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20주년을 맞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이하 '와우')에 '배틀로얄' 콘텐츠가 추가된다.
새로운 콘텐츠의 이름은 '약탈 폭풍'으로, 총 60명이 아라시 고원에서 열리는 토너먼트에 참가하게 된다. 단순화한 게임 플레이가 특징이다. 회복 아이템과 장비 파밍은 별도로 필요 없으며, 플레이어는 기술을 모아 빌드를 구성해 최후의 1인으로 살아 남아야 한다.
약탈 폭풍 추가를 포함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10.2.6 패치 콘텐츠 업데이트는 한국 시간으로 3월 21일 이뤄진다. 올란도 살바토레(Orlando Salvatore) 수석 소프트웨어 엔지니어와 레이 바르토스(Ray Bartos) 라이브 게임 수석 프로듀서로부터 보다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 봤다.
올란도 살바토레 수석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레이 바르토스 라이브 게임 수석 프로듀서
약탈 폭풍은 <와우>에 추가되는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인 만큼, 올란도 살바토레 수석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직접 콘텐츠에 대해 소개했다. 20주년을 기념하는 올해를 재미있게 시작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다 약탈 폭풍 콘텐츠를 기획하게 되었다는 설명이다.
약탈 폭풍은 해적 테마의 배틀로얄이다. 총 60인이 게임을 진행하게 되며, 대기열은 1인 또는 2인으로 등록할 수 있다. 2인큐는 친구와 함께 돌리는 것이 가능하며 모르는 플레이어와 매치가 되어 즐길 수도 있다.
게임이 시작되면 앵무새를 타고 자신이 희망하는 곳으로 날아갈 수 있다. 월드를 돌아다니다 보면 불꽃 모양의 아이콘이 보이는데, 다가가 클릭을 하면 곧바로 기술이 플레이어의 액션바(단축키)에 등록이 된다.
아이템도 마찬가지다. 기존처럼 마우스로 클릭해 드래그하는 방식이 아니라 바로 액션바에 등록되는 간략화된 방식을 취했다. 몬스터를 쓰러뜨리면 보유하고 있던 기술과 아이템이 자동으로 장착된다. 단 체력 회복 수단인 물약은 모든 캐릭터가 기본적으로 보유하고 있고, 장비는 따로 파밍할 필요가 없어 기술을 획득하고 성장시키는 것에 집중하면 된다.
필요하지 않은 능력이라면 액션바에서 드래그해서 버리는 식으로 월드에 드랍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동료에게 능력을 전달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미 획득한 능력을 다시 얻으면 능력의 등급이 올라가며, 최대 4등급(에픽)까지 성장시킬 수 있다. 강력한 원거리 공격 기술 '마나 구슬', 근거리에서 적을 상대할 때 효과적인 '이글거리는 도끼', 기동력을 확보할 수 있는 보조 기술 '페이 변신' 등 다양한 기술이 준비될 예정이다.
맵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면서 기술을 파밍하거나,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몬스터나 다른 플레이어를 상대하는 전략도 가능하다. 영예를 얻을 수 있는 노획물을 찾아 다닐 수도 있다. 다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폭풍이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좁혀오기 때문에 체력 관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개발진이 약탈 폭풍 콘텐츠에 있어 달성하고자 한 목표는 네 가지로, '빠르고 쉬운 게임', '재미', '중요한 선택' 그리고 '신선하게 느껴지는 전투'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면서도 <와우>만의 즐거운 경험을 충분히 제공할 수 있게끔 했다는 설명이다.
그에 따라 다양한 변화가 적용되었다. 약탈 폭풍에선 낙하 데미지가 적용되지 않으며, 기술을 시전할 때 움직이는 것이 가능하다. 아울러 모든 캐릭터가 2단 점프를 할 수 있다. 단, 공정성이 중요한 배틀로얄 모드인 만큼 서드파티 애드온의 사용은 지원되지 않는다. 게임 진행 도중 사망할 경우, 자신이 죽은 위치를 보고 있어야 했던 기존 <와우>의 방식과 달리 관전 모드를 즐길 수도 있다.
약탈 폭풍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두면 게임에서 얻은 노획물과 더불어 영예 레벨을 올릴 수 있다. 영예 레벨은 최대 40레벨까지 준비되어 있다. 꾸준히 영예 레벨 진행도를 쌓게 되면 해적 테마의 탈것과 애완동물 등의 보상도 얻을 수 있다.
약탈 폭풍 플레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보상의 예시
Q. 디스이즈게임: <와우>와 배틀로얄 장르의 조합이 신선하다. 배틀로얄을 선택한 계기나 이유가 있다면?
A. 올란도: 내부적으로 여러 아이디어를 내면서 프로토타입을 굉장히 많이 만들어 봤다. 소수의 팀원들만 있었던 당시, 우리 스스로도 <와우> 플레이어로서 게임을 더욱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아이디어가 무엇일까를 끊임없이 고민했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수많은 플레이 테스트를 통해 확장했다.
배틀로얄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소개했지만, 그 외에 다른 장르의 요소도 함께 녹여내고자 노력했다. 약탈 폭풍을 플레이 해보시면 다른 장르적 요소도 함께 느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가령 MOBA(AOS) 장르에서 느낄 수 있는 기술샷이라든가, RTS(실시간 전략)스러운 요소도 있다. <워크래프트 3>에서 그랬던 것처럼 최대 레벨이 10으로 설정되어 있는 부분도 그렇다.
또 개발팀 내부에 격투게임을 좋아하는 인원도 있는데, 콘텐츠의 타격감을 좋게 만들기 위해서도 노력했다. 다양한 아이디어와 장르의 재미 요소를 모아 궁극적으로 플레이어들에게 훌륭한 경험이 될 수 있도록 만들었다.
Q. 약탈 폭풍이 시즌 단위로 진행되는지 궁금하다. 만약 시즌제라면 한 시즌의 기간이 얼마나 될 지도 궁금하다.
A. 올란도: 현재로서는 기간 한정 이벤트로 준비하고 있다. 향후 계획 부분에 대해서 발표드릴 계획은 없다. 다만 약탈 폭풍이 충분히 재미있고 또 즐길 만한 콘텐츠인지에 대해서는 피드백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시점에서 개발팀 전체적으로 집중을 하고 있는 부분은 오히려 약탈 폭풍이 충분히 재미있는지, 그리고 충분히 즐길 만한지에 대한 것이다. 굉장히 많은 열정과 또 애정을 담아서 만든 콘텐츠인 만큼 함께 재미있게 즐겨주시기 바란다.
Q. 기술을 획득하고 조합해서 전투를 펼치다 보면 결국 승리에 유리한 필수 조합이 등장할 것 같다. 밸런스 패치 주기는 어떻게 계획하고 있나?
A. 레이: 약탈 폭풍을 즐기면서 굉장히 많은 기술을 찾아보고 조합할 수 있을 것이다. 앞선 소개 단계에서는 공격 기술을 주로 예시로 들었는데, 덤불 모양의 위장 상태로 숨어 있을 수 있는 '급습'(영문명 M-Bush, *편집자 주 - ambush는 '매복'이라는 뜻이나 bush에는 '덤불'이라는 뜻이 있다)기술과 같이 높은 플레이 자유도를 부여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이 존재한다.
아쉽게도 밸런스 패치 주기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공개해 드릴 수 있는 사항은 아직 없다. 피드백에 대해선 항상 경청할 예정이다.
Q. 와우에서 '해적'이라고 한다면 무법항과 같은 다양한 지역도 있다. 아라시 고원을 주무대로 삼은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궁금하다.
A. 올란도: 좋은 질문이다. 아라시 고원을 최종적으로 선택했지만, 처음부터 골랐던 결정되었던 것은 아니다. 사실 초기에는 쿨 티라스 등 여러 가지 다른 지역들을 살펴봤다. 그런데 지역 내 고저차 부분이 문제였다. 플레이어들이 이동하기에 어려울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약탈 폭풍 콘텐츠에 맞는 지역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아라시 고원을 선택하게 됐다.
또한 아라시 고원은 <와우> 초창기에 구현된 지역이다. 진영간 PvP도 가능했기 때문에, 호드와 얼라이언스 양 진영 모두 친숙한 공간이다. 격전의 아제로스 주요 콘텐츠인 '격전지'의 배경이기도 하기 때문에 약탈 폭풍의 배경으로 결정하게 되었다.
드넓은 평야로 구성된 아라시 고원
Q. 한국에서는 이용자 풀이 PvE에 집중된 경향이 있다. 오픈 이후에 시간이 지날수록 약탈 폭풍 유저 60명을 모으기가 어려울 수 있을 것 같은데, 글로벌 서버 간 매칭도 가능할까?
A. 올란도: 약탈 폭풍은 각 서버별로로 진행되는 콘텐츠다. 다만 특정 역할군이 채워질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성격의 콘텐츠는 아니다. 60인이라고 소개했지만, 그것보다 조금 더 적은 숫자로 매칭이 되더라도 게임이 시작될 수 있다.
팀 내부적으로뿐만 아니라 블리자드 전체에 걸쳐서도 굉장히 다양한 플레이 스타일의 <와우> 플레이어가 있다. 플레이 테스트를 거치며 다양한 피드백을 받아 면밀히 살펴보았다. 플레이 테스트와 피드백에 관한 부분은 레이가 설명해드릴 수 있을 것 같다.
A. 레이: 약탈 폭풍의 경우 개발 과정에서 매주 플레이 테스트를 진행했다. PvP 선호 유저, PvE 선호 유저 등 다양한 시각의 피드백을 들어볼 수 있도록 블리자드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테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그것을 약탈 폭풍의 개발 과정에 반영하고자 노력했다.
Q. 배틀로얄 게임에는 유저가 일부러 특정 유저와는 싸우지 않는 '티밍'(연합) 문제가 있다. 이를 해소할 시스템적 장치가 있는지 궁금하다.
A. 올란도: 약탈 폭풍은 공정하게 느껴질 수 있는 콘텐츠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만약 동일한 사람과 여러 경기에서 지속적으로 연합하는 의도적인 티밍이 발견될 경우엔 즉각적인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이러한 부분은 항시적으로 모니터링하고 피드백을 경청하겠다. 서드파티 애드온을 사용하지 못하게 제한한 부분 역시 공정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물론, 게임에서 마주친 랜덤한 플레이어와 임시적으로 동맹을 맺고 싶다면 그것 또한 하나의 선택이 될 수는 있다.
A. 레이: 약탈 폭풍의 디테일을 구성할 때 가장 먼저 접근한 것은 솔로 모드(1인큐)다. '해적'이라는 테마의 관점에서, 모든 해적은 그들 스스로만을 위한다. 처음 맵에 도착했을 때, 내 옆에 누가 오게 될 것인지, 누구와 싸우게 될 것인지 등 이런 예측 불가능함과 혼돈에서 오는 재미도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누군가와 일시적으로 동맹을 맺더라도, 궁극적으로는 최종의 1인이 승리를 하기 때문에 이런 부분도 '해적'이라는 테마로서 느껴지지 않을까 싶다. 2인 모드 역시 마찬가지다.
Q. 공용 기술인 2단 점프를 통해 어떤 이점을 가지고 갈 수 있는지, 그리고 점프 상태에서 쓸 수 있는 별도의 기술이 있는지 궁금하다. 또한 지형의 고저차를 통해 얻는 이점이 있는지도 궁금하다.
A. 올란도: 원래 <와우>에선 특정 직업만 2단 점프가 가능하다. 반면 약탈 폭풍에선 모든 플레이어가 사용할 수 있다. 개발 과정에서도 2단 점프라는 기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들기로 결정했다. 낙하 데미지가 없기 때문에 이동 방법에 굉장히 큰 변화가 생기게 된다. 원래는 넘을 수 없었던 장애물을 뛰어넘는다거나 하는 식이다. 이동 중 캐스팅 역시 2단 점프 중에도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지형 활용도 잘 한다면 충분한 이점이 될 수 있다. 컨트롤이 좋은 플레이어가 고지대를 차지해 시야에서 우위를 점하는 등의 활용이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