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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타뷸라라사의 도전 ‘캐릭터 복제 시스템’

이재진(다크지니) 2007-10-02 00:12:19

복사 MMORPG에게 있어 공공의 적’입니다. 돈 복사 아이템 복사 등 복사 파동이 터졌다 하면 게임이 휘청거릴 정도로 타격이 크죠. 그런데 캐릭터 복사를 게임 속 시스템으로 버젓이 제공하는 MMORPG가 있습니다. 바로 엔씨소프트의 자회사 데스티네이션 게임즈에서 만든 <리차드 게리엇의 타뷸라라사>입니다.

 

<타뷸라라사>캐릭터 복제 시스템(Character Cloning System)은 플레이어가 다른 직업(Class)을 체험하기 위해 1레벨부터 다시 캐릭터를 키우지 않아도 되도록 만들어줍니다.

 

지금까지 키워놓은 캐릭터를 복제(Cloning)하면 돈과 아이템을 제외한 스킬과 능력치, 레벨이 고스란히 복사가 되는 시스템입니다.

 

일부 RPG에서 선보였던 (Job) 체인지 시스템과는 엄연히 다릅니다. 복사 전의 캐릭터도 남아 있고, 복사한 캐릭터도 남아있어 캐릭터가 두 명으로 늘어나는 개념이기 때문이죠. 돈은 <타뷸라라사> 속 은행을 이용하면 캐릭터끼리 함께 쓸 수 있습니다.

 

원래 <타뷸라라사>캐릭터 복제’는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클로즈 베타테스트를 거치면서 한 번만 수행하도록 되어 있는 특수 미션을 캐릭터 복제를 이용해서 무한대로 플레이 하는 등의 꼼수가 등장해 정식 버전에서는 횟수 제한이 생겼습니다.

 

플레이어는 이제 <타뷸라라사>에서 전직이 가능한 단계(Tier)의 레벨에 도달할 때 마다 복제 크레딧(Cloning Credit)을 하나씩 제공받게 됩니다. 특수한 미션을 완수했을 때도 복제 크레딧을 받게 된다고 하네요. 벌써 눈치 챘겠지만, 크레딧이 있어야 복제가 가능해집니다.

 

<타뷸라라사>의 단계별 전직 시스템 구조.

 

플레이어는 복제 크레딧 한 개를 소모해서 현재 키워놓은 캐릭터의 복제 인간’을 하나 생성할 수 있습니다. <타뷸라라사>에서는 총 세 번의 전직 기회가 주어집니다. 1단계(Tier 1) 신병(Recruit)에서 시작해서 5레벨이 되면 1차 전직(Tier 2), 15레벨이 되면 2차 전직(Tier 3), 30레벨이 되면 3차 전직(Tier 4)을 하게 되죠.

 

예를 들어 5레벨이 되면 ‘복제 크레딧’을 하나 받게됩니다. 그러면 전직을 하기 전에 캐릭터를 복사해서 솔저와 스페셜리스트, 두 가지 직업을 모두 체험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15레벨이 되어 2차 전직을 하기 전에도 캐릭터를 복사해서 두 번의 전직 기회를 체험할 수 있게 되죠. 복제 크레딧을 안 쓰고 비축해 두었다가 나중에 몰아서 여러 복제 캐릭터를 만들어낼 수도 있습니다.

 

<타뷸라라사>의 캐릭터 복제 과정

캐릭터 복제 ① - 복제할 캐릭터를 선택한다.

 

캐릭터 복제 ② - 복제 캐릭터의 키와 얼굴 모습, 갑옷의 색상을 다시 설정한다.

 

캐릭터 복제 ③ - 복제가 완료됐다. 원래 캐릭터 오른쪽에 클론(Clone) 캐릭터가 생성됐다.

 

개발진의 의도는 간명합니다. 그들 자신이 게이머로서 느꼈던 답답함을 해소하기 위해서 캐릭터 복제를 고안했다고 하네요.

 

<타뷸라라사>의 수석기획자 폴 세이지(Paul Sage)개발 초기에 혼자 기존의 MMO들에서 싫었던 부분이 무엇이었는지 생각해봤다. 그러다가 현재 내가 플레이 하고 있는 것을 벗어나서 뭔가 색다른 것을 손쉽게 하고 싶은데, 그렇게 하지 못해서 불행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내 캐릭터가 무엇인가 다른 것도 할 수 있기를 원했다. 캐릭터 복제의 출발점이었다라고 이야기합니다.

 

게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복제 크레딧이라는 제약을 두긴 했지만 여전히 플레이어에게 최대한의 자유를 부여하는 기획 의도는 변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0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지 않아도 새로운 직업을 플레이 할 수 있게 되는 것. 향후 반복될 과정을 생략해서 플레이어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폴 세이지는 캐릭터 복제 <타뷸라라사>의 직업 체계와 잘 맞아 떨어진다고 설명합니다. 플레이어는 많은 선택의 기로에 놓이고 끊임 없이 고민을 하게 되지만, 캐릭터 복제 덕분에 부담 없이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거죠.

 

, 게임 초반에 많은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 내린 결정은 나중에 저거 할 걸~이라는 후회로 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진정 내가 하고 싶은 직업이 무엇인지 깨달았을 때, 전직 전에 복제해 두었던 캐릭터로 얼마든지 궤도를 수정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캐릭터 복제 <울티마> 시리즈와 <울티마 온라인>을 통해 끊임 없이 자유를 추구했던 리차드 게리엇의 게임 철학에 잘 부합되는 시도입니다. 그런데 혹시 캐릭터 복제 <타뷸라라사>의 게임 생명력을 짧게 만들지는 않을까요?

 

베타테스트에 참여했던 한 플레이어는 복제를 하면 다수의 캐릭터를 키우게 되는데, 그만큼 컨텐츠를 소비하는 속도가 느려진다. 특히 돈과 아이템은 복제되지 않기 때문에 클론이 생겼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여러 면에서 신경 써야 할 것들도 많아지는 셈이라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직업 간의 균형이 맞지 않을 경우, 기존의 MMORPG보다 더욱 극심한 특정 직업 쏠림 현상이 빚어질 수도 있습니다. 잘못 선택했다가 다른 전직 직업이 더 좋다는 정보를 입수한 뒤에 복제 캐릭터로 그 직업을 플레이 하면 되니까요. 다행히 베타테스트에서는 직업의 심한 균형 차이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풍부한 자유선택의 기회를 주고 싶었다는 개발진. <타뷸라라사>의 캐릭터 복제가 그들의 기획 의도 대로 전형적인 MMO를 플레이 하는 것만큼 신중하지 않아도 되고, 언제든지 새로운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승화될 수 있을까요? <타뷸라라사>는 오는 19일 북미와 유럽에서 출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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