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회원가입 | ID/PW 찾기

게임인

열혈강호2 “외부의 질책, 감사히 듣겠다”

KRG 스튜디오 한용섭 기획팀장 인터뷰

안정빈(한낮) 2011-12-12 16:01:05

혼날 각오를 하고 맞아도 아프긴 아프더라고요.” <열혈강호 2>를 개발 중인 KRG 스튜디오 한용섭 기획팀장의 말이다. 지스타 2011에서 첫선을 보인 <열혈강호 2>에 대한 유저들의 평가는 좋지 않았다. 전투부분에서 기대가 된다는 이야기와 무공에 대한 칭찬을 빼면 나머지는 악평일색이었다.

 

1 CBT를 앞두고 다시 만난 한용섭 기획팀장의 표정은 생각보다 밝았다. 혼날 각오를 하고 부산에 내려갔고, 원하던 만큼 혼난 덕분에 개발에는 오히려 자신감이 붙었단다. 게임의 방향을 찾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부산에 내려간 개발팀은 쓴소리를 들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자원자였다고 한다.

 

그 결과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도 알게 됐고 그래픽 개선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확실히 굳어졌다CBT를 급히 연기한 이유다. 다만 지스타 피드백을 본격적으로 반영하는 것은 내년에 있을 2 CBT 이후의 일이다. 그래서 1 CBT의 목표도 더 많은 유저에게 집중적으로 혼나보는 것으로 정했다.

 

매번 혼나기만 하다 끝나는 건 아닐까걱정 섞인 물음에 한용섭 팀장의 답변이 돌아왔다. “이번 테스트까지만 혼나고 다음부터는 칭찬을 들을 겁니다./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열혈강호 2>를 개발 중인 KRG 스튜디오 한용섭 기획팀장.

 

■ “엔진 개선 중, 2 CBT부터 그래픽이 바뀐다”

 

지스타 2011에서 처음으로 <열혈강호 2>를 공개했는데, 평이 썩 좋지는 않았다.

 

 

한용섭 기획팀장: 처음부터 그런 이야기를 들으러 간 게 맞으니까 괜찮다. 사실 개발팀에서 지스타 참가인원을 모집할 때부터 실제 유저 의견을 듣고 싶은 사람만 선발해서 내려갔다. 일종의 각오가 된 사람들이다. 그렇게 부산에 내려간 개발자들이 직접 시연도 하고, 도우미도 하고 그랬는데 정말 많이 혼났다.

 

 

어떤 점에서 특히 많이 혼났나?

 

조작과 그래픽이다. 전투가 재미는 있어 보이는데 정작 캐릭터를 마음대로 움직이기 어렵고, 그래픽의 품질도 좀 더 올렸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혼난 만큼 의견도 많이 귀담아 들었고, 개편을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혼날 각오를 하고 혼나도 아프긴 아프더라. 자원자만 모집해서 내려간 이유도 그 때문이다. 억지로 끌려가서 혼나면 사기만 더 떨어진다.

 

그나마 다행인 건 전투에서 발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답한 유저가 많았다는 점이다. 재미있다, 재미없다를 떠나서 기대가 된다는 말. 그 말 한 마디가 가장 듣고 싶었다. 실컷 혼나긴 했지만 수확이 확실히 있어서 다행이다. 개발을 하면서 유저들과 직접 의사소통할 기회가 적은데 (지스타 출전이) 그런 기회로서는 충분하지 않았나 싶다.

 

지스타의 <열혈강호 2> 체험존. 많은 관람객이 모였다.

 

 

그래픽 품질을 바꾸는 게 쉽지는 않을 듯한데, 어떤가?

 

맞다. 엔진 개선 이슈와 맞물리기 때문이다. 단순히 그래픽 작업을 새로 하는 건 큰 의미가 없고, 엔진까지 개선해야 비로소 달라지는 걸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엔진개선 작업이 어느 정도 진행됐고 테스트 서버에서는 새로운 엔진을 도입한 바뀐 그래픽도 볼 수 있다. 다만 안정성 검증이 끝나지 않았다. 한창 시스템도 검증을 받아야 할 때인데 그래픽을 잘 보이려고 다른 부분에서 문제가 생기면 안 된다는 생각에 1 CBT에서는 (새로운 엔진의) 도입을 미뤘다.

 

 

2 CBT부터는 완전히 새로운 그래픽을 볼 수 있는 건가?

 

완전히까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부분이 바뀌긴 할 것이다. 이를 위해 엔진 개발팀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색감도 많이 달라져서 지금까지 작업한 리소스를 새롭게 만들자는 의견이 나올 정도다.

 

지스타 체험버전의 스크린샷. 1차 CBT에서는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 “1 CBT에서는 전투를 집중적으로 테스트”

 

1 CBT의 목표를 꼽자면?

 

지스타 때와 같다. 혼나자. 하지만 혼나더라도 우리가 원하는 부분에서 집중적으로 혼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캐릭터를 만들고 레벨 1부터 키우는 과정을 생략했다. 레벨 20으로 준비된 캐릭터와 스킬 갖고 테스트를 시작한다.

 

간단한 조작에 대한 설명만 듣고 나면 바로 게임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밸런스나 성장보다는 전투와 기본 시스템에 대한 유저들의 평가를 바란다.

 

 

1 CBT치고는 다소 특이한 방식이다.

 

전투와 조작 등 기본적인 부분에 대한 목표를 지금쯤 확실히 정해 둬야 한다고 생각했다. 일종의 생각을 정리하는 단계다. 이를 위해 지금까지 개발된 20개 필드 중 1개 분량이 공개되고 그나마 개발이 끝난 콘텐츠도 일부러 들어냈다. 전투와 조작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서다.

 

1 CBT가 너무 빈약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 여기서 칭찬을 받아도 곤란하다. 지금은 따끔하게 혼나고 정신을 차릴 때다. 그래야 2 CBT에서는 칭찬도 듣고 그러지(웃음).

 

<열혈강호 2>의 전투는 가까운 적을 자동으로 조준하는 오토타겟팅 방식이다.

 

 

<블레이드 & 소울>과 비슷한 오토 타겟팅 조작방식을 택했다.

 

조금 억울한 부분인데, 만들고 보니 겹치는 게 많았다. 변명으로 보일지도 모르지만 다른 게임을 따라 할 거였다면 굳이 비슷한 시기에 나오는 유명한 MMORPG를 택할 리가 없지 않은가. 키보드로 공격하고 거기에 가장 적합한 조작방식을 택하다 보니 비슷한 모양새가 된 듯하다.

 

사실 타겟팅 외에도 문제가 될 부분이 있는데, NPC에게 의뢰하는 제작 및 채집도 <열혈강호 2>에 적용했던 콘텐츠다. 내부에서도 어떻게 할지 굉장히 심각하게 생각하는 중이다.

 

 

그럼 전투 방식이 바뀔 수도 있나?

 

다른 것들은 바꿀 수 있어도 조작은 불가능하다. 전투에 최적화된 조작인 만큼 섣불리 바꿨다가는 도리어 문제가 더 생긴다. 다행인 점은 <열혈강호 2>의 전투는 정해 놓은 스크립트에 따라 움직이는 게 아닌, 실제로 각 공격이 충돌 판정을 갖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공중에 뜬 적을 공격했을 때 칼이 실제로 적의 몸에 닿아야 대미지가 들어간다. 화살이나 다른 공격도 마찬가지다. 충돌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연속기도 유저가 직접 짜깁기를 할 수 있다. 초반에는 개발팀에서 만든 스킬 위주 전투가 되겠지만 레벨이 오를수록 자신만의 연속기를 사용하는 유저가 많아질 것이다.

 

 

 

■ “원작 만화의 이득을 많이 보고 있다” 

 

원작의 유명세에서 얻는 이득도 많나?

 

이득이 굉장히 많다. 일단 두 원작자로부터 얻는 아이디어가 많다. 이슈가 있을 때마다 회의를 거치는 중이고 그때 그때 받는 아이디어가 꽤 된다. 그래픽 팀에서는 파견을 나가서 색감 등을 배워온 적도 있다. 손해라면 원작의 이야기를 미리 알아 버린다는 것? 임무를 구성할 때 이 캐릭터가 죽는지 안 죽는지를 들어야 하니 매번 본의 아니게 스포일러를 당하는 셈이다.

 

 

 

 

엔딩에 대한 스포일러도 한창 문제가 됐다.

 

내부에서는 협의가 다 된 부분이다. 독자들도 이 정도는 예상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듯하다. 지금은 가능하면 많은 부분에서 대외비를 유지하고 있다. 게임에 나오는 이야기도 원작을 고려해 함께 진행될 것이다. 원작에서 한창 진행 중인 뒷이야기가 갑자기 게임에서 나오거나 하는 일은 없다. 참고로 개발실 내에서도 기획팀만 아는 부분이 많다. 그만큼 내부에서도 스토리에 대한 건 대외비로 다뤄지고 있다.

 

 

 

지스타 2011에서 권이형 대표가 <열혈강호 2>에 집중하겠다는 발언을 했다.

 

부담이 안 될 수가 없다. 다른 팀의 시기나 질투는 듣지 않으려고 한다. 그만큼 잘하겠다는 생각만 가질 것이다. 물론 외부의 질책은 언제든지 감사히 듣겠다.

 

 

마지막으로 <열혈강호 2>에서 내세우고 싶은 점이 있다면?

 

‘열혈강호스러운’ 게임이다. 혼자서도 모든 것을 할 수 있고, 직업이 아닌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역할이 정해지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 예를 들어 던전 하나를 만들더라도 혼자서도 클리어할 수 있지만 여럿이 모이면 더 많은 보상을 얻는 그런 식으로 계획 중이다.

 

원작과 연계된 스킬도 차곡차곡 업데이트 중이고 잘 피하는 사람이 탱커를 맡고, 잘 때리는 사람은 딜러가 되는 유연한 역할도 갖출 것이다. 원작에서 한비광의 특기인 경공도 가능한 시원시원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런 점들이 합쳐졌을 때 비로소 열혈강호다운 게임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다.

최신목록 91 | 92 | 93 | 94 | 95 | 96 | 97 | 98 | 99 | 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