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위즈게임즈의 최관호 대표는 지난 3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스페셜포스> 회원정보의 드래곤플라이 이전 여부를 묻는 애널리스트의 질문에 “이 자리에서 대답하는 것은 무의미할 것 같다. 지금까지 유저들이 보내준 성원에 보답하는 길은 <스페셜포스>의 서비스가 지금 같은 형태로 피망에서 유지되는 것이다. 다시 한번 드래곤플라이의 입장 표명을 기대한다”며 재계약 문제에 얽힌 회원정보 이전의 쟁점 포인트를 드래곤플라이로 돌렸다.
<스페셜포스>는 네오위즈게임즈와 드래곤플라이 모두에게 각별한 의미를 갖는 게임이다. 하지만 내우외환를 겪고 있는 현재는 상황이 좋지 않다.
지난해 10월 이후 <스페셜포스>는 게임하이가 만들고 CJ인터넷이 퍼블리싱하는 <서든어택>에게 밀려 1위 자리를 내주었다. 네오위즈게임즈가 밝힌 <스페셜포스>의 매출은 올해 3월을 기점으로 40억원 대에서 30억원 선으로 떨어졌다.
전성기였던 지난해 6월만 해도 <스페셜포스>는 월 매출 50억원에 육박하면서 승승장구하고 있었다. 이것은 개발사인 드래곤플라이와 퍼블리셔 네오위즈 두 회사 모두에게 큰 발전을 안겨주었다. 지난 몇 년간 두 게임사의 실적을 돌아볼 때 분명 눈부신 의미를 갖는 결실이다.
그러나 <스페셜포스>의 서비스 마인드만을 놓고 보자면 결코 눈부시지 못하다.
네오위즈와 드래곤플라이는 협상 결렬 기미가 보이던 작년 6월 이후부터 <스페셜포스>에서 손을 놓은 것처럼 운영해 왔다. 매출이 떨어질 수 밖에 없게 일을 진행해온 것이다. 과연 FPS게임에서 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어떻기에 그럴까?
멀리 갈 필요 없이 CJ인터넷이 서비스하고 있는 <서든어택>을 살펴보면 된다. <서든어택>은 오픈 베타테스트를 시작한 이래 매달 평균 3회 이상 크고 작은 업데이트를 충실하게 진행해 왔다.
그에 비하면 <스페셜포스>는 작년 여름 방학 이후부터는 패치 수준의 업데이트가 전부다. 즉, <서든어택>은 변화무쌍한 유저들의 요구를 재빨리 파악해 게임에 업데이트함으로써 고객 만족도를 높여 온 것이다.
마케팅면에서도 아쉬움이 많았다.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유저들 입장에서는 많은 유저들과 함께 게임을 즐기고 싶어하는 욕구를 기본적으로 갖고 있다. 퍼블리셔와 개발사는 이러한 고객들의 욕구를 합심해서 채워줘야 할 의무가 있다 .
<서든어택>은 번 만큼은 쓰고 있다. 더 벌기 위해 돈을 쓰건, 즐기는 유저를 위해 돈을 쓰건 신규 유저 유치를 위해 열심히 광고와 이벤트, 컨텐츠 업데이트를 하고 있다.
당연히 PC방을 가나, 대학교 앞을 지나나 어디를 가나 <서든어택>이다. 기자 역시 주말마다 교회에 나온 학생들과 대화를 하다 보면 항상 <서든어택>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다. 그에 비해 작년부터 <스페셜포스>가 진행한 주요 마케팅이라고는 ‘그들만의 리그’가 되어 버린 온게임넷과 MBC게임의 <스페셜포스> 리그가 전부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문제는 따로 있다. <스페셜포스>와 관계된 네오위즈나 드래곤플라이 당사자들이 지금의 자신들을 있게 한 고객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주도권 다툼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의 <스페셜포스>를 있게 해준 유저들의 소중한 시간과 노력은 뒷전이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그 동안 유저들이 쌓아온 게임 정보가 초기화된다는 사실이다. 이에 대해 <스페셜포스> 공식 홈페이지에는 관련된 정보가 단 한 구절도 언급되지 않고 있다.
유저들이 플레이한 정보가 2~3개월 뒤에는 전혀 남게 되지 않게 되더라도 계약이 만료되는 7월까지 아무런 생각 없이 결제하고 게임을 하라는 뜻일까?
설령 네오위즈와 드래곤플라이가 서비스 종료 이후 남아 있는 유료 결제액을 환불해 주더라도 그동안 유저들이 <스페셜포스>에 쏟아 부은 시간과 노력은 어떤 방식으로든 보상 받지 못한다.
네오위즈가 가진 1,300만 명이 넘는 <스페셜포스> 누적 회원 정보는 다른 FPS 신작의 퍼블리싱, 즉 <크로스 파이어> <아바>(A.V.A) 등을 성공적으로 런칭하기 위해 필요한 중요 자산이다.
<스페셜포스>는 40개가 넘는 게임들을 퍼블리싱하면서 네오위즈가 가장 필요로 했던 수익적 기반과 퍼블리셔로서의 인지도를 다지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한 게임이다.
이것은 드래곤플라이 역시 마찬가지다. 그동안 <스페셜포스>를 통해 다른 개발사를 인수하고도 남을 만큼의 수익을 거둬들였다. 그토록 열망하던 퍼블리셔로 거듭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DB 줄다리기로는, 네오위즈나 드래곤플라이 모두 제대로 된 퍼블리셔, 개발사로 기억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
<스페셜포스> 유저가 FPS게임 유저니까 <크로스 파이어>나 <아바>(A.V.A)로 당연히 넘어가리란 생각은 철저하게 자신만의 입장일뿐이다. 한 번 <스페셜포스> 유저는 게임정보가 초기화 되어도 영원히 <스페셜포스> 유저로 남을 것이라는 생각도 역시 희망사항일 뿐이다.
돈과 조건, 자존심보다 고객이 먼저다.
<크로스파이어>는 원래 4월 26일 하루만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드래곤플라이측이 4월 25일 협상결렬을 선언한 다음날 <크로스 파이어>는 테스트를 이틀 더 연장해 28일까지 실시한 후 5월 3일 네오위즈게임즈의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이 있던 날 오픈 베타테스트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