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하이브가 게임을 만들었다는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때 의심이 들었다. 이들에게 게임 개발 DNA가 있을까? 그 소재가 BTS라는 소문을 듣고는 걱정했다. 그간 출시된 BTS IP 게임은 그다지 좋은 반응을 얻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했기 때문이다. 하이브가 직접 만드는 BTS 게임은 매치-3-퍼즐에 시나리오와 영지 꾸미기 요소가 결합된 모바일게임 <인더섬 with BTS>였다.
<인더섬 with BTS>는 달랐다. 팬들에게 BTS를 '고증했다'라는 평가를 들었다. 다 만든 게임에 BTS를 추가시킨 게 아니라, 기획 단계부터 일곱 멤버들과 함께 팬들에게 선물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갔다. 여타 다른 매치-3-퍼즐과 비교했을 때도 잘 만든 게임으로 보여지기 위해서 인공지능(AI) '솔버'를 도입해 레벨을 디자인했다.
조용히 게임을 다듬던 자회사 '하이브IM'을 만나기 위해 용산 하이브 신사옥을 찾았다. 하이브IM에는 20년간 게임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개발자들이 일하고 있었다. BTS와 함께 게임을 창작하는 흔치 않은 기회를 얻은 이들에게 게임의 개발 비화와 앞으로의 계획을 물어봤다.
Q.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A. 정우용 대표: 하이브IM의 대표를 맡은 정우용이라고 한다. <인더섬 with BTS>(이하 인더섬)에서는 EP(Executive Producer) 역할을 맡고 있다. 하이브에는 작년 2월에 합류했다.
A. 오원석 디렉터(이하 직책 생략): <인더섬> 디렉터 오원석이라고 한다. 정우용 대표와 함께 20년간 게임을 개발해왔다. 그간 개발에 참여한 게임으로는 <크레이지 아케이드>, <크레이지 아케이드 M>, <퍼즐버블 온라인> 등이 있다.
Q. 하이브IM에서 'IM'은 무엇인가?
A. 정우용: IM은 인터랙티브 미디어(Interactive Media)의 약자이다. 말 그대로 하이브에서 상호작용하는 미디어와 관련한 사업을 전담하는 자회사다. 올해 4월 설립한 신설 법인이다. <인더섬> 개발을 시작으로 우리가 할 만한 사업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그간은 첫 게임(인더섬)을 론칭하는 순간이었기 때문에 게임 개발에 집중하고 있었다.
Q. <인더섬>은 어떤 게임인가?
A. 오원석: <인더섬>을 간단하게 이야기하면, 방탄소년단(이하 BTS)을 담은 매치-3-퍼즐 게임이다. BTS와 기획 단계부터 함께 만든 게임이다. 유저에게 단발적인 순간보다는 일상 속에서 위안을 받을 수 있는 잔잔한 게임을 만들고자 했다. 그래서 선택한 장르가 매치-3-퍼즐이다. 거기에 어울리는 귀여운 BTS 캐릭터와 섬 배경을 제작했다.
Q. 게임을 통해서 '일상 속의 위안'과 같은 원하는 바를 이루었다고 평가하나?
A. 정우용: 행복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웃음) 우리가 전달하려 했던 것을 유저분들이 알아봐 주셔서 행복한데, 동시에 목마르기도 하다. BTS는 데뷔한 지 9년이 지난 아티스트다. 팬과 아티스트 사이에 이야기가 그만큼 켜켜이 쌓여 있는데, <인더섬> 안에 그 오마주를 최대한 많이 넣고 싶었다. 단순히 퍼즐을 푸는 것이 아니라 플레이어와 BTS 사이의 추억을 곱씹어보려는 기획이 있었다.
이런 부분들을 플레이어분들이 알아 봐주시고 이야기해 주셔서 그런 부분에 있어서 행복하다. 제작자의 의도를 알아주셨으니 행복하다. 하지만 동시에 이 게임을 만들면서 BTS를 잘 알지 못하는 일반 유저들도 이 게임의 매력에 빠질 수 있으면 좋겠다.
기대하는 성과를 달성했냐고 묻는다면, 달성한 부분도 있다. 출시 3일 만에 일일 이용자 수가 200만을 넘겼다. 12일 만에 가입자 수가 500만 명을 돌파했다. 정식 서비스 출시 직후 한국과 미국, 일본 등의 애플 앱 스토어에서 무료 게임 인기 순위 1위를 차지했다. 그렇지만 욕심이 더 크기 때문에 노력하고 있다.
Q. <인더섬>의 리텐션(잔존율)에 대해 묻고 싶다. BTS의 팬들이 오래도록 애착 관계를 형성할 것 같은데.
A. 오원석: 누적 리텐션은 우수한 수치를 드러내고 있다. 오픈 이후에도 높은 수치를 기록했지만, 질문대로 BTS의 팬분들이나 매치-3-퍼즐이 좋아서 게임을 하시는 분들이나 우수한 리텐션을 보이고 있다. 물론 두 지표 사이의 차이가 있긴 하다.
Q. 하이브IM에서 직접 만들어서 서비스하는 첫 번째 게임인데, 일반적인 게임과는 어떻게 다른 부분이 있나?
A. 정우용: 팬이 있고 게이머가 있는데, 이게 딱 나뉘는 건 아닌 듯하다. 다른 게임을 만들 때도 장르에 때한 공부가 필요하다. 가령 RPG를 만든다면 RPG 유저에 대한 공부가 있어야 하고, 캐주얼게임을 만든다면 그에 따른 이해가 있어야 하지 않은가? 크게 봤을 때 게임이나 엔터테인먼트나 우리가 어떤 수단을 가지고 고객에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게임 업계에 20년 정도 있었다. 새로운 타깃, 그러니까 이번 경우에는 아미를 설정할 때 두렵고 낯선 느낌이 있다. 늘 하던 대로 BTS에 대해 공부를 많이 했다. 널리 사랑받은 아티스트에 대한 게임을 만드는 것이다 보니 공부할 거리도 상당히 많아서 좋았다. 또 하이브 인하우스에서 BTS에게 직접 물어볼 수도 있는 환경이라 좋았다.
Q. 투입된 개발 인력은 얼마나 되는지 궁금하다.
A. 오원석: 20명 정도가 참가했다. 개발자들이 오래전부터 함께해온 팀이라서 빠르고 효율적으로 개발할 수 있었다.
A. 정우용: BTS 멤버들도 개발에 참여했으니 약 27명 정도가 된다. (웃음)
Q. 전부터 BTS와 함께 만든 게임이라는 점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의문이 있다. BTS 같은 정상급 아티스트가 게임 개발에 깊이 참여할 여력이 있었을까? 솔직히 웹예능 한 번 촬영하고 만 것은 아닌가?
A. 오원석: 아니다. <인더섬>은 BTS와 함께 만든 게임이라고 자부한다. BTS와 10회 이상의 미팅을 했고, 서면으로도 질문과 답변을 주고받았다. 전체 개발 기간이 약 1년이었다는 것을 생각하면, 거의 매달 BTS와 게임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BTS로부터 꽤 많은 이야기를 들었고 이를 게임에 녹여내기 위해 노력했다.
'우리가 함께 만든다'라는 의미를 강하게 주기 위해서, BTS 멤버들과 게임을 만드는 것 자체를 콘텐츠로 만들기도 했다. 서면도 이메일이 아니라 손편지를 남긴 사례가 있다. BTS 멤버들도 좋은 게임을 위해 상당히 많은 고민을 했고, 단순히 게임의 특정한 부분, 조각조각이 아니라 프로젝트 자체를 같이 만든다는 분위기가 형성됐던 것 같다.
Q. 협업 과정에서 힘든 점은 없었나? 으레 생각하기로 아티스트라고 한다면 자신을 다루는 작품의 컨펌 과정에서 매우 까다롭게 나올 것만 같은데.
A. 정우용: 큰 어려움은 없었다. 일단 만나서 이야기할 때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굉장히 많은 것들을 논의하고 결정했다. 게임에 들어갈 BTS 캐릭터를 만든다고 할 때 이런 표정에 대해선 어떤가, 화난 표정, 슬픈 표정, 기쁜 표정 등을 보여주고 멤버들의 의견을 들었다. 그 자리에서 토론을 거쳐 콘텐츠가 '투두둑' 나오는 편이었다.
컨펌이라고 그랬는데, BTS에게 컨펌을 받았다기 보다는 같이 의논하면서 게임을 만들었다. 멤버분들도 단계와 성향에 따라 많은 이야기를 해주었다. 특히 테마나 콘셉트를 정할 때 아이디어 박스처럼 의견을 내준 덕에 오히려 일을 진행하기가 편했다.
A. 오원석: 오히려 도움이 많이 됐다. 우리가 결정하기 어려운 멤버들의 캐릭터 디자인 부분에서 특히 그랬다. 본인이 본인 캐릭터를 '이랬으면 좋겠다' 이야기를 한 것이니까. 멤버들이 보는 다른 멤버가 들어가기도 했다. 게임 자체가 BTS의 의도가 녹아든 결과물이다. 멤버가 총 7명이다 보니 의견이 일치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 걱정도 있었다. 그런데 그때마다 빠르게 토론하고 정리하는 모습을 봤다.
Q. 기존에 타이니탄이라는 자체 캐릭터가 있었는데 <인더섬>에 새로운 캐릭터를 만든 이유는 무엇인가?
A. 정우용: 이미 있는 것을 쓰는 건 편하다는 접근이 있었다. 하이브IM의 첫 개발 게임이니만큼 진정성있게 BTS와 함께하자고 생각했다. 그 시작점에서 BTS와 캐릭터를 함께 만드는 경험을 하길 바랐다.
Q. BTS랑 일하는 것이 떨리지 않았나? BTS와 함께 뭔가 만들어보는 경험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A. 정우용: 처음에 만날 때는 엄청 떨렸다. 처음에 만나 뵙기 전에는 잘 모르니까 걱정도 있었는데 전혀, 1도(하나도) 그렇지 않았다.
굉장히 적극적이고 활발하게 다가와 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크다. BTS 멤버들이 기본적으로 사람을 편하게 해주는 사람들이었다. 발표 준비를 열심히 했고 살짝 떨었는데, 그걸 알고 재밌는 농담도 건네고 박수도 치면서 분위기를 만들어 주셨다. 매체에서 보면 BTS에게 선한 이미지가 있는데 그 이상으로 좋은 분들이라고 생각했다.
Q. 하이브IM이 만난 BTS에 대해서 조금 더 듣고 싶다.
A. 오원석: RM 씨는 리더답게 의견을 중재하는 모습을 보였다. 태형 씨와 진 씨는 톡톡 튀는 창의적인 내용을 많이 제안한 아이디어 뱅크였다. 정국 씨는 엄청난 열정을 보였는데, 약속된 시간이 다 됐는데도 '조금만 더'라면서 의견을 주셨다. 지민 씨도 음악이면 음악, 안무면 안무 차분하게 여러 의견을 주셨다.
멤버 중 슈가 씨는 특히 이 게임에 곡을 주고 싶다며 곡을 써주었다. 게임의 이름은 RM 씨와 슈가 씨의 작품이다. 제이홉 씨는 의견을 중재하는 것과 함께 스튜디오와 아티스트 사이의 긴장감을 없애고 회의의 텐션을 끌어올려 줬다. 게임에 들어가는 안무와 관련해서는 제이홉 씨와 지민 씨가 많은 의견을 주었다. '이런 부분이 어색하다'처럼 섬세한 의견을 받아서 스튜디오의 애니메이터가 좋아하기도 했다. (웃음)
Q. 게임에서 멤버들이 노동을 안 하더라. 일반적으로 영지가 있으면 유닛에게 생산활동을 시켜야 하는 것 아닌가?
A. 오원석: BTS 멤버들이 편안한 힐링을 하도록 하는 게 이 게임의 정체성이다. 시뮬레이션 게임처럼 BTS 멤버들이 노동하는 내용은 들어있지 않다. 게임 안에서 하는 행동들은 BTS 멤버들이 낸 아이디어다. '만약 섬에 간다면 어떤 것을 하고 싶어요? 어떤 테마였으면 좋겠어요?'를 질문했다. 그리고 그 답변을 게임에 구현했다.
이 섬에서만큼은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친구들과 모여서 쉬고 놀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었다. 그런 휴식이야말로 BTS뿐 아니라 지금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 아닐까? 그게 <인더섬>의 메시지다. 게임 만드는 사람들은 딱 보면 '여기서 생산' 할 만한 포인트인데, 그런 걸 일부러 배제했다. 정형화된 게임 문법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A. 정우용: 예를 들어 처음에는 캐릭터를 섬 밖으로 못 던지도록 충돌 기능을 만들었는데, 회의 중에 멤버들이 '던지면 수영해서 돌아오도록 하면 재미있지 않을까요?'라는 의견을 주었고, 곧바로 게임에 반영했다.
Q. 이쯤에서 하이브IM의 전문성을 짚고 싶다. BTS와 이야기를 아무리 많이 해도 만드는 사람들의 내공이 없다면 게임으로 만들 수 없지 않나?
A. 정우용: 오원석 디렉터와 2000년대 초반부터 함께 일을 해온 사이다. 이뿐 아니라 지금 하이브IM 팀원들은 게임 업계에서 상당히 오랫동안 호흡을 맞춘 사람들로 이루어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서로의 강점과, 약점, 속도에 대해서 굉장히 잘 알고 있다. 여기에 BTS가 정말 잘 녹아들면서 <인더섬>이 나올 수 있게 됐다. 팀 차원에서 훈련이 되어있기 때문에, 개발 퀄리티에 대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전문성 덕에 시간과 인원과 대비해서 많은 일을 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물론 힘든 여건이긴 했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재택근무를 하다 보니 생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던 시기가 있었다. 우리 게임 팀에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오신 분들, 음악 업계에서 오신 분들이 합류하면서 다양한 백그라운드를 가진 분들과 협업할 수 있게 됐다.
Q. <인더섬>을 하면서 아기자기한 카툰 렌더링 그래픽과 화려한 퍼즐 이펙트가 인상 깊었다.
A. 오원석: 퍼즐의 터지는 상쾌함에 집중했다. 쉽고 빠르고 상쾌한 퍼즐을 만들려 했다. 게임을 해보면 쉽고 빠른 템포 속에서 타격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웃게임의 섬에 대한 좋은 피드백도 많았다. 이 부분은 BTS와 '열린 개발'을 하는 과정에서 그림체, 비율은 물론 채도까지 하나하나 조정한 노림수라고 할 수 있다. 다른 매치-3-게임보다 훨씬 더 공을 들인, 동화 같은 게임이다.
Q. 게임에 구현된 데코 아이템이나 의상 아이템도 팬들이라면 더욱 몰입할 수 있는 친숙한 아이템들로 구성되어 있다. 가령 BTS가 출연하는 예능 프로그램에 짧게 언급되는 부분들이 게임에 담겨있지 않나?
A. 오원석: 굉장히 많은 조사를 했다. 음악부터 예능 같은 여러 콘텐츠를 공부하고 게임으로 만들 수 있도록 했다. 그중에서 팬들에게 추억으로 남을 만한 의미 있는 내용이라면 더 공을 들였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팬분들이 '어? 이거 어디서 나온 건데?'라고 느낄 수 있도록. 그 과정에서 일곱 멤버들이 좋은 의견을 많이 주셨고, 우리는 최대한 반영을 했다.
물론 과제가 있다. 팬분들이 봤을 때 어떤 느낌인가도 중요하지만, BTS를 잘 모르는 분들이 봤을 때도 여전히 귀엽고 아름다운가에 대한 질문이 있었다. 그래서 내부에서 팬의 기준, 팬이 아닌 사람의 기준을 모두 충족시키는 콘텐츠를 만들기로 했다. '나는 BTS를 잘은 모르지만, <인더섬>을 해보고 관심을 가지게 됐어'가 우리가 생각하는 최상의 결과였다.
Q. 사실 업계에서는 IP의 피상적인 소비 때문에 비판이 생기곤 한다. <인더섬> 같은 경우엔 그런 이야기가 안 나오는 듯하다.
A. 오원석: 진정성이 담긴 결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 게임을 해주시는 분들이 먼저 알아 봐주신다고 생각한다. 하이브에서 만든 게임이다 보니 진정성에 대해서는 자신한다.
Q. 게임 개발에 최신 강화학습 신경망 기술을 사용했다고 들었다.
A. 정우용: 매치-3-퍼즐을 만든다고 했을 때, 말이 쉬운 게임이지만, 만드는 입장에서는 레벨 디자인에서 고민이 상당히 많은 장르다. 하는 사람이 손에 땀을 쥐었다가, 긴장이 풀리는 그런 흐름을 한 판 한 판 만들어드려야 하기 때문이다.
<인더섬>의 오픈 당시 물량이 1,000판이었는데, 이거를 밸런싱하는 게 감이 잘 안 잡히더라. 하이브에 AI 기술이 있는데, 여기서 솔버(Solver)를 만들어서 이 AI가 각 판을 수천 판씩 플레이하고 난이도를 설계했다.
굉장히 도전적인 작업이었다. AI의 게임 결과와 사람의 플레이와 비슷했을 때 '이 게임을 잘 만들 수 있겠다'라는 마음이 들었다. BTS와 함께해서 더 좋은 게임이지만, 여타 매치-3-퍼즐 게임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밸런싱을 보여드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밸런싱이라는 게 좌표가 있다. 한 판 한 판 깨는 게 어려운 밸런싱이 있고, 딱 한 턴 남기고 깨는 희열이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게임을 해보면 거기에 AI의 전문성은 물론 우리 팀의 경험도 많이 나와 있다고 생각한다.
Q. 하이브IM이라는 사명에서, 이곳에서 하는 일을 게임으로 한정 짓지 않겠다는 포석이 읽히는 듯하다.
A. 정우용: 하이브는 엔터테인먼트 라이프 스타일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 하이브IM에서는 이 플랫폼 중에서 인터랙티브 미디어를 담당하고 있다.
인터랙티브 미디어라는 말은 '우리가 꼭 게임만을 하지는 않는다'일 수도 있고, '우리가 바라보는 게임이 이거다'라는 뜻일 수도 있다. 게임이라고 부르면 흔히 우리 머리 속에 틀이 있다. 일방향으로 전달하던 콘텐츠를 인터랙티브, 체험의 영역을 확장했을 때 굉장히 재밌는 요소가 많이 탄생한다. 우리는 그 영역이 굉장히 많이 남아있다고 보고 있다.
하이브가 여러 시도를 하고 있는 것처럼, 하이브IM도 게임의 변경(邊境)을 확장하겠다는 포부가 있다. 솔직히 '어디까지가 게임인가'라는 질문이 이제는 진부하긴 하다. 넷플릭스에서도 <밴더스내치> 같은 무비가 나오고 있고, 콘텐츠에서 게임 요소를 많이 이야기하고도 있다.
Q. <인더섬>의 다음은 무엇인가?
A. 정우용: 지금은 사실 <인더섬>이 너무 소중해서 거기에 집중하고 있다. 리듬게임 <리듬 하이브>와 <인더섬>에 집중하고 있다는 게 솔직한 답변이다. 그럼에도 여러 신규 프로젝트에 대한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다. 퍼블리시 할 만한 타이틀도 찾고 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미래를 설계하는 중이다.
Q. 다른 뮤지션과도 협업할 수도 있겠다.
A. 정우용: 하이브의 경쟁력이 바로 그것이다. (웃음)
Q. <인더섬>에 집중하겠다고 하니 업데이트 계획을 듣고 싶다.
A. 오원석: 매주 업데이트 중이다. 현재 1200레벨 넘게 준비가 되어있다. 앞으로도 주 단위 레벨 업데이트를 추가로 진행할 계획이다.
아웃게임의 시나리오도 강조하고 싶다. 엄청나게 공을 들였다. 오픈 스펙 기준 4시간이니 장편 애니메이션 2편 분량이다. 오리지널 스토리에 멤버들의 일화나 직접 받은 아이디어 같은 것들이 삽입됐다. 그냥 이야기를 보기에도 재미있는 게임이다. BTS에 관한 사전지식이 많다면 더 재밌도록 구성했다.
<인더섬>을 하면서 바쁜 일상 속에서 위로와 힐링을 받으셨으면 좋겠다. 단발성 자극보다는 가슴 속에 잔잔하게 남는 게임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
Q. 끝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정우용: 열린 개발에 대해서 말씀을 드렸는데 <인더섬>을 시작하면서 꿈꾸었던 게 일반적인 게임 스튜디오에서는 스튜디오와 잠재적인 소비자가 열린 개발을 했다면, 우리는 BTS 멤버들과 함께 게임을 만들어 보기로 했다. 게임에서 열린 개발이 트렌드가 되고 있는데, BTS에게는 일종의 '열린 개발' 그 자체가 역사였다. 팬들과 함께 성장한 팀이 BTS이다.
이제는 소비자와 함께 열린 개발을 해야 하는 시점이 되었다. 그렇다면 하이브IM이 제일 먼저 생각했던 스튜디오, 아티스트, 소비자의 삼각형이 완성된다. <인더섬>에 남겨 주시는 리뷰를 열심히 읽고 있다. 우리의 진정성이 닿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불편한 점이 있다면 어떤 경로로든 남겨 주시면 읽어보고 더 좋은 게임을 선물할 수 있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