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동안 서비스를 지속해 오면서 꾸준히 인기를 얻는 온라인게임이 있다. MMORPG도 MORPG도 아닌 야구게임인 <마구마구>다.
<마구마구>처럼 스포츠 장르는 게임성이나 콘텐츠에 큰 변화를 주기가 힘들어 오랫동안 서비스하는 일이 힘든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뒤집어서 생각해 보면, 생명력이 길다는 것은 항상 새로운 변화를 추구했고, 또 그만큼 유저들에게 재미를 선사했다는 이야기도 된다.
지난 28일 시즌5를 업데이트한 <마구마구>는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여줄까? CJ E&M 넷마블에서 <마구마구>의 사업을 총괄하는 이상윤 차장과 이야기를 나눠 봤다.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CJ E&M 넷마블 <마구마구> 사업팀 이상윤 차장.
시즌5를 업데이트하면서 ‘파격적’이라는 해석을 덧붙였다. 어떤 의미인가?
그동안 서비스가 계속되면서 유저들이 특정 덱을 사용하는 부분이 있었다. 새로운 느낌을 제공하기 위해서 구종 리뉴얼, 듀얼 포지션, 커트 시스템 등 실제 프로야구에서 체감할 수 있는 부분을 게임에 적용했다. 다시 말해서 현실의 선수들이 던지고, 치고, 수비하는 것을 경험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예를 들어 그동안 투수가 패턴처럼 굳어진 결정구를 던지면 이를 커트할 수 있다. 지금까지 정형화됐던 패턴에 변화를 줘서 새로운 시스템의 큰 변화 없이 새로운 재미를 주는 업데이트이기 때문에 파격적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다.
듀얼 포지션을 가진 선수는 카드 정보창에 페널티 등의 내용이 표시된다.
한 장의 카드로 두 개의 포지션을 수행할 수 있다. 게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나?
그동안은 3루에서 1루로 바뀌는 등의 선수 포지션 변화를 제대로 지원하지 못했다.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여러 포지션을 반영하고자 한 의도가 있다.
많은 유저들이 밸런스가 파괴될 거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을 것이다. 3루수가 1루수로 서브포지션을 가져간다면 실제 경기력에서도 수비의 차이가 생긴다. 다시 말해 페널티가 있다. 유저 입장에서는 보다 다양한 덱을 구성할 수 있게 되지만, 포지션 부분에서는 고려해야 할 상황이 많다.
이는 실제 데이터를 더 많이 게임에 반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유저는 각종 경기 상황에 맞춰 해당 선수를 두 가지 포지션으로 모두 사용하고, 해당 선수를 서브 포지션으로 이동시킴으로써 다른 포지션을 보강하는 등 보다 전략적인 플레이가 가능해진다.
서브 포지션으로 선수를 기용할 경우 다양한 페널티가 주어진다.
듀얼 포지션을 도입한 의도는 무엇인가? 한 선수가 두 포지션 이상을 설 수 있게 하면 1루 이승엽-3루 이대호처럼 평소에는 조합이 불가능한 포지션 조합이 다수 나오게 되기 때문에 밸런스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생각된다.
앞서 페널티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조금 더 세부적으로 이야기하자면, 좌익수에서 우익수로 옮기는 데는 일반적인 페널티가 주어지지만 수비의 키 역할을 하는 유격수 같은 경우는 전체 능력에서 다운그레이드가 있게 된다.
마음대로 포지션을 바꾸는 것이 무조건 이익이 되지는 않는다. 요약하자면 유저는 다양한 로스터를 구성할 수 있지만 페널티를 고려한 전체적인 덱의 밸런스도 고려해야 한다. 밸런스를 100% 장담할 수는 없기에 유저들의 피드백을 철저히 받고자 한다. 현재 시점에서는 고려할 수 있는 만큼 했다.
듀얼 포지션이 가능해진 선수는 포지션별 능력치를 비교해서 볼 수 있다.
기존 구종을 대폭 바꾸고, 신규 구종을 추가한 의도가 궁금하다. 속도가 리얼하게 바뀐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너무 어려워지지 않을까 하는 염려도 있다.
지금 게임에 들어가 보면 알겠지만 상위권 특정 선발은 특정한 구종은 던지는 패턴이 생겨버렸다. 그래서 공의 궤적과 각도를 바꾸고 있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기존 구종을 대폭 바꾼다기보다는 궤적과 회전을 더 사실적으로 바꾼 것이다. 궤적이 조정되면서 속도의 가감 부분에 변화가 있기 때문에 처음에 적응하는 데 낯선 점이 분명히 있겠지만 너무 어려워지지는 않을 것이다.
신규 구종과 특이 구종을 추가한 의도는 위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액션 플레이 안에서 새로운 재미와 수 싸움의 재미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선동렬의 슬라이더, 최동원의 커브는 게임에서 어떻게 구현되나?
최동원의 커브는 기존의 커브에 비해 수직으로 빠르게 큰 폭의 낙차를 보이며 떨어졌던 점을 구현했다. 선동열의 슬라이더는 일반 슬라이더에 비해 빠른 구속과 크게 휘는 각을 지니고 슬러브와 함께 구사하면 타자들이 타이밍을 잡기가 어려울 것이다.
오승환의 돌직구도 구현하고자 했으나 직구의 경우 게임상에서 어떻게 구현해야 할지 막막했다. 그래서 이번에는 빠져 있다(웃음). 이외에도 김광현이나 윤석민의 슬라이더처럼 특정 선수만의 특징적인 구질이 추가됐다.
이런 구질은 해당 선수만이 사용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최동원의 커브는 최동원 선수만이 사용할 수 있다. 모든 투수가 던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선수 레벨업 유형의 하나로 F형이 새로 추가됐다.
■ “불만 이해한다. 개선 위해 노력하는 중”
포지션 훈련, 구종 추가 등에 캐시나 거니를 사용해야 한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유저들의 걱정이 많은 것은 알고 있다. 일단 캐시 아이템으로 만들어진 것은 없다. 포지션 훈련은 게임 머니(거니)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시즌5를 통해 560개의 선수 카드가 업데이트된다. 모든 팀의 한두 명은 듀얼 포지션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단 모든 선수가 듀얼 포지션을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 데이터를 통해 경기 수 등 일정 조건을 갖춘 선수에게만 서브 포지션을 준다. 다만 선수마다 전체 경기 수가 모자랄 수도 있고 해서 운용의 묘를 살린 부분은 있다.
커트 시스템이 도입되면 게임 속도에 지장을 주지 않을지 걱정된다. 커트를 적용한 목적이 있나?
경기 시간에 대한 고민도 있었다. 내부 테스트 결과 커트가 쉽게 할 수는 있지만 모든 공을 의도한 대로 커트할 수는 없을 것이다. 투 스트라이크 이후 밀거나 당기는 타이밍에 컨택이 높은 선루라면 커트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실제 게임 플레이에서 모든 공을 커트할 수는 없을 것이다.
커트는 듀얼 포지션과 마찬가지로 실제 야구와 가까워진다는 점에서 일단 의미가 있다. 또한 컨택형 타자에게만 나오기 때문에, 그동안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컨택형 타자의 가치를 좀 더 높일 수 있게 될 것이다.
따라서 게임의 속도에 영향을 주기보다는 투 스트라이크 이후 승부에 다른 재미 요소가 추가되었다고 보는 편이 맞을 것 같다.
이제 커트에 성공하면 FOUL 대신 CUT라는 문구가 표시된다.
고레벨에서는 내야수비 폭이 매우 넓어 ‘빠지는’ 타구가 나오기 힘든 문제가 여전히 있고, 외야수비에서는 전적으로 카드의 스피드에 의지한다는 문제가 있다. 이런 부분은 개선될 여지가 없나?
수비 범위 때문에 타자는 파워 덱 위주로 꾸민다는 점은 인지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충분한 고민 없이 단순히 수비 범위를 수정하거나, 타구를 더 빠르게 수정하거나, 외야 스피드에 대한 영향력을 수정한다면 오히려 전체적인 밸런스에 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이다.
가능하면 밸런스를 급격히 해치지 않는 과정을 통해 다양한 타구가 나올 수 있도록 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컨택형 타자들이 커트를 할 수 있도록 한 부분도 있다. 당장은 아니지만 다각도로 방법을 모색 중이다.
이런 부분에서 유저들에게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 플레이의 재미와 밸런스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더 다양한 타구가 나오고 다양한 스탯이 가치를 지닐 수 있도록 개발실에서 준비하고 있으니 지켜봐 주었으면 좋겠다.
향후 선수별 신규 구종 추가 계획은 있나? 타격 폼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도 궁금하다.
구종의 경우 특이 폼처럼 매달 3~6명의 선수를 대상으로 특이 구종을 추가할 예정이다. 타격 폼의 경우 한 달에 2~3번을 목표로 구현을 예상하고 있다. 이번에 적용된 커트 시스템이 들어가면서 새로 제작한 커트 타격 폼이 나오는 식이다. 이렇게 새로운 시스템을 통해 애니메이션을 다양화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시즌5 업데이트로 해설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 “앞으로 5년 서비스 계획 이미 세웠다”
매년 새로운 덱이 나오면, 이전 덱에 비해 능력치가 너무 좋다는 비판이 제기되곤 한다(이를 통해 거니를 더 지르게 하는…).
계속 재평가해서 잘못된 부분은 다시 조절하고 있다. 실제 기록을 갖고 평가하다 보니 패치하면서 세밀하게 보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특정 데이터가 잘못된 부분은 인정한다.
정상적인 평가를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거니를 더 지르게 하려고 일부러 능력치를 좋게 넣는 일은 기록을 근거로 한 선수 데이터를 가장 중시하는 <마구마구>에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런 경우는 없다.
올해 프로야구 시즌 개막과 더불어 김태균, 박찬호, 김병헌, 이승엽 선수가 돌아왔다. 게임 내 데이터 반영은 어떤 식으로 되는지 궁금하다.
이들이 복귀한다고 해서 기존 데이터 반영 방식과 달라지는 점은 없다. 매달 성적을 반영한 체인저블 카드로 출시될 것이고, 상반기의 성적을 반영하여 올스타 카드로, 그리고 한 해의 성적을 반영해서 오는 10월에 정규 카드로 출시될 것이다. 따라서 이들이 실제로 좋은 성적을 거둬야 좋은 능력치를 갖게 된다.
<마구 더 리얼>이 공개되면서 <마구마구>의 유저가 이탈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다. 올해 업데이트 계획과 향후 변화가 있다면?
올해 <마구 더 리얼>의 서비스가 계획돼 있지만 게임성은 각각의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들로 구분될 것이라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항간에는 <마구 더 리얼>이 서비스되면 <마구마구> 서비스가 중단되는 것이 아니냐는 소문도 있다. 이에 대해서는 아니라고 확실하게 말하겠다. 앞으로 5년 동안 진행할 <마구마구>의 업데이트와 서비스 계획이 이미 수립되어 있다.
피부, 헬멧, 유니폼 등에 풍부한 질감이 표현된 캐릭터, 현실적인 라이팅과 그림자가 구현된 구장 등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그래픽 리뉴얼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유저 친화적이고 편리하게 인터페이스(UI)를 전체적으로 개선하고 애니메이션과 카메라 강화도 계획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게임성 강화(스탯 집중, 안타 범위, 수비 인공지능 등)에 대한 고민과 수정도 계속 시도하는 중이다. 앞으로 달라질 <마구마구>를 기대해 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