있다. <R2>에서는 모든 몬스터가, 동일한 아이템을 드랍한다. 이는 이제 막 게임을 시작한 유저들에게 고급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심어준다. <리니지>에서 오크를 몇 억마리를 잡아도, 고급 아이템은 떨어지지는 않는다. (물론 <R2>의 이 시스템이 바람직하는 이야기는 아니다.)
최근 <리니지2>가 도입한 길드 스킬도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는 '스팟'전과 연계돼 커뮤니티 활성화에 도움을 준다. <R2>의 길드는 단순히 공성이나 커뮤니티를 위한 시스템으로 국한되지 않는다. 유저들이 길드에 가입을 하도록, 게임 플레이에 도움이 되는 능력을 길드가 제공한다.
이를 위해 '스팟'전이 존재한다. 기존 게임에서 공성전은 대형 길드에 소속되지 않으면 참가하기 힘들었다. 반면 '스팟'전은 중소규모의 길드가 길드 스킬 획득을 위해, 그리고 길드의 강함을 알리기 위해 간단히 참전할 수 있는 '작은 규모의 공성전'이다.
이런 특징들은 <R2>가 초창기 <리니지>의 재미요소를 '선택과 집중'을 통해 극대화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에 대한 비판은 충분히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시도는 유저들에게 통했다.
■ [쟁점2] "왜 또 단순반복 게임을 만들어?"
이유야 간단하다. 국내에서는 <리니지>류를 선호하는 유저층이 많기 때문이다. <리니지>와 <리니지 II> 유저수만 합쳐도 동시접속자가 20만 명을 넘는다. 게다가 <리니지> 아류작들의 동접을 포함한다면, 국내 MMORPG 동시접속자수의 절반 가까이 된다.
"<WOW>도 동접수가 높다"라고 반문할 수도 있다. 그러나 <R2> 개발팀은 <WOW>보다 <리니지>를 택했다. <리니지>를 택한 이유에는 자금이나 시간적인 부분도 많이 고려됐을 것이다. 블리자드는 <WOW>를 만드는데 얼마를 투자하였으며, 시간은 얼마나 걸렸는가.
개발자나 개발사 입장에서는 고민할 수 밖에 없다. 200억원 가량의 개발비와 4~5년의 개발 기간을 거쳐, <WOW>와 같은 게임을 개발해 성공을 담보할 수 있을지를, 그리고 성공해도 과연 <WOW>를 능가할 수 있을지를 말이다.
<R2>는 '빅3'라고 불리던 게임들과 비교해, 저예산으로 빠른 기간 내에 개발됐다. 그리고 타깃층도 분명히 <WOW>가 아닌 <리니지>를 택했다. <아크로드>의 전철를 밟지 않기 위해서라도, NHN게임스는 퀘스트 중심의 PVE(Player VS Environment) 대신 리스크가 덜한 PVP(Player VS Player) 위주의 <R2>를 개발했다.
좋은 아이템을 장만하거나, 강한 길드를 조직해 성을 차지하는 것. 그것이 <R2>다.
<R2>는 유저들에게 플레이에 대한 뚜렷한 당위성을 제시하고 있다. 그 뚜렷한 목표가 고사리 같은 손으로 꼬깃꼬깃 ‘실버’를 모아 현금거래 하기 위해서는 절대 아니다물론 유저가 아닌, 작업장 또는 현금거래에 목표를 둔 이에게 있어서 <R2> 플레이는 ‘생계수단’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반복행위가 아무리 길고 지루하다 해도, <R2>를 플레이하는 동안에는 큰 목표가 있기에 감수한다. 혹시나 떨어질지도 모르는 고급 아이템, 그리고 몇 천마리를 잡아야만 레벨업할 수 있다는 가시적인 수치가 잠재의식 속에 그려진다는 사실 또한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MMORPG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유저가 이 게임을 왜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 장기적이든 단기적이든 뚜렷한 답을 제시해 주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R2>는 ‘절대 강자’라는 간단명료한 해답을 제공하고 있다.
<R2>는 강해지는 과정 속에서 다양한 퀘스트를 스스로 설정할 수 있다. 쉬운 예로 필드에서 PK를 시도하는 유저의 퀘스트는 "오늘은 최대한 많은 유저들을 PK해서 나의 이름을 서버 내에 알려야지"라던가 "PK를 통해 아이템을 마련해 볼테다"식으로 말이다.
역으로 PK를 당한 유저의 퀘스트는 "어제 나를 PK한 유저를 찾아내서 복수하고 말테다"라는 퀘스트를 스스로 만들거나 "오늘은 PK를 당하지 않고 숨어서 경험치를 몇까지 올려야지"라는 식의 퀘스트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공성전을 하는데 길드원들이 물약을 필요로 한다. 이 때 자신이 배달하게 되었다면 이 역시 퀘스트다. 길드원들에게 얼마나 빨리, 그리고 적들에게 방해 받지 않고 물약을 전달해 주느냐가 관건인 퀘스트 말이다. 보상도 자율적이다. 길드원들의 칭찬과 믿음이 보상이 될 수도 있으며, 길드 마스터가 물약을 잘 사왔다고 게임내 화폐인 '실버'를 지급해 줄 수도 있다.
언제 PK를 당할지 모른다는 불안감은 길드로의 가입을 자연스럽게 해준다. 그런 유저는 그 날의 퀘스트는 '강한 길드 찾고, 가입하기'가 될 것이다.
<WOW>가 유저에게 제시하는 재미요소는 매우 다양하다.
이 같은 '유저 내러티브' 퀘스트는 풍부한 스토리와 거기에 절묘하게 엮여진 다양한 퀘스트의 자연스런 연결이 돋보이는 <WOW>에 비해 초라해 보일 수도 있다. 기자 역시 <WOW>의 퀘스트가 더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WOW> 대신 <R2>를 선택한 유저들이 꽤 있다는 사실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
<R2>는 분명 <리니지>류를 선호하는 유저들에게 플레이에 대한 당위성을 매우 간단히, 그리고 자유롭게 어필하고 있다. 대다수 성공한 MMORPG들이 그렇듯이 ‘강자’ 또는 ‘승리’에 대한 맹목적인 가치설정을 매우 ‘간단하면서도 단순’하게 말이다.
■ 이렇게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기자는 <WOW>를 좋아한다. 빼어나게 잘 만든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WOW>에 대한 애정만으로 <R2>가 일방적으로 매도당하는 것은 그리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R2>는 근래에 보기 드물게 '전략적으로' 잘 만들어진 게임일뿐이다.
분명 <R2>는 처음 기획한 대로, 그리고 의도한 대로 자신들이 설정한 타깃층을 공략하기 위한 게임을 개발하는데 열중했다. 결국 오픈베타 테스트에 앞서 어느 정도 게임을 성공적으로 구현해 놓았으며, 상용화를 앞둔 현 시점에서도 차근차근 완성시켜 나가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8년 전 <리니지>와 별반 차이가 없는데도, 국내 유저들이 <R2>에 열광하는 모습을 바라보면 게임개발사나 직원들 입장에서는 회의에 빠질 수도 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한국 온라인게임과 함께 해온 유저들 입장에서도 <리니지> 스타일의 <R2>가 발전없는 한국 게임산업을 대변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비단 <R2>에만 적용되는 사안은 아니다. 원류를 벤치마킹해서 만든 게임은 지금도 여기저기서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R2>는 신세계를 여는 걸작을 목표로 제작된 게임이라기보다, 드라마 주류시청자인 아줌마를 노린 뻔한 '애정드라마'에 가까운 게임이다.
드라마처럼 게임의 종류는 다양하다. 그리고 개인마다 선호하는 게임 역시 다르다.
예를 들어 공대에 근무하는 대학교수가 있다. 이 사람은 하루종일 연구하고 학생들과 토론하다 보니 머리가 아프다. 평일에 스트레스를 해소하기에는 게임이 안성맞춤이다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게임을 골랐는데, 그냥 아무생각 없이 마우스 하나만 잡고서 몬스터를 잡고 성장하는 게임을 하고 싶어한다.
그리고 마음에 들지 않는 유저가 있다면, 채팅도 귀찮고 그 자리에서 PK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싶어한다. 그래서 퇴근 후에 <R2>를 즐기는 일이 유일한 낙이다. 그렇다고 우리는 이 사람을 수준 낮은 한국 유저라고 비난할 수는 없다.
<WOW>처럼 스케일이 장대하고 컨트롤이 필요한 게임을 선호하는 유저가 있다면, <리니지>처럼 조작이나 컨트롤이 간단하고, 단순한 방법으로 레벨업을 할 수 있는 게임을 선호하는 유저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 들여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