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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진스와 데이브의 공통점을 아시나요?

데브 오브 데이브 (Dev Of Dave)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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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석(우티) 2023-08-18 17:40:43
2023년 한국의 게임 생태계를 돌아볼 때, <데이브 더 다이버>는 빼놓지 않고 언급되어야 할 만한 게임이 될 것이다.

넥슨의 해양 어드벤처 +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 <데이브 더 다이버>는 지난 6월 28일, 8개월간의 짧은 얼리억세스를 마치고 출시됐다. 2018년 지스타에서는 모바일게임으로 소개됐던 게임은 넥슨 신규개발본부의 재정비와 함께 부활, 성공적으로 출시됐다. 게임의 누적 판매량은 100만 장을 돌파했으며 최근 메타크리틱 점수 또한 90점을 넘기며 '머스트 플레이' 뱃지를 획득했다. 게임의 흥행을 입증하기라도 하듯 모바일에서는 '짝퉁 데이브' 게임들이 나오기도 했다.

넥슨의 서브 브랜드 '민트로켓'의 개발자들은 어떤 생각으로 이 게임을 만들었을까? 흥행 돌풍의 주인공들에게 주어진 다음 과제는 무엇인가? 8월 16일, 넥슨 판교 사옥에서 프로그램, 아트, 기획​ 세 파트의 책임자들을 만났다. 세 사람으로부터 데이브가 갓 잡아 올린 물고기처럼 생생한 개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총 세 차례에 걸쳐 그 이야기를 싣는다. 이름하여 데브 오브 데이브(Dev Of Dave, 데이브의 개발자들).

게임의 세 주인공 반쵸, 데이브, 코브라




(이어서)

Q. '캐릭터성'에 대해서 이야기했는데, <데이브 더 다이버>에는 대단히 많은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모두 데이브에게 여러 일을 시키는 역할인데, 다양한 캐릭터들을 만들 때마다 주목한 요소가 있다면?

A. 정기엽 AD: 캐릭터마다 '이런 사람이다'와 같은 큰 설정이라던지 레퍼런스는 (황재호) 디렉터로부터 전달받았다. 그 이후 캐릭터의 디자인을 했는데, 레퍼런스를 보고 똑같이 만들기보다는 내가 가진 아이디어로 살을 붙였던 것 같다. 만화나 영화를 보여주면서 '이 캐릭터는 이럴 것 같다'는 특징들을 녹여냈던 것인데, 팀 안에서 공감이 되고 통과가 되면 그 캐릭터는 게임 안에 들어갔다.


Q.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가 있다면?

A. 정기엽 AD: 나오려다가 안 나온 캐릭터들​이 제일 애착이 가긴 한다. (웃음)


Q. 그래도 뽑아보자.

A. 정기엽 AD: '우도'라는 캐릭터가 있는데, 그냥 한 번에 나와버린 캐릭터다. 게임에 제대로 등장하는 것도 한 번밖에 없다. 다른 캐릭터들한테는 레퍼런스가 있었는데, 게임에서 데이브에게 미션을 주는 사진기자 캐릭터라는 말을 듣자마자, 2:8 가르마에, 안경 쓰고, 조끼를 입은 캐릭터가 딱 떠올랐다. 어떻게 그 캐릭터가 나왔는지 잘 모르겠는데, 아무튼 그랬다. 그게 바로 오케이가 되어서 게임 속에 들어갔다.
사진 촬영 미션을 주는 우도는 바다에 한 번도 안 들어가고 데이브가 촬영한 해양 사진으로 특종을 낸다. 그래도 마지막에는 뭍에서 캐릭터들의 사진을 찍어 준다.

# <데이브>가 '모에'를 되살린 과정

Q. <데이브 더 다이버>에는 흑인 스시 장인(반쵸)처럼 독특한 캐릭터들이 많다. 반면에 데이브의 무기를 강화해 주는 더프는 스테레오타입의 '오타쿠' 캐릭터인데 어떻게 만들었나?

A. 정기엽 AD: 반쵸와 달리 더프는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느낌의 캐릭터이긴 했다. 게임을 만들던 초창기에 캐릭터를 만들 때에는 '얘는 얘' 같은 느낌(스테레오타입)이 좀 있었다. 또 집에서 아이돌을 응원하는 더프라는 캐릭터가 다른 쪽으로 가버리면 이질감이 들 것 같기도 했다. 드라마 캐릭터 같은 데에서 얻은 레퍼런스가 많이 적용됐다.


Q. 더프가 '스트라 스텔라'라는 가상의 아이돌을 응원하는 미니게임은 <데이브 더 다이버>의 숨은 재미이다. 알려진 바와 같이 '스트라 스텔라'는 예전 넥슨 게임이었던 <M.O.E>(마스터 오브 이터니티)의 캐릭터들인데, 이들이 어떻게 부활한 건지 궁금하다.

A. 기획 리더 우찬희: 캐릭터의 콘셉트가 잡히고, 그 캐릭터의 사실성을 부여하기 위해서 가상의 IP를 만들려고 했다. 그러다가 나온 결론이 넥슨의 강점을 살려보자는 것이다. 넥슨에 이미 다양한 IP가 있는데 그것을 활용하면 좋지 않겠냐는 것이다. 그래서 회사와 전 디렉터님의 허락을 구하고 적극적으로 <M.O.E.>의 리소스를 받아서 연구했다.

녹여내다 보니 <M.O.E.>라는 콘텐츠만의 매력이 분명히 있었다. 퀄리티 높은 뮤직비디오가 있다 보니 이것을 받아서 기획에 녹여낼 수 있었다. 이 뮤직비디오를 공연 장면으로 만들고, 더프가 야광봉을 흔드는 쪽으로 채용했다.

A. 정기엽 AD: ​(넥슨에) 좋은 리소스가 있으니 안 쓸 이유가 없었다. 내가 그런 타입의 그림을 못 그리기도 하고.


Q. <M.O.E.>와 '스트라 스텔라' 캐릭터가 있지만, 그것을 <데이브 더 다이버>의 2D로 재창조하는 건 다른 과제 아닌가?

A. 정기엽 AD: 그래도 원본이 달라지지는 않았다. 캐릭터성이나 보여지는 것들은 동일하다.​ 어셋을 픽셀로 만들고 그것의 느낌을 주는 것은 새로 만든 부분이기는 하다. 그래도 원본이 있었기 때문에 새롭게 뭔가를 창조하는 시간을 들이기보다는 픽셀을 만드는 데 시간이 걸렸다.

<데이브 더 다이버>를 통해 부활한 스트라 스텔라

Q. 반초가 신메뉴를 개발할 때나, 더프가 무기를 업그레이드할 때나, 스트라 스텔라 멤버들이 춤출 때, 무엇보다 의뢰인이 음식을 먹을 때 컷씬은 정말 유머러스하면서도 섬세하다. 도대체 어떻게 그린 건가?

A. 정기엽 AD:​ 우리 팀에서 거의 한 분(김준학 2D 아티스트)이 거의 다 그린 것이다. 그분께 러프한 상황과 스토리보드를 공유하고, 몇 가지 포인트들을 살려달라고 요청하면서 작업했다. 예전에 본 만화나 영화의 영향이 많이 반영됐다. <식신>이나 <미스터 초밥왕>, <맛의 달인> 같은 만화에서 레퍼런스가 많았다. 직관적인 컷신을 보여주었지만, 그중에서도 과한 건 좀 뺐다.


Q. 지금 게임에 있는 컷신이 과한 걸 덜어낸 건가?

A. 정기엽 AD:​ 그렇다. (웃음) 원래는 좀 더 나가는 것들도 많았는데, 게임의 전체적인 톤에 맞춰서 자제한 부분이 있다.


Q. 게임을 할 때마다 등장하는 컷신을 스킵하고 거의 다 본 것 같다.

A. 기획 리더 우찬희: 공이 굉장히 많이 들어갔다. 그래서 내부적으로 컷신 스킵 자체를 빼버리자는 말도 있었다. (웃음) 다 봐주시는 분들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Q. 스트라 스텔라가 오마주의 영역이었다면, 여러 밈(meme)이나 패러디를 적극적으로 사용한 것도 게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던 원인이었던 것 같다.

A. 기획 리더 우찬희:​ 역시 개발팀의 덕력이라고 생각한다. <데이브 더 다이버>의 글은 황재호 디렉터가, 컷신은 김준학 아티스트가 담당했다. 이 두 분이 워낙 콘텐츠를 열심히 보고 연구하시는 분들이라서 자연스럽게 패러디나 밈이 많이 들어가지 않았나 한다. 그분들이 살면서 재밌게 본 콘텐츠나 인상적인 것들이 게임 안에 녹아들었다.

A. 정기엽 AD:​ 패러디도 결국에는 유저들이 알아봐야 하기 때문에, 매니악하거나 임팩트가 없는 것들은 많이 걷어냈다. 자유롭게 의견을 제출하는 구조였지만, 이후 검토를 통해 걷어낸 부분도 많다.

누가 봐도 백씨 성을 가진 외식 경영인이다.

게임은 대사까지 재밌다.

# 픽셀 그래픽은 촌스럽지 않아!

Q. 게임을 하면서 '이번에도 넥슨 도트 기술력이 유감없이 발휘됐구나'라고 생각했다. 동시에 풀(Full) 2D가 아니라 3D 그래픽으로 풀어낸 경우도 많은데, 30명 규모의 작업에서 이런 아트를 구현한 비결이 있다면?

A. 정기엽 AD:​ 나도 예전에 <메이플스토리> 팀에서 일했지만 픽셀아트 쪽은 아니었고 배경 작업을 주로 맡았다. 그래도 주변 그래픽 팀 사람들이 전부 (도트를) '찍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거기서 영향을 받은 게 아무래도 많다고 생각된다. 

그래도 <데이브 더 다이버>의 픽셀 그래픽은 조금 스타일을 다르게 하고 싶었다. 조금 질감이 다른 픽셀을 찍어보고 싶었다. 흔히 볼 수 있는 픽셀 그래픽은 외곽 라인이 있고, 거기에 그라데이션을 많이 주는 편이었다면, 우리는 외곽 라인을 없애고 톤 분리도 꽤 적게 넣어서 종이 질감 느낌을 보여주려 했다. 처음에 그걸 구현하는 작업이 많이 어려웠다.

처음에 스타일이 달랐지만, 애니메이션이라든지 픽셀 그래픽 자체의 방법은 그간 (넥슨에서) 작업해 왔던 방식이 많이 도움이 됐던 것 같다.

픽셀 그래픽과 3D, VFX의 조화는 <데이브 더 다이버>가 이뤄낸 성취 중 하나다.

보스전에서도 그 면모를 확인할 수 있다.

Q. 한 게임에서 2D 픽셀 그래픽과 3D의 균형을 잡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을 텐데.

A. 정기엽 AD:​ 거의 1년 이상 어떻게 할지 고민했다. 제일 힘든 영역이었다. 일단 레퍼런스가 많지 않았다. 2D 배경에서 나오는 3D 캐릭터는 있었는데, 3D 배경의 2D 캐릭터는 거의 없었다. 많은 연구와 시행착오가 있었다. 일단 보여지는 그림이나 공간은 결국에는 모니터를 통해서 비치는 것이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최선을 뽑아내는 게 목표였던 것 같다.


Q. 예전부터 픽셀 그래픽 작업이 '노가다'라는 비유를 많이 하곤 하는데, 요즘은 어떤가?

A. 정기엽 AD:​ 여전히 노가다 맞다. (웃음) 그래도 예전에는 모든 프레임을 일일이 그려야 했다면 지금은 '스파인'이라는 툴을 통해서 조금 더 부드러운 애니메이션을 손쉽게 만들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한 캐릭터 부분은 스파인을 사용하지 않고 하나 하나 일일이 구현되는 프레임 애니메이션의 맛을 주기 위해서 '노가다'를 했다. 그래도 경험적으로 셰이더 기술이 게임에 들어갈 수 있게 되면서 효과적인 작업물이 나오는 건 사실이다.


Q. 그나저나 처음 게임을 접하는 사람들 중에서 픽셀 그래픽이나 도트를 '촌스럽다'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예전부터 게임을 했던 사람들에게는 일면 당연했던 부분이었는데, 촌스러울 수도 있겠구나 싶더라.

A. 기획 리더 우찬희: 
우리 게임 리뷰를 보면, '실사 게임 아니면 안 했는데, <데이브 더 다이버>를 해보니 좋더라'라는 글이 있다. <데이브 더 다이버>의 아트는 신경을 대단히 많이 썼던 프로젝트인데 그렇게 인정을 받으니 고마웠다. 그런 평가를 받으면, 우리 게임이 다른 취향의 사람들도 아우를 수 있겠다고 생각한다.

A. 정기엽 AD: 뉴진스 이번 앨범 커버도 픽셀 그래픽이다. (웃음) 픽셀은 전혀 촌스럽지 않다. (계속)

정기엽 AD

뉴진스의 새 싱글 ETA의 커버 (출처: AD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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