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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되어라 2, 독일 게임스컴의 한국산 "명품"

[인터뷰] 하이브IM과 플린트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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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석(우티) 2023-08-24 00:56:09

유럽의 고도(古都​) 중 한 곳인 독일 쾰른에서는 오랜 역사의 명품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쌍둥이칼'이라고 불리우는 '헹켈'은 쾰른이 속한 베스트팔렌의 명품으로 많은 방문객들이 잊지 않고 구매하는 기념품이다. 향수의 일종을 뜻하는 '오 드 콜롱'은 쾰른의 물이라는 뜻으로, 나폴레옹이 이곳 향수를 뿌렸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이 곳 사람들이 매일 마시는 지역 맥주 '쾰시'도 명품이라면 명품이다.


쾰른에서 열리는 유럽 최대 규모의 게임쇼 게임스컴에 한국산 '명품'이 문을 두드렸다. 플린트가 만들고 하이브IM 서비스하는 <별이되어라 2>. 이 액션 RPG는 전작의 성과를 넘어 글로벌 게이머들을 공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연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수집형 자동사냥 RPG였던 전작과 달리 플레이어의 직접 조작이 필수적인 벨트스크롤 액션 스타일을 표방한다.


게임의 퍼블리시를 맡은 하이브IM은 이 명품에 전 세계에 알리는 데 사활을 걸기로 했다. 주인공 플린트는 숫자 이야기는 잘 모르겠다는 듯 연신 "완성도"를 강조할 뿐이었다. /독일 쾰른= 디스이즈게임 김재석 기자


왼쪽부터 하이브IM 정우용 대표, 플린트 김영모 대표 하이브IM 김민규 사업실장



Q. 디스이즈게임: 게임스컴에 출전한 소감이 어떤지?

A. 김영모 플린트 대표: 가장 큰 게임쇼 중 하나인 게임스컴에 출전하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 모든 개발자들의 생각이겠지만, 나도 어릴 때 나의 게임을 글로벌 유저들이 즐기는 모습을 상상해왔다. <별이되어라 2>(이하 별되 2)는 초기부터 글로벌 타겟으로 만들었고, 작년 지스타 이후 대만 등 각지를 거쳐 게임스컴까지 오게 됐다.

출전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개발자가 직접 (관람객의) 표정을 보고 피드백을 받아서 완성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침에도 직접 게임을 하는 분들의 모습을 보고 감회가 새로웠고,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었다.

A. 김민규 하이브IM 사업실장: 작년 지스타 때 게임 해보고 영모 님과 많은 이야기 나누었다. 그때 <별되 2>는 서양에서 좋아할 것 같다, 게임스컴을 나가지 않겠느냐 이야기드렸고. 그 이후 준비를 시작했다. 

사실 하이브IM이 유럽에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그래서 이번에 게임스컴을 잘 나왔다고 생각한다. 이번 버전은 지스타 버전에 비해서 많이 바뀌었다. 웨스턴분들이 한국 게임을 많이 좋아해주셨음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출전을) 준비했다. 


Q. 유럽, 북미 시장에 어필하기 위해 게임스컴 나온 것으로 이해된다. 해외 퍼블리시도 하이브IM에서 직접 하는 건가? 성우 음성이 일본어던데, 그런 전략을 취한 이유가 있나?

A. 김민규 사업실장: 스케줄 상 영어 녹음을 모두 마치지 못했다. 그래서 일본어로 할 지 한국어로 할 지 고민한 끝에 일본어를 선택했다. 이렇게 글로벌 진출을 열심히 준비한 경우는 많지 않은 것 같다. 발로 뛰면서 개발팀(플린트)와 같이 준비하고 있다.


Q. 여러 국가를 돌며 테스트를 하고 있는데, 다른 점이 있던가? 아니면 같은 점이 있나? 

A. 김영모 플린트 대표:​ 그게 가장 고무적이다. 어느 지역이나 게임의 큰 장점으로 "재밌다"를 선택하고 있다. 그래픽이나 스토리가 나올 줄 알았는데 이례적으로 난이도나 조작감 이야기가 제일 많다. 너무 어렵지 않고, 쉽지도 않으면서, 어느 정도 받아들여지는 느낌이 있다.

게임스컴 2023의 <별되 2> 부스.


# <별되 2>, 명품을 만난 기분?

Q. 지스타에서 시연빌드를 공개하고 내린 결론이 있을 텐데.

A. 김영모 플린트 대표: 지스타 때 가장 많이 나온 피드백이 게임의 진행 속도 템포에 대한 것이었다. 단순히 전투뿐 아니라 시나리오와 초반에 흥미를 이끄는 것들을 모두 조절했다. 기존의 감각을 유지하면서 전투 속도의 템포를 한도 내에서 다듬었다. 또 UI/UX에서 유저분들이 불편을 느끼는 부분들을 처리했다. 게임스컴에서 나온 리뷰를 바탕으로 완성도를 올린 후에 출시할 것이다.


Q. 어떻게 두 회사가 관계를 맺게 된 것인지 깊이 듣고 싶다.

A. 김민규 사업실장: 정우용 대표와 박지원 (하이브) 대표는 <별되 2>가 퍼블리셔를 구한다고 했을 때 망설이지 않고 플린트를 찾아갔다. 농담이 아니라 정말 매일 찾아갔다. 아시다시피 (게임 업계에) 쟁쟁한 퍼블리셔들이 많다. 그래서 우리를 선택하도록 매일 찾아가서 설득했다. 하이브IM이 당시 가진 건 없지만, <별되 2>를 위해 모든 것을 불태울 수 있겠다는 각오가 섰기 때문이다.

A. 정우용 하이브IM 대표: 처음에는 그냥 뵀다. 하이브IM 같은 병아리를 선택할 것이라고 감히 상상하지 못했다. 게임을 보고, 영모님을 만났는데 '명품을 찾았다'는 느낌이었다. 방망이 깎는 노인 같은 느낌? (웃음) 게임이 재밌고 완성도가 높은 거야 플린트가 유명한 건데, 영모 님은 옷 뒷면에 있는 바느질조차 퀄리티가 있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모든 퍼블리셔가 대작과 '갓겜'을 찾는데, 이렇게 구석까지 있는 것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고 같이 하고 싶었다.


Q. 기존 팬들이나 신규 이용자의 흥미를 어떻게 유발할 것인지?

A. 김영모 플린트 대표: 완성도라고 생각한다. 사소하다면 사소하고 중요하다면 중요한 것들을 신경쓰고 있다. 아무래도 세계관이나 스토리가 생각보다 중요하다. 글로벌 유저들에게 어필하는 것은 전체적인 완성도라고 할 수 있다.


Q. 이제 출시 일정을 밝힐 때가 된 것 같다. 향후 일정에 대한 가이드가 있다면?

A. 김민규 사업실장:​ 2023년을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다. 출시 일정은 아마 다음 기회에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중국 제외 전 세계에 동시 출시한다.


Q. 게임 제목이 '별이되어라' 인데, 2편은 조금 어둡고 액션 중심이라서 제목과 내용이 맞지 않는 듯하다. 

A. 김영모 플린트 대표:​ 처음 <별되>를 만들 때는 절실한 스타트업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가이낙스의 <톱을 노려라!>를 오마주로 해서 우리가 바라는 바를 투영시켰다. 유저들에게 한계를 돌파해서 별이 되고 싶다, 뭐 이런 내용이다.

<별되 2>는 1편의 정신적 후속작이다. 많은 분들이 아시겠지만, 나는 그때 <별되>가 10년이나 서비스 될 것이라고 생각지 못하고 스토리를 썼다. 시간이 흘러 세계관을 정리할 필요가 있었고, 세계가 완벽하려면 프리퀄부터 시작해서 전반적인 이야기를 마무리짓고 싶었다. 




# "벨트스크롤은 표현의 도구일 뿐"

Q. 벨트스크롤 액션이 좀 한 물 갔다는 말이 있다. 현장 부스 반응은 어땠는지?

A. 김민규 사업실장:​ 오전에 기자간담회를 준비하느라 많이 못 봤지만, 몇 분하고 이야기를 했다. 확실히 달랐던 부분은 (컷신에서) 스킵을 누르는 분들이 없이 거의 95%가 스토리 영상을 보고 있더라. 이게 일회성 콘텐츠인데, 그렇게 봐주시는 모습을 보고 게임스컴에 오길 잘했다고 느꼈다. (김영모) 대표님이 하나 하나 소중하게 반응을 보고 있다. "콘솔은 언제 나오냐"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A. 정우용 하이브IM 대표: 우리도 (벨트스크롤 액션이 촌스러울 수 있다는) 그런 생각을 하긴 했다. 하지만 벨트스크롤은 기술적 장치로 하나의 수단에 불과하다. 유저들이 플레이하고 좋은 피드백을 하고 있는데, 전투에 한해서는 일관적으로 스피드감이 있고 어렵지만 깰 수 있다는 반응을 주고 있다. (밸트스크롤 액션이 한 물 갔다는 주장은)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Q. 지난 지스타에서 하이브가 지닌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네트워크와 노하우를 적용하겠다고 이야기했다.

A. 정우용 하이브IM 대표: 하이브의 글로벌 경쟁력은 음악 분야에 쏠려있다. 그것을 바탕으로 한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준비 중이다.


Q. 세계관 바탕 소설이나 카툰 같은 미디어믹스를 고려하고 있나?

A. 김영모 플린트 대표:​ 아트 북부터 시작해서 소설 같은 것을 해보고 싶기는 하지만, 아직은 게임 개발로 정신이 없다. (웃음) 어떤 식으로 기회가 되면 해보고 싶다. 지금은 크게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


Q. 스팀이 좀 잔인한 시장이다. 지금 몇 명이 하고 있는지 볼 수 있다. 이 시장에서 목표하는 수치가 있다면?

A. 김민규 사업실장:​ 사업하는 사람으로서 당연히 '얼마를 벌겠다'라는 목표는 있다.

그러나 스팀은 정말 냉정한 시장이라서 열심히 준비하는 수밖에 없다. 디스코드나 SNS, 유튜브 이런 것들을 다양하게 준비하고 있다. 지금 디스코드에 500분 정도 계신데, 그 분들이 계속 이야기하고 있다. 스팀에서 몇 등하겠다 이런 목표보다는 우리 게임을 어떻게 잘 알려드리고 소통할지 고민하고 있다. 그런 과정 중에서도 하이브만의 방식은 무엇인지 추가로 고민하고 있다. 

자신이 있다. 스팀에서 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

A. 정우용 하이브IM 대표: 처음에 같이 하기로 했을 때 강조한 게 소통이다. '사실 소통은 다 하는 것 아닌가' 이런 말도 있는데, 우리는 진짜로 유저의 말을 듣고 싶고 그래서 게임스컴까지 왔다. 우리는 FGT가 끝날 때 인터뷰를 다 했고, 유저분들이 의견을 주시면 현장에서 업무를 지시하기도 했다. 단 하나도 소홀히 여기는 것이 없다. 이런 것들이 결국 결과와 연결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A. 김영모 플린트 대표:​ 하이브IM과 함께하기로 결정한 이유가, 숫자 이야기를 별로 안 했기 때문이다. 대신에 어떻게 서비스할 것인가,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어떤 품질로 전달할 것인가 같은 것들을 제일 많이 이야기했다. 돈 이야기를 이렇게까지 안하는 퍼블리셔는 많지 않다. 철이 없는 것일 수도 있는데, 지금도 비즈니스나 숫자보다는 게임의 완성도와 소통 방법, 이미지 품질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다. 물건(의 수준)을 끌어올려야 서비스할 수 있겠다는 마음이다.​

게임스컴 2023의 <별되 2> 부스.


Q. 비즈니스 모델(BM)도 완성도의 일부일 텐데.

A. 김민규 사업실장: BM 이야기를 안 해도 될 정도다. 농담이 아니라 과금을 안 해도 정말 재밌게 할 수 있다. BM에 대해서는 조금 더 임박한 시점에 말씀을 드리겠지만 불편함을 주는 BM은 제한하고 있다.​

A. 김영모 플린트 대표:​ <별되>는 수집형 RPG였고 오토에 가까웠다. <별되 2>는 컨트롤이 조금 더 들어가는 게임이고, 난이도마다 가장 재미있게 깨는 방법은 바로 과금을 하지 않고 깰 때다. (웃음) 과금을 하면 조금 더 쉽고 편하고 많은 영웅을 써볼 수 있겠지만, 과금을 안 할 때가 더 재밌을 때가 많다.

Q. 그렇다면 그 구조는 F2P와 무슨 차이인가?

A. 정우용 하이브IM 대표: 강도에 대한 이야기는 아닌 거 같다. 무과금으로 해도 좋은 체험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Q. 게임 개발 중 AI를 도입하고 있지는 않은지?

A. 김영모 플린트 대표:​ 스케줄이 없어서, 우리끼리 'AI를 빨리 공부해야 한다'면서 못하고 있다. (웃음) 현재는 모두 수작업으로 하고 있다.


# 스팀 덱 "OK", 콘솔은 "로망"

Q. 스팀덱에서도 잘 되나?

A. 김영모 플린트 대표:​ 테스트했다. 잘 되고 있다. 


Q. PC, 모바일 모두 같은 날짜에 출시된다고 들었는데 콘솔 빌드 진척도는 어느 정도인가? 

A. 김영모 플린트 대표:​ 콘솔은 로망 같은 거라서... 게임패드로 하면 더 즐겁긴 하다. PC에서의 반응이 좋다면 당연히 출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만 게임에 업데이트가 계속 들어가야 해서, 그 업데이트를 발맞춰 나가는 데에는 서버상 어려움이 있다. 비용 진단도 해야하고. 신중히 고려해야 할 문제 같다. 다만 게임의 UI/UX는 게임패드에 대응하고 있다.


Q. 오픈 볼륨에서 스테이지는 얼마나 만들었나?

A. 김영모 플린트 대표:​ 80% 정도는 완성이 되어있다. 이번 빌드에서 모든 스테이지가 완성되고, 오픈 전에는 스테이지에 대한 완성도를 다듬는 작업을 하 것 같다. 스테이지 말고 시나리오까지 모든 콘텐츠가 80% 이상 진척됐다. 시나리오는 50시간, 컷씬은 3시간 정도 나올 것 같다. 이후 새 지역이 생기고 메인 스토리가 이어지는 큰 볼륨의 업데이트와, 작은 에피소드들이 추가되는 작은 업데이트가 채워지는 방식으로 진행할 것 같다.
 

Q. <별되 2>는 전작의 어떤 장점을 계승하고 있나?

A. 김영모 플린트 대표:​ <별되>가 당시 2D RPG로는 한계까지 만든 게임이다. 아시다시피 플린트가 적은 인원이 시작한 회사다. 지금은 120명 정도 되는데 지금도 최고의 한계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정신적 계승작이라고 할 수 있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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