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대표이사 서수길, 박관호)가 11일 오전 서울 신라호텔에서 프로게임단 '위메이드 폭스'의 창단식을 개최했다.
위메이드는 창단식을 위해 기존 프로게임단, 게임방송사, 게임업계 관계자 등 e스포츠계를 비롯해 퍼블리싱 파트너, 국내 주요 게임사를 꼼꼼하게 챙겨서 초대했다. 결과적으로 행사는 잘 진행되었고, 창단식에 참석한 기자들도 놀랄 정도로 다양한 인사들이 현장을 찾았다.
비즈니스와 경영에 강한 서수길 대표의 의지가 묻어나는 대목이었다. 지난 3월 공동대표로 위메이드에 합류한 후 그는 개발 안살림을 박관호 공동대표에게 맡기고 위메이드의 인지도와 큰 그림을 그리는데 집중해왔다.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확실히 챙기겠다는 서 대표의 의지는 위메이드 폭스의 창단이라는 한 획으로 그어졌다.
한빛소프트에 이어 게임회사로는 두 번째로 프로게임단을 운영하게 된 위메이드. 프로게임단의 스폰서 구하기가 절실했을 3~4년 전만해도 국내 주요 게임사들에게 쏟아지는 시선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외산 게임 <스타크래프트>를 주 종목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명분’이 서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었고, ‘과연 실효를 거둘 수 있는가?’라는 망설임도 있었다.
이번 위메이드 폭스의 창단을 둘러싼 시각도 분분했지만, 결국 문제는 ‘어떻게 잘 운영하고 활용하는가’에 달려 있다.
서수길 대표는 창단식 인사말에서 “온라인게임과 e스포츠는 한국이 주도하는 산업이고, 게임산업과 프로게임단의 국제화에 앞장서도 싶었다”고 밝혔다. 끝에는 “우리가 개발한 게임으로 e스포츠를 이끌어가기를 바라는 마음이다”라며 오랜 숙원도 덧붙였다.
듣기 좋은 ‘인사치례’라고 볼 수도 있지만, 위메이드 폭스에 대한 전폭적인 투자와 펩시 콜라의 사전지원 확약, e스포츠에 대한 애정의 표명을 통해 위메이드는 단숨에 e스포츠 업계에서 주목 받는 이미지를 얻었다.
시작일뿐이지만 기존의 중견 개발사 이미지에서 벗어나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효과적으로 전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부분이 더 많다. 통과 의례인 창단식부터 위메이드는 새로운 이미지로 자리매김하는 데 정성을 쏟았고, 그런 의지는 충분히 느껴졌다.
특히 <찹스 온라인>과 <스트리트 기어즈>를 계약하면서 퍼블리셔로 영역을 확장하는 위메이드에게 프로게임단은 여러 측면에서 ‘실효’를 기대하게 해준다. 창단식에 참석한 레드덕의 한 관계자는 “위메이드 폭스를 통한 <찹스 온라인>의 대외 노출을 기대한다. 다양한 마케팅이 가능 할 것으로 본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누구도 예상하지 않았던 <스타크래프트> 게임단의 인수를 통해 위메이드는 더 나아가 “국산게임의 e스포츠화 숙원”도 꿈꾸고 있다. 당장 2~3년 사이에 뚜렷한 결실이 맺어지지 않더라도 위메이드에게 브랜드 이미지 상승과 무형의 홍보효과는 여전히 열린 ‘기회’다.
물론 15일부터 시작되는 후기 프로리그의 성적도 중요하고, 위메이드가 내놓을 자체 개발과 퍼블리싱 신작들의 흥행 결과도 중요 변수다. 지금부터가 더욱 중요하다는 의식 때문일까, 창단식에서 만난 위메이드와 선수단은 모두 꽉 찬 의지를 품고 있었다.
위메이드는 팀의 간판인 이윤열 선수에게 3년간 2억 5천만원을, 김양중 감독에게는 3년에 3억원을, 주장 심소명과 안기효는 30%의 연봉 인상을 약속했다. “남아 있는 타이틀을 휩쓸겠다”는 이윤열 선수의 의지와 “다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새식구 한동욱 선수의 각오는 사뭇 진지했다.
앞으로 5년 동안 게임단 운영비를 포함해 연간 10억원 이상의 자금이 위메이드 폭스에 투입된다. 과감한 투자와 효과적인 알리기를 통한 첫 출발은 순조로웠지만, 서수길 대표가 그리는 거침 없는 그림이 작품으로 거듭날 지, 의미만 남기는 습작에 머무를 지는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적어도 지금의 상황에서 간절히 도약을 원하는 위메이드와 선수들의 열망은 뜨겁게 느껴졌다. 게임업계가 e스포츠와 호흡할 수 있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위메이드 폭스의 행보를 주목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