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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해설] FPS게임 명가를 꿈꾸는 넥슨

이재진(다크지니) 2006-08-09 17:28:47

넥슨이 지난 8일 두빅 엔터테인먼트를 전격 인수했습니다.

 

두빅 인수 이전에도 넥슨은 <메이플 스토리>를 개발한 위젯과 모바일 게임개발사 엔텔리전트를 인수 한 바 있습니다. 위젯의 경우 넥슨은 이미 위젯의 지분도 보유한 상태였고, <메이플 스토리>가 상업적으로 대성공을 거뒀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전개'였습니다.

 

<카트라이더> <비엔비> <메이플스토리> 등 히트작의 안정적인 모바일 게임화를 위한 엔텔리전트의 인수도 긍정적인 '시너지' 효과를 위해서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두빅 엔터테인먼트의 인수는 앞의 두 경우와는 상황이 조금 다릅니다. 미래를 위한 역량 강화의 노림수에 비중이 더 많기 때문이죠.

 

넥슨 관계자는 "두빅과 넥슨이 한 몸이 됐다고 보면 된다. 순수하게 개발역량 강화를 위한 선택이었다"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순한 개발력 보강을 넘어서 두빅이 현재 개발중인 신규 프로젝트의 판권도 확보했기 때문에 향후 라인업 강화라는 '두 번째 토끼'도 잡게 된 셈입니다.

 

두빅 엔터테인먼트는 현재 온라인 FPS <컴뱃 암즈>(Combat Arms)와 캐주얼 액션게임, 총 2개의 신작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컴뱃 암즈>는 지난 4월에 두빅이 직접 발표한 FPS 차기작으로 미국 터치다운 엔터테인먼트의 3D 엔진 '주피터 EX'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컴뱃 암즈>는 <히트 프로젝트>를 통해 노하우를 쌓은 두빅의 두 번째 FPS게임입니다. 세계각지에서 일어나는 현대전을 소재로 타격감, 그래픽, 사운드 등 FPS의 기본적인 완성도를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로 개발중인데요, <히트 프로젝트>에 이어 주피터 엔진을 두 번째 사용하기 때문에 완성도면에서 기대를 할만한 타이틀입니다.

 

두빅의 FPS게임 차기작 <컴뱃 암즈>.

 

또 두빅은 '주피터 엔진'의 최신버전을 손수 개량해 온라인 FPS게임 개발을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춘 게임개발사입니다. '주피터 엔진'이 언리얼만큼은 아니지만 상용 3D 엔진으로는 상당히 유명하기 때문에 넥슨 입장에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두빅의 리소스를 활용할 수 있게 되는 셈입니다. 특히 FPS게임 방면에서요.

 

그런데 넥슨은 이미 온라인 FPS게임 <워록>을 서비스하고 있죠. '한 지붕 두 FPS'가 되는 셈인데요, 넥슨은 두빅 엔터테인먼트의 인수를 발표 하기 전에 <워록>의 개발사인 드림익스큐션에 양해를 구했다고 밝혔습니다.

 

드림익스큐션도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생각하는 분위기입니다. 드림익스큐션의 관계자는 "워록과 컴뱃 암즈는 FPS라는 장르는 같지만 게임의 특성이 많이 다르다. 넥슨이 워록을 통해 FPS게임의 서비스 노하우를 쌓았기 때문에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이미 두빅 인수건에 관해서는 매체의 문의에 어떻게 대답하겠다는 것까지 넥슨과 의견 조율이 끝난 상태더군요. ^^;

 

사실 <워록>이 런칭 될 때만 해도 목표는 '포스트 <스페셜포스>'였습니다. 그래픽도 좋았고, 자체 개발 3D엔진도 훌륭했죠. 하지만 지나치게 큰 맵에서 벌어지는 '대규모 장비전'에 포커스를 맞춘 것이 무리수였습니다. 이제는 <카운터 스트라이크>나 <스페셜포스>, <서든어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규모 폭파전'도 업데이트해서 꾸준히 인기도 모으고 부분유료화도 진행중이지만 분명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주피터 엔진을 사용해 개발된 모노리스의 호러 FPS게임 <FEAR>.

 

넥슨이 갖지 못한 것. 향후 라인업과 사업을 꾸려나갈 때 '2% 아쉬운 장르'가 바로 FPS입니다. 이미 '스포'와 '서든'으로 FPS게임은 <카트라이더>급 흥행이 가능하다는 것이 증명됐습니다. '캐주얼한' 게임에는 통달한 넥슨이 FPS에 관심을 갖는 건 당연합니다.

 

현재 넥슨의 개발팀은 4본부 체제로 구성돼 있습니다. 1본부는 <바람의 나라> <어둠의 전설> 등의 클래식 RPG와 <제라> 개발팀으로 구성돼 있고, 2본부는 <카트라이더>를 만든 R팀과 <빅샷>, <비엔비>를 비롯한 엠플레이 개발팀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3본부에는 <마비노기>와 현재 '프로젝트 뫼비우스' 및 신작 1~2종을 더 개발하고 있는 데브캣이, 4본부에는 <메이플 스토리>로 요즘 넥슨의 '4번 타자' 역할을 톡톡히 하는 위젯이 있습니다. 이번 두빅의 인수에는 4본부 책임자와 데이비드 리 대표의 역할이 컸다고 합니다. 넥슨 관계자도 "두빅 사무실이 곧 넥슨 근처로 이사 올 예정이다"라고 밝힌 만큼 4본부와 가까워질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틈새 장르, 퓨전 장르에 도전하는 것도 좋지만 가장 인기있는 장르 시장에 '웰메이드'로 접근하는 정공법도 있습니다. 넥슨은 <워록>을 통해서 쌓은 FPS게임 서비스 노하우를 바탕으로 이제 'FPS게임 명가'를 꿈꾸며 정면 돌파에 나서고 있습니다.

 

넥슨의 출발점이었던 2호선 선릉역 부근의 세강빌딩. 지난해 '인문협 사태'가 벌어졌던 곳이기도 하다. 지금은 개발 3본부인 '데브캣'이 건물 전체를 사용하고 있다.

 

시장을 돌아볼까요. 경쟁은 그야말로 '라스트 맨 스탠팅' 모드, 치열합니다. <스페셜포스>로 FPS의 '맛'을 본 네오위즈는 자회사 레드덕에서 언리얼 엔진으로 개발중인 프로젝트 A와 새롭게 잡은 <크로스파이어>로 2발을 장전했습니다. 프리챌은 2차 세계대전 소재의 <2WAR>를, <미끄마끄>로 게임사업을 시작한 효성은 메카닉 FPS <랜드매스>를 준비중입니다.

 

여기에 <FIFA Online>으로 대성공을 거둔 EA코리아는 차기 온라인 프로젝트로 <배틀필드>를 염두에 두고 국내 개발사들과 접촉하고 있습니다. 액티비전도 올 여름  한국법인을 설립하고 <콜 오브 듀티>의 온라인 프로젝트를 추진중이죠.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내후년까지 FPS 장르는 가장 치열한 격전지가 될 것이 분명합니다. 넥슨이 단순한 퍼블리슁을 넘어 엔진 파트너쉽과 개발 노하우를 가진 두빅을 인수한 것은 단단히 준비를 하겠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넥슨까지 일발 장전했으니 향후 FPS 시장의 '대권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겠죠. 어쨌든 유저 입장에서는 좋은 FPS게임이 많이 나올테니 즐겁게 기다리는 일만 남았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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