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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허접 만담] G★와 장미빛 착각

임상훈(시몬) 2005-11-22 18:44:17

 


G-star.
 네덜란드의 국제적인 패션 브랜드입니다. 1989년 생겼는데 유럽에서 굉장히 유명한 청바지 브랜드라고 합니다얼마 전 한국에서 열리는 초짜 국제 게임쇼가 바로 이 브랜드와 대결했죠아직까지 구글의 검색창에 ‘G-star’를 입력하면 청바지가 먼저 나옵니다내년에는 게임쇼가 먼저 나왔으면 하는 바람을 하면서 뒤늦게 허접한 만담을 실습니다디스이즈게임은 지스타가 세계적인 게임쇼로 자리잡기를 기원, 응원합니다하지만 그 전에 지스타 2005에 대한 몇가지 '장미빛 착각'은 바로잡아야 할 것 같습니다. 끝난 지 꽤 됐는데 이런 이야기들은 별로 안 나와서 누군가는 한번쯤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아서요. /디스이즈게임

 

첫술이와 삐딱이는 절친한 친구입니다. 그래서 일산 KINTEX에서 열린 지스타 2005’도 함께 갔죠. 그런데 둘은 이번 행사에 대해 아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술이는 어느 정도 배가 부르다고 이야기합니다. 국제적인 행사를 큰 탈 없이, 게다가 15만명의 인파(B2C) 속에 치뤄냈고, 2억 달러라는 짭짤한 수출상담 실적(B2B)까지 이뤄냈다고 하니까요. 특히 행사장을 가득 매운 관람객들의 열기에 감기가 나았을 정도라나요. 착한 레이싱걸 누나들은 두말할 필요도 없고요.

 

물론 삐딱이도 레이싱걸 누나들에 대해서는 전혀 불만이 없습니다. Girl-Star라고 해도 좋았죠. 하지만 정말 국제적인쇼였는지, '대중적인' 쇼였는지는 의문이 많습니다. 안 그래도 속이 좁은데 서울에서 왔다갔다 하느라고 피곤했던 게 좀 삐딱하게 만들었나 봅니다.

 

 

엄청난 인파 VS 즐텍스, 일산쇼

 

첫술> 15만명이 왔잖아. 정말 대단했어. 꼬마 아이들에서부터 할아버지, 할머니까지 정말 사람 많이 왔더라. 이 정도면 대성공 아니냐? 세계 최고라는 E3 10만명 밖에 안 오고, 도쿄게임쇼도 15만 명 수준이라는데, 정말 세계 3대 게임쇼로 우뚝 솟은 셈이야!!

 

삐딱> 글쎄다. 너 그거 아냐? E3는 트레이드쇼잖아. 미성년자 관람불가고. 거기 10만명은 여기 10만명이랑 개념이 달라요. 그리고 E3랑 도쿄게임쇼는 3일간 열리잖아. 지스타는 4일간 열렸고. E3 입장료(3일)가 얼마 하는 줄 아니? 325달러(34만원!!). G스타는 5,000(하루)이었잖아. 이런 것들은 무시하고 이만큼 왔으니 전세계 게임시장 스타로 급부상이라고 샴페인 터뜨리는 건 오바아니니?

 

첫술> 내가 보기엔 네가 너무한 것 같은데.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키우고 있는 세계 게임쇼가 처음부터 15만명 왔는데 사흘이면 어떻고 나흘이면 어떠니? 주말 가족단위 관람객들 봤잖아. 한마디로 감동이었어.

 

삐딱> 감동 많이 하세요. 그런데 내가 시몬 아저씨한테 들은 게 하나 있거든. 시몬 아저씨도 감동해서, 호구조사를 했대. 킨텍스(KINTEX)에 왔던 가족들에게 어디서 왔냐고 물었대지. 그런데 물어본 스무 가족이 모두 일산 사는 분이셨대. OTZ. 사람들이 왜 즐텍스(TEX), 즐텍스 하는지, 일산쇼, 일산쇼 하는지 알겠더라구.

 

첫술> , 그런 거였어? 그래서 어떤 업체 아저씨도 얼굴 들기 부끄럽다고 했구나. 근데  너도 알다시피 코엑스는 너무 비싸잖아. 어쩔 수 없이 킨텍스에서 한 거겠지. 그래도 서울에서 오는 셔틀버스도 운행하고….

 

삐딱> . 그랬지. 그런데 기억 안 나니. 토요일 아침에 삼성역에 셔틀 타러 갔잖아. 푯말이 없어서 어디서 타는지 몰라서 좀 헤맸잖아. 겨우 찾았는데 완전히 만원버스가 와서 겨우 2명만 타고 가고. 이게 뭐니. 제대로 한다면 좀더 신경 썼어야지. 그리고 그날 저녁에 행사 끝나고 나왔더니 서울 가는 셔틀은 이미 가득 차있고. 그날 왔던 초딩이랑 중딩들 표정 봤잖아.  

 

첫술> , 할말 없다. 일산에서 하는 게임쇼의 한계가 아닐까 싶다.

 

 

2억달러 수출상담 VS 2의 카멕스

 

첫술> 일반 관람객 대상으로야 좀 우울했다고 해도 수출성과나 외국인들은 좋아하던 거 같던데. 조직위에서도 33개국 80개사 2,000여명의 바이어가 왔다고 하잖아. 2억 달러의 수출상담 실적까지 거뒀다고 하고.

 

삐딱> 헤헤. 순진한 친구야. 수출상담 실적이 뭐니? 수출했다는 이야기가 아니잖아. 그냥 그만큼 돈 이야기했다는 거지. 게다가 너 같으면 그 돈 들고 와서 게임쇼에서 게임 보고 마구 수출계약 맺겠니? 아는 선수들은 다 알겠지만, 이미 왠만한 해외업체들은 게임쇼 전에 다 이야기가 돼있었대. 게임쇼는 마지막에 도장 찍는 자리, 아니 그보다는 사진 찍는 자리야. 2억 달러가 며칠 새 뚝딱 되겠냐.

 

첫술> , 너무 삐딱한 거 아니니. 그래도 해외 업체들도 많이 온 건 사실이잖아.

 

삐딱> 그건 그랬지. 문화부와 정통부에서 쿼터 정해서 초청했으니까. 쿼터 정한다는 것도 사실 말이 되냐. The More, The Better(많이 올수록 좋은)인 행사인데 쿼터는 무슨... 그런데 미팅하라고 만들어논 B2B관은 소음 때문에 제대로 이야기 나눌 환경이 아니었던 것 아니? 업계 아저씨들 투덜대는 소리 못 들었어? 그리고 말이 나와서 하는 말인데, 부스에서 영어로 나눠주는 자료 본 적 있니? 이런 게 무슨 국제 게임쇼니? 혹시 게임스팟이나 게임스파이 들어가봤어? 거기 지스타에 관한 내용이 얼마나 나와있는지 알아?

 

첫술> , 그래. 그건 그렇더라. 거기에 거의 안 나오더군. 그래도 빌 로퍼 아저씨는 첫 행사치곤 매우 잘했다라고 하고 코지마 히데오도 동경게임쇼보다 더 크게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는데….

 

삐딱> 순진무구하기는... 그럼 빌 로퍼 아저씨가 , 별로에요.” 이렇게 이야기할 것으로 생각했니? 여기 와서 테이프커팅까지 하고 완전 칙사 대접 받은 아저씨가 그 정도 립서비스는 해줘야지. 코지마 아저씨는 개막식날 와서 그럼 동경게임쇼 못 따라갈 거요라고 말할 리는 없잖아. 가능성이야 어디나 있지. 게임쇼 첫날(10)부터, 그 아저씨가 도대체 얼마나 쇼를 돌아봤다고 제대로된 예측을 할 수 있겠니. 립서비스야, 립서비스. 말이 나와서 그렇지, 이건 첫 행사라고 보기도 힘들어. 그동안 카멕스 하고 무슨 차이가 있냐? EA, MS, 닌텐도 다 빠졌는데….

 

첫술> 음, 그렇구나. 그래도 내년에는 나아지겠지?

 

삐딱> 좋은 게 좋은 거라고, 어물쩡 넘어가지 않고 정말 제대로 올해 쇼를 평가했다면 내년에는 나아지겠지. 내년에도 같이 구경 가자. 알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