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부산 해운대 특설무대에서 열린 무슈제이 GSL 시즌3 코드S 결승에서 안상원(LG-IM)이 ‘프통령’ 장민철(SK게이밍)을 세트스코어 4:1로 제압하고 생애 첫 GSL 우승에 성공했다.
첫 세트와 2세트 모두 차원분광기-4차원관문 러시로 승리를 거둔 안상원은 뛰어난 심리전을 앞세워 난적 장민철의 GG를 받아내고 GSL 통산 두 번째 프로토스 우승자가 됐다.
안상원은 “오랫동안 꿈꿔왔던 무대에서 우승을 하게 돼 너무 기쁘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장민철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소감은?
오늘 이렇게 우승하게 돼서 기분 좋다. 파트너쉽을 맺고 있는 SK게이밍의 장민철 선수와 경기를 해서 좋았고, 민철이를 이겨서 조금 미안하지만 이렇게 우승을 하게 돼 정말 기쁘다.
4:1 스코어로 승리했는데 예상했나?
이기든 지든 4:2나 4:3 정도를 예상했다. 그런데 기세를 타면 한 번에 승기를 가져올 수 있는 맵이 초반에 배치돼 있어서 이렇게 쉽게 승리한 것 같다.
1, 2세트에서 같은 전략을 사용했는데.
1세트는 위치별로 사용할 전략을 준비해왔는데 공중이 가까운 스타팅 포인트에 걸려서 그 전략을 사용하게 됐다. 2세트에서는 상대가 부유한 운영을 하면 차원분광기 러시를 하려고 했는데 장민철 선수의 멀티를 확인하자마자 바로 전략을 감행했다.
4세트에서는 상대의 차원관문 러시에 당했다.
상대가 그런 전략을 사용할 것을 예상하고 있었는데 내 생각보다 타이밍이 빨랐다. 12탐사정 관문이 아닌 10탐사정 관문 전략이라서 미처 대처할 수 없었다.
난적 장민철이 상대였는데 어떻게 준비했나?
이런 말하면 민철이에게 정말 미안한데, 사실 지금껏 준비한 GSL 경기 중 이번 결승전 준비에 가장 적은 노력을 기울인 것 같다. 그 전 선수들과의 경기는 준비하면서 메모도 많이 하고 VOD 분석도 했는데 장민철 선수는 너무 다양한 경기를 해서 분석이 힘들었다. 그래서 경기보다는 경기 외적인 컨디션 조절이나 마인드컨트롤에 주력했다.
첫 야외 무대 경기였는데 느낌이 어떤가?
먼저 결승전을 경험해본 선수들이 긴장이 많이 될 것이기 때문에 긴장을 풀기 위해 노력하라고 하더라. 그런데 나는 원래 긴장을 잘 안 하는 스타일이라서 이번 결승도 크게 긴장하지 않았다.
소속 팀 LG-IM이 종족별 우승자를 보유하게 됐다. 이에 대한 생각은?
결승전이 열리기 전까지는 큰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우승을 하고 난 뒤 (정)종현이와 (임)재덕이 형과 같이 서게 되니 세 종족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는 실감이 났다. LG전자와 계약한 뒤 GSL을 연달아 우승해서 너무 기분 좋다.
정우성에게 상을 받았는데 기분이 어땠나?
사람과 얘기할 때는 눈을 마주치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해서 정우성 씨와 얘기할 때도 눈을 마주쳤는데 너무 잘 생겨서 눈이 부셨다. 정우성 씨와 악수도 하고 얘기도 나누게 돼 너무 기쁘다.
스타2 데뷔 이후 1년 반 만에 우승했는데 빠르다고 생각하나, 늦었다고 생각하나?
얼마 전 읽은 자기개발서에 마음 속에 원하는 꿈을 계속 그리면 시간이 얼마가 걸리든 목표를 이룰 수 있다고 써 있었다. 그래서 게이머 생활을 하는 동안 반드시 우승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내 생각보다 우승이 빨랐다. 자기개발서의 지침이 거짓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
GSL의 두 번째 프로토스 우승자인테 언제까지 이 포스를 이어 갈 수 있을 것 같나?
‘2대 프통령’이라고 불리기에는 업적이 부족한 것 같다. 다음 시즌, 그 다음 시즌까지 포스를 이어 가야 민철이의 명성을 이어받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사전 출구 조사에서 이긴 것 정도라고 생각한다.
5세트에서 장기전 끝에 승리했는데 승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가?
맵에서 가장 좋은 전략을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이 우승의 원동력이다. 이는 그 전략이 가장 사용하기 좋은 ‘뻔한 전략’이라는 말도 된다. 또, 상대의 맞춤 전략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말이 되는데 그 부분을 의식하지 않고 과감하게 시도한 것이 승리에 원동력이 된 것 같다.
김택용 선수가 수려한 외모와 뛰어난 경기력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데 본인을 김택용에 비교하는 이들이 많다.
김택용 선수와 비교되기에는 아직 너무 부족하다. 강민, 김택용, 송병구 선수를 보면서 프로게이머를 꿈꿨던 만큼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좀더 노력해서 커리어를 쌓아야 그 선수들과 비교가 가능할 것 같다.
내일 열릴 GSTL을 예상해 본다면?
스타1 게이머 시절부터 FXO 이형섭 감독님과 친분이 있었다. FXO 선수들과도 친하게 지내고 있는 만큼 FXO가 우승했으면 좋겠다. FXO에 내가 생각하는 가장 잘하는 저그 이동녕이 있기 때문에 우승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GSTL은 항상 예상 밖의 일들이 자주 일어나는 리그인 만큼 FXO의 필승을 예상하기는 쉽지 않다.
이제 WCG와 WCS 등 세계대회를 앞두고 있는데.
WCG는 내가 생각하는 목표 중 하나다. 꼭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 WCS 역시 중국에서 열리는 만큼 잘해 보고 싶다. 다만 사람인 이상 모든 걸 잘할 수 없는 만큼 두 대회에서 모두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거라는 보장은 없다. 단지 경기마다 최선을 다해서 좋은 경기 할 수 있도록 노력할 뿐이다.
끝으로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나?
먼 부산까지 내려와 연습도 해주고 조언자의 역할을 해준 감독님과 형수님, LG-IM 프로토스 3인방 최용화, 강현우, 문진현 선수에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해운대에 와서 응원해준 팀원들께도 감사 드린다.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우승해서 기쁘고, 이제 조금만 더 돈을 모으면 집을 사드릴 수 있으니 부모님께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 끝으로 내일 GSTL에 임하는 이형섭 감독님 꼭 우승하시길 바라고, 후원사인 LG전자. 스틸 시리즈, 구김스 컴퍼니, 엔비디아, 코카콜라에게도 감사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