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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라 온라인, 처음부터 중국을 노렸다”

엔에스이엔터테인먼트 엄용준 대표 인터뷰

정우철(음마교주) 2012-03-23 18:23:31

동양 판타지 세계관의 액션 MORPG <수라 온라인>의 전 세계 퍼블리셔가 결정됐다. 중국 최대 게임업체 텐센트다. <수라 온라인>은 텐센트가 전 세계 판권 계약을 맺은 최초의 게임이기도 하다.

 

중국의 퍼블리셔가 ‘처음’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를 한국 온라인게임에 맡겼다. 의외라면 의외일 수도 있지만, 사실은 철저히 준비했던 일이다. <수라 온라인>의 개발사 엔에스이엔터테인먼트(NSE)의 엄용준 대표도 처음부터 중국을 노리고 개발했다고 말했다.

 

텐센트 게임스의 프레스 컨퍼런스 ‘UP 2012’에서 엄용준 대표와 만나서 텐센트와 손잡은 <수라 온라인>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베이징(중국)=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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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라 온라인>의 개발사 엔에스이엔터테인먼트의 엄용준 대표.

 

 

■ “중국에서 먼저 서비스하는 이유”

 

<수라 온라인>은 개발 단계부터 다수의 중국 퍼블리셔와 접촉했다는 말이 많았다. 텐센트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한국 서비스는 어떻게 되나?

 

엄용준 대표: 텐센트는 중국 최고의 게임 퍼블리셔다. 규모 면에서도 전 세계 최고의 퍼블리셔라고 생각한다. 다수의 개발사가 중국에 진출해 큰 성공을 거두는 것이 일종의 ‘로망’이다. 중국 시장은 그만큼 크고 가능성도 높지만, 기회를 잡기 쉽지 않다. 텐센트와 손잡은 것이 우리에게는 또 한 번의 큰 기회인 셈이다.

 

국내 퍼블리싱에 대해서는 텐센트 코리아에 의견을 물어봐야 할 것 같다. 사실 한국 일정은 정확히 말하기 어렵다. 중국에 먼저 진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한국은 콘텐츠 부족이나 운영 노하우 면에서 MORPG가 큰 성공을 거두기는 힘들다. <던전앤파이터>가 성공사례지만, 타겟층이 다르고 거의 유일하게 성공해 있는 상황이다.

 

성인 취향 MORPG의 국내 성공 가능성은 지금으로서는 낮은 편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중국을 통해 노하우를 먼저 쌓고 국내에 진출할 생각이다.

 

<수라 온라인>은 중국에서 먼저 서비스가 시작된다.

 

 

<수라 온라인>의 중국 론칭 시기는?

 

일단 내년에 중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이 목표이다. 하지만 텐센트의 허들이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모든 것은 퍼블리셔인 텐센트의 결정에 달려 있다.

 

 

전 세계 판권 계약이다. 수익이 떨어지는 우려도 있을 수 있다.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가장 큰 시장이 중국이다. 글로벌 판권이기 때문에 국내도 텐센트에서 서비스할 가능성이 높다. 수익 배분이라는 것이 국내 혹은 다른 지역의 퍼블리셔와 계약해도 별도로 수수료를 뗀다. 텐센트는 한국과 중국에서 별도로 떼는 것이 없어서 더 안정적이다.

 

텐센트를 중국 회사라고 생각하기보다 글로벌 회사라고 본다. 실제로 글로벌하게 운영하고 있다. 전세계 10대 인터넷 기업 안에 들어가는 것이 텐센트다. IT기업 순위를 보면 애플, 구글, 아마존 다음에 텐센트가 올라간다.

 

 

 

<수라 온라인>은 개발 초기부터 중국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기획 전부터 중국 시장에 나가자고 생각하면서 만든 게임이다. 글로벌이라고 해서 서양 문화를 넣거나 복잡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다. 아시아에서 가장 아시아적인 게임을 만드는 게 최고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다른 지역에서도 호평받고 있다. 유럽이나 북미 1~2위 퍼블리셔의 접촉도 있었다.

 

개발을 시작한 지는 2년이 조금 넘었다. 아까 말했듯 뜻 있는 개발자들과 함께 중국 시장을 노려 보자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내부적으로 결론을 내린 것이 중국 유저들이 좋아하는 기본기를 갖추고 좋은 퍼블리셔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퍼블리셔 선정을 서둘렀다. 그런데 우리가 중국 사람이 될 수는 없다. 중국 책을 많이 보는 것이 답은 아니었다.

 

또 하나의 목적성은 깊이가 있는 게임을 만들자는 것이다. 배우기는 쉽지만 익히기는 어려운 게임을 원했다. 파고드는 맛이 있고, 깼을 때 희열을 느낄 수 있는 게임성 말이다.

 

조작은 쉽지만 파고들수록 익히기는 어려운 게임을 추구한다.

 

 

■ “우리는 <디아블로>와 방향성이 다르다”

 

PC 시스템 권장 사양이 상당히 낮은 편이다.

 

게임브리오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개발자들이 언리얼 엔진이나 크라이 엔진을 사용하고 싶어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그래픽 퀄리티는 엔진의 설정과 하드웨어의 성능, 그리고 용량의 차이다. 이것이 (인터넷이 빠른) 우리나라에서는 가능하겠지만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유럽에서는 적합하지 않다고 본다. 중국을 핵심 시장으로 선택한 만큼 현지 상황에 맞는 게임으로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개발 목표의 도달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일단 양을 늘리는 작업을 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퀄리티를 높이는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퍼센트(%)로 따지는 것은 조금 애매하다. 내부적으로 아직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 일단 게임성에 집중해서 개발을 진행하고자 한다. 중국에서 먼저 서비스하기 때문에 중국 유저들의 피드백을 참조하고 있다.

 

텐센트는 우리에게 피드백을 전달할 때 담당 팀장의 견해가 아닌, 중국 유저들의 의견을 전달한다. 이런 것을 자료로 수치화해서 보여준다. 이런 부분에 큰 이견이 없다. 그래서 더욱 조심스럽다.

 

 

 

‘한국형 디아블로’라는 수식어도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그렇게 불러줘서 고맙다. 가끔 ‘한국형 <디아블로>라는 표현이 지능형 안티인가?’ 하는 생각도 했다. <디아블로>와 비교하면 속된말로 ‘까인다(웃음)’. 여기서 꼭 하고 싶은 말은 <디아블로> <수라 온라인>은 전투 방식이 상당히 다르다는 점이다.

 

<디아블로>가 스킬을 통해 다수의 적을 상대하는 방식이라면 <수라 온라인> 1:1로 합을 맞춰 싸워 나가는 방식이다. 중국 영화 <와호장룡>처럼 캐릭터끼리 합을 맞춰 싸우는 마샬아츠의 전투 시스템을 추구하고 있다.

 

쿼터뷰와 어두운 배경을 제외하면 <디아블로>와는 다른 게임이라는 점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기획이나 개발도 특별히 <디아블로>를 의식하지 않았다.

 

쿼터뷰, 어두운 배경을 제외하면 <디아블로>와 닮은 점은 없다.

 

 

합을 맞춰 싸운다면 동기화가 중요하다. 인터넷이 느린 중국에서 문제는 없나?

 

지금은 문제가 없다. 중국의 서버 방식이 다르다. 국내는 P2P 방식이지만 중국은 하이브리드, CS(클라이언트-서버) 방식을 많이 사용한다. 중국은 속도 문제도 있지만 해킹 등의 문제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이런 부분에서도 텐센트의 피드백이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 “생 개발사의 롤모델이 되고 싶다

 

<수라 온라인>의 특징 중 도원이라는 것이 있다. MORPG에서 이런 시스템을 적용한 이유가 있다면?

 

도원을 적용한 계기는 MO 자체가 초반에는 많이 몰렸다가 한번에 쑥 빠져나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런 현상을 내부에서 보면서 “MO가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 그렇다고 다 안 되는 것은 아니다.

 

<던전앤파이터>는 아직도 잘되고 있다. 이를 보고 결론을 내린 것이 커뮤니티가 없으면 성공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던전앤파이터>는 커뮤니티가 있다고 본다. 가장 많은 유저들이 초·중·고등학생이다. 이들이 플레이한다는 것 자체가 오프라인에 커뮤니티가 존재하는 셈이다.

 

하지만 그 외의 게임들, 특히 20대 이상의 성인을 겨냥하면 커뮤니티를 맺기 힘들다. 게임 플레이 중에 채팅하면 욕을 먹기 십상이다. 이런 커뮤니티를 보완하기 위해 도원 시스템을 기획했다.

 

도원을 방어하기 위해서는 친구와 길드원이 필요하다. 이런 커뮤니티를 만들기 위한 시스템으로 MO이면서 좋은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다고 봤다. 쉽게 말해서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한 시스템이다.

 

 

 

<수라 온라인>은 스토리텔링 위주인가 아니면 PvP 중심인가?

 

일단 기존 게임에 비해 PvP가 많을 것으로 본다. 스토리를 따라가는 방식은 맞다. 다른 콘텐츠, MO에 없었던 MMO의 요소를 많이 도입하고자 한다. 콘텐츠를 빠르게 소모하는 것을 완충해주는 시스템을 생각하고 있다.

 

 

전용 투기장 등 PvP 요소가 많다면 e스포츠에도 관심이 있을 것 같다.

 

생각만 하고 있다. 아직은 콘텐츠 개발에 집중하고자 한다. PvP가 많지만 랭킹을 위한 것보다 도원에 필요하다. 리그전 같은 형태의 콘텐츠가 생기면 상당히 재미있을 듯하다. 기존 액션게임은 선타에 따라서 승패가 결정됐지만 우리는 심리전이 들어가는 게임이다. 대전격투 게임과 비슷한 양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본다.

 

PvP는 랭킹보다 커뮤니티를 위해 준비된 콘텐츠.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전반적으로 게임업계가 힘든 상황인 것 같다. 우리 같은 신생 업체들이 좋은 성과를 거둬야 게임업계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성공하고 싶다. 투자 시장도 많이 얼어붙었다. 신생 개발사들이 많이 힘들어한다.

 

우리가 성공하면 다른 신생 업체에 대한 투자도 활발해질 수 있을 테고, 그렇다면 같이 공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우리가 그중에 하나가 되었으면 좋겠고, 선순환에 일조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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