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7일 발표된 <스타크래프트 2> 프로게임단 ‘슬레이어스’의 해체는 큰 파장을 몰고왔습니다. 김가연 게임단주는 인터뷰를 통해 e스포츠 연맹의 연습 제재 등 따돌림과 소속 선수들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이에 대해 e스포츠 연맹은 사과문을 발표하고 회장이 사퇴했습니다. 이후 김 게임단주는 “용서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 김 게임단주가 인터뷰에서 언급한 선수들 중 일부는 팬들의 많은 비난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
[기사보기] 슬레이어스 해제 관련 김가연 게임단주 인터뷰 {more}
디스이즈게임은 e스포츠 연맹과 슬레이어스 사이에 있었던 일과 별개로, 슬레이어스에서 활동했던 선수들을 만나 그들의 입장을 들어보는 취재를 진행했습니다. 이는 논란에 대해 어느 한쪽만의 이야기가 아닌, 양쪽의 이야기를 들어 보고 전달하려는 노력의 일환입니다. 이후 김 게임단주나 선수들의 새로운 입장이 나올 경우 최대한 신속하게 보도하겠습니다. /편집자 주
김가연 게임단주는 슬레이어스 해체 심경을 밝힌 인터뷰에서 문제의 ‘J매니저’의 말에 혹한 문성원에게 실망했고, 지극정성으로 팀을 꾸렸는데 오히려 문성원이 팀을 욕하는 것 때문에 임요환이 충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김 게임단주는 이적료를 받지 않고 문성원을 해외 팀으로 보내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하며 실망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사태가 불거지면서 팬들의 비난을 받고 있는 문성원은 그동안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이에 디스이즈게임은 일련의 일들에서 문성원이 어떤 입장에 처해 있었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인터뷰를 요청했다.
인터뷰에 응한 문성원은 김 게임단주의 인터뷰에 왜곡된 부분이 많다고 주장했다. 김 게임단주의 슬레이어스 해체 관련 인터뷰가 나간 후 팬들이 왜곡된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이며 선수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디스이즈게임 안영훈 기자
TIG> 김가연 게임단주의 인터뷰로 지난 팀 내부 상황이 밝혀졌다. 내용을 봤는가?
문성원: 그렇다. 하지만 왜곡된 내용이 많다. 그렇다고 무조건 우리가 잘하고 (김)가연 누나가 잘못했다고 말하고 싶은 건 아니다. 왜곡된 부분에 대해서 단편적으로만 보지 말고 객관적인 시점에서 판단해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TIG> 슬레이어스와 계약된 기간이 오는 11월 6일까지다. 계약 진행 과정을 설명해 줄 수 있나?
계약하기 전 가연 누나는 연예인 계약서를 참고했다고 했다. 처음에는 우리에게 ‘내가 이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는 서류가 있어야 후원을 받을 수 있다고 해서 나를 비롯해 김동주, 김상준, 김동원, 양준식 5명이 계약을 맺었다. 앞서 말한 것처럼 단순 후원사 제출용도로 쓰인다며 선수들을 안심시켰고 그렇게 계약이 완료됐다. 그중 몇몇 선수들은 가연 누나의 말만 믿고 계약서를 보지도 않고 사인하기도 했다.
TIG> 김 게임단주가 말한 J매니저 사건은 무엇인가?
J매니저에 대한 설명이 먼저 있어야 할 것 같다. J매니저는 원래 슬레이어스의 후원사였던 R사에 근무하던 직원이었다. 처음에는 가볍게 숙소를 찾아 인사만 하는 정도였지만 방문이 잦아지면서 친해졌다. 우리와 나이도 비슷하고 잘 맞는 부분도 있어서 동생들 모두 잘 따랐다. (임)요환 형이 축구를 좋아해서 팀에서 축구도 자주 했었는데, J매니저도 함께하게 됐고 축구 실력도 좋아서 우리 팀의 에이스가 되기도 했었다. 단체로 축구 유니폼을 구매할 때 J매니저 것도 함께 샀을 정도였다.
그리고 몇 개월 후 J매니저가 R사에서 퇴사했다. 직장이 없던 J매니저는 숙소에 자주 놀러왔고, 가연 누나는 영어와 독일어에 능통한 그에게 슬레이어스의 페이스북과 트위터 관리를 맡겼다. 평소 밝은 성격에 선수들과 요환 형, 가연 누나에게도 잘하던 J매니저에게 팀은 후원사 작업과 당시 홍승표 코치가 맡고 있던 해외 관련 업무를 맡겼다.
그러면서 가연 누나는 후원사 관련 내용은 궁금해하지도 말고 알려고도 하지 말라고 했다. R사와 계약을 맺고 있을 때부터 J매니저와 알고 지냈기 때문에 누나가 말하는 2개월 주장은 잘못됐다. 사건은 이 때부터였다.
TIG> 그 사건에 대해 더욱 자세하게 말해 달라.
한이석과의 GSL 시즌1 코드S 8강전 경기(2012년 2월 15일 진행)를 하루 앞둔 날이었다. J매니저로부터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가연 누나가 내게 들어온 어떤 업체의 개인후원 제의를 요환 형에게 돌린다는 말이었다. 그 얘기를 믿을 수가 없었다. 머릿속이 복잡해졌지만 얘기할 사람이 없었다. 몇 주 동안 혼자서 얼마나 마음고생을 했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혼자 힘들어하다가 팀에서 제일 친한 (최)재원이에게 속내를 털어놨다. 많은 얘기를 나눴다. 재원이는 내가 힘들어하는데 자기가 옆에서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며 같이 힘들어했다. 기간이 길어지자 스트레스도 너무 받고 지쳐서 게임을 그만두는 것까지 생각하게 됐다. 이 얘기를 가연 누나에게 말하면 날 생각해서 말해준 J매니저에게도 피해가 돌아갈 것이기 때문에 말할 순 없었다.
그 후 당연히 성적이 떨어졌고,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이라 포기하고 게임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힘들어하고 있는 나에게 재원이가 ‘가연 누나보다 선수 입장을 잘 아는 요환 형에게 말해 보는 건 어떠냐’고 말했다. 그래서 요환 형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요환 형도 이 내용이 조심스러운 부분인지 알았기에 며칠에 걸쳐 확인해 봤는데 ‘그런 후원 내용이 없었다’고 했다.
가연 누나가 후원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소속 후원사 직원이었던 J매니저의 이야기에 동요할 수밖에 없었다. 그와 동시에 가연 누나가 선수들을 대하는 모습과 밖에서 다른 선수들과 다투는 모습을 보며 점점 믿음을 잃어 갔다.
J매니저 사건이 끝날 때쯤 요환 형과 가연 누나는 선수들을 모아놓고 ‘우리가 잘못한 것이 있다면 J매니저를 팀에 들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 같이 노력해서 다시 팀 분위기를 살려보자고 했지만 이미 늦은 상황이었다. 선수들 각자 너무 큰 상처를 받은 상태였기 때문에 돌이킬 수 없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몇 개월 동안 팀 생활을 했고, 그 당시 재원이는 사건의 심각성을 알고 몇 번이나 윗선에 말했지만 바뀐 건 없었다. 되려 가연 누나는 선수들 사이에서 나를 이간질하고 있었다. ‘문성원 때문에 팀이 이렇게 됐다’며 모든 것을 내 탓으로 돌렸다. 그리고 계약 파기 사건이 터졌다.
문성원은 김가연 게임단주가 돈을 받지 않았다고 하는 주장에 증거자료를 내밀며 반박했다. 김 게임단주의 주장과 달리 상금의 일부가 입금됐었고, 류원 코치의 급여 문제와 선수 관리체계가 개선되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이 일자 다시 되돌려줬다고 밝혔다. (※ 클릭하면 크게 보입니다.)
TIG> 계약 파기라는 것은 팀과 선수들의 계약을 의미하는 것인가?
그렇다. 가연 누나가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 중에서 상금을 나누는 일이 없다고 했지만 ‘류원 코치의 월급과 선수 관리비 명목으로 나누자’는 얘기를 했었다. 당시 홍승표 코치는 선수들의 해외 대회(100만 원 이하 대회) 상금 중 일부분을 직접 받았었다. 가연 누나는 그 외의 나머지 대회에 대한 상금의 일부를 달라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계약서 내용대로 상금의 일부를 누나가 요청한 계좌로 보냈다. 그럼에도 달라진 것은 없었다.
요환 형과 가연 누나는 연습실에 거의 오지 않았고 코치들에 의해서만 관리가 되었다. 여전히 우리는 코치들과 함께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해 숙소와 경기장을 오가야 했다. 추운 겨울에도 우리는 경기장까지 가기 위해 김포에서 목동까지 다녔고, 그것이 그날 경기 컨디션에 영향이 있다는 것을 선수 대부분이 느낀 후였다. 선수들끼리 회의한 결과 계약된 선수와 그렇지 않은 선수의 차이가 없다는 부분에 문제가 있다고 느꼈고, 이 상황이 오래 지속되면 좋지 않을 거라고 판단해서 위에 말하기로 했다.
돌아온 답변은 ‘홍 코치에게는 차를 못 맡긴다’와 ‘류 코치는 면허가 없어서 운전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보다 못한 재원이가 직접 운전하겠다고 자청했고 선수들을 경기장까지 태워줬다. 재원이는 운전병 출신으로 그 전에도 자주 운전을 했었다.
그렇게 변화 없이 지내며 선수들의 불만이 극에 달할 때쯤 류 코치에게 급여를 받는지 물어보게 됐다. 류 코치는 슬레이어스에 들어온 후 2012년 2월 중순까지도 받은 것이 없다고 했다. 알고 보니 나 때문에 미국 대회에 동행했을 때도 가연 누나가 내주기로 한 휴대폰 해외 로밍 비용도 받지 못해서 본인이 모두 지불했다고 말하더라. 류 코치는 가연 누나에게 ‘약속한 급여 부분은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물어봤고, 누나는 ‘선수들에게 돈을 받지 않기로 했다. 네가 직접 선수들에게 받으라’는 말로 답했다고 했다.
가연 누나가 류 코치에게 ‘선수들에게 돈을 받지 않겠다’고 말하고 나서 한 시간 뒤에 누나가 나와 재원이를 불러 누나의 집에 갔다. 요환 형과 가연 누나가 모든 것을 얘기해줬고 나와 재원이도 그동안의 불만들에 대해 얘기했다. 마지막으로 누나는 ‘계약서는 없던 걸로 하자’고 했고 나중에 다 같이 모인 자리에서 계약서를 찢어 버리자고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 지불했던 돈은 일주일 후에 다시 되돌려줬다.
TIG> 김 게임단주의 말과는 달리 계약서가 남아 있었다는 말인데, 언제 그 사실을 확인했나?
우리는 가연 누나의 말을 믿었다. 하지만 그건 우리의 착각이었다. 누나는 ‘계약서를 찢어버리겠다’고 말한 후 팀원들을 불러 모아 ‘팀에서 나가고 싶은 선수들은 잡지 않을 테니 나가라’고 말했다.
그 때 해외 팀에서 활동하고 싶다고 밝혔던 김동주(현 컴플렉시티 소속), 윤영서(현 팀리퀴드 소속)만 계약이 해지됐다. 며칠 뒤 우리는 계약서가 정말 없어졌는지 물어봤다. 가연 누나는 ‘그 때 팀을 나가겠다고 한 선수만 계약을 해지한거지, 다른 선수들은 유효하다’고 말하더라. 이 말을 들은 선수들은 가연 누나에 대한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고 나 역시도 누나의 이중성에 상처를 받았다.
※ 윤영서 선수는 슬레이어스와 계약돼 있었던 상황은 아니었고, 팀 소속 선수로 활동했었음을 밝혀 둡니다. 슬레이어스와 계약을 맺었던 5명은 문성원, 김동주, 김상준, 김동원, 양준식 선수였습니다. /편집자 주
TIG> 지난 7월 중순에 있었던 2군 강등에 대해서도 할 말이 있을 것 같다.
GSTL 경기를 앞두고 있었을 때다. 앞서 말한 일들이 있은 후 복잡한 마음에 바람도 쐴 겸 토요일에 외출을 했다. 머릿속의 잡념들을 정리한 후 돌아왔다. 곧 경기가 있었기 때문에 상대 선수를 이기는 것에 대한 생각만 하고 있었다. 가연 누나는 인터뷰에서 내가 팀에 복귀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데 사실이 아니다. 일과를 모두 소화하고 난 토요일 저녁에 나가서 일요일 아침에 복귀했었다.
그렇게 외출한 후 숙소에 들어오니 (김)동원이가 요환 형이 해줬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문성원은 지금 암세포 같은 존재이니 너(김동원)와 격리시키려고 한다’는 말이었다. 그 말을 듣고 GSTL을 준비하는 마음과 팀에 대한 애정이 사라졌다. ‘난 팀을 위해 열심히 하려고 했는데 위에서는 이렇게 생각하는구나’ 하는 마음에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는 듯했다.
TIG> 2군으로 강등될 당시 임요환과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말해 달라.
요환 형이 ‘2군 징계이니 집에 가 있어’라고 하더라. 난 ‘내가 도대체 왜 2군 징계란 말을 들어야 하지’라는 생각을 했고 이해가 되지 않았다. 요환 형과 가연 누나가 무엇 때문에 내가 분위기를 흐린다는 건지 나를 설득해 줬으면 좋았겠지만, 그런 설명의 말도 없이 두 분이 판단하고 나를 2군 징계라고 결정했다.
동원이에게 그 얘기를 전해 듣고 짐을 정리했고, 그 후 요환 형에게 ‘제가 팀을 나가겠으니 그러실 필요 없다’고 말하자 ‘넌 계약이 묶여 있으니 마음대로 못 나간다’는 말이 돌아왔다. 감정이 격앙된 상태에서 ‘그건 노예계약이다’는 말을 했다.
이 부분은 굉장히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으며, 노예계약이라고 말한 부분은 팀과의 계약이 아니라 개인 매니지먼트와의 계약이었기 때문에 이적을 해도 가연 누나에게 여전히 상금을 나눠줘야 한다는 내용을 뜻한 것이었다. 그 후 10분 동안 정적이 흘렀고 요환 형은 ‘우린 우리 방식대로 처리한다’고 말하며 이야기가 끝났다. 그리고 다음날 2군 징계 기사가 나갔다.
[기사보기] (7월 17일) 슬레이어스 문성원, 2등으로 강등 {more}
TIG> 2군 강등 기사가 나간 후인 7월 25일, GSL 시즌3 코드A 3라운드 승자 인터뷰 현장에 김가연 게임단주가 왔었다.
그 때 가연 누나를 만나서 ‘기사를 이렇게 쓰시면 어떻게 하냐’고 물었다. 내가 ‘해외 팀 이적을 요구한 적이 있냐’고도 물었는데 돌아오는 답변은 ‘니가 원하면 다시 써줄게’였다. 어처구니가 없었다. 그러면서 노예계약 발언에 대해 내게 설명했다. ‘이건 노예계약도 아니다. 연예계에서는 5년, 10년씩은 기본으로 한다’고 말이다.
대체 e스포츠와 연예계가 무슨 관련이 있다고 그런 말을 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 후 누나는 인터뷰실까지 들어와 기자들에게 ‘2군 징계 관련 질문은 일절 받지 않는다’며 질문 중간에 커트했다. 그렇게 경기 관련 인터뷰만 나갔고, 인터뷰 마지막 말에 내가 팬들에게 느꼈던 진심을 밝혔다.
[기사보기] (7월 25일) GSL 시즌3 코드A 문성원 인터뷰 {more}
TIG> 김 게임단주에게 두 차례 팀을 나가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 첫 번째로 나가겠다고 한 것은 J매니저 사건 후 선수들 모두가 힘들어했었는데 위에서 계속 선수들을 이간질하는 모습을 보여 더 이상 팀과 함께할 수 없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그동안 많은 도움을 받아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던 분들께 직접 얘기하기가 꺼려져 해외 팀으로 이적을 원한다고 말했다. 이후 슬레이어스와 해외 팀 사이의 트레이드 협상이 진행됐다. 그런 와중에도 나에게 많은 부분을 숨겨 불신이 더욱 커지게 됐다. 그래서 두 번째로 팀에서 나가겠다고 말했다.
TIG> 김 게임단주는 문성원이 해외 대회에 출전하면 인사해도 다른 팀들이 받아주지 않고 왕따를 시키면서 슬레이어스와 김 게임단주의 험담을 했다고 주장했는데, 사실인가?
나는 슬레이어스 팀 내에서 해외 대회 출전 빈도가 잦은 편이었다. 많은 사람들로부터 가연 누나에 대한 험담을 종종 들을 수 있었다. 들으면서도 내가 모시고 있는 분이기 때문에 어떤 부분들이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객관적으로 확인했고 숙소에 돌아가 누나를 생각하는 마음에 말씀을 드렸다. 누나도 (다른 팀들과) 친하게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달라지는 건 없었고 되려 누나는 ‘이렇게 해야 밖에 나가서 무시당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다른 방법도 있는데 왜 그런 식으로 해야 하냐’고 되물었더니 ‘원래 큰소리를 쳐야 살아남고 무시를 안 당할 수 있다’고 했다. 그 후 나는 선수들과 관계자들이 누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누나에게 말하지 않았다.
문성원은 첫 이적 진행 불발 후 김 게임단주에게 ‘더 이상 알아봐주지 않아도 된다’고 했음에도 자신에게 알리지 않은 채 이적을 진행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 아래 이미지는 김 게임단주가 공개했던 문성원의 해외 팀 이적 타진 관련 이메일).
TIG> 이적 관련 내용으로 숨겼던 부분을 밝혀줄 수 있나?
나중에 트레이드 관련 내용을 확인할 수 있었다. 계약 종료 3개월을 남겨둔 상황에서 해외 팀에 엄청난 금액의 이적료를 요구한 사실을 알게 됐다. 그렇게 협의는 끝났다. 결국 과도한 이적료 책정으로 이적이 무산됐고 그 후에는 다른 팀에 내가 원하지도 않는 이적을 요청하는 모습을 보였다.
많은 이적료를 부른 뒤 한 달이 지났을 무렵에는 이적료도 없이 일을 진행하는 반대의 모습도 확인했다. 이런 가연 누나의 태도 변화와 행동들은 요환 형의 SK텔레콤 T1 이적 직전에 벌어졌다.
TIG> 지난 4월 임요환이 선수 생활을 잠시 중단했던 이유가 선수들에게 있다고 하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요환 형이 휴식기간을 가진 가장 큰 이유는 가연 누나의 게임 내·외적의 간섭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요환 형은 집중해서 연습하는 스타일이다. 한 번 지면 화도 내지만 참고 계속하는 스타일이다. 그런 상황에도 별일 아닌 전화가 자주 왔었고 형은 그런 누나 때문에 연습을 못하겠다고 화도 냈었다.
그러다 보니 연습실 분위기는 자연스레 나빠졌다. 가연 누나가 평소에 커뮤니티를 자주 보곤 했는데 팬들이 쓴 요환 형의 경기 관련 글들을 읽고 ‘왜 그렇게 했냐’, ‘내가 사용하라고 한 전략은 왜 쓰지 않았냐’며 간섭이 매우 심했다.
요환 형은 종종 내게 계속되는 간섭으로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 게임을 그만두고 싶다고도 말했었다. 그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 요환 형과 가연 누나가 자주 다투었다. 그 기간에 요환 형의 어깨가 안 좋다는 내용의 기사가 발표됐다. 예전부터 요환 형 어깨가 안 좋긴 했지만 나는 당시 요환이 형 선수 생활 중단의 가장 큰 이유가 가연 누나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선수들 입장에서 봤을 때, 가연 누나의 슬레이어스 해체 관련 인터뷰를 보면 모든 핑계를 선수들에게 떠넘긴 것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팀 해체 이유도 누나의 팀 운영 능력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기 싫었고 우리에게 덮어씌우는 것처럼 느껴진다. 요환 형은 우리 때문에 선수 생활 의지가 사라진 게 아니다.
[기사보기] 임요환, 재활 치료 위해 게임 중단 {more}
TIG> 김 게임단주는 슬레이어스 해체 관련 인터뷰에서 ‘문성원이 협회 팀 이적은 물론 차후 프로리그에 출전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한창 성적을 잘 내고 있을 때 가연 누나는 내게 ‘나중에 협회(KeSPA)와 협상하는 날이 온다면 SK텔레콤 T1에 거액의 이적료를 주고 팔 것’이라는 말을 했었다. ‘SK텔레콤 T1이 테란의 명가고 성원이가 정명훈보다 잘됐으면 좋겠다’며 말이다.
나는 <스타크래프트 2>를 시작하기 전 SK텔레콤 T1에서 연습생으로 있을 때 건강이 좋지 않았다. 하루에 25게임 이상 하면 두 번째 손가락에 마비증상이 와서 손 전체가 저릴 정도였다. 그래서 20게임 정도 하고 나머지 시간은 리플레이와 VOD를 보며 연구하기도 했다. 그 당시 프로리그 시스템은 내 몸이 견딜 수 없는 환경이라고 말한 것이 왜 이렇게 과장돼서 알려졌는지 이해하기 힘들다.
TIG>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나?
슬레이어스에 몸담고 유명 선수로 발돋움하게 되어 항상 요환 형과 가연 누나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고 지내 왔다. 하지만 그 사이에 일어난 많은 일들로 본의 아니게 팀에 폐를 끼치게 됐고 개인적으로도 많은 상처를 받았다. 슬레이어스 팀과 요환 형, 가연 누나의 관계에 있어 이런 문제를 일으킨 점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하고 있다.
다만, 게임단주로서 가연 누나의 이번 입장 표명에 많은 부분들이 왜곡돼 있었고, 그로 인해 적지 않은 선수들이 피해를 입게 되어 인터뷰에 응했다. 팬들께 심려를 끼쳐드려 너무나 죄송하다. 선수들이 잘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많이 반성하고 죄송하게 생각한다. 다시 한 번 사과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