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획 꿈나무들이 종종 '기획자가 BM설계도 해야 한다는데 대체 BM설계가 뭔가요?' 라고 물을 때 내가 대답해 주는 간단한 이야기들의 긴 모음. 기초니까 대부분의 현역 기획자들에게는 필요없는 이야기다.
유료화 설계에는 여러 가지 테크닉이 있고, 게임 콘텐츠, 플레이의 흐름/사이클에 따라 달라진다는 당연한 말들을 노파심에 붙여놓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게임에서의 비즈니스 모델(BM)이란?
먼저 BM은 비즈니스 모델(Business Model)의 약자. 대부분의 용어들처럼 게임 사업, 게임 제작 단계에 오면 용어의 의미가 달라진다.
사업 단계에서 BM은 '수익을 포함한' 비지니스의 기본 흐름 구조인데, 교과서에서 배운대로 '제품, 용역과 서비스의 제공에 따른 재화 획득'이라는 기본 구조를 말한다. ‘이 회사는 비즈니스 모델이 뭐냐?’라는 질문의 뜻은 ‘뭘 제공하고 어떻게 어디서 누구에게 돈을 받느냐?’인데 이게 당연해서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은 게 배달의 민족과 카카오톡의 BM을 생각해 보자. (참고 //verticalplatform.kr/archives/5218)
게임 제작 단계에서는 게임이 어떻게 돈을 벌 것이냐, 기획자에게 부여되는 단계의 BM은 게임 콘텐츠 내의 각종 '가치'들에서 어떻게 돈을 벌 것이냐? 정도를 말한다.
먼저 '한 판 할 때마다 동전을 넣는다'와 '매 월 돈을 받는다'라는 월 정액제도 'BM'의 고전적 형태라고 생각하면 BM을 이해하기 쉬워진다. 돈 내고 받는 DLC 확장팩도 마찬가지. 이 때까지는 BM이 사업 영역이었다. 부분 유료화도 BM이다. 이제 인앱결제라고 부르는데, 여기서부터 BM에 기획자가 필요해진다. (물론 월 정액때도 기획이 관여한다. 유저가 게임을 다음 달까지 플레이해야 매출이 생긴다면 어떻게든 시간을 버티는 콘텐츠를 기획해야 하기 때문에 동전을 넣는 게임의 기획과는 다른 기획을 하게 되겠지.)
무료게임 :
게임. 특히 한국의 게임은 일찌감치 무료를 단행했다. F2P라는 용어가 있는데 Free to Play의 약자이다. Pay to Play와 대비되며 게임을 하는데 무료라는 뜻이다. 이 시점에서 Pay to Boost라는 단어도 있다. 무료는 to Play에 한정된다. 그럼 돈은 어떻게 받아야 하나?
여기서부터 일반적으로 말하는 기획자의 BM 기획이 시작된다. 플레이는 공짜로 풀었으니 돈을 써서 구입하는 콘텐츠에는 다른 '가치'를 부여해야 한다. 게임 내의 가치있는 자원들을 가장 잘 분별하고 있는 사람이 기획자다보니 BM 기획은 기획자의 몫이 된다.
지속가능한 유료판매:
가령 패키지게임은 한번 팔면 끝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수익이 정해져 있다. 월 정액은 매월 돈을 받는다는 면에서 더 지속적이다. 하지만 월 정액이 끝이다. 부분 유료화는 그 한계가 없다는 면에서 더 큰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이론상 상상을 초월하는 수익을 얻을 수 있고, 이것이 마치 '가차BM'처럼 개발을 촉진하게 된다.
BM의 변화가 이끌어 내는 수익 차이가 온라인게임의 기능 몇 개의 가격을 정하는 정도의 수준이 아니라는 것은 다음 예를 통해 설명할 수 있다.
예전 오락실 아케이드 게임기는 게임을 하고 싶으면 돈을 넣고,보통 3개의 생명을 잃으면 게임 오버가 되었다. 그런데 여기에 컨티뉴가 등장한다. 10초 내에 동전을 넣으면 이어서 할 수 있다! 물론 초반에 비해 난이도가 올라간 상태이기 때문에 동전당 플레이 타임은 짧아진다. 거기에 대전 격투게임 <스트리트 파이터>, <킹 오브 파이터>, <버추얼 파이터>, <철권>이 등장하면서 이야기가 달라진다. 매판 지는 쪽의 게임이 끝난다. 기능이나 장르의 변화가 BM 기획과 만나 시간당 수익률을 바꿔놓는 것이다. 이렇게 새로운 BM이 유저에게 납득되고 수익률이 바뀐다는 것은 한 장르의 탄생이나 범람을 유도한다.
무한의 수익은 무한의 투자를 부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BM의 발전은 게임산업의 발전과 직결된다.
무료의 의미:
기획자에 의해 설계돼 DB에 데이터로 보존되는 게임 콘텐츠도 있지만 '플레이하는 사람' 자체도 게임 월드의 자원이다. 돈을 받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이 게임을 하게 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F2P는 가장 많은 비용이 드는 부분을 무료를 통해 줄인 것이다. (일종의 수익이라고 할 수 있다.)
1명을 들이는 비용보다 1명의 결제액이 더 높아지는 순간, 무한의 마케팅이 시작된다. 가령 평균 1명당 1천원을 들여 게임에 넣으면 평균 1명당 1천 10원이 나오는 경우인데, (나는 이걸 동전 자판기라고 부른다. 일명 돈놓고 돈먹기.) 이것도 꽤나 이상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어쨌든 무료 단계에서 게임은 이미 '지출'을 줄이는 '수익'을 벌고 있다. 이 부분이 잘 된 게임은 수익에 곱셈으로 작용하여 지렛대 효과를 낼 것이다. 같은 1천원을 벌어도 여기에 유저수가 곱해진다.
하지만 지렛대는 지렛대일 뿐이다. 이런 설계는 '홍보'를 위해 개발 리소스를 사용하고 있다. 게임의 콘텐츠가 내려앉으면 말짱 황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초보 기획자들이 꿈꾸는 '잘 만든 게임이 입소문으로 대박나는' 바이럴, 입소문은 실제로는 매우 작은 비중을 차지한다. 이 작은 비중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데는 기적에 가까운 차별성/실력/운이 필요하다.
마케팅 활동과 연결:
1명이 게임을 하게 만드는 비용을 모객비용이라고 부른다. 생각보다 많은 비용이 든다. (8만5천원 정도까지 치솟을 때도 있었다. )
가령 광고 한번 노출하는데 1원인데 100번 노출하면 한명이 클릭하고 100명이 클릭하면 1명이 다운받고 2명 중 한명만 다운받은 것을 실행한다면, 클릭에 100원. 다운에 1만원. 실행에 2만원. 즉 1일차 모객비용 = 2만원이 되버린다. (1원이라도 큰 금액이라는 설명을 위해 좀 과장된 금액. 노출이 아니라 클릭당이나 설치당 지급도 있다. //adpick.co.kr/?ac=offer 참조. 설치하는데 지급하는 금액을 보자. 당연하게도 광고주가 지불해야하는 비용은 더 높다. )
물론 이후에도 2일차 재방문율 50%라는 말은 이탈이 절반이라는 소리. 2일차 모객비용은 4만원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유저가 결제를 시작할 때까지 이 비용은 계속 증가한다. 유저가 7일차에 결제를 시작한다라면 7일차 재방문율이 게임에 무척 중요할 것이다. 그게 10%라면 지금 7일차유저 유치비용은 40만원으로 증가한다.(실은 이게 정확한 표현은 아니다. 대충 이해하자. //platum.kr/archives/43044 참조)
자원에 대해 강조하는 이유는, 무료는 0이 아니기 때문에 교환가치를 봐야하기 때문이다. 공짜라고 유저가 플레이해 줄 만큼 녹록한 세상이 아니다. 이건 이제 초 상위권이 경쟁을 거부하기 위한 1위 전략이 되어있다. 게임 엔진조차 공짜인 세상이다. 그래서 무료가 주는 가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무료의 교환가치를 얻어낸 훌륭한 사례로 '애니팡의 하트'가 있다.
높은 게임 순위, 구글 플레이의 첫 대문에 소개되는 '구글피처드' 등도 이 비용을 처리해주기 때문에 높은 개발 우선순위를 가지게 되고 '개발자금'이 투입된다.
거꾸로 저 모객비용이 수익모델이 되는 게임들도 있다. 누군가의 지출은 누군가의 소득이니까. 가령 광고 한번 노출해주는데 0.5원을 받는다거나. 이 경우 게임 내 자원을 유저에게 제공하는 방법으로 사용을 촉진하기도 한다. 돈을 광고주에게 받는 경우가 되겠다. 유저=플레이=광고노출=수익.
게임에 따라서는 '서버'가 필요한데, 이 서버 개설 유저를 '방장'이라고 부르고 경험치 등의 게임 어드벤티지를 적용해주는 경우도 있다. 이것도 비용의 '가치'교환을 하고 있는 것이다.
돈은 반드시 가치와 교환된다. 이 '무료'들은 '모객비용'이라는 회사 쪽의 가치와 교환되고 있는 것이다. 이 효율은 BM설계의 핵심 축이 된다. 가령 500:10:1같은. 기획자의 BM 설계는 이 '무형가치'를 인식하는 부분부터 시작한다.
500명의 평민, 10명의 귀족, 1명의 왕
이건 재작년 북미 무료게임의 평균 결제율 2.2%를 의미한다. 나는 이걸 500명의 평민, 10명의 귀족, 1명의 왕이라고 부르는데, 그건 500명중 11명의 결제자중에 1명이 나머지 10명만큼 결제하기 때문이다. (왕중왕을 요즘 '고래'라고 부른다.) 물론 '평균'이 의미하는대로 개개별로 다르다. 가령 FPS게임은 결제율이 0.1%일수도 있겠다. 이 가치들은 앞에 '마케팅 자원과 연결'부분에서 얼마나 효율적으로 교환되느냐를 의미한다.
일단 저 숫자를 들이대면 100명중 2.2명이 결제한다는 뜻이다. 이렇게 1만 원이 결제되면 ARPU, 즉 유저당 평균수익은 100원, ARPPU, 즉 결제한 유저당 평균수익은 4천5백원이다.
* ARPU: Average Revenue per User의 약자. 게임에서 가입자 1명 당 특정 기간 동안 지불한 평균 금액을 산정한 수치. 부분유료 게임의 수익 지표로 활용된다.
* ARPPU: Average Revenue Per Paying User의 약자. 지불 유저 1명 당 한 달에 결제하는 평균 금액을 산정한 수치. 부분유료 게임의 수익 지표로 활용된다.
네이버 지식백과, 게임용어사전
같은 말이지만 뒤집어보자. '만 원을 벌려면 유저 100명이 필요하다. = 100명이 있으면 만원을 벌 수 있다.'고 단순화시켜 보자. 한 달에 1억쯤 벌려면 유저가 백만명 있어야 한다.
우리 게임은 매니아 게임이라 타겟 유효 유저가 국내 2백만명인데요? 어? 하는 순간 이 시점에서 게임이 망해버렸다. 시작하기도 전에. 그래서 BM설계에 목을 맨다.
BM-사업-게임방향성의 연결
'타겟'유저가 10대~40대로 설정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도 여기 있다. 이런 일치성을 가지게 되면
10대: 높은 게임 이해도, 잔 돈, 낮은 폰 성능
50대: 낮은 게임 이해도, 큰 돈, 높은 폰 성능
같은 뻔한 고민들을 하게 된다. 평균의 싸움에서는 특이점의 비중이 점점 낮아진다. 거꾸로 결제율을 20%까지 올리고 싶다거나(500명중 100명의 귀족이 있는 셈), 결제자 평균 결제액이 15만 원! 같은 설계를 하는 경우 나는 이 게임을 '주인이 있는 게임'이라고 부른다. 특정 유저 특이성의 비중이 극단적으로 올라갈 것이다. 이렇게 BM은 게임을 결정짓게 된다.
성공 가능성을 지금 이야기하지 말자. 설계는 설계일 뿐이다. 이것들은 모두 '다이얼'들이다. 원한다면 극단으로 돌릴 수 있다. 물론 그런 경우 캐릭터 메이킹을 할 때처럼 괴상망측한 캐릭터가 만들어 져서 좋아하는 사람이 줄어들게 된다.
많은 다이얼들 = 필요성 = 사업활동목표
전문가용 기기에 많은 다이얼이 있는 이유는 각 부분에 접근하기 위해서다. 기획자에게 많은 파라메터(Parameter)들이 있는 이유도 마찬가치로 개개의 파라메터에 접근하기 위해서인데, 그럼 지금 시작도 하기 전에 망해버린 이 시점에서 어느 다이얼을 돌려야 하는가? 그걸 돌리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이 부분이 사업 기획과 게임 기획의 미묘한 경계선이 된다. 사업 활동에는 기대 효과가 있고, 기대 효과는 성공했을 때 다이얼을 돌려놓는다. 이 시점에서 돌리기로 정한 파라메터는 곧 회사의 전략에 가서 붙게 된다.
그래서 경험이 없는 화이트 유저들을 상대할 때는 '결제 행위' 자체의 유도를 강화하게 됨과 동시에 튜토리얼이나 평이한 게임성들을 일제히 맞추게 되고, 충성도라는 걸 가지고 있다고 믿어지는 (라이트/헤비) 코어 유저들을 상대할 때는 또 다른 활동들이 집합을 이루게 된다.
다이얼들의 숫자를 보정
지금 이 글에서 설명하는 것으로 BM설계를 마스터할 수 없지만, 그래도 각종 통계/기사를 통해 국내 2천만 모바일 유저, 900만 명의 결제자, 평균 결제액 18만 원 같은 '기준' 정도는 잡을 수 있겠다. 여기에 가설을 세워 볼 수 있다. 앞서 2.2%의 결제율을 수정하거나, 귀족과 왕의 비율을 수정하거나. 기준이 세워지면 서비스가 시작되면 기준과 실제의 오차를 수정할 수 있게 된다.
실은 회사들은 이미 선행된 서비스를 통해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 그러다 보면 핵심 파라메터가 나오게 되고, 작년까지는 그것이 '리텐션(재방문율)'이었다.
1일 재방문율 50%, 7일 재방문율 30%, 이런식으로 여기에 결제율 등이 곱해지면 LV, 즉 라이프 타임 밸류라는 것이 나온다. 유저 한 명이 게임에 들어와서 나갈 때까지 쓰는 돈의 평균액이다. 앞서 '마케팅과의 연결'에서 말한 '모객 비용'을 포함한 운영 비용 등등 사업 수립 기준이 되는 금액이다.
팔 수 있는 것들 - 게임 컨텐츠 - 플레이
게임은 플레이를 판다. 가장 기초다. 돈을 내야 플레이할 수 있다. 쉐어웨어나 일부 레벨/스테이지를 무료로 하는 데모버전도 이 단계에 들어간다. 상황에 따라서는 신규 버전/스테이지를 일시적 유료로 하거나, 거꾸로 오래된 버전을 유료로 하는 경우도 있다. 가령 일본의 방탈출게임 중 하나는 신작이 무료다. 신작이 무료 순위 상위권에 올라가고 '더 하고 싶은 사람'들은 과거 버전을 돈내고 사야한다. 물론 게임이 지속형일 경우 아이템을 돈 받고 팔 수도 있겠다.
게임가치=판매가치
게임 아이템을 파는 것은 굉장히 쉽다. 게임 아이템은 게임의 모든 노력에 대한 보상/달성물이기 때문에 '가치'가 부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게임의 모든 가치는 '기적적인 밸런스에 의한 상호의존성'을 가지고 있다. 돈과 바꾸는 순간 거꾸로 가치가 내려앉아 버린다. 앞서 이야기했지만, 돈 받는 것보다 게임하게 하는 것이 더 힘들다. 게임을 하는 것이 더 큰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다. '1천 원'을 받는 순간, 그 게임 플레이는 1천 원짜리가 돼 버린다. 그래서 추상화를 덮어씌우고 단기 가치에 집중시켜서 가치가 '즉시 상호교환'돼 버리지 않게 해 줘야 한다.
가령 <캔디크러시사가>에서 돈을 냈을 때 +5무브나 멋진 와장창 타일을 파는 것과, 스테이지를 깬 것으로 해 주는 것의 효과는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돈=스테이지 스킵 vs 돈=내가 몇 번 더 시도했으면 될 약간의 도움으로 얻어지는 시간 절약+아이템의 효율적 사용감.
가치의 상대성
보통 골드구매에서 1천 원짜리 최소액의 구매액은 '상대적 가치'를 끌어 올리는 역할을 한다. 게임엔 절대가치가 없다. 가령 인기없는 게임이 골드를 99% 할인한다고 해 봐야 유저가 몰리지 않는다. 모든 가치는 '교환가치'로 상호 연결되어 있는데 그 교환 가치는 지속적 이익, 랭킹 유지 비용, 획득 완성 비용 정도로 나눠진다. (나는 이걸 앵벌이, 랭킹, 콜렉션 사이클로 부른다.)
전혀 엉뚱한데서 교환가치가 연결되기도 하는데, 사람마다 저마다의 기준 화폐 환율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령 게임방 유저들은 1시간=1천 원이라는 게임방 사용료 환율을 가치 연결에 사용하고, 어떤 (보통 여성으로 상상할 수 있는) 유저들은 특정한 캐릭터 구매의 가치를 커피숍 비용 '카라멜 마키아또 가격 5,500원'과 비교한다.
텐션
여기에 내가 '텐션'이라고 부르는 부분이 생긴다. 본래는 개발비 투입의 결과인 '콘텐츠'가 소진되는 시점에서 '할 게 없네'라고 떠나는 유저 대비 새 콘텐츠 투입 시점을 정할 때 썼지만, BM에서도 동일하게 작용한다. '결제한다'라는 것은 많은 게임 기획자들이 느끼는 죄책감과는 관계없이, 유저가 결정할 수 있는 굉장히 쉬운 조작이다. 게임이 지나치게 어렵거나 난제에 부딪쳤을 때, 그리고 게임을 계속하고 싶은데 지루해져서 등등. 게임을 그만두기 직전에 결제가 이루어 진다. (물론 결제=패배라서 게임을 그만두는 유저도 있는데 이 유저들은 절대 결제하지 않는다라고 생각하고 BM기획에서 '플레이 한달 유지'등으로 효율성을 계산하고 충분한 가치를 했다고 생각하면 이제 비고려요소로 빼버릴 수 있다.)
이 텐션을 가장 팽팽하게 연결하는 부분을 텐션 기획이라고 부르고 있다. 결제냐 플레이 중단이냐의 순간. 우리가 보통 '이 게임은 돈에 눈이 멀어서 돈 안내면 플레이를 못하게 만들었다.'라고 말하는 순간이다. (기획자의 소임과 별도로) BM 설계 단계에서 문제는 욕 먹느냐가 아니라 결제 금액 vs 유저 손실 금액이다.
극단적으로 이 단계에서 유저의 10%를 잃는 수준의 텐션이 최적점이기 때문에 이를 유지하겠다라는 기획도 가능하다. 보통 한 달이 지나면 유저의 95%를 잃게 된다. 이걸 어떻게든 지속시키려는 노력도 좋지만, 한 달 내에 최종 결제를 이뤄내고 텐션을 끊어내는 기획도 '가능'하다.
피로 관리
텐션 뿐 아니라 결제를 촉진하기 위해 유저의 감정 상태를 공격할 수 있다. 이 부분을 나는 증오 관리라고 부르는데, 텐션은 여러 번의 시도를 통해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증오 관리 부분은 쉽게 말해서 '빡쳐서 결제'를 하는 부분이다. 이 부분의 문제는 결제를 통해서 해소가 되든 안되든 유저가 직후 허무감을 느끼게 되고, 게임 자체의 지속 이유를 상실하게 된다.
슈퍼셀의 게임 <클래시 오브 클랜>과 <붐비치>를 함께 해 보면 유저의 증오 관리를 어떻게 하는지 살펴볼 수 있다. <붐비치>의 경우 특정 아이디를 기억하고 증오하기가 쉽지 않다. <클래시로얄>도 마찬가지.(물론 빡치는 상황이 없는 건 아니다. 그것도 만국인이 서로 열받게 만들 수 있도록 잘 준비해놨다.) 적절한 수준의 현실감과 촉진의 수준만으로 유지하도록 해야 하는데, 이 것이 앞에서의 장기적 텐션과 연결되어 피로 관리가 된다.
구매 대상이 실체화돼 있는 TCG장르의 경우 태생이 BM을 가지고 있는 흔치 않은 장르인데, 이 경우에도 <하스스톤>의 경우 '일정 금액'에서 남은 카드를 가루로 만들고 가루로 카드를 얻을 수 있도록 결제 피로관리를 위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손해냐하면 그렇지 않은게, 어차피 확장팩 발매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 //isao76.egloos.com/m/2579603 참조)
BM과 장르속성
문제는 대전게임/FPS게임이다. RPG는 성장한다. 성장형 게임들은 (기분상) 1레벨때 1천 원을 주고 무언가를 샀어도 그 가치가 그대로 유지된다. 내가 10레벨이 됐기 때문에 쓰지않게 돼 버린 것 뿐이지. 이처럼 게임 인플레이션을 이용해서 밸런스 등을 유지하는데, BM에도 동일하게 쓰이면 본래 교환 가치를 지켜주면서 당면 구매 가치를 유지할 수 있다. (앞서 F2P가 추구한 소득을 충분히 얻어서) 게임이 모객수가 충분하다면 RPG가 아니어도 이걸 계속 유지할 수 있다. 가령 <클래시로얄>처럼.
이 게임이 쉬운 아이디어로 대박쳤다고들 하는데 설마. TCG도 타워디펜스도 점진적 성장에 적합한 게임 요소로 절묘한 구성을 했다. 앞서 <클래시오브클랜>의 광고를 통해 이미 캐릭터와 전략에 대한 의미 부여까지 확보해 놓았다.
콘텐츠의 BM 계산
대전게임 중에서도 TCG등은 '덱의 구성'이라는 부분이 있어서, 게임성 자체를 인식시키고 들어간 게임인데, 공정성이 더 강하게 작용하는 격투게임이라던가 FPS게임에서는 이것을 설득시키기가 쉽지 않다. 가령 유료로 총을 사면 이길 수 있다면? 치밀한 감성 밸런스라는 작업이 덤으로 따라붙는다.
이런 예도 한번 생각해보자. 이 밸런스를 적절하게 맞춘 후 (지속가능한 수익을 위해) 3일간 쓸 수 있는 기간제 유료화 아이템을 판다고 치면, 얼마를 받을 수 있을까? 가령 1천 원이라고 해보자. 한 달은 30일. 3일x10회의 구매가 일어난다. 그러면 기대수익은 1인당 만원이 된다. 여기에 돈 내는 유저율이 2%라고 하면 만원을 벌기위해 50명이 필요하다.이 무기 판매 콘텐츠에서 1억 매출이 나오려면 몇 명 필요하냐...라고 일단 속 편하게 계산할 수 있다. 그리고 목표가 생겼으면 이 컨텐츠에 개발비를 얼마를 들일 수 있는지도 일단 계산해 놓을 수 있겠다.
텐션의 밸런스
여기에도 텐션의 밸런스가 있다. 절대 100%가 무기결제를 하지 않는다. 게임포기자-비구매플레이어-구매자가 일정한 비율을 이룬다. 이 비율이 깨지면 유료화가 폭증하는게 아니라 게임이 망해간다.
아이템 가격을 내리면 더 많은 유저수가 필요하고, 올리려면 기대 가치를 올려야하고, 기대 가치를 올리면 비구매플레이어가 게임포기자로 이동하고,플레이어 캐릭터라는 중요한 게임 콘텐츠자원이 소실된다. 이런 부분이 기획자가 전문가로서 존재하는 필연적 이유라고도 할 수 있다. (이 부분의 기여도에 비하면 월급은 매우 적은 돈이라서. 그래서 넥슨에 의해 부분유료화가 막 등장했을 때 '유료화기획자'들이 엄청난 몸값을 자랑하기도 했다.)
BM의 마일스톤
정하는데 돈이 드는 것은 아니니까 가령 이렇게 정해볼 수 있다.
게임시작 1일 안에 '왕족'이 4만 원을 결제한다. 이걸 '즉시 조기투자자'라고 불러보자. 조기투자자 시작 결제율 0.02% 조기투자자 목표 ARPPU 4만 원.
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냐면, 대상이 왕족이기 때문이다. 게임의 가치를 인식하면 구차한 것을 제거하기위해 즉시 결제를 한다. 이들을 위한 흐름과 지점을 쉽게 발견하고 1차 투자를 시작한다고 믿어 볼 수 있다. 이런식의 가설 수립을 통해 앵벌이 사이클, 랭킹 사이클, 콜렉션 사이클에 속하는 요소들을 만들 수 있다.
애딕티브와 이머시브:
내가 붙인 말이라 기획자간에 널리 통용되는 의미는 아니다. (그렇다고 없는 단어는 아니다. //docs.google.com/spreadsheets/d/1-wZG1XTxCG17WXbrhAepqgEGgwRA3VPqj30Ye2oQodY/edit 참조) 둘 다 몰입이란 뜻으로 사용되는 단어인데, 애딕티브(Addictive)는 '한 판 더! 앞으로 10판 더' 라는 반복 몰입을 이야기하고, 이머시브(Immersive)는 '어떻게든! 이걸 써서라도!'라는 달성 몰입을 이야기한다. 레벨업을 위한 반복사냥과 보스전 승리를 위해 아이템을 총동원하는 경우를 상상해 보자.
<캔디크러시사가>나 자동진행형 RPG, 또는 FPS처럼 한쪽이 강한 게임을 쉽게 상상해 볼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게임은 두 요소를 다 가지고 있다.
BM에서도 이 두 분야 중에 어디냐에 따라 결제 요인이 다르다. 앵벌이 / 랭킹 / 콜렉션 사이클도 이 둘의 비중이 서로 다르다. <캔디크러시사가>에서 스테이지를 열기 위해 결제하는 것은 애딕티브 지속을 위한 결제이고(이 와중에 친구 초대로 대신할 수 있는 것은 '유저 플레이 촉진 비용'을 그 돈과 맞바꾼 것이다. 동시에 친구 초대라는 행위에 그 금액만큼의 가치를 부여한다. 간단해 보이지만 3가지 기술의 컴비네이션.) 그 판을 깨기위해 아이템을 사용하는 것은 애딕티브가 더이상 견인효과를 가지지 못하는 지쳐있는 상태에서의 이머시브쪽 결제라고 할 수 있겠다. 앞서 말했다시피 둘은 복합적이다.
앵벌이 사이클:
앵벌이 사이클은 지속적 플레이를 위한 것인데, 돈을 시간과 교환하는 체제이다.
가령 <드래곤플라이트>에는 1천 원짜리 자석 공주님이 있다. 게임 중에 적을 죽이면 동전이 나오는데 이걸 받아먹으면 돈이 생기고 그걸로 업그레이드나 아이템을 살 수 있다. 다음 살 것이 1만골드라면 이 순간 유저의 머릿속에는 1판=500여골드 수익 => 1만골드 = 24판이 정해진다. 여기에 시간이 곱해진다. 24판 x 5분 = 2시간.
여기서 자석공주님은 흘리는 골드를 자석처럼 당겨서 손실을 줄이고, 한 판 당의 금액을 끌어올린다. 살거면 한 판이라도 빨리 사는 것이 최대 이익을 보장한다.
<비행소녀>에도 비슷한 것이 있는데, 앵벌이 단계에서 돈을 버는 것으로 장비를 사서 돈이 늘어난다면 캐릭터레벨과 장비레벨을 만렙까지 단숨에 올려서 앵벌이용 캐릭터를 맞출 수 있을 것이다. 이 금액이 앞에서 말한 조기 투자자와 연결되어 2만~4만 정도의 임의 금액이 필요하도록 정할 수 있다.
앵벌이와 비슷하지만 약간 다른 방식은 생산제한을 해제하는 것이다. 가령 건물을 한번에 하나만 지을 수 있지만, 일꾼 내지는 조리기구를 하나 더 살 수 있다거나 하는 영역인데, 살짝 유행이 지나있다. 유행이 지났다는 뜻은 유저에게 내성이 생겼다는 뜻이다. 설득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텐션쪽에서 문제가 있어서, 차라리 골드를 더 모아야 해! 10판 더 해야 해! 내일 정도면 살 수 있겠군! 이라는 경로로 '앵벌이 목표'나 리텐션 확보로 빼는 편으로 우회해서 더 많이 쓰인다. (골드를 더 모아야한다 부분)
여기서 주의할 것은 '500명의 평민'을 귀족에 편입시키려는 노력. 이 영역은 앞서 설명한 '다이얼'영역으로 들어가서 '지금만 살 수 있어요! 딱 한 번 80% 할인! 등의 라이브 이벤트 영역으로 간다. 필요에 따라 앵벌이 부분에서 비슷한 효과를 추구하는 식으로 연한 힘 조절을 해볼 수는 있겠다. 비결제자의 결제 습관 유도는 현재는 거의 포기한 상태이다. 게임 하나가 발버둥치기보다는 어차피 모바일의 저변확대로 저절로 늘어가고 있다.
골드 역시 1천 원=1천 골드, 5천 원=1만 골드, 1만 원=3만 골드의 효율이 있고, 이걸 곱셈한 다음 적정금액을 결제한다. 이 골드의 비율은 즉시 조기 투자자용과 앵벌 이용을 배려한 설계가 이루어진다.
1천 원짜리 최소의 구매액은 '상대적 교환가치'를 끌어올리는 단편적 예다. 1천 원=1만 골드니까 5천 원=8만 골드가 싸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다. 초기 투자자는 딱 보고 2만 5천~4만 원의 결제가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고, 앵벌이 유저는 상대적 최저점인 5천 원 1만 원 선 등 설계된 BM을 따라 결제하게 된다.
(펜앤페이퍼RPG에서는 1달러=1천골드, 5달러=50만골드라는 유머감각을 보여주었다.)
BM 패턴/사이클 :
앵벌이 사이클에서 유저는 지속 플레이의 최대 효율을 추가하고 이때 만들어진 가치는 현금과의 교환으로 연결된다. 앵벌이로 돈을 벌고 업그레이드를 하면 랭킹 사이클로 이어진다. 랭킹사이클은 과시욕, 사회적명예와 돈을 교환한다. 노력, 돈, 획득물은 안전 보장의 욕구로 무한 수집되지만, 수집된 자원은 사회적 위치, 자아 실현,과시를 위해 투입되어야만 가치를 유지할 수 있다. 이 랭킹 사이클은 단어 그대로 개인의 랭킹일 수도 있지만, 집단에 기여함으로서 리더의 지위를 유지하는데 사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랭킹 사이클로 진입하는 것은 아니다.
나는 이걸 MMORPG때는 상인계, 영웅계, 군주계로 나누었는데 모바일에도 비슷한 축이 있다. 랭킹은 '양의 계열'이고, 좀 더 정적인 '음의 계열' 유저가 있는데 이 유저들도 마찬가지로 무한 투입될 요소가 필요하지만, 그걸 상대적인 랭킹에 넣지는 않는다. 그래서 자기완성을 위한 수집 사이클이 작동한다. 콜렉션 사이클은 가상의 '현물'을 돈과 교환한다.
그런 식으로 앵벌이 사이클에서 랭킹 사이클로 연결되는 접점들, 그리고 랭킹이 앵벌이를 촉진하는 요소. 동시에 앵벌이에서 콜렉션 사이클로 연결하는 접점. 앵벌이-랭킹-콜렉션이 상호 촉진하는 요소등을 복합적으로 짜넣게 된다.
국가별, 성별, 유저 코호트(특정조건에 따른 분류집단)별로 선호하는 사이클이 다르다는 것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가령 한국은 앵벌이 사이클, 중국은 랭킹 사이클,일본은 콜렉션 사이클로 대표되기도 한다. 돈을 씀에 있어서도, 1회성 긴급투입이냐, 투자냐, 구매비용이냐라는 사고의 차이가 있다.
네임드 BM:
유저는 달성의 단계를 3개 이상 유지하기 힘들어 보인다. 가령 ‘마왕을 잡기 위해 동료를 모으기 위해 탑을 깨야한다.’ 라거나 ‘이기기 위해 아이템을 얻기 위해 던전을 공략한다.’ 정도의 3단계를 말한다.
투자는 '목표'가 있어야한다. 그래서 앵벌이, 랭킹, 콜렉션 / 2차앵벌이, 복합 랭킹, 세트 콜렉션 / 등 3단계 정도의 향후 진행을 유저에게 알려놓고 1차의 투자가 3차에 연결됨을 알려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
이게 없으면 당면 BM들이 작동하지(결제되지) 않는다. 가령 가차 BM은 확률은 엄청 낮게, 엄청 쎈 아이템 넣으면 다들 뽑기를 해 대는줄 착각하는데... 로또를 왜 사는지나 생각해 보자. '새 인생'이라는 가치가 부여된 '절대 가치'를 말도 안 되는 푼돈에 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앵벌이 반복 사이클에서도 3단계 정도의 단기 목표를 만들고, 3단계를 하기위해 2단계가 필요하고 그래서 나는 1단계를 반복하는데 이 1단계를 효율적으로 만드는 '대상'이 있어야 하고, 가챠를 하면 기본으로 1단계 충족, 재수가 좋으면 2단계 충족, 대박치면 3단계까지 찔러보는 괜찮은 보상을 얻을 수 있는 상태가 되어 '가챠BM'이 작동하게 된다.
확률형 뽑기의 대명사 '가챠BM' .그리의 컴플리트 가챠 BM, 퍼즐앤드래곤 BM, 도탑전기의 티어 BM, 헬로히어로 BM... 등등의 BM들이 탄생하고 있다.
기타 임의 설정된 BM 지점:
이 외에도 10분 내에 4백만 원을 쓸 수 있느냐? 등의 기준을 만들 수 있다. 이 4백만 원의 경우는 실제로 필요한 것이 아니라, 나머지의 상대 가치를 만드는데 쓰인다.
가령 슈퍼셀의 게임들은 이것이 가능하다. 물론 그걸 시행하는 사람은 없지만, 이 부분은 나머지 부분에 상대가치로 작용한다. 가령 목재 10만개를 백만 원을 들여서 사는 사람은 없지만, 게임 플레이를 통해 9만 8천7백 개쯤 모였을 때 이 가치를 백만 원으로 인식하고, 손실 전에 사용하기 위해 보석 7개쯤을 결제할 수 있다.
정리:
이런 식의 매커니즘을 이해하고 유명한 게임을 들여다보면 대충 유료화 요소들이 어떤 분류의 어떤 지점을 위해 작동하고 있는지를 볼 수 있겠다.
BM이 뭐냐, 기획자의 BM설계는 뭐냐, 대충 어떻게 나눠서 작동하고, 어디랑 연결되느냐, BM을 게임기획자가 기획한다는게 정확히 뭘 말하는거냐 에 대한 설명은 얼추 여기까지.
김동은 | Whtdrgon
게임 기획자
성공회대 겸임교수 역임
게임개발자연대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