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는 모바일게임이 발달한 일본 시장의 기획력과 한국의 개발력을 이용해 ‘게임팟 코리아만의 색깔’을 만들어 가는 것. 박광엽 대표와 정재홍 이사를 만나 봤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 게임팟 코리아는 게임팟의 ‘용병집단’
게임팟에서 한국 스튜디오를 만든 목적은 크게 두 가지다. 온라인게임 개발에 능숙한 한국의 인력을 고용하는 것과 독립집단으로 빠르게 변하는 시장에 대처하는 것. 박 대표는 특히 후자에 집중했다.
게임팟 코리아는 지난 6월에 설립됐다. <페이퍼맨>의 개발팀을 중심으로 한국에 둥지를 틀고 새로운 게임을 개발해 보자는 목적에서다. 3개월이 지난 지금 근무하는 인원은 32명. 회사운영과 관련된 일부 인원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개발자다. <페이퍼맨>의 개발까지 고려하면 다소 적어 보이는 인원이지만 박 대표는 ‘딱 좋은 숫자’라고 못을 박았다.
“덩치가 큰 회사는 그만큼 의사결정이 늦으니까요. 반면 게임은 하루가 다르게 바뀌죠. 이 정도 규모의 스튜디오라면 그런 변화에도 빠르게 대처할 수 있어요.”
여기에 본사에 있었다면 어려운 ‘도전’도 가능하다.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다는 확신이 없어도 ‘모험’을 걸어 볼 수도 있다. 체계화된 시스템에 따라야 하는 일본에서는 어려운 일이다.
실제로 게임팟 코리아는 3개월 만에 이미 4개의 모바일게임 라인업을 개발 중이다. 그중에는 최근 유행하는 장르는 물론 팀원들의 아이디어를 모은 실험적인 게임도 있다. 그것도 일본의 <페이퍼맨>과 관련된 모든 개발을 담당하면서 말이다. 본사에 있었다면 생각하기 어려운 속도와 모험심이다.
일본에서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은 FPS게임 <페이퍼 맨>.
■ <페이퍼맨>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개발
게임팟 코리아에서는 현재 <페이퍼맨>의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한 <페이퍼 블록>을 포함해 총 4개의 모바일게임을 개발 중이다.
<페이퍼 블록> 외에도 <페이퍼맨> IP를 활용한 2D 모바일게임을 개발 중이며, 육성과 전략시뮬레이션을 섞은 게임 하나를 일본과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최근 인기를 끄는 퍼즐배틀 장르에 RPG 요소를 넣은 모바일게임 하나를 시험 중이다.
게임팟 코리아의 첫 목표는 일본시장이다. 설립 목적 자체가 ‘개발을 위한 한국 스튜디오’였으니 당연한 결정이다.
하지만 전형적인 일본 방식의 모바일게임인 <신격의 바하무트>가 북미에서 흥행에 성공하고, 한국에서도 다음모바게를 중심으로 일본에서 유행하던 ‘모바일게임’들이 서비스되면서 한국 시장에도 더 활발하게 대응하기로 마음을 바꿨다.
“일본시장에 맞춘 게임 하나, 글로벌 시장에 맞춘 게임 하나 정도로 비율을 조절하려고요.” 안정적인 장르와 실험적인 게임의 비율도 5:5로 맞춘다. 보다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을 선보이며 한국시장에 대해 파악하고 나면 일본에서 성공한 모바일게임을 한국에 가져오는 것도 고려 중이다.
■ 이름만 대면 떠오르는 게임팟의 색깔을 갖추겠다
한국에 오기 전 게임팟 코리아의 목표 중 하나는 일본에 서비스할 한국 온라인게임을 찾는 것이었다. 하지만 한국에 온 후 생각이 바뀌었다. 한국에서 성공하는 온라인게임의 수는 굉장히 적었고 시장 상황을 봤을 때 차라리 모바일게임 개발에 집중하는 편이 났겠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박 대표의 요즘 고민은 ‘게임팟 코리아만의 색깔을 만드는 것’이다. 일본에서 <페이퍼맨>과 <위저드리 온라인>을 서비스하면서 게임팟은 자신의 색깔을 갖췄다. 게임팟이 만든 게임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도 생겼다.
이제 막 시작한 게임팟 코리아에는 아직 그런 ‘색깔’이 없다. 그래서 앞으로는 게임팟 코리아라는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색깔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게임팟 코리아의 무기는 ‘한국과 일본의 협력’이다. 한국의 개발 기술력은 확실히 뛰어나다. 반면 일본에서는 최근 몇 년 동안 모바일게임 시장이 비약적으로 성장했다. 한국에서는 도외시하기 십상인 시나리오와 기획 등에도 많은 노하우를 갖고 있다. 버그나 문제점을 찾는 품질확인(QA)도 꼼꼼하다.
두 국가의 중간에 서 있는 만큼 두 장점을 섞어 게임팟 코리아만의 색깔을 배합해 내겠다는 게 박 대표의 목표다.
그 자신감의 근원은 <페이퍼맨>의 흥행이다. 현재 전원이 게임팟 코리아로 옮긴 <페이퍼맨>의 개발팀은 사실상 망해 가던 <페이퍼맨>을 바닥에서 끌어올려 일본 FPS게임 시장에 안착시켰다. 철저한 시장분석과 기획, 빠른 대응을 통해서다.
“모바일게임 경험이 많은 건 아니지만 분석력 하나는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여기에 한국에서 뽑은 개발자들의 능력이 뒷받침되면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겠죠.”
한국의 기술력과 일본의 기획력의 만남. 게임팟 코리아의 모바일게임은 내년 초부터 국내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모바일게임에서 좋은 성적을 받은 후에는 온라인게임이나 크로스 플랫폼으로도 폭을 넓혀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