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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점 인터뷰] 한국 떠난 중국 유주게임즈를 만나다 (上)

유주게임즈 본사 CPO 맥스가 밝히는 한국 지사 철수 과정

김재석(우티) 2024-05-28 10:35:31

유주게임즈. (游族, YOOZOO) 


2009년에 설립된 게임사로 <왕좌의 게임: 윈터이즈커밍>, <R5>, <그랑삼국> 등의 게임을 서비스한 이력이 있다. 중국 상하이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그간 한국, 홍콩, 싱가포르 등지에 지사를 운영했다. 중국 내에서는 텐센트, 넷이즈, 호요버스에 버금가는 기업으로 <삼체>와 <왕좌의 게임>(게임) IP를 가지고 있다. 한국에서 이 기업을 논할 때 여러 논란이 따라온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간 한국 게이머들에게 유주게임에 대한 이미지는 부정적이었다. 한국에서 가장 기업 이미지가 부정적인 해외 게임사를 꼽으라면 단박에 이 회사의 이름이 오를 것이다. 유주게임의 한국 지사였던 '유주게임즈코리아'는 폐업 후 한국 시장을 떠났다. <그랑삼국>, <삼국지혼> 등 기존에 서비스하던 모바일게임의 운영 주체는 유주게임즈의 싱가포르 지사로 변경되었다.


유주게임즈의 행보는 한국에서 개운치 못한 뒷맛을 남겼다. 이른바 '먹튀 논란'이 대표적이다. 2019년 <리그 오브 엔젤스>를 서비스 1년도 지나지 않아 운영 중단하고, 2021년에는 <삼국지혼>을 10개월 만에 접었다. 이때 유주게임즈가 제시했던 환불 정책은 설득력이 부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주게임즈 외에도 다수의 해외업체들의 이러한 운영이 문제가 되면서 한국의 정부와 국회는 '국내 대리인 지정 의무'를 의논하기에 이르렀다.


최근 디스이즈게임은 유주게임즈가 한국에서 다시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는 소식을 접했다. 모바일게임을 주력으로 하는 유주게임에게 한국은 분명 매력적인 시장일 것이다. 어째서 한국 지사를 폐업한 것인지, 다시 돌아와서 무엇을 서비스하려 하는지... 유주게임즈의 복귀에는 수많은 의문부호가 따라붙는다. 수소문 끝에 유주게임즈의 맥스(Max) 최고제품책임자(CPO)와 화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할 수 있었다.


유주게임즈의 맥스 최고제품책임자




Q. 디스이즈게임: 자기소개를 듣고 싶다. 계속 유주게임즈에서 일했나? 


A. 유주게임즈 맥스 CPO: 유주게임즈의 CPO이자 유주 소년스튜디오의 책임자 맥스라고 한다.


소년스튜디오는 유주게임즈에서 가장 큰 규모의 스튜디오이다. 2014년에 유주게임즈에 정식으로 합류했다. 이후 <그랑삼국> 시리즈의 메인 디렉터로 계속 활동했다. 중국에는 <그랑삼국>이 2편까지 나왔다. 2019년 중국에서 론칭 첫 달 만에 3억 위안(약 565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 같은 게임은 한국에서도 출시됐고, 성적은 나쁘지 않았다. 당시 구글플레이 최고 매출 7위까지 달성했고 4년이 지난 지금도 계속 운영 중인 게임이다. (<그랑삼국>의 중국명은 '소년삼국지'이다.)


이후 2022년부터 <에코칼립스: 진홍의 서약>(이하 부제 생략)이라는 게임의 연구개발을 시작했다. 중국에 이어서 영미권에 출시했고 일본에서는 매출 탑 7에 들어갈 정도로 성적이 좋았다. 미소녀 RPG이기 때문에 일본 시장과 잘 융화됐던 것 같다.



Q. 한국에서도 삼국지 소재의 모바일게임이 인기가 있는 편이다. <그랑삼국>의 차별점은 무엇이었나?


A. 기존 삼국지 게임은 삼국지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타겟으로 역사적인 사실에 치중했다면, <그랑삼국>은 디자인적으로 라이트한 부분 가져가면서 타겟을 확장해 왔다.


중국에 론칭했던 <그랑삼국>(1편)은 일찍 출시된 삼국지 RPG였다. 세로 화면 게임이었고, 심플하게 만들어졌다. 2편은 삼국지를 좋아하는 핵심 유저들이 즐길 수 있게끔 전략적으로 신경 쓰고, 소셜 시스템도 추가하고, 파티 기능도 추가했었다. 시장 조사를 진행했는데, 다른 삼국지 게임들은 유저들이 접근하기에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


<그랑삼국>은 당시 유저들에게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형식으로 게임을 만들었다. '삼국지'에 여러 장군들이 많은데 이런 장군들이 어렸을 때나, 이야기 속에서 가장 위대한 순간을 장면으로 만들어서 특별한 성격을 부여했고, 스킬에도 그런 캐릭터성을 반영했다. 예를 들어 황충은 늙은 사람으로, 수염이 긴 사람으로 알려졌는데 어렸을 때나 젊었을 때는 어떤 느낌이었을지 묘사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그랑삼국>은 한 캐릭터를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했다. 



Q. <그랑삼국>, <인피니티킹덤>, <왕좌의게임: 윈터이즈커밍> 등 다종의 모바일게임을 글로벌 시장에 출시한 것으로 안다. 현재 중국 내에서 유주게임즈의 지위는 어느 정도인가? 


A. 현재 중국에서 상위 10위에 들어가는 게임회사라고 할 수 있다. 2009년 설립되어 유명한 IP를 많이 만들었다. 지금은 <삼체>, <왕좌의게임>, <그랑삼국> 시리즈의 (게임) IP를 가지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글로벌 시작을 공략하는 RPG 유형의 게임을 만들 예정이다. 유주 게임즈는 2013년부터 글로벌 퍼블리싱을 시작했고, 지사 확장 과정을 거쳐, 현재는 싱가포르에서 글로벌 마케팅을 관리하고 있다. 중국에서 유주게임즈는 게임사 중에서는 최초로 (중국 내 증권거래소의) A주 부문에 상장됐다.


유주게임즈의 대표작 <그랑삼국>


# 유주게임즈는 왜 한국 지사를 폐업했을까?

Q. 넷플릭스 시리즈 <삼체>가 흥행에 성공했다. 현재 <삼체> 관련된 게임도 준비 중인지? 


A. 넷플릭스 시리즈가 성공하면서 <삼체> 게임에 대한 큰 기대가 모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기대감에 맞춰서 큰 프로젝트를 진행하려는 기획은 있다. 최대한 원작의 환경, 인물, 스토리를 게임에 맞춰서 구성하려고 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프로젝트는 연구개발이나 실제 제작 기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른 한 편으로는 <삼체>는 실사 시리즈도 있지만, 중국 내에서는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어 빌리빌리 등을 통해서 방영되기도 했다. 이 애니메이션 IP를 활용해서 <나의 삼체: 2277>를 개발 중이다. 심플하고, 소셜 기능이 강조됐으며, UGC가 많이 활용되는 모델이다. AR 기능도 들어간다. 캐릭터는 픽셀 느낌의 디자인으로 설계되었다. 2년 내로 퍼블리싱을 진행할 계획이다.


유주게임즈에서 만든 <나의 삼체: 2277> 피규어 시제품


Q. <왕좌의 게임> IP게임 신작 연구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는가?


A. 현재로서는 새로운 계획이 없다. <왕좌의 게임: 윈터이즈커밍>은 중국에서 굉장히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다. 해외에서는 웹게임 버전이 출시되었다.



Q. 안타까운 사고로 리더십에 변화가 이루어졌다. 사건 이후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A. 언급하기 쉽지 않은 문제이기는 하다. 불가피하게 발생한 사건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 유주게임즈의 리더십은 안정적이다. 나를 포함해 모두 유주게임즈에서 오래 일한 사람들이다. 앞으로는 게임 위주로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리더십의 변동으로 이런 저런 문제가 생겼던 것 또한 사실이다. 전부 해결하려 노력하고 있다. 한국 퍼블리싱 관련 업무는 이미 싱가포르에서 책임지고 담당하고 있다.



Q. 한국에서는 해외 게임사 국내 대리인 지정 의무 제도의 시행이 유력한 상황인데.


A.  우리는 한국 시장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앞으로 2년간 한국에 1개 이상의 게임을 출시할 계획이다. 또한 한국의 유저들과 보다 가까운 곳에서 서비스하기를 희망하고 있기에 한국 법률이나 기타 상황에 따라서 업무를 진행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현재의 법안(해외 게임사 국내 대리인 지정 의무)이 통과되면, 우리도 앞으로 법률을 준수해서 게임을 운영할 계획이다. 한국 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면, 그러한 계획 또한 고려하고 있다.



Q. 이 자리를 빌어 창업자의 명복을 빈다.


A. 현재는 남은 법률 문제를 해결 중이다. 유주게임즈가 오래된 게임사다 보니 안정적으로 수습이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회사는 안정적으로 돌아가고 있다. 천천히, 그리고 안전하게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 중이다. 현재 CPO(맥스 본인)와 CEO는 해외사업을 중요시하고 있다. 현재 해외사업부를 더 크게 만들려 하고 있다. 인력을 추가해서 조직을 강화하고, 해외 업무를 더 잘 만들어보려는 결심이 있다. 



Q. 유주게임즈에서 스스로 한국 지사의 문을 닫았는데, 중국에서의 사건이 결정적인 원인으로 작용한 것인가? 일각에서는 급하게 폐업을 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A. 개발을 책임지고 있었으므로 당시 한국 지사의 철수 이유를 100% 알고 있지 못하다. 그러나 핵심 리더십의 변동과 회사 글로벌 관리 전략에 따른 변화가 있었기 때문에 해외 지사 관리에 일정한 실수가 있었던 것은 맞다. 관리가 잘 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런저런 문제가 생긴 것도 사실이다. 지사를 철수하면서, 한국에서 서비스되던 게임을 모두 종료시킨 것도 아닌 것으로 안다.


글로벌 서버와 통합해 한국 유저와 글로벌 유저가 함께 게임을 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 문제로 한국 유저들에게 잘못 전달된 메시지가 있는 것도 사실이고, 그 과정에서 마음을 상하게 한 것도 알고 있다. 앞으로는 이런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도록 해외 퍼블리싱 업무를 싱가포르에서 운영하고 관리하고 있는 것이다.




# 신작 <에코칼립스>는 어떤 게임?


Q. 텐센트, 넷이즈, 미호요 모두 AAA급 게임을 만들고 있다. 유주게임즈도 모바일게임이 아닌 대작을 만들 계획이 있나?


A. 아직 중국에서는 모바일게임이 제일 큰 시장을 가지고 있다. 아직 공간이 크다고 보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 <그랑삼국>의 3세대를 개발 중인데, PC와 모바일에서 두루 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시대가 변하면서 유저의 니즈도 발전하고 있다. 지금 집중하는 것은 여러 공간에서 바로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요구를 충족시키는 것이다. 현재 이런 부분에 대해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Q. 그렇다면 유주게임즈의 게임 개발 철학을 듣고 싶다.


A. 첫 째는 콘텐츠의 창의력이다. 앞으로는 게임 콘텐츠에서, 인게임에서 승부를 볼 것이다. 우리가 디렉터를 뽑을 때 요구가 대단히 높은 편이다. 핵심 팀에서 인재를 채용할 때 중국에서 제일 유명한 대학교를 졸업한 사람들이 모인다. 


둘 째로 게임 수치나 연구 개발 분야이다. 게임을 정말로 잘 아는 사람이 들어올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다. 그렇게 모인 유저 행동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에코칼립스>를 만들 때에는 <그랑삼국>의 데이터를 많이 참고했다. 유저의 습관이나 행동을 분석하고, 새로운 프로덕트에 계속 참고할 예정이다.



Q. 게임 많이 하는 사람들이 중국 명문대에 갈 수 있는 건가?


A. 문제없다. (웃음) 북경대, 칭화대 학생들도 게임을 좋아한다. 공부 열심히 한다고 게임 안 하는 건 아니다. 공부하기 좋아하면서도 게임 즐기는 사람이 많다. 우리 회사의 인재상은 '자신부터 게임을 좋아해야,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나도 대학을 다닐 때 한국 게임을 많이 즐겼고, 그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Q. 한국은 거의 모든 게임개발사가 인공지능을 개발 과정에 포함하고 있다. 중국과 유주게임즈는 어떤가?


A. 이미 대부분의 중국 게임사들이 AI를 활용해 업무를 보고 있다. 코드를 짤 때나, 연구개발을 할 때 AI를 쓰고 있다. 전 과정을 AI로 대체하는 것보다는, AI를 활용해서 업무 효율을 올리는 쪽이며 나아가 유저에게 보다 다양한 체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나의 삼체: 2277>도 AI를 사용해서 CG를 만들고, 캐릭터를 디자인하고,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연구하고 있다. 나도 계속 공부하고, 연구 중이다. 앞으로 유주게임즈가 AI 분야에서 조금 더 잘 해보려는 마음이 있다.



Q. 7월 상하이에서 차이나조이가 열리는데, 유주게임즈는 차이나조이에 출전하나?


A. B2B 위주로 참여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는 코스프레면 코스프레, 애니메이션이면 애니메이션 등 유저 행사가 분산되는 추세이다. 차이나조이 이외에 우리는 젊은 유저들이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예를 들어 빌리빌리 월드, 코믹콘 등 다양한 오프라인 행사 등이다. 이런 행사에서 유저들과 교류하는 기회를 준비하고 있다.



Q. 곧 한국에 출시할 신작은 어떤 게임인가?


A. <에코칼립스>는 서브컬쳐형 미소녀 게임이다. 이 세계에서 유저는 종말의 세계를 구원하는 소녀가 된다. 유저들이 게임에서 진심으로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세계관을 구축했다. 게임을 즐기면서 스토리를 즐기고, 감동을 느꼈으면 한다. 플레이어들에게 감동을 전달할 수 있는 게임으로 만들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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