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크래프트 2: 군단의 심장>(이하 군단의 심장)부터는 리플레이의 원하는 시점에서 게임을 이어서 즐길 수 있는 시스템을 넣으려고 한다.”
블리자드의 게임 디자이너(기획자) 데이비드 김은 15일(현지시간) 게임스컴 2012 현장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e스포츠를 위해 준비하고 있는 콘텐츠가 있는지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리플레이의 특정 시점에서 다시 게임을 시작할 수 있다면 경기 진행 도중 한 명의 접속이 끊어져도 다시 경기를 이어서 진행할 수 있다. 프로게이머나 유명 경기의 리플레이를 구했다면 원하는 시점에서 자신과 친구가 이어서 플레이하는 일도 가능해진다.
데이비드 김은 “다양한 방법으로 응용할 수 있으며, 일단 게임에 시스템을 넣은 후 리플레이의 배포나 공유 등에 대해 생각해 보겠다”고 밝혔다. /퀼른(독일)=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인터뷰에 참석한 데이비드 김(왼쪽)과 게임 프로듀서 케요 밀커.
MLG에서 새로운 유닛 공개했었는데, 현재 달라진 점이 있다면? 어떤 의견을 받았나?
MLG에서 공개했을 때는 테란의 거머리 지뢰에 10초 딜레이가 있었다. 맹독충과 너무 비슷하다는 피드백이 있어서 딜레이를 없애고 목표물에 달라붙자마자 자폭할 수 있게 바꿨다. 대신 광역 대미지가 아니라 하나의 유닛만 세게 때리는 느낌이다. 대미지가 160이 들어가는데, 중간 크기 유닛까지는 한 방에 잡을 수 있지만, 저글링이나 해병 등을 상대하기에는 효과적이지 않을 것이다.
프로토스에서는 예언자나 폭풍함 같은 유닛이 사용하기는 좋을 것 같다는 피드백을 받았다. 하지만 로봇공학 계열의 테크트리를 타지 않으면 은폐(클로킹) 상태의 적을 감지할 수 없다는 반응도 있었다. 그래서 예언자의 세 번째 기술을 클록킹한 상대 유닛에게 사용하면 30초 정도 은폐를 감지할 수 있도록 했다.
저그는 달라진 게 없다. 피드백을 받은 것 중 가장 좋았다. 다만, 사내에서 테스트하다 보니 후반에 군단 숙주만 생산하면 모든 유닛에 대해 강해지는 면이 있어서 지상 유닛만 공격할 수 있게 바꿨다.
MLG 당시 공개됐던 테란 지뢰의 모습. 지금은 폭발 범위가 줄고 즉시 폭발로 바뀌었다.
<군단의 심장>에서 모선이 없어진다고 했다가 ‘다시 고려 중이다’로 바뀌었는데, 지금은?
모선은 다시 돌아와 있다. 모선제어소는 <군단의 심장>의 필수 유닛 중 하나인데 건물에 붙어 있으니까 유닛 같지 않았다. 그래서 매우 느리지만 이동할 수 있게 만들었다.
신규 유닛들이 MLG 이후 또 달라졌는데, <군단의 심장> 베타테스트 전에 또 바뀌나?
일단 생각하는 건 이대로다. 하지만 <자유의 날개>와 달리 <군단의 심장>에서는 필요하다면 유닛을 빼거나 바꾸기도 할 예정이다.
<군단의 심장>으로 테스트해 보면 종족별 승률은 어떻게 나오나?
이제 막 밸런스를 잡는 중인데, 일단 초창기에 맞는 밸런스를 목표로 하고 있다. 프로게이머가 한다면 모르겠지만, 밸런스를 완벽하게 맞추고 베타테스트를 하기보다는 테스트를 통해 피드백을 받고 고쳐 나갈 계획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곧 <군단의 심장>의 베타테스트가 시작된다고 봐도 되나?
그렇다. 거의 준비가 됐고, 밸런스 튜닝만 마치면 될 정도로 테스트에 가까워진 것 같다. 일단 베타테스트에서는 1:1만 가능하다. 1:1 위주로 테스트를 시작하고, 팀플레이는 나중에 추가할 생각이다.
북미 공식 홈페이지에 <군단의 심장> 베타테스트 임박을 알리는 공지가 올라왔다.
올해 안에 <군단의 심장>이 나온다고 봐도 되나?
그건 아직 모른다.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는 있는데, 그게 꼭 연내에 출시를 하겠다는 것도, 안 하겠다는 것도 아니다.
<군단의 심장>이 나온 후 <자유의 날개>를 위해서도 꾸준히 밸런스 패치를 할 계획인가?
필요하다면 할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밸런스가 나쁘지 않다고 보고 있다. 래더나 통계 등을 봤을 때의 이야기다. <군단의 심장>이 나오면 거기에 맞춰서 밸런스를 다듬을 예정이다. 물론 큰 문제가 생긴다면 <자유의 날개>도 패치를 하게 될 것이다.
e스포츠에 특화된 시스템도 고민하고 있나?
리플레이의 특정 시점부터 이어서 플레이할 수 있는 시스템을 생각하고 있다. 프로게이머들의 경기에서 접속이 끊어지는 등의 상황이 생겼을 때 특정 시점부터 다시 이어서 할 수 있을 것이다. 게이머의 입장에서는 어제 본 GSL 경기를 친구와 함께 이어서 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리플레이 배포나 공유 등에 대한 계획은?
일단은 자기 리플레이를 쓰든지, 대회 공식 홈페이지에서 얻든지 해야 할 것이다. 그 후는 일단 게임에 해당 기능을 넣고 나서 생각해 볼 예정이다.
<군단의 심장>에서도 싱글플레이에서만 쓸 수 있는 유닛이 있고, 멀티플레이에서만 쓸 수 있는 유닛이 따로 있나?
둘 다 있다. 싱글에서만 사용한 것도 많고, 멀티에서만 사용이 가능한 것도 많다.
케리건의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질 <군단의 심장> 싱글플레이 캠페인.
<자유의 날개>에서는 싱글플레이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군단의 심장>도 마찬가지인가?
그렇다. 비슷하지만 더 뛰어날 것이다.
<자유의 날개>에서는 잠시 다른 종족으로 플레이하는 부분이 있었다. 이번에도 있나?
있을 수도 있겠지만, 일단 비밀로 하는 게 게이머를 위해서 좋을 듯하다. 스포일러가 될 수도 있다.
<스타크래프트 2>가 한국에서는 <스타크래프트>에 비해 흥행을 많이 못했다. 내부에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팀 내에서는 2편이 1편에 비해 많이 성공했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도 출시 이후에 비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본다. 앞으로 더 커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군단의 심장>이 나오면 실력도 비슷해지고 많은 사람들이 플레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예전에 <군단의 심장>에서 다른 서버의 플레이어끼리 대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맞다. 아직도 그렇게 예상하는 중이다. 목표는 출시 직후 다른 서버와 대전이 되는 것이다.
너무 앞선 이야기지만 <공허의 유산> 계획도 어느 정도 있나?
지나가며 이야기하는 정도다. <군단의 심장>에 집중하고 있다.
<군단의 심장>이 생각보다 오래 걸리는 듯한데, 내부적으로도 생각보다 늦어졌나?
원래 올해 여름 정도로 발표했었는데, 예상보다는 훨씬 늦어졌다. 가장 큰 원인은 항상 비슷한데, 더 재미있게 만들자는 생각에 시간을 조금씩 쓰다 보니까 늦어진 듯하다.
KeSPA(한국e스포츠협회) 소속 선수들이 참가하면서 <스타크래프트 2> e스포츠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어떻게 보고 있나?
팀 내에서 가능한 많은 게임을 보려고 노력 중이다. 온게임넷도, WCS 한국 예선도 보면서 참고하고 있다. 지금은 KeSPA 선수들이 연습 단계인데, 이후 어떤 재미있는 결과가 나올지 기대하고 있다.
끝으로 한국 게이머들에게 한마디씩 부탁한다.
케요 밀커: 열심히 만들고 있고 곧 선보일 예정이니 많이 즐기고 피드백을 많이 줬으면 좋겠다.
데이비드 김: 곧 베타테스트를 시작한다. 한국 게이머들이 최고 수준인데 일단 많이 피드백을 주길 바란다. 게임을 하면 통계도 많이 쌓이니 될 수 있는 한 베타에서 게임을 많이 해줬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