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쓰리엔터테인먼트와 한빛소프트는 2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양사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글로벌 컴퍼니로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기자간담회로 기존에 제기됐던 의문점에 대해 우선 일단락을 지었고, 이후 회사가 나아갈 큰 그림도 제시됐습니다.
그렇지만 인수가 진행된 과정이 그렇게 매끄럽지는 않았나 봅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빛소프트 직원들과 파트너사들은 굉장히 혼란스러워하고 있었습니다. 중국 게임사 더나인이 인수 과정에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점이 제기됐고, 티쓰리는 해명을 했지만 개운치 않은 느낌이라는 의견도 남아 있습니다.
티쓰리와 한빛이 손잡고 글로벌 컴퍼니로 나아가기 위해서 앞으로 풀어야 할 숙제가 적지 않아 보입니다. 인수과정을 취재한 내용들을 우선 정리해봤습니다. 향후 새로운 사실이 밝혀질 경우, 발 빠른 기사로 전달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디스이즈게임 김재권 기자
① 더나인과 티쓰리의 관계에 대한 시선
티쓰리나 더나인의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미국 나스닥 상장이나 한빛과의 합병을 통한 우회상장을 고려하고 있는 입장에서 자세한 부분까지 밝혀가며 해명하기 힘든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TIG 취재팀 입장에서도 중국 개입설이 일파만파로 불거진 20일에는 적잖게 당황스러웠습니다. 티쓰리와 모회사인 지텐, 중국 더나인을 둘러싸고 있었던 일들을 연결하면 묘하게 선으로 이어지는 측면도 있지만, 확신을 갖고 기사를 쓸 수 있는 증거 정황은 없었기 때문입니다.
티쓰리가 <오디션2>의 중국 퍼블리셔인 더나인과 가깝게 지내고, 그들로부터 지분 투자를 받는 부분은 놀랍거나 드문 일은 아닙니다. 중국에 진출해서 확실히 시장을 장악하고 사업을 하려는 국내 게임사들도 10% 정도의 피섞기는 가능한 옵션이라고 생각하는 분위기니까요.
그러나 더나인으로부터 400억 원의 투자를 받은 시점과 한빛의 인수, 그리고 더나인의 박순우 부사장이 한빛의 새로운 등기이사로 내정된 점이 맞물리면서 여러 가지 의문점들이 제기됐습니다. 절대 그런 일 없다고 말하는 쪽도, 의문이 확실히 가시지 않는다는 쪽도 답답하긴 매한가집니다.
중국 더나인과 한빛소프트, 티쓰리와 모회사 지텐, 벤처캐피탈 IDG DC 사이의 관계도.
티쓰리는 이번 인수를 발표한 뒤 계속 언론에서 먼저 제기한 이슈에 대해 쫓아오면서 해명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아직 언론에 익숙하지 않고, 게임 기자들과 교류를 왕성하게 하면서 교감을 쌓아놓지 않은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촉박하게 진행된 인수였으니까요.
사람의 말을 신뢰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대화와 축적된 관계가 필요합니다. 티쓰리는 공개된 기업인 한빛소프트를 인수했습니다. 앞으로 나스닥에 오를 지도 모릅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문을 굳게 닫고 있으면 밖에선 소문이 생기고, 긍정적인 시각보단 부정적인 시각이 더 많이 불거질 수 있습니다.
앞으로 명확히 보여주는 수밖에 없습니다. 가능한 공개할 수 있는 부분은 투명하게 밝히고, 오픈 마인드도 임해야 할 것입니다. 더나인의 박순우 부사장이 앞으로 한빛소프트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티쓰리의 경영진이 어떤 형태로 한빛소프트를 변화시키는지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의문들이 해소될 것입니다. 또한 물밑에서 기자들의 취재경쟁도 치열할 것이고요.
② 티쓰리, 한빛소프트를 장악할 수 있을까?
이번 인수과정에 대한 한빛소프트 직원들의 반응은 배신감과 기대심리로 양분되어 있습니다.
한빛소프트라는 회사에서
사실 비슷한 규모의 다른 게임회사들에 비해 대우가 아주 좋지는 않은 한빛소프트에서,
믿고 따르던 회장님이 하루 아침에 회사를 팔았습니다. 공시사항이기 때문에 내부에도 늦게 알렸다곤 하지만, 공시 이후에도 고용승계나 앞으로 회사가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는 아무런 얘기가 없었다고 합니다. 한빛 임직원의 동요가 없다면 이상하겠죠. 여담이지만, 한빛소프트 사옥 1층의 편의점에서는 담배 판매량이 2배로 뛰었다는 얘기도 들려옵니다.
기대감을 나타내는 한빛 직원들도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티쓰리의 자금력에 기대를 걸더군요. 한빛소프트는 규모에 비교해 자금이 부족했었죠. 최근에는 자금의 압박 때문에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던 신작 프로젝트도 있었으니까요. 티쓰리는 지난해 영업이익 191억 원을 기록한 회사입니다. 가장 목말랐던 자금 부문에서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기대심리죠.
그 동안 한빛소프트가 다소 방만하게 운영된 측면도 있기 때문에 이번 인수를 통해 보다 효율적인 회사로 탈바꿈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한빛소프트의 직원들은 지금 혼란스럽습니다. 티쓰리가 이들의 마음을 얼마나 빠르게, 또 어디까지 장악하느냐에 따라서 앞으로의 결과가 상당히 달라질 것 같습니다. 취재를 진행한 제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이미 위험수준이거든요.
③ 한빛소프트 파트너 게임사 추스르기
앞서 얘기했지만 한빛소프트에서
하지만 한빛소프트를 믿고 게임을 맡긴, 또는 게임을 사간 회사들로서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한빛소프트를 알고 믿은 것이지, (현재로서는) 티쓰리를 믿은 건 아니니까요.
사실 김영만 회장의 설명대로라면 이번 인수가 2주만에 결정된 것이라 파트너사까지 챙기기는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당장 한빛소프트 임직원들을 챙길 겨를도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한빛소프트는 퍼블리셔입니다. 다른 회사의 게임을 사고 파는 회사죠. 전후 과정이 어쨌건, 이번 인수발표로 파트너사와의 교감이 흐트러진 것은 사실입니다. 퍼블리셔로서는 바람직하지 못한 방향이죠.
티쓰리
양사가 전략적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부분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또렷해 보입니다. 어쩌면 시간이 흘러서 해결될 숙제도 있겠고, 정말 제대로 해야 풀릴 숙제로 있을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좋은 게임, 흥행에 성공하는 게임을 내놓는 것입니다. 일단 그 전에는 양사 간의 유기적인 결합이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국내 게임사 인수에서 좋은 선례가 되도록 노력을 기울여 좋은 결실을 맺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