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위즈게임즈가 직접 개발한 MMORPG <블레스>(//bless.pmang.com)의 체험버전이 지스타 2012에서 최초로 공개됩니다. ‘정통 MMORPG의 계승·발전’을 모토로 개발 중인 <블레스>는 몰입감, 사실적인 그래픽, 상호작용을 특징으로 내세우고 있는데요, 이는 유저가 느끼는 새로운 경험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디스이즈게임은 지스타 개막에 앞서 네오위즈 블레스 스튜디오의 한재갑 총괄 디렉터, 송민규 아트 디렉터, 이정현 기획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 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남혁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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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정현 기획팀장, 한재갑 총괄 디렉터, 송민규 아트 디렉터.
■ “정통 MMORPG의 계승, 그리고 발전”
TIG> 지난 30일 발표회에서 정통 MMORPG로 회귀라는 표현을 썼다.
한재갑: 회귀보다는 정통 온라인 게임이 계승 발전이라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MMORPG에는 근본적인 속성의 재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논타겟팅 액션 등 새로운 시스템이 MMORPG에 추가되기 시작했다.
이런 변화를 통해 훌륭한 게임이 많이 나왔지만 정통 MMORPG의 방향성은 조금씩 달라진 것 같다. 그래서 우리는 <블레스>를 통해 보다 깊이 있게 정통 MMORPG의 재미를 추구하고자 했다.
네오위즈 블레스 스튜디오 총괄 한재갑 디렉터.
TIG> 정통 MMORPG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한재갑: 전투 자체와 캐릭터의 성장 등 다양한 재미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게임에 몰입하고 그 세계를 탐험하는 재미라고 생각한다.
탐험은 어떤 시스템이 아니라 탐험이라는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 탐험을 했다고 경험치가 들어오는 것이 아니다. 유저가 게임을 플레이하며 어떤 경험을 하는 것이 좋을지 생각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레이드나 던전 등 게임을 플레이하며 탐험하고 발견하는 것들이 서로 긴밀하게 연관성을 갖고, 유저가 자연스럽게 스토리에 빠져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정현: 이를 위해 중요한 것이 바로 게임의 몰입도다. 얼마나 게임에 몰입해 있느냐에 따라 유저가 경험하는 느낌의 차이가 더욱 커지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NPC가 단순히 퀘스트 자판기가 아니라 ‘여기에서 살고 있는 사람’이라는 인식을 유저에게 심어 줘서 NPC와 유저의 관계를 모호하게 하고 싶다. 예를 들면 날씨가 더우면 NPC가 부채질을 하며 장사를 하고, 퀘스트를 주더라도 결과에 따라 다른 반응을 보이는 식이다.
TIG> 유저의 선택에 따라 스토리도 바뀌게 되는 것인가?
이정현: 결과가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정서가 바뀐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내가 영화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내가 영화의 결과를 바꿀 수는 없지만 이야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NPC가 일방적으로 스토리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퀘스트를 할 때 주어진 이야기 외에도 유저가 얼마나 그 이야기에 관심을 갖는가에 따라 NPC에게 이야기를 더 물어볼 수 있고 이를 통해 그 이야기의 이면의 내용을 알 수 있게 된다.
즉 이야기의 깊이가 달라지는 것이다. 영화로 보면 일반판과 감독판의 차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스토리보다 전투와 사냥을 원하는 유저라면 이야기를 바로 건너뛰는 것도 가능하다.
네오위즈 블레스 스튜디오 이정현 기획팀장.
TIG> 게임 내에서 탐험과 경험을 많이 강조하고 있다.
한재갑: 탐험은 인간의 본능적인 즐거움이라고 생각한다. 단순히 새로운 것을 찾는 보물찾기가 아니라 새로운 세계에 대한 상상과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설정에 맞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현실에서는 산이 보이면 올라갈 수 있고, 강이 있으면 강이 있는 이유가 있을 것이고, 강 속에는 많은 생명체와 채집물이 있을 것이다. 하나의 세계를 탐험하는 재미가 있다. 그래서 <블레스>도 눈에 보이는 지역은 다 갈 수 있게 하자는 것이 개발 목표다.
1차 CBT에서부터 화면에 보이는 모든 지역을 갈 수 있다.
TIG> 최고 레벨이 된 후에는 어떠한 콘텐츠가 제공되나?
한재갑: 신성제국 ‘하이란’과 자유연합 ‘유니온’ 사이의 대립을 근간으로 한 엔드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다. 캐릭터가 최고 레벨이 되면 유저는 한 진영에서 기사작위를 받는다. 이후 유저는 거대한 두 진영 사이에서 탐험, 잠입, 암살, 납치 등의 임무를 맡으며 역사의 흐름에 참가하게 된다.
작위를 받으면 무조건 정해진 일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유동적으로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자신의 캐릭터가 암살자가 아니라도 암살 임무를 할 수 있고, 원래는 동료를 보호하는 팔라딘이지만 전장에서 지휘를 맡을 수도 있다. 또는 버서커가 후방에서 물건을 나를 수도 있는 등 보다 폭넓은 의미에서 ‘역할수행’(RolePlay)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 모든 콘텐츠들은 두 진영 사이의 거대한 전투에 근간을 두고 있는 만큼 대규모 공성전도 중요한 부분이다.
■ “유저가 틀에 얽매이지 않길 바란다”
TIG> 최근 많은 게임들이 논타겟팅으로 개발되고 있다. 전투를 타겟팅으로 한 이유는?
한재갑: 타겟팅이라는 틀을 굳이 가져가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타겟팅 방식이 정교하게 목표를 선택할 수 있고, 목표에 대해 정확한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함께 싸우는 대규모 전투에서 움직이는 적을 계속 조준해야 하는 논타겟팅 방식은 내가 지금 무엇을 해야 할지 선택하는 부분이 어려워진다고 판단했다. 그런 부분에서 타겟팅 방식은 굉장히 좋은 인터페이스라고 생각한다.
시스템에 갇히는 것은 유저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하는 데 제약이 된다고 생각한다. 타겟팅, 논타겟팅은 부차적인 문제다. 더 좋은 경험을 위해 새로운 시스템이 필요하다면 얼마든지 추가할 것이다. 만약 새로운 캐릭터가 논타겟팅 방식으로 플레이하는 것이 재미있다면 논타겟 방식을 추가할 것이다.
TIG> <블레스> 전투의 특징은 무엇인가?
이정현: 캐릭터마다 고유의 전투 방식을 갖고 있다. 거칠고 강인한 버서커는 마나 같은 소모 게이지가 없다. 대신 공격할수록 분노가 차올라 공격 속도가 빨라지고 스킬 쿨타임(재사용 대기시간)이 줄어든다. 말 그대로 전투 속에서 사는 캐릭터다. 그래서 버서커는 몬스터를 어느 정도 잡고 쉬고 다시 사냥하는 것이 아니라 목숨이 다할 때까지 싸우는 것이 가장 효율이 좋다.
반대로 가디언은 일정한 시간마다 집중 게이지가 차오르는데 이것이 가득 찼을 때 공격해야 가장 강한 피해를 줄 수 있다. 그래서 적의 공격을 막으면서 틈을 보고 있다가 단숨에 강한 공격으로 적을 쓰러트린다. 모든 캐릭터는 고유의 방식으로 적과 싸우게 된다.
TIG> 기술적으로 지향하는 목표가 있다면?
이정현: 어떤 시스템을 강조하기보다 유저들로부터 ‘하고 싶은데 안 된다’는 말이 안 나오길 바란다. 당연히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대부분 <블레스>에서 가능했으면 좋겠다. 예를 들면 마법사라도 얼마든지 판금 갑옷을 입을 수 있고, 남자에게 치마를 입히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불편하거나 덜 어울릴 뿐이다. 예전 MMORPG에서는 모두 가능했다. 다만 최근 게임은 구현의 어려움 등으로 제약이 많아진 것이다. 우리는 그러한 제약을 없애고 싶다.
필드에 있는 동물 중에도 탑승이 가능할 것 같다고 생각되는 동물은 대부분 탈 수 있다. 하마나 거북이도 가능하다. 거북이는 육지에선 느리지만 물에서는 빠르고 낙타는 사막에서 잘 달리는 등 고유의 특징을 갖고 있다. 이렇듯 유저가 하고자 하는 일은 대부분 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
TIG> 사실적인 그래픽을 강조하고 있다.
송민규: 단순히 예쁘고 멋있기 위한 것이 아니라 몰입감을 깨뜨리지 않고 개연성 있는 그래픽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지역에 갔을 때 내가 그 곳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고, 이 곳이 왜 이렇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유발하고, 더 여행을 하고 싶다라는 느낌을 제공하고 싶다.
환경에 따라 생활양식이나 식생이 변화하는 만큼 이에 대한 개연성을 많이 확보하고 있다. 또한 코끼리와 하마 등 실존하는 동물을 추가해 사실감을 높이려 하고 있다. 물론 숲 속 깊은 곳으로 들어가면 몬스터가 등장하는 등 판타지라는 세계관의 느낌도 충실하게 구현하려고 한다.
네오위즈 블레스 스튜디오 송민규 AD.
TIG> 지스타 2012에서 공개되는 체험버전에는 어떤 내용이 담기나?
이정현: 플레이 타임이 20분 남짓이다 보니 거대한 필드에 떨어트려 놓고 알아서 플레이하라는 것은 유저에게 유쾌하지 않은 경험일 것 같았다.
그래서 ‘외전’ 형식으로 따로 구성했다. 배경은 10~20레벨 사이에 플레이하게 되는 지역으로 나중에 이 곳에서 겪게 될 내용의 이전 이야기를 스핀오프로 구성했다. 그래서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에서 게임을 플레이하면 지스타에서 겪은 내용을 바탕으로 어떤 사건이 발생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지스타에서 <블레스>를 체험한 사람만 느낄 수 있는 약간의 프리미엄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TIG> 마지막으로 유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재갑: RPG를 사랑하는 유저에게 정말 좋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만들려고 한다. 지스타에서 처음으로 유저에게 선보이게 돼서 설레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한다. 아직 개발 중인 만큼 준비가 안 된 부분도 있고, 의도적으로 제거한 부분도 있으니 감안해 주시길 바란다.
짧은 시간 동안 효과적으로 <블레스>를 즐길 수 있게 CBT의 외전 격인 이야기를 구성했으니 재미있게 즐겨 주시길 바란다.
80부스 규모로 구성될 지스타 2012 <블레스> 부스(위)와 내부 프리미엄 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