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하드코어 MMORPG <롬: 리멤버 오브 마제스티>(이하 <롬>)가 오는 27일 세계 각국의 유저들을 맞는다. <롬>은 출시 시점부터 글로벌 단일 서버, 단일 빌드로 서비스될 예정이다.
<롬>이 내세우는 가치는 '신뢰성'과 '항상성'이다.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의 BM(비즈니스 모델)을 바탕으로 그 가치를 보존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그 가치에 유저들도 공감한 덕일까. 지난 1월 진행된 <롬> GBT(글로벌 베타 테스트)는 신규 서버를 긴급 증설하기도 했다. 정식 출시 시점에는 진행 상황이 초기화되는 '테스트'임에도 말이다.
<롬>은 어떤 게임일까? 그리고 앞으로 어떤 길을 걸어갈까? 개발사 레드랩 게임즈 신현근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디스이즈게임 안규현 기자
레드랩 게임즈 신현근 대표
Q. 디스이즈게임: 먼저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신현근 대표: 레드랩 게임즈 대표이자, 지금 <롬> PD를 맡고 있는 신현근입니다. 업계에 들어온 지는 25년쯤 된 것 같네요. 25년 동안 게임 업계에서 퍼블리싱도 했었고, 사업 업무를 하다가 이제 개발 쪽으로 전환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개발과 더불어 서비스를 함께 살피는 걸 선호하는 편입니다.
Q. <롬>은 GBT부터 정식 런칭까지 글로벌 단위로 이뤄집니다. <롬>의 목표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A. 신현근 대표: 일단 수치적인 목표는 잡지 않았습니다. 왜냐면 <롬>이 레드랩 게임즈의 유일한 프로젝트이고, 생존을 위해 필수적인 프로젝트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얼마를 벌겠다'든지 하는 수치적 목표는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롬>의 목표는 두 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유저와 게임사가 우호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입니다. 요즘은 유저와 게임사 간의 적대적 관계가 너무 심각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유저와 게임사 사이에 우호적 관계가 형성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 <롬>으로 하여금 게임사와 유저 사이의 적대적 관계를 완화할 수 있는 도전을 해보자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되면 <롬> 또한 롱런할 수 있는 게임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무대를 확장해서 우호적 관계를 글로벌 유저와도 형성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일종의 실험을 하는 것이 두 번째 목표입니다. 최근 여러 콘텐츠에 국경의 경계가 없어지는 것처럼, <롬> 역시 국가의 경계를 확장해서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되었으면 합니다.
Q. 글로벌 유저를 상대로 하는 유저 친화적인 운영 기조를 말씀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어떤 방향이 될까요?
A. 신현근 대표: 유저와의 적대적 관계가 형성된 것은 사실 게임성의 문제는 아니었다고 봐요. 게임성의 문제보다는 유료화의 정도, 게임에 돈을 쓰는 수준이 너무 비싸다 보니까 발생하는 피로도의 문제가 있고요.
또 돈을 쓴 사람을 무력화시키는 패치와 같이 신뢰도의 문제도 있습니다. 어떤 회사는 전략이라고 할 수 있고, 또 비즈니스 방향일 수도 있겠지만, 그런 과정이 반복되며 유저들의 피로도와 신뢰도가 완전히 한계에 도달한 상태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그런 관점에서 이 두 가지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예측 가능한 업데이트와 이해 가능한 BM(비즈니스 모델) 수준을 해결의 키워드로 잡고 있어요.
한국·대만 공동 미디어 쇼케이스 당시 신현근 대표의 모습
Q. GBT 당시에는 코스튬, 가디언(펫), 몬스터 석판까지 세 가지 뽑기가 있었는데요. 쇼케이스 당시 뽑기 상품은 최소화하겠다고 밝히신 바 있습니다. 런칭 버전에는 어떻게 반영되나요?
A. 신현근 대표: 글로벌 베타 테스트 때 보여드렸던 것처럼 3가지 뽑기가 있지만, 유료 모델은 코스튬 하나입니다. 요즘은 쇼케이스에서 했던 말도 유저 분들께서 잘 믿어 주시지 않더라고요(웃음).
코스튬 뽑기 역시 컬렉션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기 클래스의 코스튬만 소환되는 방식입니다. 가디언과 몬스터 석판은 무료 재화, 그러니까 게임 플레이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재화로 소화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습니다. 가디언이나 몬스터 석판은 인게임에서 제작할 수도 있고요.
소환 아이템인 석판은 게임 내 제작으로도 얻을 수 있다.
Q. 그렇다면 매출에 대한 부담은 없을까요?
A. 신현근 대표: 매출에 대한 부담은 사실 적은 편입니다. 일명 '트리플 A'급이라고 할 정도의 많은 개발 인력이 들어간 프로젝트가 아니기도 하고, 인력을 많이 늘리지 않은 이유 중에도 그게 유저에게 과금 부담으로 전가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서비스를 통해 트래픽을 좀 더 모으고, 원빌드 관리로 관리 효율성을 높인다면 무리하지 않은 과금으로도 충분히 운영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Q. MMORPG의 시장 점유율이 줄어드는 추세입니다. 시장 상황을 어떻게 보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A. 신현근 대표: MMORPG의 시장 점유율이 줄어들 수밖에 없겠죠. (최근의 MMORPG는) 통상적인 유저가 과금을 통해서 극복할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의 수준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100만 원 써 봤자 티도 안 나잖아요. 그리고 그 결과로 초반에는 트래픽이 조금 감소했고, 결국엔 매출까지 줄어들어서 시장이 점점 작아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MMORPG가 게임 장르 중 가장 메이저 장르라고 생각하고, 잠재 수요층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MMORPG의 하락세는 접근할 수 없는 수준의 과금 허들 때문에 발생한 문제이지, 그 부분에서 납득할 수 있는 게임이 나온다면 MMORPG 유저들은 게임을 즐길 거라고 생각합니다.
Q. GBT 도중 서버가 증설됐습니다. 얼마나 많은 인원이 참여했나요?
A. 신현근 대표: 원래는 서버 한 대로 진행할 예정이었습니다. 서버에 풀 테스트를 해봐야 하기도 했고요. 물론 글로벌 트래픽을 가늠할 수 없다 보니 추가로 한 대를 투입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놨었고요.
그런데 너무 이른 시간에 풀이 차서 확장해서 운영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그 안에서 유저들도 상호작용이 충분히 발생하고 서로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환경이 구성되었던 것 같아요.
GBT는 끝나면 진행 상황이 초기화되는 3일짜리 '찍먹' 기간이었던 만큼 어떤 게임인지 구경하러 오실 거라고 생각했는데, 굉장히 진지하게 게임을 즐겨 주신 덕에 대기열이 생겨 서버를 증설하게 되었습니다. GBT 참여 인원을 정확히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롬>은 한 서버가 5천~7천 명의 트래픽을 받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Q. GBT부터 글로벌 유저를 대상으로 진행되었는데, 해외 유저도 많이 참여했나요?
A. 신현근 대표: 한국이 60%, 나머지 국가가 40% 정도의 비율이었습니다. 해외 국가 중에선 아무래도 대만이 주류였고요.
GBT 통계 (출처: 2차 PD 브리핑)
Q. GBT 이후 공개한 PD 브리핑 내용을 보니 나이트, 레인저, 매지션 3개 직업 중 레인저 캐릭터 비율이 절반을 넘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본능적으로 원거리 직업을 고르는 것 같기도 한데요. 서버별 최고 경험치/전투력 캐릭터의 직업은 무엇이었는지도 궁금합니다.
A. 신현근 대표: PD 브리핑에서 닉네임만 공개됐던 최고 경험치, 최고 전투력 캐릭터 모두 직업은 레인저였습니다. 아무래도 단기 성장 과정에서는 몬스터 사냥과 같은 부분에서 원거리가 편하긴 하죠. 나이트(근접) 유저 분들은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몬스터 사냥 경쟁 단계를 넘어가게 되면 게임 플레이에 고유한 파워가 나오는 단계가 있게 됩니다.
Q. 정식 출시 이후 PD 프리핑에선 조금 더 다양한 통계를 제공하겠다고 예고하셨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정보들이 포함되나요?
A. 신현근 대표: GBT 기간에도 상세한 통계를 내긴 했지만, 큰 의미가 없다고 판단해 직업 비율 정도만 공개했습니다. 게임을 출시하고 나면 각 서버별 랭킹, 클래스별 랭킹, 전투력이나 레벨 랭킹, 길드 랭킹과 같은 정보를 자세하게 알려드릴 예정입니다.
그래서 내가 하고 있는 서버 이외에 다른 서버 상황도 알 수 있도록 해서 추후 서버 이전과 같은 의사결정 과정에서 참고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조금 더 확장해서, 나중에는 각 서버별로 아이템 가격이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 같은 시장 정보까지 제공하는 방향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롬> 거래소 UI
Q. <롬>에는 월드(서버 통합) 거래소가 나올 예정인데요. 서버별 가격 정보까지 공개한다면, 혹시 서버별로 한 아이템의 가치가 크게 달라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표인가요?
A. 신현근 대표: 아닙니다. 물가를 인위적으로 통제하는 시장 개입은 옳지 않다고 생각해요. 각각의 서버에는 그 가격이 형성된 이유가 있습니다. 경쟁 상황도 다르고, 참여자들의 상태도 모두 다르기 때문에 동일 가격을 맞추겠다는 목표는 절대 아니고요.
다만 개발진 입장에서는 월드 거래소를 도입할 때 어떤 형태가 되어야 하는지를 판단해야 하고, 유저 입장에서는 서버 이전과 같은 고민을 할 때 정보를 제공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내린 결정입니다. 저희는 정보 제공자로서의 역할을 우선하고, 나머지는 유저분들이 판단하셔서 선택을 해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Q. 서버 내의 거래든, 서버 간의 거래든 거래를 활성화 시키는 것 자체가 목표라고 보면 될까요?
A. 신현근 대표: 그렇습니다. 거래 자체는 활성화해야 한다고 보고 있고요. 그런 측면에서도 세율도 굉장히 낮은 수준으로 서비스하려 하고 있습니다.
Q. GBT 당시 서버 세율이 2%로 굉장히 낮았습니다. 정식 런칭에서도 그대로 유지가 되나요?
A. 신현근 대표: 세율은 2%로 유지됩니다. 세율 문의를 많이 해 주고 계신데, 한편으로는 "베타때 재밌었는데 다 바꾸는 거 아니냐"는 말씀도 해 주십니다. 특별히 바꿔야 할 이유가 있는 것 외에는 전혀 건드리지 않을 생각입니다.
Q. 일각에서는 MMORPG는 개발비가 많이 드는 만큼, 유저가 몰리는 초반에 개발비를 회수한다는 인식도 있는데요. 그런 인식과는 반대의 운영 기조라고 보면 될까요?
A. 신현근 대표: 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는 말은 경계하고 있습니다. <롬>의 BM에서 가장 중요한 정책은 '항상성'입니다. 그래서 패키지 개수나 정책, 프로모션에 있어서 시기별 차이를 최대한 없도록 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고요.
아마 상점이 열리면 확인하시겠지만, 이걸 이렇게 팔아도 되나 싶으실 정도로 심플하게 구성했습니다. 아마 런칭 전날까지도 의심하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소비자와의 신뢰 회복이 최우선 목표입니다. 오래 꾸준히 함께 갈 수 있는 게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Q. 그렇다면 콘텐츠 면에서 <롬>이 가진 차별점은 무엇인가요?
A. 신현근 대표: 이제까지 말씀드린 것처럼 운영은 신뢰성, BM은 항상성을 강조했습니다.
새로운 시스템을 추가하고 그것을 부각시키는 방법 즉 더해서 차별화하는 방법도 있지만, 반대로 빼는 것도 차별화라고 생각합니다. <롬>의 경우 어른들을 위한 RPG지만, 그 어른 중에서도 조금 더 어른을 위한 RPG입니다. 유저들이 과연 그렇게 많은 복잡한 시스템을 원할까요?
새로운 것이 많지 않으면 "성의 없이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정작 해야 될 게 너무 많으면 "이런 게임 못한다"고 말씀하시기도 합니다. 그래서 시스템의 가짓수는 단순화하고 그 시스템을 알아갈수록 더 깊어지는 구조를 추구했고, 역으로 '단순함이 장점'이라는 차별성을 뒀습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사실 유저들은 이해해 주시는데, 투자사나 퍼블리셔는 만들어 둔 것 없이 대충 말로 때우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기도 하는데요. 그래서 많은 게임사들이 억지로 '차별화를 위한 차별화' 시스템을 만들어 넣기도 합니다.
마케팅이나 투자의 니즈로 해상전을 넣기도 하고, 공중전을 넣기도 합니다. 그런데 정작 그 장르의 유저들은 해당 콘텐츠에 대한 소구가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결국은 본질로 평가받잖아요. 오히려 그런 '차별화'로 인해 탄탄한 구성이 어그러지는 경우도 굉장히 많습니다.
Q. <롬>의 메인 콘텐츠는 대규모 PvP인데요. '영지전'도 있고 '공성전'도 있습니다. 세계 전역에 걸쳐 많은 영지가 분포해 있고, 개별 영지를 차지하면 보상을 얻습니다. 길드나 연합 단위로 영지에서 나오는 자원을 관리하는 SLG 요소가 있나요?
A. 신현근 대표: SLG 성격은 없습니다. <롬>은 복잡하게 확장해 가는 것보단, 명확한 보상이 마련된 게임입니다.
<롬>에는 서버당 하나의 성이 있습니다. 성을 점령하기 위한 공성전은 성에 인접한 영주끼리 진행하는 방식이고요. 총 27개의 영지가 있기 때문에, 길드별로 각각 시작 지점을 설정해 영지를 쟁취하고, 그 영주들이 성을 먹는 개념으로 구성했습니다.
Q. 그렇다면 영지전은 길드 단위로 치뤄지나요? 아니면 연합 단위로 참전할 수 있나요?
A. 신현근 대표: 영지전은 길드 단위로 합니다. 연합은 알아서 나눠서 먹겠죠.
그런데 영지는 하나의 길드가 복수 점령할 수 있습니다. 27개 영지의 영지전이 동시에 진행되기 때문에, 한 길드가 부대를 나눠서 배치하거나 여러 길드가 모여 영지를 나눠서 점령할 수 있는 등 다양한 전략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정식 서비스 런칭시 추가되는 콘텐츠 (출처: 2차 PD 브리핑)
Q. 대형 길드에 대가를 지불하고 보호받을 수 있는 '가드 시스템'이 인상적인데요. GBT 때는 체험하지 못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인가요?
A. 신현근 대표: 단순한 개념입니다. 길드 연구소에서 가드 연구를 해금하면 가드를 제공할 수 있는 길드가 되고요. 개인이 특정 길드에 가드를 신청하면, 누군가로부터 PK를 당하거나 어떤 라인으로부터 공격당했을 때 그 사실이 보호 길드에 알려지게 됩니다. 그래서 보호 길드가 와서 함께 적들을 정리해 주는 시스템인데요. 대신 그 대가로 주기적으로 일종의 상납금을 내야 합니다.
만약 보호 길드가 돈만 받고 제대로 보호해 주지 않으면 어떡하냐는 우려가 있을 수 있는데, 길드 입장에선 주기적인 상납을 받기 위해서 신뢰도를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열심히 보호에 임해야 합니다. 조직으로부터 개인이 보호받는 시스템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자동 사냥 길드인데 길드가 보호해줄 여력이 되지 않을 때, 큰 길드에 들기는 싫지만 보호는 받고 싶은 유저를 위한 대규모 길드와 개인 간의 상호작용 콘텐츠라고 보시면 됩니다.
Q. 또 재밌어 보이는 시스템 중 하나가 '감옥'입니다. 최근 MMORPG 장르에서 이권과 무관한 괴롭힘 문제가 이슈가 된 바 있는데요. 이와 관련한 대안일까요?
A. 신현근 대표: 그렇습니다. 감옥은 두 가지 용도가 있는데요. 첫 번째는 학살자, 그러니까 무분별한 PK를 하는 유저를 제재하는 수단입니다. <롬>은 기본적으로 자유 PK를 지향하기 때문에 GBT 시기에는 감옥 정책이 아주 엄격하지는 않았고요.
정식 출시 이후 운영하면서 기준을 갖춰 나갈 예정입니다. 또 감옥은 매크로를 사용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유저에 대한 선제적 조치 수단이기도 합니다.
Q. 감옥에 갇히게 되면 말 그대로 갇히고 끝인가요?
A. 신현근 대표: 감옥에서 일정 시간을 보내야 합니다. 일반 유저도 언제든지 감옥에 가서 갇혀 있는 사람을 구경하고 또 죽일 수도 있습니다. 수감된 유저는 공격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하드코어한 콘텐츠로부터 오는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측면으로 재미있게 풀어나갈 생각입니다.
물론 감옥에서 죽는다고 경험치가 줄거나 아이템을 떨어뜨리는 등의 패널티가 있지는 않습니다. 대신 수감 시간이 약간 줄어듭니다. 과거에 없었던 시스템은 아니지만, 이런 것들이 조금씩 재미를 덧붙여 깊이를 더하는 <롬>의 콘텐츠라고 보시면 됩니다.
Q. GBT 당시 까다로운 패턴을 보유한 보스 던전, '심연의 성역'을 체험한 기억이 있습니다. 보스 콘텐츠 업데이트 주기는 어느 정도로 계획 중인지 궁금합니다.
A. 신현근 대표: 월드의 전체 유저들이 입장해서 함께 잡는 구성이죠. 월드 보스 외에도 길드 레이드, 필드 보스 등 보스 잡는 재미를 줄 수 있는 콘텐츠는 지역 확장에 따라 추가됩니다.
월드맵을 보면 하단에 아틀라스라는 대륙이 있습니다. 아직 미공개 지역인데요. 아틀라스 대륙은 에피소드 2 업데이트에서 추가됩니다. 에피소드 추가는 6개월 단위로 확장해 나갈 예정입니다.
Q. 앞으로 <롬>에서 더 시도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A. 신현근 대표: 출시 시점에 약간 "이건 뭐지?" 하실 부분이 있습니다. 앞서 가디언을 게임 내 재화로 소환한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정확히는 골드(물약 등을 구매할 때 사용하는 재화) 대신 '크리스탈'이라는 별도의 재화를 사용합니다.
크리스탈은 광물을 채광해서 얻기도 하고, 사냥을 하다가 나오는 크리스탈 상자에서 얻기도 합니다. 영지전 보상으로도 얻을 수 있고요. 이 크리스탈을 변동 가격으로 책정했습니다. 물론 크리스탈은 순전히 게임 플레이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고, 현금으로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가디언은 일종의 핵심 아이템인데, 고정된 골드 가격으로 설정할 경우 이후 발생하는 인플레이션에 의해 적절한 가치를 반영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롬>은 항상성 유지를 위해 골드와 크리스탈의 교환비가 주기적으로 변동되는 시스템을 적용할 예정이고, 이걸 '가치 유지 시스템'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가디언은 그 가치 유지 시스템을 처음으로 적용하는 대상입니다.
서비스 초반에는 골드와 크리스탈의 생산량을 모니터링하며 수동으로 환율을 결정할 예정이고, 장기적으로는 매일 자동으로 시세에 반영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려 합니다.
또 하나는 '레드 블록'이라는 시스템입니다. 거창하게 표현하면 AI를 통한 유저 행동 패턴 분석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요. 아직은 AI라고 하기에는 이르긴 하지만, 유저들의 행동 패턴을 분석해 매크로 유저를 감옥으로 보내는 식으로 활용할 예정입니다.
MMORPG에서 유저분들이 가장 많이 원하시고 또 얘기하시는 것이 매크로 유저에 대한 대책입니다. 이 부분은 레드랩 게임즈가 존재하는 한 계속 연구하고 고도화해야 하는 영역이라고 보고 있고, 사명을 레드'랩'(연구소)이라고 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거래형 MMORPG의 연구 영역 속에 있는, 계속 R&D 하고 있는 영역입니다.
초기 버전에 레드 블록을 적용해 보고 매크로가 발전하는 속도에 준하는 속도까지 고도화한다면 상당히 많은 부분에서 쾌적한 플레이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Q. 마지막으로, 정식 글로벌 런칭을 앞둔 포부를 묻고 싶습니다.
A. 신현근 대표: 여태 말씀드린 걸 정리하자면, 저희는 <롬>을 오래 서비스할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렇게 서비스해도 MMORPG를 서비스할 수 있구나", "조금은 다르네"와 같은 이야기를 듣는 것이 포부입니다.
BM이든 운영이든 기존 게임과는 다른 철학을 갖고 있다는 것을 유저들이 느낀다면 오래 갈 수 있는 게임의 기반이 된다고 생각하고요. 얼만큼의 수익을 달성한다든지 하는 목표는 크게 고려하지 않고 있습니다.
GBT 때 굉장히 부족한 점이 많았는데 의외로 재밌게 즐겨주시고 칭찬도 많이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간혹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주시는 분들도 계신데, 그때보다 훨씬 더 좋은 모습으로 런칭 때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