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차기 확장팩이 <판다리아의 안개>로 결정됐다. 리치왕을 물리치고 데스윙의 공포로부터 세상을 구해낸 플레이어들은 이제 미지의 대륙 판다리아에 찾아가 사마귀족과 모구족의 위협으로부터 판다렌들을 구해야 한다.
뜬금없는 이야기다.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도 많고, 쓰러트려야 할 적도 남았다. 그런데 왜 그 모든 것을 뒤로하고 지금까지의 이야기와는 담을 쌓은 판다렌들의 나라로 가는 걸까?
지금까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확장팩이 나올 때마다 세계를 파괴하려는 적과 맞붙는 데 집중했다. 외부의 거대한 위협과 싸우는 과정에서는 더 이상 신선함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공동의 적을 상대로 싸우는 과정에서 옅어진 호드와 얼라이언스의 대립도 다시 상기시키고 싶다는 게 그의 이야기다. /어바인(미국)=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 “지금은 새로운 이야기를 선보일 최적의 시기”
아직 많은 이야기가 남아 있는데 판다리아로 무대를 옮겼다. 실망한 유저도 많다.
코리 스탁턴: 오리지널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이야기는 <대격변>에서 충분히 많이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의 확장팩 모두 오리지널의 이야기를 다뤘으니까 이번에는 새로운 것들을 시도하고 싶었다. 그렇다고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세계관을 아예 버리기는 싫었다. 고민 끝에 결정한 것이 판다리아다.
새로운 지역이지만 이미 <워크래프트> 세계관에서 언급됐던 내용들이 있고 얼라이언스와 호드의 고리타분한 분쟁도 이어진다.
물론 기존의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세계관이나 아직 끝내지 못한 이야기들도 나중에 얼마든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이 무언가를 새롭게 도전하기에 딱 좋은 시기라고 판단해서 판다리아를 택했을 뿐이다.
왜 지금이 판다리아를 선보이기에 적기라고 생각했나?
<리치왕의 분노>에서는 리치왕이 나와서 아제로스를 완벽히 파괴하겠다고 하고, <대격변>에서는 데스윙이 나와서 아제로스를 완벽히 파괴하겠다고 그런다(웃음). 그래서 팬들도 이젠 그런 걸 기대하겠거니 생각했다.
그래도 매번 세계를 파괴하겠다는 적이 나오고 그걸 쓰러트리는 비슷한 패턴이 반복되다 보니 이제 신선한 걸 보여줘야겠다고 생각이 되더라. 이번에도 아제로스를 파괴하겠다는 적이 나오면 분명 지겨울 거라고 생각했다.
개발팀 내부에서는 언제부터 <판다리아의 안개>를 만들자고 결정했나?
<대격변>을 75% 정도 개발했을 때 확장팩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었다. 그중 하나가 판다리아였다. 판다리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모두 ‘바로 이거다’고 생각했고 열광했다. 특히 아티스트들이 새로운 것을 경험하는 기회가 될 것 같아 흥분했다. 모두가 몰입해서 만들기 시작했던 것 같다.
■ “진영 밸런스 해결을 위한 새로운 시도”
<판다리아의 안개>에서는 분쟁을 강조한다고 했는데, 대부분의 서버에서는 진영 밸런스가 좋지 않다. 자칫 일반적으로 분쟁이 끝날 수도 있다.
현재 서버 이전을 통해 문제를 지속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게임 안에서만이 아니라 스토리를 통한 밸런스 조절도 생각 중인데 아직은 풀어야 할 부분이 많다. 참고로 <판다리아의 안개>에서는 이전의 겨울손아귀 같은 오픈월드 방식의 PvP 전장을 도입하지 않았다. 진영간 밸런스에 대한 배려다.
그럼 서버 이전을 제외하고 진영 조절을 위해 도입될 시스템들이 있나?
진영 밸런스의 완벽한 해결방법은 없다고 생각한다. 당장 이를 어떻게 풀 수 있는 해결책도 솔직히 말해서 아직 없다. 다만 원래부터 알고 있었던 문제인 만큼 게임 디자인(기획)에서 진영 밸런스를 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한쪽 진영이 대폭 늘어날 경우 왜 다른 진영이 인기를 얻지 못하고 있나를 파악한 후 그에 따른 해결책을 내는 방식이다. 이번 <판다리아의 안개>에서는 중립으로 시작해서 레벨 10 정도에 호드와 얼라이언스 중 하나를 선택하는 방식이 도입되는데, 여기에도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처음부터 중립으로 시작하는 것과 아예 진영을 고르는 것 중 어떤 차이가 있을지 궁금해하는 중이다.
신규 유저 영입을 도울 콘텐츠도 나오는 게 있나?
확장팩을 낼 때마다 신규 유저를 위해 새로운 노력을 한다. <대격변>에서 레벨 60까지의 지역을 새롭게 디자인한 것만 봐도 알 것이다. <판다리아의 안개> 역시 레벨 1~10까지는 새로운 경험을 보여줄 것이다.
이 밖에도 자잘한 편의성 시스템을 계획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일일이 해당 지역에 가지 않아도 퀘스트를 완료할 수 있다거나, 머리 위에 아이콘을 띄워서 진행을 한층 편하게 만드는 방식 등이다.
게임의 최종 무대가 오그리마다. 호드는 또 대도시를 잃는 건가?
오그리마에서 호드와 얼라이언스가 전쟁을 일으킨다고 도시가 아예 무너지거나 할 일은 없을 것이다. 곳곳에 불이 나거나 건물이 약간 무너지는 연출이 있을지는 몰라도 기존의 기능이 마비되는 일은 없다. 플레이어와 가로쉬가 경매장이나 은행에서 싸우지는 않을 테니까.
싸우는 무대는 가로쉬가 어떤 행동을 했는가에 따라 정해질 것이다. 예를 들어 오그리마 아래에 무언가를 세웠을 수도 있다. 그럴 경우에는 오그리마의 지하에 침입해서 싸우는 방식이 될 것이다.
알 단계부터 키워서 타는 탈것이 공개됐다. 비슷한 과정을 따르는 다른 탈것도 나오나?
오늘 보여준 것 말고도 다른 여러 가지 성장형 탈것이 있을 것이다. 업적을 통해서 얻는 탈것도 더 추가된다. 성장형 탈것은 판다렌 말고도 모든 종족이 키워서 탈 수 있을 것이다.
성장형 탈것은 애완동물 대전을 통해 육성해야 하나?
오늘 보여준 애완동물 대전과는 별개의 방식이다. 한 달 과정의 일일 퀘스트 형식으로 진행된다. 어떤 퀘스트 하나를 완료하면 알을 갖게 되고, 퀘스트를 하다 보면 알이 애완동물로 진화한다. 거기서 매일매일 애완동물이 밥 달라거나 이리저리 돌아다니는 등의 퀘스트를 주고 이를 해결하다 보면 탈것으로 성장하는 방식이다.
게임이 점점 커지고 무거워진다. 부담은 없나?
우리 장점 중 하나인데 지난 두 개의 확장팩이 개발되는 동안 PC 사양을 바꾼 적이 한 번도 없다. <판다리아의 안개>도 마찬가지다. 예전에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를 즐긴 유저들도 지금의 PC 그대로 무리 없이 <판다리아의 안개>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