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믹스를 통한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진출을 공언한 위메이드의 장현국 대표가 9일 '코리아 블록체인 위크 2022'(KBW 2022)에서 연사로 나섰다. 장 대표는 '암호화폐의 궁극적인 유용성: 게임과 메타버스'(The Ultimate Utilities Of Cryptocurrency: Game and the Metaverse)를 주제로 강연했다. 그는 시일 내로 거의 모든 게임에 블록체인 기술이 접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작하며 장현국 대표는 26년 전, 넥슨 입사 당시를 회고했다. 당시 회사에는 10명 미만의 직원들만 일하고 있었고, 그는 故 김정주 창업자의 도움으로 지금껏 게임 업계에서 커리어를 쌓을 수 있었다. 장 대표는 고인을 'JJ Kim'이라고 표현하며, 그에게 경의를 표했다.
그는 다름아닌 한국에서 이렇게 큰 블록체인 행사가 열린 점을 짚으면서, 한국이 일찍이 인터넷 산업을 발전시켰기 때문에 오늘날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블록체인의 붐이 있기 전까지 인터넷에 대한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대해왔고, 다가온 미래(블록체인)에 대해서 준비할 수 있었다. 장 대표는 그러한 유산(Lagacy)를 통해서 혁신 산업이 성장한다고 이야기했다.
2008년, 비트코인에 대한 이야기가 처음으로 나왔지만, 당시 게임 산업은 비트코인에 큰 관심을 주지 않았다. 장 대표는 "그게 게임에서 쓰는 돈인가"라고 생각하며 "게임 머니를 현실에서 쓰는 게 말이나 돼?"라며 이 흐름을 넘겼다. 그를 포함한 모두가 그 기술을 사실상 무시 했었고, 블록체인 산업에 미래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소수의 혁신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블록체인의 잠재력에 눈을 떴고, 산업은 점차 성장해갔다. 장 대표는 "그들이 남긴 유산과 에너지 덕에 혁신을 쌓아가고 있다"라면서 2017년 비트코인 가격 급상승으로 인한 암호화폐 성장 시기가 오게 된 것을 이야기했다. 그 시절에는 어딜 가나 암호화폐와 비트코인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당시에 가장 많이 나오던 이야기는 '대체 그걸 어디에 쓸 것인가'이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그 답을 찾지 못한 채 남아있다.
장현국 대표는 이어서 빌 게이츠, 워렌 버핏, 폴 크루그먼 같은 사람들이 블록체인에 대해서 '스캠이다'와 같은 발언이 오가는 상황을 돌아봤다. 한국에서도 유시민 작가는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것은 진짜 돈으로 가짜 돈을 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 대표는 이러한 관점들에 대해서 "그런데 돈이 뭐냐? 진짜 돈이란 무엇이냐? 돈의 진위는 어떻게 알 수 있느냐?"라고 되물었다.
장현국 대표는 "암호화폐가 게임에서 유용한 가치를 가질 것"이라는 신념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거기에 3가지 근거를 덧붙였다.
산업이 활성화되던 초기 장 대표는 본인도 "이게 스캠인지 아닌지 생각을 했다"라고 말한다. 주변인들과 의구심 속에서 여러 논쟁을 펼쳤고 "암호화폐의 내재가치란 무엇인가" 항상 질문했다. 그가 한 친구와 이야기했을 때, 친구는 '그럼 금의 내재가치란 무엇이냐' 물었고, 장 대표는 답변을 할 수 없었다. 그는 청중들에게 "금에는 어떤 내재가치가 있나? 현금에는 어떤 내재가치가 있나?" 되물었다.
둘째로 장 대표는 유발 하라리의 저작을 인용했다. <사피엔스>, <호모 데우스>를 저술한 역사학자이자 미래학자인 유발 하라리는 화폐의 진화에 관해 설명하면서 '화폐에 내재가치가 있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라고 썼다. "달러의 내재가치는 무엇인가? 조개껍데기의 가치는? 왜 우리가 화폐를 가지는가? 돈이란 사실 신뢰의 가치다. 내재가치란 실제 의미가 아니다"라고 장현국 대표는 이야기했다. 지금 성장하는 암호화폐도 그렇게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셋째로 그는 미래에 블록체인을 통해서 가상 경제와 실제 경제의 경계가 무너질 것이라고 봤다. 장 대표는 스티븐 프필버그의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이라는 영화에서 등장하는 '오아시스'라는 가상세계를 언급하며 "메타버스의 어머니라고 생각 된다"라고 말했다. 게임 개발자 또는 게임 입장에서 보면 '오아시스'란 당연 게임 월드로 보이는 것이며, 차이가 있다면 기기의 유무 뿐이다. '오아시스'의 경제 시스템이 현실에서 이뤄질 수도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 세 가지를 바탕으로 장현국 대표는 블록체인과 게임을 엮을 수 있게 되었다. 회의론자들은 '암호화폐를 어디에 쓰느냐'라고 물을 때, 그는 "게임이 답이 될 수 있다"라고 답변한다.
위메이드는 2018년 1월 위메이드블록체인을 설립하고, 블록체인 게임을 만들기 위한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한다. 당시 장현국 대표는 2명의 직원을 파견했다. 그리고 다음달 전세계 암호화폐 가격이 폭락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암호화폐를 스캠으로 여겼다. 이른바 '크립토 윈터'가 온 것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이젠 암호화폐가 필요 없다'고 판단하며 사업을 포기했다.
장현국 대표는 "그때를 떠올려보면 사실 위메이드가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회고했다. 게임과 블록체인의 결합은 필연적인 것이기 때문에, 가격이 폭락해도 계속 사업에 대한 연구개발을 유지하는 것이 옳았다는 것이다. 그는 "만약 암호화폐 가격이 2018년 이후로 폭락하지 않고 계속 성장했다면, 지금의 위메이드 같은 회사들이 더 많아지지 않았을까?"라고 추측했다.
그는 "이 기술(블록체인)의 잠재력에 의심은 없다"라며 "새로운 디지털 경제에서 암호화폐가 가져올 확신은 분명하다"라고 내다봤다. 위메이드는 게임에 쓰일 암호화폐를 만들었으며, 효과적으로 게임 토큰을 활용할 수 있는 메인넷을 구축했다. 위믹스는 게임체인 위에서 작동한다.
그렇지만 장현국 대표는 위메이드블록체인의 소수 정예를 유지했다. 대부분의 기업이 연말에 프로젝트의 성과를 판단하는데, 블록체인 게임에 대한 패러다임 변화가 '언제'가 될 지 모르기 때문에 단기간에 성과를 보여주기 어려웠고, 불확실성 속에서 사업을 전개하기 위해서 이사회의 관심을 끌지 않을 정도로 저비용으로 블록체인 사업을 키워갔다. 장 대표는 "이 생존 전략이 유효하지 않았나"라고 반추했다. 이제 위메이드블록체인은 본사와 통합됐고, 회사는 전력을 다해서 블록체인에 투자하고 있다.
합병 이후 메인넷을 지리적으로 가까운 그라운드엑스의 클레이튼으로 설정했다. 다른 하나의 프로젝트로 위믹스 개발을 이어갔고, 자체 게임 경제 내에서 굴러가도록 했다. 위믹스는 한국 2대 거래소에 이름을 올렸고 며칠 전에는 유니스왑에도 등록됐다. 이때 까지만 해도 장현국 대표는 "모든 게임을 블록체인화 해야겠다"라고 생각지 못했다.
2021년 8월 <미르4 글로벌>이 론칭하면서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에 대한 복안이 구체화됐다. 장현국 대표는 <미르4 글로벌>에 대해서 "그간 있었던 블록체인 게임 중에서 가장 성공했고 지속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그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자부했다.
1년도 되지 않는 시간동안 2,000만 명의 사용자들이 게임을 찾았고, 최대 동시접속자(동접자) 수는 140만 명을 기록했다. 게임 매출은 1억 6천만 달러를 넘어섰고, 필리핀, 브라질뿐 아니라 영국, 스웨덴, 벨기에 게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현재 200만 명 이상이 매달 게임 즐기고 있으며 동접자가 50만 이하로 내려간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위메이드는 자체 토큰, NFT는 물론 DeFi(탈중앙화 금융)까지 적용했다. <미르4 글로벌>뿐 아니라 14개의 게임을 현재 서비스 중이며, 올해 말까지 100개의 게임을 위믹스 플랫폼에 론칭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장현국 대표는 이를 두고 "오픈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에 100개의 게임을 싣는 것은 대단한 계획"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애플, 구글, 그리고 스팀의 밸브가 오픈 플랫폼이지만 "사실은 배급사에 가깝다"라며 "위메이드는 회사 자체 토큰, NFT 등 블록체인 경제를 만들 플랫폼을 제공하는 솔루션"이라고 역설했다. 스팀이 처음 론칭했을 때 35개의 게임 뿐이었지만 지금은 수만 개 넘는 게임이 올라가 PC게임의 주류가 된 것처럼, 위메이드도 자신의 플랫폼을 통해서 블록체인 게임의 주류가 되고자 한다.
장현국 대표는 "블록체인 씬은 시간이 4~5배는 빨리 간다"라며 "코인거래소를 봐도 24시간 거래되며 공휴일도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므로 그는 스팀이 15년을 걸려 이룩한 지위에 3~4년 내로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주류 블록체인 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이 기회를 놓칠 수 없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투자하고 있다"라고 힘을 줬다.
그는 "애플 스토어 매출이 86조라는데 80%의 매출이 게임에서 나온다"라며 "3년 내에는 모든 게임이 블록체인 기반으로 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 기반은 필요할 것이고 위메이드, 위믹스가 그 기반을 제공하려고 한다"라고 발언했다. 1년 중 15,000여 개의 게임이 출시되므로 모든 게임이 블록체인 게임이 될 수는 없지만, 블록체인 게임이 주류가 된다면 (스팀처럼) 플랫폼의 선점효과, 네트워크 효과는 공고할 것이다.
위메이드는 위믹스 만들었고 자체 메인넷을 구축 중이다. 현재 회사는 버그 픽스 중으로, 메인넷은 다음달 론칭된다.
장현국 대표는 "게임 체인 DAO 기반 NFT도 준비 중이며, 그 이름은 NFT의 아마존이 되겠다는 의미에서 나일(NILE)로 정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이번 버전의 체인(위믹스 3.0)에서는 "단순히 캔버스만 주는 게 아니라 붓과 페인트를 사주려 한다"라며 "개발자들이 효과적으로 원하는 서비스를 구축하도록 플러그-인-플레이를 구현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위메이드가 스테이블 코인 '위믹스 달러'에 도전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경제활동이 플랫폼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하는데, 가격이 계속 변동된다면 활성화될 수 없고, 그에 따라서 가치가 고정되는 스테이블 코인이 필요하다. 그는 "오늘날 스테이블 코인을 입에 잘 안 올리지만, 그것 없이 블록체인을 한다는 것은 일시적인 일에 불과하다'라며 "주류(Mainstream)에 스테이블 코인이 자리잡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의 설명에 의하면, 위믹스 달러는 미국 달러를 100% 보유하며, 1:1로 체인을 유지한다. 가격은 스테이블 코인의 수요를 반영하며, 안정적이면서도 확장 가능한 프로토콜을 도모한다. 그는 "다음달 위믹스 3.0과 함께 출시되며, 현재로서는 가장 혁신적인 스테이블 프로토콜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마지막으로 장현국 대표는 메타버스에 관한 자신의 철학을 풀었다. 그는 "메타버스에 대한 정의에 따라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라면서 <레디 플레이어 원>과 <로블록스>의 예를 들고 "섬처럼 떨어져있던 여러 게임이 블록체인으로 연결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오아시스'에서처럼 "메타버스에선 다른 정체성을 가지게 될 것"이며 <로블록스>에서처럼 "새로운 재미가 없다면 경제가 만들어지지 않는다".
게임과 메타버스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경제의 방향성을 꼽았다. "기존 게임에서는 한 방향으로 밖에 구매를 못한다. 그러나 '오아시스'에서는 인게임 아이템으로 실제 경제의 가치를 창출하며, <로블록스>도 그렇다"라고 주장했다. <미르4 글로벌>의 인게임 아이템은 개별 기업에게 기술적으로 종속되지 않는다. 사용자는 이 아이템을 매각하여 실제 경제의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장현국 대표는 "메타버스란 결국 인터페이스에만 국한되는 게 아니다"라며 "결국 경험과 연결될 것이고 이것은 강요할 수 없는 요소다. 사람은 원하는 것만 경험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찰스 다윈의 적자생존을 언급하면서, "어느 정도는 운에 의해서 살아남은 것일수도 있다"라며 배석자들에게 무운을 빌며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