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든 과하면 좋지 않습니다. 지나친 애정과 의욕은 다른 이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선을 넘어선 홍보성 댓글, 지나가던 순수한 독자까지 '알바'로 오해를 받게 만들더군요. 할 말은 해야겠습니다. /디스이즈게임 김재권 기자
유저들에게 먼저 인정을 받았던 게임
담당하고 있는 여러 게임중에 A라는 게임은 좀 특이했습니다. A게임에 관련된 보도자료, 기사에는 언제나 댓글이 많이 달렸죠. 그것도 게임과 개발자를 칭찬하는 댓글이 무척 많았습니다. 조회수에 비해서 댓글이 너무 많기도 했고, 비슷한 시간대에 칭찬 댓글이 줄줄이 달리는 것도 이상했죠.
하지만 게임의 완성도가 워낙 높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TIG에는 개발자나 업계 관계자들도 방문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애교로 생각하기도 했고요.
저는 A라는 게임이 ‘유저들에게 먼저 인정 받았다’라고 기사를 썼습니다. A게임의 자유게시판에도, 매체의 기사나 보도자료에 달린 댓글에도 A게임에 대한 칭찬이 가득했으니까요. 직접 A게임을 해봐도 완성도가 매우 높았거든요. 다른 여러 매체에서도 ‘유저들에게 먼저 인정받은 게임’이라는 문구를 쓰더군요.
하지만 A게임에도 분명 단점은 있습니다. 그런 단점은 지적되지 않은 채, 칭찬만 많은 것이 이상하긴 했지요. 그래도 저는 좋은 게임을 알아보는 유저들의 안목을 믿기에, 아직 많이 플레이해보지 못해서 그런가 보다 생각하고 넘어갔습니다.
어떤 매체에서는 그 게임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기사를 썼다가 무려 300개의 악플을 맞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습니다. 요즘에는 각 게임마다 ‘서포터’라는 조직이 있잖아요. 서포터도 게임 유저의 한 사람이며, 서포터의 의견도 유저의 목소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서포터들이 자기 게임을 옹호하는 것이라고 생각했죠.
같은 IP의 댓글들, 흐려진 본질
최근 A게임에 대한 기사를 하나 썼습니다. 역시나 많은 댓글이 달리더군요. 아주 짧은 시간 동안 10여 개의 댓글이 달렸습니다. 모두 A게임을 칭찬하거나 옹호하는 댓글이었죠. 그날따라 왜인지 느낌이 이상하더군요. 이렇게 칭찬이 달릴 소식이 아닌데…. 조사를 해봤습니다.
모두 같은 IP. 끝자리 수만 다른 2개의 IP에서 순식간에 10개가 넘는 댓글을 단 것입니다. 추적해보니 그 IP는 어떤 게임회사에서 나오고 있더군요.
뒤통수를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더 조사를 해봤죠. A게임에 대한 기사와 보도자료에 달렸던 댓글들을 모두 파보았습니다. 역시 이번과 같은 IP더군요.
그 게임에 대해 칭찬한 모든 댓글이 그렇다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하지만 몇몇 고정 IP에서 일관되게 ‘작업’을 하고 있던 것은 분명했습니다. 여러 개의 아이디로 접속해서 일관된 칭찬을 늘어놨죠.
전문 용어로 '버즈 마케팅'(Buzz Marketing). 도가 지나쳐서 평가절하가 되면 '알바'라고 거칠게 불리기도 하죠. A게임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당장 TIG만 살펴봐도 특정 게임에 대해 줄기차게 칭찬글로 도배를 하던 유저도 있었고, 작업의 의혹이 묻어나는 게시물도 있어왔습니다. 그 정도는 애교로 넘겨왔습니다.
하지만 A게임은 정도가 너무 지나쳤습니다. 첫째로 작업의 숫자가 너무 많았고, 둘째로 각 사안에 대해 본질을 흐려가며 자신들이 하고 싶은 말만 부각시켰습니다. 한쪽 여론만 부각시키고, 매체와 유저 사이의 소통을 방해했습니다.
과도한 열정이 불러온 역효과들
셋째. 이건 버즈 마케팅이 아닙니다. 정말 재미있고, 분명히 그렇게 생각해서 적은 댓글과 게시물이 유효한 입소문을 만듭니다. 무엇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뭔가 자신의 게임에 불안한 내용이 있으니까 무마하려고 덮으려 드는 건 분명 '작업'입니다. 꼼꼼히 읽어보면 속내가 다 드러납니다. 억울하다면, 설득력 있게 글을 써서 평가를 받는 게 낫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