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게임에 대한 고찰 2
-1에 이어.
장르 편중 문제는 유저들의 취향 문제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제작사의 문제가 더 크다고 본다. 이미 오래된 이야기가 되어버렸지만 코나미의 DDR이 성공했을 때 우리 나라 게임 시장에서 아류장이 수십개가 쏟아져나왔었고, DDR을 독창적으로 계승한 PUMP만이 살아 남을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적지 않은 게임 개발사가 부도를 맞기도 하였다. ) 이와 마찬가지로 현재의 온라임 게임 라인업을 보면 자신만의 특색을 갖는 게임을 찾기가 힘들다. 대다수가 3인칭 시점의 비슷한 게임성 퀘스트를 받는다. 퀘스트를 수행한다. 레벨업을 한다. 가 주류이며, 개개의 게임들은 이 큰 줄기내에서 얼마나 자잘한 이벤트나 흥미꺼리를 제공하느냐에 따라 게임팬들의 평가를 받게 된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엔틱스 사의 요구르팅은 그나마 좋은 모범 사례가 될 수 있을 듯 하다. 그 당시 프로모션 비디오는 게이머가 아닌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에도 충분했으며, 게임의 분위기와 스토리 면에서 어느 정도의 차별화가 이뤄졌었다고 본다.
하지만 이런 식의 세세한 부분에서의 차별화로 게이머들의 눈길을 휘어잡기엔 힘든 시대가 왔다. 이미 장르 편중화는 포화 상태에 다달았고, 온라인 게임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3인칭 MMORPG는 다 똑같은 게임으로 보인다. 이런 관점에서 보았을 때 노벨 장르는 하나의 좋은 타계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한창 슈퍼패미컴이 주가를 올리던 때, 그 당시 게임 챔프라는 잡지의 순위에서 희한한 게임을 발견한 적이 있었다. 국내 게임 순위에는 들어오지도 못했고, 소개 또한 제대로 되지 않은 게임이 일본내 판매 순위 1위를 기록하고 있었는 데, 그 게임이 바로 춘소프트사의 카마이타치의 밤이다. 기이한 제목과 스산한 한 장의 스크린 샷으로는 이 게임이 무슨 게임인지 그 당시엔 알 방법이 없었고, 그렇게 그 게임은 기억 속에서 잊혀져갔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이 게임은 국내의 모 게임사에 의해 인터넷으로 서비스가 되기 시작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 당시 국내 패키지 시장이 완전히 사장했던 터라 인터넷 플래쉬를 기반으로 게임이 이식되었었고, 이읔고 일반 국내 유저들도 그 게임을 플레이해볼 기회가 생겼다.
처음 게임을 해보았을 때, 잔잔한 음악, 평범한 배경, 그리고 그 위로 내려가는 텍스트들. 진행을 조금 하다 선택문 선택. 그리고 다시 진행. 이라는 특이한 게임 구성에 그다지 어렵지 않게 적응을 할 수가 있었고, 진행을 하면 할 수록 그 시나리오에 빠져 한 달간 헤어나오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게임을 즐겨본 유저들은 대다수가 그 게임의 게임성에 극찬을 하였었지만, 게임의 홍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기에 이 게임은 1년만에 서비스를 끝내게 된다. 하지만 이 게임을 통해 국내 유저들에게 -물론 카마이타치의 밤을 즐겨본 매니아들. 춘소프트사는 주목을 받게 되고, 다른 노벨 게임 시리즈 역시 뜻하지 않게 시간이 많이 지나고서야 한국에서 빛을 보게 된다. (물론 일본어가 가능한 유저에게.)
3으로 이어짐.
-시간이 부족해서 틈틈히 쓰고 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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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러 BEST 11.12.19 10:39 삭제 공감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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