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엘게임즈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하는 모바일 MMORPG <달빛조각사>의 론칭이 이제 3일 앞으로 다가왔다.
10월 10일 출시하는 이 게임은 동명의 인기 게임 판타지 웹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모바일 RPG로, 특히 <리니지>, <바람의 나라>의 아버지로 불리우는 엑스엘게임즈 송재경 대표가 직접 개발에 나선 작품이라는 점에서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카카오게임즈 또한 이 게임을 홍보하는 데 있어서 ‘송재경’ 3글자를 끊임 없이 강조하며, <달빛조각사>가 그가 개발했던 이전 작품들과 같은 대작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심어주고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공개된 <달빛조각사>의 주요 게임 정보들을 살펴보면, 한 가지 재미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건 바로 <달빛조각사>가 기존에 송재경 대표가 만들었던 게임들과는 많은 부분에서 ‘다른’ 게임이라는 점이다.
# ‘누구나 쉽고 재미 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
송재경 대표는 지난 2003년, 자신 만의 회사 ‘엑스엘게임즈’를 차리고 독립한 이래 <XL1>, <아키에이지>, <문명 온라인>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였다. 그리고 이들 게임은 모두 ‘빈말로라도 쉬운 게임이라고는 말 못 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송재경 대표 또한 지금까지는 여러 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작품’에 대한 철학을 밝히며 무작정 쉬운 게임을 개발할 생각은 없다는 점을 항상 강조해왔다.
하지만 <달빛조각사>는 대놓고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표방하고 있다. 당장 게임의 비주얼만 봐도 ‘마니악’함과는 100만 광년까지는 아니라고 해도 꽤나 멀리 떨어져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게임의 주요 콘텐츠들 또한 ‘모험→사냥→아이템 파밍→생활콘텐츠’로 이어지는 직관적인, 그리고 익숙한 동선을 그리고 있다.
송재경 대표 또한 지난 9월 2일 진행된 미디어와의 토크 프리뷰, 그리고 9월 25일 진행된 쇼케이스에서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 이라는 말을 수 차례 꺼내며, 이 게임이 결코 어려운 게임이 아니란 점을 강조했다. 과연 실제로 <달빛조각사>가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일지는 10월 10일, 게임이 오픈하면 확인할 수 있겠지만 확실히 기존의 ‘송재경 게임’과 다르다는 점에서 주목되고 있다.
# ‘단체’보다는 ‘개인의 성취’가 무엇보다 중요한 게임
지금까지 공개된 <달빛조각사>의 게임 정보를 찾아보면 또 하나 의미가 있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바로 이 게임이 기존의 송재경 게임들과 다르게 ‘개인의 성취’에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실제로 <리니지>나 <아키에이지>, <문명 온라인> 같은 게임을 살펴보면 개인의 성취도 성취지만 ‘혈맹’, ‘길드’, 혹은 ‘국가’ 단위의 목표와 성취에 많이 집중하는 면이 있었다. 하지만 <달빛조각사>는 지금까지 공개된 내용을 보면 이런 길드나 국가 단위의 콘텐츠가 거의 없다. 무언가 개인이 거대한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있다고 해도 ‘개인 단위 PVP 토너먼트 우승’(기사단장 선발전) 정도가 전부일 정도로 철저하게 ‘개인의 성취’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대해 송재경 대표는 지난 9월 25일 쇼케이스 직후 진행된 기자와의 대화에서 “기존의 PC 게임과 다르게, 모바일은 철저하게 ‘개인’이 중요한 플랫폼이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모바일 시대는 기존에 그가 만들던 게임들과 다르게, 짧은 시간을 플레이한다고 해도 개개인이 다양한 성취감을 느끼고, 재미를 느낄 수 있어야 한다고 봤다는 뜻이다. 확실히 이러한 부분은 <리니지>나 <아키에이지> 등 그의 기존 작품과 다르다는 점에서 어떤 결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 ‘무조건 내 생각을 고집할 생각은 없다’ 모바일 시대에 임하는 송재경 대표의 다짐
이 밖에도 <달빛조각사>는 기존에 송재경 대표가 만든 게임들과 비교해보면 다른 점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리니지>로 대표되는 소위 (PC 온라인에 익숙한) ‘아재들’ 보다는 실제 원작 웹소설을 읽고 열광한 (모바일에 익숙한) ‘젊은 세대’를 집중적으로 타겟팅한 것이 눈에 띈다.
이에 대해 송재경 대표는 “<달빛조각사>는 나와 엑스엘게임즈가 사실상 처음으로 도전하는 모바일 RPG다. 그렇기에 기존에 하던대로 하면 안되다고 봤다. 또 무조건 우리의 생각을 고집할 생각도 없다”고 말하고 있다. 앞에서도 이야기했듯 송재경 대표는 자신의 게임에 대한 ‘철학’을 여러 채널을 통해 밝힐 정도로 ‘작가주의’가 강한 개발자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번 <달빛조각사>만큼은 그러한 자신의 주관과 작가주의를 고집하지 않고 ‘모바일 시대’ 유저들의 눈높이에 최대한 맞춰보겠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 9월 진행된 토크 프리뷰에서 “이전에 PC로 MMORPG를 만들 때는 ‘가상 현실’을 만들고자 하는 꿈이 있었고, 실제로 그것이 통했기 때문에 지금의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은 시대가 바뀌었다. 무조건 그때의 감성을 고집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달빛조각사>는 모바일 플랫폼에 대해 잘 아는 사람, 특히 퍼블리셔인 카카오게임즈의 많은 조언을 받아서 게임을 개발했다. 앞으로도 <달빛조각사>는 끊임 없이 수많은 사람들로부터 의견을 받아서 재미 있는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송재경 대표는 지난 9월 25일 쇼케이스에서 <달빛조각사>의 개발에 대해 “MMORPG를 처음 만들던 시절의 그 느낌으로 게임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아마도 이는 빈말이 아닐 것이다. 모바일 시대, 송재경 대표가 처음으로 만드는 MMORPG인 <달빛조각사>는 과연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까? 이제 10월 10일까지는 단 3일만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