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국민 레이싱 게임으로 불리며 캐주얼 게임계를 평정했던 <카트라이더>. 하지만 세월이 지나며 그 인기는 예전만 못한 상황이죠. 그래서 오랜만의 대형 업데이트로 ‘혁명(레볼루션)’을 선언했습니다.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각오로 이번 업데이트를 준비한 <카트라이더> 개발팀 박용규 팀장에게 자세한 내용을 들어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박상범 기자
<카트라이더> 개발총괄 박용규 팀장.
■ 레볼루션 업데이트 “본연의 재미로 돌아간다”
이번 업데이트로 1등이 더 불리해지는 것 같다. 1등과 거리가 벌어지면 속도가 늘어나지만 가까워지면 원래 성능으로 돌아온다. 이는 1등을 끌어내리는 게 아니라, 못하는 유저들을 끌어올리려는 것이라 큰 영향은 없을 것이다. 또한 피버 상태의 유저들을 물리치면 그에 대한 보상이 주어질 것을 고려하고 있다.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디스오더가 등장한다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디스오더라는 제 3 세력이 나타나 로두마니와 다오가 손을 잡는다는 게 레볼루션의 기본 설정이다. 디스오더와 그 무리들, 배후 보스들은 차차 등장하겠지만 그 마을에 세력 확장을 위해 쳐들어오는 것이다. 3번에 걸쳐 시나리오가 공개되며 업데이트 전에 충분히 설명해 이해시킬 예정이다.
평화로운 붐힐 마을에 나타난 디스오더를 소재로 한 레볼루션 업데이트.
공개된 보스전은 추격전 형태다. 혹시 다른 형태로도 있나? 다음 보스는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는 상황이라 당장 뭐라고 말하긴 힘들지만 탈출 느낌이 나는 형태도 나올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보스전을 통해 유저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많은 보상이 있겠지만 그 이전에 클리어 자체를 재미있게 만드는 게 목적이다. 보상은 카드나 장비 쪽으로 얻을 수 있도록 진행 중이다.
채널 시스템 개편에서 속도 선택이 가능해졌는데 어떤 식으로, 그리고 몇 단계로 하게 되나? 예전엔 라이선스 기준으로 스펙이 고정돼 있었는데 이제 RP 위주로 개편하고 장갑에 맞는 채널에서 플레이할 수 있다. 앞으로 변경될 수도 있겠지만 속도는 모두 3 단계로 구분된다. 속도 설정은 사전에 유저가 미리 정할 수 있어서 퀵조인으로 들어갈 때 그에 맞게 입장할 수 있다.
하위 채널 유저가 상위에서 플레이할 수 있다고 했는데 그럼 상위 채널의 경험치나 머니 획득 부분은 그 채널 맞게 그대로 지급되나? 올라가도 메리트가 부족할 것이다. 그리고 그게 더 좋다고 접근하게 하고 싶지는 않다. 실력에 맞는 채널에서 플레이하는 게 가장 재미있는데, 경험치 획득을 위해 잘 하는데 가서 지는 것은 지양하려고 한다. 그 부분의 보너스를 위한 밸런스를 잡고 있다.
피버 시스템은 어느 때 발동하나? 발동 시점도 중요할 듯하다. 가장 고민된 부분이 어뷰징이다. 유저가 3회 연속 리타이어하면 시상대에서 다음 경기에 피버 모드가 된다고 보여주고 게임 중 피버 마크를 노출시킨다. 한 판이 지나면 해제되는데 3판 리타이어하고 다음 판에 1등하려는 건 손해보는 어뷰징이다. 최대한 리타이어를 면해서 완주시키는 데 초점을 맞춘 기능이기 때문이다.
피버 상태가 노출되면 강퇴 등 견제 대상이 될 듯하다. 안그래도 강퇴가 있지 않나 고민하는 중인데, 피버 유저란 게 뜨면 그 사람은 못하는 사람이라고 파악하게 된다.
또한 피버 유저를 이기면 피버 킬 보너스 등 추가 혜택을 주는 시스템이 있어서 굳이 강퇴시키지 않고 성취감을 느끼려고 할 것이다. 우려하는 부분을 최대한 없애려고 노력 중이다.
현재 <카트라이더>는 e스포츠가 진행 중인데, 이번 업데이트 이후 선수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밸런스가 조절된다고 해서 선수들의 플레이 방식과 기술에 영향은 없을 것이다. 선수들에게 자문을 구했는데 승패가 역전되기보다 예전보다 박진감이 넘친다고 하더라. 덕분에 하위권에서 반전이 많을 것이다.
물론 안전장치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만약 리그에서 안 좋은 영향을 받는다면, 선수들에게는 예전 버전의 플레이가 가능하도록 준비하고 있다.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
<카트라이더> 기존 콘텐츠의 수정 계획은 있나? 그동안의 업데이트는 달리는 환경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었다. 카트 바디나 캐릭터 등은 워낙 많아서 이걸 하루아침에 바꾸기에는 버겁다. 순차적으로 할 것이다.
앞으로는 타기 편하고 재밌는 카트를 넣을 것이다. 캐릭터도 높은 수치가 있는 게 아니라 같이 했을 때 즐거울 수 있는 수치를 넣으려고 한다.
<카트라이더>의 아이템 개선 방안 계획은? 테마가 등장할 때마다 아이템을 추가했더니 오래간만에 들어오는 유저가 어색해했고, 난이도도 올라가는 부분 있어서 그런 것을 최소화하려고 한다. 그 일환으로 테마별 아이템을 없애고 직관적인 아이템을 넣을 것이다.
■ “다시 한번 국민 게임으로 거듭나고 싶다”
2단 드리프트나 순간 부스터 등 개발 의도와 다르게 재미있게 플레이하는 방법이 있는데, 이로 인해 사용 유저와 비사용 유저의 차이가 커진다. 시스템적으로 도와줘도 한계가 있다. 그 기술을 보고 따라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 그래서 그걸 하기 쉽도록 튜토리얼로 보여주려고도 생각했다.
하지만 고수들의 방법을 그렇게 얘기해 버리면 마치 우리가 하라고 시키는 것 같다. 너무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하는 게 아닐까 고민했다. 그래서 앞으로 업데이트하면서 잘 녹여 볼까 여러 가지로 고민 중이고, 라이더스쿨에 넣는 걸로 시도해 볼 수는 있을 것이다.
그동안 <카트라이더> 유저는 대부분 아이템전이나 스피드전만 즐기고 플래그전은 잘 안 즐긴다. 기존 콘텐츠도 개선이 필요할 듯하다. 맞다. 플래그전은 말 그대로 애먹고 있다. 살려 보려고 많이 노력했는데 재미 요소가 있지만 난이도의 벽을 넘기는 힘들더라. 어느 정도 실력이 되면 재밌지만 호불호가 갈린다. 한때 문 닫고 싶은 마음도 들었지만 콘텐츠 추가도 계속 고민 중이다. 대중적으로 만들 수 있는 아이디어가 있으면 시도할 생각이다.
<메이플스토리>나 <던전앤파이터>가 겨울 업데이트로 동시접속자가 크게 늘었다. <카트라이더>는 어느 정도의 동시접속자 증가를 기대하나? 수치 예상보다 무사 업데이트를 더 기대하고 있다. 물론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기대는 하고 있다.
<카트라이더>의 현재 성적이 궁금하다. 잘 나올 때는 공개하면서 유저가 줄면 공개를 못 하냐고 물어보긴 하는데, 이건 대략적으론 알지만 대놓고 물어보지 못하는 연봉과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카트라이더>가 동시접속자 22만 명 시절보다 못한 건 사실이지만 어려운 상황까진 아니다. 그리고 이번 업데이트로 얼마나 잘 될까 기준을 잡는 것도 애매하다.
우리는 유저들이 얼마나 편하게, 스트레스를 덜 받는가 등 무형적 부분을 성공의 기준으로 보려고 한다. 그저 바람이 있다면 다시 국민게임으로 사랑받는 게 가장 큰 목표다.
<카트라이더>는 캐주얼 게임의 맏형 격인 게임인데 앞으로 캐주얼 게임시장을 전망한다면? MMORPG는 분명 큰 파급력을 가진 콘텐츠다. 그리고 캐주얼 게임은 요즘 잘되는 게임이 있긴 하지만, 예전에 비하면 많이 침체돼 있다.
그래서 많이 어렵지 않냐고 얘기하는데, 꼭 그렇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흐름이란 게 있어서 다시 캐주얼로 넘어갈 수 있다. 아직 유저들의 요구는 많다. 그리고 스마트폰 등으로 짬짬이 많이 즐기고 있어서 희망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