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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칼럼] 문화축제로 진화 중인 차이나조이... 그리고 지스타

모험왕 2015-07-23 15:23:26

매년 7월 말~8월 초 중국 상하이에서 개최되는 차이나조이(China Joy)는 한국의 게임업계 관계자들에게는 ‘사우나조이’라는 악명을 떨친다. 찜통을 방불케 하는 더위와 습도, 무시무시한 중국 관람객들의 행렬, 전시장 안에서 게임회사가 나눠주는 선물을 하나라도 챙기려고 동선 무시하고 달려드는 관람객들의 대쉬로 인해 그야 말로 땀을 쭉 빼고 오기 때문이다.

 

에어콘 빵빵한 B2B 전시장에서 우아하게 비즈니스 상담하고, 저녁에는 해운대 비치에서 와인 한잔 마시면서 마무리하는 우리의 지스타가 ‘사우나조이’에 비해 훨씬 세련되게 보였다. 

 

그런데 올해도 과연 그럴까?

 

올해 차이나조이의 슬로건은 '让快乐更简单'이다. '즐거움을 더 쉽게~' 정도라고 해석하면 될 것 같다. 전시회는 이 슬로건에 맞춰 충실하게 구성됐다. 본연의 차이나조이 영역에 해당하는 ‘게임전시’를 역대 최고의 규모로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미스 차이나조이 선발대회 전국 코스프레 경연대회 본선무대 E-sports 가족과 함께 하는 게임 활동 출판 만화 소개 등 여가생활 전반의 종합엔터테인먼트를 다룬다. 

 

오죽하면 주최측이 언급한 내용 중에 ‘백화제방, 백화쟁명’이라는 말을 썼겠는가? 

 

춘추전국시대 문인들에 의해 사용된 이 말이 의미는 ‘모든 문화적 요소를 다 꺼내 놓고 끝장토론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 덕분에 문화 사장적 황금기를 구현할 수 있었고 이번 차이나조이 때 현대에 맞는 문화적 토론과 황금기를 구현하겠다는 야심을 보여준 것이다. 그 중심에 바로 게임이 있었다. 

 

이러한 2015 차이나조이의 변화는 단기간에 준비되지 않았다. 당장 '전국 코스프레 경연대회'만 하더라도 올 초부터 중국 전역 11개의 경기구역과 30개 이상의 도시에서 수백여 개의 팀이 예선에 참가해서 치열한 경쟁을 벌인 후에 선발됐다. 차이나조이 기간에 벌어지는 최종 결승무대는 15개팀이 나온다.

 

또한 조직위는 디스이즈게임의 파트너인 중국 최대의 게임미디어 17173와 제휴하여 전시회에 나올 대작게임들에 적극적인 소개 및 인기투표까지 진행하고 있다. 유저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관심을 유도하는 형식이다. 하다못해 부스 디자인의 도면까지도 일일이 기사화되면서 지속적인 붐업을 조성한다. 한달 내내 끊임없이 소개가 되는 중이다.

 

그게 전부는 아니다. 부스걸들의 선정성 논란으로 ‘올해 배꼽 노출을 금지한다’는, 남성유저들에게는 안타까운 조항이 있었지만 부스걸들만큼은 미리 인터넷에 소개하고 있다. 

 



[관련기사] 2015 차이나조이 부스걸 만나보기

 

섹시한 포즈의 사진으로 등장한 부스걸들에 대한 소개를 통해 남성 게임유저들의 마음을 흔드는 전략이다. 여기서 핵심은 그 부스걸들의 소속을 확인하는 것이다. 유저들 입장에서는 어느 부스에 가면 그녀를 볼 수 있다는 정보획득과 설레임을 느낄 수 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업계 관계자들을 위한 비즈니스 미팅과 각종 기술 세션 등도 풍성하다. 주제별로 아주 세분화 되어 있어 원하는 것을 찾아 볼 수 있다.

 

이 모든 것을 차이나조이 주최즉은 오랫동안 꼼꼼하게 준비해 왔다. 해마다 치룬 행사의 장단점을 파악했고 여론을 잘 받아들여 신선한 기획으로 발전시켜 나온 것인데 올해의 경우 슬로건부터가 ‘즐거움을 더 쉽게’라는 내용으로 좀 더 일반 유저들에게 한 걸음 다가서려는 의지가 보인다. 즉 게임 관계자들만의 행사가 아닌 대중 문화 전반의 문화축제로 발돋움하는 모습이 느껴진다.

 

출품작 소개 및 투표

 

어쩔 수 없이 지스타와 비교해서 생각을 하게 된다. 서병수 부산 시장의 언급으로 인해 지스타 보이콧 문제도 있었고 성남시에서 주최를 하겠다고 발표도 했다. 정치적인 부분이 관여 되긴 했지만 얼마든지 부산시와 성남시의 구체적인 유치경쟁을 통해 게임유저의 관심을 더 높일 수 있었는데 그냥 심사위원들이 조용히 선정하고 끝이 났다.

 

7/21~8/2 사이 지스타의 슬로건을 일반인들에게 공모한다. 슬로건이란 올해 지스타의 방향을 정의한 것인데 왜 이것을 일반인들에게 공모하는 것인지 솔직히 이해가 좀 어려웠다. 그건 조직위가 해야 할 일이지 일반인이 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게임강국 코리아의 모습은 기업의 열정적인 활동, 정부의 후원, 유저의 호응 이렇게 삼박자에 의해 이뤄진 것으로 생각한다. 최근 한국게임의 위기라는 내용이 많이 부각되는데 바로 이러한 엇박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각각 생각하는 것, 요구하는 것, 하고자 하는 방향이 다른 것 같다. 그 사이 중국은 무섭게 따라와서 이제 앞서 가려고 한다.

 

부디 필자의 이런 고민이 쓸데없는 우려이기를 바란다. 한국 게임사가 중국 BM도 연구하고 도입을 고민하는 터에 정부도 혹은 조직위도 게임을 문화축제로 만들려는 타국의 시도를 벤치마킹하면서 충분히 좋은 우리만의 게임문화축제로 만들어 가게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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