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마음 속 한 구석에는 어릴 적 받은 잊지 못할 상처가 하나쯤은 있는 법입니다. 이 상처는 정말 끈질겨서 잠시 사라진 것처럼 느껴지다가도 어느새 곁에 와서 괴롭힙니다. 실제로, 과거의 아픈 기억은 생각을 하지 않도록 노력하면 할수록 더 자주 떠오른다고 합니다.
이번 BIC에 참가한 <위드 마이 패스트>는 이런 마음의 상처에 주목합니다. 게임은 우울증에 걸린 여자 주인공이 자신의 과거와 함께 퍼즐을 풀며 성장한다는 내용입니다. 매력적인 픽셀 아트 스타일과 아름다운 게임 음악,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를 동시에 조종하는 독특한 매커니즘이 특징입니다.
게임은 180여 종이 넘는 퍼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게임의 난이도는 쉬운 편은 아닙니다.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라면 여러 번 도전해야 겨우 깰만한 수준입니다. 그런데 그 과정이 괴롭지는 않습니다.
각 스테이지마다 여주인공의 주변 사람들이 나와 여주인공의 행동에 대해 부정적으로 반응하는데요. 새로운 시도를 할 때마다 이 말들이 메아리처럼 돌아와 비수로 꽂힙니다. 매력적인 내러티브 덕에 이 마저도 여자주인공의 끊임없는 사투처럼 느껴진달까요.
게임을 만든 이매진 윙스 스튜디오는 현재 중국인 대학생 친구들 세 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처음에는 자오 샹뤄씨 혼자서 만들기 시작했지만 역부족이었고, 대학에서 만난 뜻이 맞는 친구들 두 명을 섭외하여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중국 인디 게임 경진대회에서도 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그가 <위드 마이 패스트>를 한국어로 번역하고 한국의 게임쇼까지 찾아온 것은 게임의 서사가 한국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그는 한국과 중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문화권 청소년들은 성장 과정에서 늘 억눌려 있고, 스스로 부정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합니다. 개인이 원하는 바와 학교 교육 사이의 괴리가 크고, 늘 경쟁에 내몰려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이들에게 울림을 주는 것이 이 게임의 최종 목표라고 소개했습니다.
그는 BIC에 방문한 한국의 게이머들에게 "<위드 마이 패스트>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입니다. 솔직히 사춘기 시절에 한 번쯤은 있잖아요. 이 게임을 즐기면서 자신의 과거와 어울리며 미래로 나아갈 수 있을지 알아가면 좋겠어요"라고 전했습니다.
지난 5월 스팀으로 출시되었습니다. 스팀페이지와 BIC 온라인 전시를 통해 무료 데모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