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추어 파이터>와 <쉔무>로 잘 알려진 스즈키 유가 한국을 방문했다. 지스타 2010과 같이 열린 아이콘(iCON) 2010 강연을 위해 방한한 스즈키 유는 한국과 인연이 깊다.
지난 2004년 스즈키 유는 JCE와 손잡고 <쉔무 온라인>을 공동개발했으나 프로젝트가 중단되며 아쉬움을 남겼고, 2009년에는 세가를 떠나며 개발 일선에서 물러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스즈키 유는 최근 <쉔무>의 모바일 버전 <쉔무 가이>를 발표하며 건재함을 알렸다.
그는 한국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개발 철학과 새로운 도전에 나선 지금의 행보에 대해 이야기했다. 또 모바일 게임이 아닌 새로운 플랫폼으로 <쉔무 가이>를 확장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얼마 전 모바일 게임으로 새로운 <쉔무> 프랜차이즈를 발표했다. 어떤 게임인가?
<쉔무 가이>는 일본에서 서비스될 모바일 소셜네트워크게임이다. 내용은 <쉔무>와 <쉔무2>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유저들은 전작의 주인공 ‘하즈키’의 문하생으로 들어가 이야기를 풀어 나가게 된다.
현재는 <쉔무 가이>의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 게임의 이벤트와 운영, 버전업 등을 고려하고 있다. 이후 PC 버전과 다른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것도 준비 중이다.
아이콘 2010에서는 아케이드 시장에 대해 강연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케이드 게임시장이 앞으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보는가?
놀이문화가 점점 대형화되면서 기술이 진보하고 있다. 즉, 놀 수 있는 것이 늘어나면서 아케이드 게임시장 외에 많은 오락산업에서 영향을 받고 있다. 과거에는 오락이라는 즐길거리가 한정돼 있었던 만큼 집중된 시장을 만들 수 있었지만, 지금은 시장이 분산되는 것이다.
이런 성향을 본다면 아케이드 게임산업은 앞으로도 증가세로 보기는 힘들다. 그러나 체감형 게임 등이 점점 증가하면서 유지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아케이드에서 새로운 시장이 만들어진다면 부활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3D 입체영상을 이용한 게임이 아케이드로 나온다면 큰 시장을 형성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체감형 게임의 가능성을 언급했는데, PS무브와 Xbox360 키넥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과거 체감형 게임은 아케이드에서 센서를 이용할 수밖에 없어 덩치가 컸고, 가정에서의 플레이는 불가능했다. 하지만 닌텐도는 이 센서를 이용해 가정에서 즐길 수 있는 Wii를 만들었고, 흐름을 탔다.
최근 발매되는 게임의 내용을 보면 대부분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이대로 가다가는 성장할 기회를 잡는 것이 어렵다. 체감형 게임기도 마찬가지로 입력 디바이스의 차별화를 가져 가고 있다.
이런 모습이 PS무브와 Xbox360 키넥트가 동작인식이라는 같은 개념이면서도 다른 방식의 조작을 갖게 만들었다. 확실하게 차별화한다면 향후 장래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최근 게임시장에서 특정 장르를 고집하기는 힘들어지고 있다. 아케이드 게임에 최신 경향을 적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역시 아케이드 게임은 게임센터에서 즐기는 것이 가장 즐겁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정의를 한마디로 내리기는 어렵다. 나에게 게임센터는 아련한 추억, 즐거움을 가져다 준 장소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난다는 개념이다.
단지 게임을 하는 것만이라면 일반 PC 게임처럼 장점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모인 사람끼리 활동하거나 팀을 꾸려서 다른 동네에서 대전을 펼치는 등 다양한 오프라인 활동으로 이어진다. 사람과 사람의 교류에 직접 만난다는 것이 아케이드 게임이 갖는 엔터테인먼트로서의 강점이다.
지금은 모바일 게임에 전념하는 모습인데, 아케이드 시장에 다시 도전할 생각도 있나?
나는 게임을 장르로 한정하지는 않는다. 새로운 것을 하고, 도전하는 데 흥미를 느낀다. 물론 게임 외에 모든 분야에서 새로움을 찾고 있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게 즐겁기 때문이다.
아케이드 시장에서도 새로운 시도가 조금씩 나오고 있는 모습이다. 나도 개인적으로 기획하는 것이 있는데,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 시스템을 적용해 보고 싶다. 아케이드를 포기하지 않았다.
‘스즈키 유’ 하면 <버추어> 시리즈를 떠올리는데… 다시 <버추어 파이터> 시리즈를 만들 생각은 없나?
<버추어 파이터> 시리즈에 대해서는 내가 아닌 회사의 공식 루트를 통해서 말하게 되어 있다. 만약 내가 다시 <버추어 파이터>에 손을 댄다면 6이나 7 같은 시리즈가 아닌, 완전히 새로운 이름을 사용할 것이다. 이에 걸맞는 새로운 시스템과 아이디어, 기획은 이미 갖고 있다.
마지막으로 본인의 게임 철학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나는 게임을 하나의 룰(규칙)이라고 본다. 예를 들어 지금 게임을 볼 때 그래픽과 사운드 등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콘텐츠를 중요시하고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새로운 룰을 만들어 새로운 플레이를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더 중요시돼야 한다.
많은 개발사가 새로운 규칙으로 새로운 플레이를 만들어 내는 게임을 선보인다면 게임업계 전체가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