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이런 생각을 혼자서 합니다.
혼자서 게임회사를 운영할 수 있을까요?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의 MMORPG의 퍼블리싱 계약을 한다고 가정해 보죠. 우선, 마케팅 팀과 계약은 필수겠죠. 이왕이면 가격대 성능비가 좋은 인원을 찾아 팀을 꾸리는 것이 일이겠네요.
능력있는 운영팀과 계약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설마 운영팀이 하는 일이 전화 받는 것뿐이라고 생각하고 계시지는 않겠죠? 매끄러운 운영이 없이는 게임이 성공할 수 없다는 선례는 여러 사례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개발과 디자인팀은 어떻게 할까죠? 개발자 출신인 필자의 왕년의 실력이 나온다면 가능하겠지만, 역시나 빠질 수 없습니다. (농담이 심했나요? ^^;)
이런 식으로 팀을 꾸려서 기획, 코딩, 재무관리, Q&A등 모든 일을 외주로 돌린다면 저에게 남은 일은 통화 품질이 좋은 전화기를 사는 것 뿐인 것일까요? 아차, 메신져 주소 추가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겠네요.
대신, 불똥튀는 전화벨을 감당치 못해 이런 일이 발생할 수도...
사무실도 꼭 만들 필요 있나요? 집 대문에 멋진 회사 로고를 걸어둡시다.
아침마다 들어오는 보고를 팩스로 수신하고, 아이템 판매 현황과 시스템 점검 등의 내용뿐일 전화나 메일을 받고 “좋아, 이대로 운영하고 무리 없이 합시다!”
정도의 멘트를 해주면 되겠네요.
이렇게 저 혼자 게임을 운영한다는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쉽게 돈 들어오는 상상에 웃음이 절로 나네요. 정말 쉽죠?
하지만 현실은 어떨까요?
가능한 일 일까요?
조엘 스폴스키 블로그 (//www.joelonsoftware.com)
얼마전에 소프트웨어 개발전문가이자 유명 블로그(//www.joelonsoftware.com/) 주인인 조엘 스폴스키의 블로그 포스트 모음집을 읽었습니다. 그중에서 아웃소싱과 관련된 꼭지가 있었는데 꽤나 흥미 있었습니다.
“소프트웨어 업체는 왜 초콜릿 상자를 혼동하는가?”
소프트웨어와 별로 상관없어 보이는 초콜렛 업체의 예를 들며 아웃소싱의 한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초콜렛 포장 상자를 아웃소싱하여 성공한 유명한 초콜렛 업체는 초콜렛까지 아웃소싱하지 않을 것이다는 것이 요지입니다. 과다한 아웃소싱에 대한 경고의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게임의 런칭 과정은 단순히 아웃소싱에만 의존해서 끝날 문제가 아닙니다. 좋은 게임을 만나야 하고 적절한 마케팅과 효율적인 운영이 필요합니다.
발렌타인 초콜릿을 못받아서 이런 얘기를 꺼낸건 절대, 절대! 아닙니다~
필자가 일하는 엔포트소프트는 작년 4월, 게임개발사 나인휠스와 슈팅 온라인게임 비트파일럿을 퍼블리싱 계약을 맺고 현재 클로즈 베타를 열심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부산히 움직이며 보다더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생각을 위해 힘쓰는 사원들을 보고 있으면 혼자서 게임회사를 운영할 상상을 하며 웃음지었던 자신이 부끄러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