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네야마 마이(米山舞)는 그동안 다수의 애니메이션과 게임 프로젝트, 그리고 개인 작품에서 독창적이고 감각적인 작업을 통해 큰 영향을 끼친 아티스트로, 많은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겨왔다. 요네야마 마이의 작업은 단순히 시각적인 아름다움에 그치지 않고, 이야기와 감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며, 작품에 담긴 예술적 깊이가 돋보인다.
지스타 콘퍼런스 강연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그녀와의 인터뷰는 창작 세계와 그 이면에 숨겨진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는 기회였다. 애니메이션과 일러스트레이션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세계관과 창작 과정, 그리고 개인적인 경험을 나누었으며, 그녀가 겪어온 도전과 성취, 예술에 대한 철학에 대해서도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그녀의 작업은 애니메이션 팬들뿐만 아니라 예술과 게임을 사랑하는 이들에게도 큰 영감을 주고 있다.
이번 인터뷰가 그녀의 팬들에게는 물론, 창작과 예술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도 소중한 통찰을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편집장
디스이즈게임: 지콘에서의 강연 잘 들었습니다. 첫 질문을 가볍게 드린다면, 지금은 매우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이신데 이 길을 걷게 된 계기나 동기가 있을까요?
요네야마 마이: 조금 전 강연에서 이야기했지만, 제가 애니메이터로 10년을 일했습니다. 때문에 의도적으로 "일러스트레이터가 되어야지!"라기보다는, 애니메이터로 10년이 지나고 그 인연으로 일러스트 일이 늘어나게 된 것 같습니다. 중학생 때부터 애니메이터나 일러스트레이터가 되고 싶다고 생각하던 시기도 있었죠. 아마 그때의 기억이나 욕망이 있었고, 기술이 맞물려서 지금의 모습이 된 것 같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애니메이터로 10년을 보내시고 일러스트레이터가 되셨다고 하셨는데, 일러스트레이터로의 데뷔는 비교적 늦었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애니메이터 10년의 기간이 일러스트레이터 활동에 도움이나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겠죠?
요네야마 마이: 말씀하신 대로입니다. 제가 30살 정도에 일러스트레이터가 되었는데요, 그때는 일러스트레이션에는 없는 기초력을 가지고 시작했다는 것이 매우 컸던 것 같아요. 데생이나 원근법, 또 여러 가지... 동물, 자동차, 메카 등을 그릴 수 있는 - 그릴 수 없더라도 뭐든지 그려야 했던 - 애니메이터였기에 그런 스킬이 있었죠.
또 중요했던 것은 애니메이션의 그림이 친숙했다는 거예요. 모든 사람들이 익숙해져 있는 애니메이션의 선이 있고, 색이 있고, 그림자가 있고... 애니메이션의 그림에 모두가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에, 제가 일러스트레이터가 되었을 때 사람들에게 잘 받아들여졌다고 생각합니다.
디스이즈게임: 요네야마 마이님의 일러스트레이션을 보면 표현력 면에서 다른 그림들과 확실한 차이를 느끼게 됩니다. 역시 애니메이터 시절에 익히신 동작이나, 거기에서 나오는 역동감 등이 작품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고 봐야겠죠?
그렇기 때문에 제 그림에서는 더 극단적으로, 인간의 몸이 더 늘어나기도 하고 머리카락도 더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움직임 표현의 폭은 애니메이터들이 전후를 파악하고 있는 편이기 때문에, 일반적인 일러스트레이터보다는 그 표현의 폭, 움직임의 폭이 넓다고 생각합니다.
디스이즈게임: 강연에서 애니메이터 시절, 동화를 그리실 때 수백 장의 그림을 그리셨다는 이야기도 하셨는데, 그 수백 장이 지금의 실력을 뒷받침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이해해야겠죠?
요네야마 마이: 정말 그렇죠. 한국은 어떤 프로세스로 진행되는지 모르겠지만, 일본에서 애니메이터 업무는 도급제, 흔히 말하는 단가제로 되어있죠. 그러니까... 동화를 그릴 때 그리기 어려운 메카나 키보드 등의 기계를 그리거나 호빵맨 같은 간단한 그림을 그려도 한 장당 모두 같은 가격을 받아요.
하루에 10장을 그려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메카를 그린다면 정말 빠르게 그릴 필요가 있어요. 심지어 엄청 깔끔한 결과물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판단력이 정말 빨라지게 됩니다. 선을 한 번에 깔끔하게 그리는 방법, 요구받은 스펙들의 선을 정확하게 긋는 그런 부분... 야구로 치면 스피드와 컨트롤을 겸비해야 하는 상황이죠.
정말 빠르게 했기 때문에... 아마 다른 사람들보다 하나의 선을 그을 때의 시행착오나 실수의 횟수가 적었던 것 같고, 스피드와 정확성을 하나의 세트로 가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애니메이터 입장에선 기왕이면 메카 같은 크고 복잡한 그림보단 호빵맨처럼 간단한 그림이 좋은 이유가 있겠네요. 단가가 같으니까 하루에 얼마나 많이 그리느냐가 중요한 거고, 더 빨리 그리려면 이 정도의 퀄리티면 되겠다는 판단도 빨리 해야 하고요.
요네야마 마이: 참고로 입사해서 첫 달에는 20장밖에 못 그려서, 급여가 1만 엔 이하였습니다(웃음).
디스이즈게임: 픽시브(PIXIV)에서도 여러 활동을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PIXIV라는 공간은 프로와 아마추어가 서로 경쟁하기도 하고, 서로 자기의 작품을 평가하고 받는 공간이라고 합니다. 여기에서의 활동은 마치 <드래곤볼>에서 나오는 정신과 시간의 방에서 많은 수련을 하고, 그 결과물을 모두에게 보여주고 평가받는 것 같은 그런 일련의 흐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요네야마 마이: 맞아요. 저는 픽시브를 다른 사람들보다 조금 늦게 시작했는데요. 제가 동화를 막 시작했을 때, 그러니까 애니메이션 업체에 막 들어가서 1년 차에 그린 그림이 주목을 받은 경험이 있었어요. 일러스트레이터가 아님에도 말이죠. 그 10년 후에 본격적으로 일러스트레이터를 시작했을 때, 그 경험이 정말로 제 마음에 커다란 버팀목이 되어주었습니다.
그때의 반응, 사람들이 봐준 반응이나 감상이 저도 일러스트레이터로서 통할 수 있겠다는 것을 보여줬고요. 또, 직접적인 반응이 오고, 어떤 것을 그리면 인기가 있는가, 사람들은 어떤 것에 관심을 가지는가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가 되었죠.
모두가 그것을 지표로 삼아 랭킹을 겨루는 듯한 그런 장소가 PIXIV였던 것 같아요. 이런 경쟁을 통해서 분석력이나 실력을 쌓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습니다.
요네야마 마이: 있습니다. 네... 확실히 그런 부분이 있었죠. 애니메이션의 기술, 이른바 잘 그린 그림, 데생적으로 올바른 그림이라는 것을 처음에 러프로 제출했어요. 당시 데생은 예를 들어 다리를 조금 말처럼 살짝 휘게 그렸는데요. 뭐랄까 조금 정성스럽게, 페티시한 느낌으로 그렸었죠.
그랬더니, 그 레이싱 미쿠를 감수해 주시는 분이 코야마 시케토라고 <프로메어>의 캐릭터 디자인을 하신 분이었는데 이런 조언을 하셨죠.
"이것이 데생적으로, 골격적으로 올바르더라도, 보는 고객 입장에서는 귀엽게 보이지 않거나, 조금 이상하게 보일 수 있다. 이런 오해를 준다는 것이 일러스트레이션에 방해가 된다"는 거예요.
특히 그런 방식이 캐릭터 묘사에는 방해가 된다는 것을 저는 몰랐어요. 그래서 고객이 원하는 것, 바라는 것을 매우 의식하게 되었습니다. 요컨대 보는 사람, 즉 이 그림을 원하는 사람이 원하는 것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된 거죠.
디스이즈게임: 그렇다면... 게임이나 애니메이션의 캐릭터, 그리고 지금의 일러스트와 원화 같은 경우의 차이는 역시 작가의 오리지널리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본인의 오리지널리티를 구현화하고 형상화하는 데 있어서 어떤 생각이나 방법 등을 고민하고 있나요?
요네야마 마이: 요컨대 애니메이터일 때는 자신을 키운다고 할까, 개성을 키워서 세계관을 만든다는 훈련을 애초에 하지 않았어요. 애니메이터는 그런 것을 만들고 배우는 직업이 아니었기 때문에, 매우 고민했는데요.
애니메이터에서 바로 일러스트레이터가 되었을 때... 이제 자신을 표현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고 있어서 제 작품은 주로 자기 투영 일기 같은 것이 많아요. 모두가 느끼고 있는 것, 기쁘다, 즐겁다, 슬프다와 같은 정말 보편적인 것을 자신의 스킬로 표현하게 되었습니다. 때문에, 이런 감정이 다른 모두와 통하는 감정이 있었기 때문에 주목받게 된 것 같다는 생각도 하고 있습니다.
디스이즈게임: 말씀하신 대로 통했다는 게, 보편적인 감정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보고 공감하는 감정이어서 그런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러면 지금, 요네야마 마이 자신이 정의하는 '요네야마 마이의 그림'은 어떤 것일까요?
요네야마 마이: 어, 어려운데요. 제 그림이요... 제 그림은, 그렇죠, 커뮤니케이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디스이즈게임: 본인의 작품을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말로 정의해 주셨는데, 그 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 저는 일러스트레이터의 의도를 그림에 잘 담아내는 것이라고 이해했습니다. 그것이 맞다면, 본인의 의도를 담아내거나 받아들이는 노하우가 있겠죠?
요네야마 마이: 네, 커뮤니케이션을 정확하게 전달하려면 문법이나 어휘력도 중요하고 필요하지만, 이런 리소스를 담을 수 있는 서랍이 필요하고 그것도 많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서랍에 들어갈 것은 직접 보고 겪은 경험도 있고 스킬도 있습니다.
물론 일러스트레이션에서 스킬이 가장 중요하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제 경우에는 많은 방법, 여러 스킬을 서랍에서 조금씩 꺼내서 사용하면서 커뮤니케이션을 성립시키고 있죠. 저에게는 그것을 사용해서 전달하고자 하는 것을 전달하니 이렇게 사람들에게 와닿는 것이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은 일방적이면 안 된다고 생각해서, 보는 사람에게 생각할 거리를 주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서 일부러 이야기를 설정하지 않거나, 일부러 누구라고 말하지 않거나, 일부러 어떤 옷을 입고 있는지 알 수 없게 하는 등 애매한 부분을 남겨 놓고요.
이런 건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 '이건 이렇게, 또는 이런 걸까?' 하고 생각할 만한 여지를 남겨놓는 편이기도 합니다.
디스이즈게임: 일러스트레이터로서, 프로로서 일을 하면 일감으로서의 작업물과 자신의 창의성을 보여주는 작품으로서의 그림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둘의 밸런스를 맞추는 것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순간도 있을 것 같습니다.
요네야마 마이: 그렇죠. 제 경우는 꽤 오랫동안 애니메이션을 해왔기 때문에, 상대방의 요구에 매우 맞추는 습관이랄까, 그런 것이 있어서 자신의 그림과 일감으로서의 그림이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광고 일에서 제 그림 자체를 앞에 내세우고 싶을 때는, 보는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그림을 그려서 보이고 제공하기도 합니다. 뭐랄까요, 나 자신을 억제하더라도 상대의 요구사항이 중요한 일이 있다면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물론 사전에 상대방과 충분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일에 임하는 경우가 많죠. 이 기준은 사실 보수가 낮아도 재미있어 보이면 받아버리고, 또 나를 성장시킬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하고 싶다는 느낌으로 정합니다(웃음). 또, 일러스트레이션이 아직 도달하지 않은 곳, 뭔가 미지의 분야라든가 하면 흥미가 생깁니다.
디스이즈게임: 이런 질문을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예를 들어 일러스트레이션을 즐기는 입장에서는 '아, 이 그림은 좋다'고 생각하거나, '이 그림은 좀 아닌가'라고 생각되는 그림이 있기도 합니다. 작가로서, 좋다와 나쁘다를 나누는 기준이 있다면 그 차이는 무엇인지 일러스트레이터의 관점에서 의견을 여쭤보고 싶은데요.
요네야마 마이: 제 기준이라는 걸 전제로 이야기를 드리자면, 제 기준으로는 이해하기 쉬운 그림, 의도가 전달이 되는 그림과 안 되는 그림이란 느낌입니다.
아무리 잘 그려졌더라도, 많은 것들이 그려져 있거나 매우 화려하고 유행하는 그림이라도, 이해하기 어렵고 전달이 안 되는 것은 한 번 보면 많은 것이 그려져 있다는 자극은 크지만 별로 기억에 남지 않는 인상이 있습니다.
기억에 남는 그림이란 것은 기술적으로도, 개성적으로도, 예술 스타일적으로도 매우 계산된 것을 저는 꽤 좋아합니다. 이 계산을 감각적으로 한 것이라도 좋습니다. 보기 쉽다고 할까요? 전달이 잘 되는 것에서 미적인 센스를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일러스트레이션으로서의 기준이고요. 순수 예술이라면 또 기준이 조금 달라지겠지만, 일러스트레이션은 전달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전달이 안 되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리 잘 그려졌어도 조금 보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디스이즈게임: 저도 20년 전까지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희망이 있었습니다만, 재능 없음을 깨닫고 지금은 글 쓰는 직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림을 그리는 데 있어서, 선천적인 재능과 후천적인 노력이나 공부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나요?
요네야마 마이: 제 경우에는 후천적인 기술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선천적으로 중요한 것은 자신을 평가하는 능력이에요. 예를 들어, 자신의 작품을 보여주는 것에 익숙하고, 사람들에게 표현해서 그것이 받아들여지는 경험이 있다면 좋을 것 같아요. 스킬은 정말 반복 횟수의 문제라서, 횟수를 채우면 괜찮을 거라 생각합니다.
디스이즈게임: 포토샵이 보편화되기 전에는 모두가 당연히 손으로, 연필과 붓으로 그렸습니다만, 최근에는 디지털 툴이 당연한 것이 되었죠. 어떤 사람들은 아날로그로 그림을 그릴 때 개인적인 감각을 사용했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디지털 그림이 되고 나서는 어떻게 보면, 스킬, 즉 디지털 툴에 익숙한지, 잘 다루는지가 더 중요해진 것 같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디지털 시대가 되고 나서 표현이나 감각에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요네야마 마이: 네,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날로그였다면 연필이라는 게 도구고, 디지털이라면 소프트웨어가 도구가 되니까요. 디지털에 대해 조금 생각하는 것은 모두가 그 도구, 예를 들어 브러시라든가 색칠하는 방법이라든가 하는 것을 자신만의 도구로서 다루고 있지 않은 것 같아요.
연필 하나만 해도 어느 회사의 연필, 무슨 색인가 하는 것을 사용하면서 이 연필이 익숙해지면 "이 연필을 써야겠다"라고 커스터마이즈하면서 자신만의 선택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같은 소프트웨어를 쓰면 모두 같은 결과물이 나오는 것 같아요.
왜냐하면, 디지털에는 실수가 없고, 실패가 없고, 되돌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날로그에 맛이 있는 것은 역시 되돌릴 수 없다는 점이 큰 것 같아요. 그래서 디지털이라도 일부러 실수를 만들거나, 예를 들어 제 경우에는 노이즈라든가 약간 화면 효과 같은 것으로 조금 맛을 더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일러스트레이터로서 노력하시는 분들을 보면 일부러 노이즈를 만드는 사람들도 꽤 많다고 봅니다. 우연히 일어나는 사고 같은 것을 넣지 않으면 풍미가 없는 그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네야마 마이: 추가적으로 말하자면, 저는 디지털 일러스트레이터이기 때문에 아날로그로 그려야 가치가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이 아닙니다.
반대로 디지털을 아날로그로 만들 때도, 저는 물감과 같이 스스로 컨트롤해서 풍미를 더하거나 가치를 더하려고 도전하는 중입니다.
왜냐하면, "AI는 그걸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디스이즈게임: 다른 사람에게 맡기지 않고 인쇄 작업을 직접 하신다고 하셨습니다. 지난해 작품이었나요? 제가 'Skin Reverse'라는 작품을 봤는데, 정말 생소한 기법을 느꼈습니다. '도대체 무슨 기술을 쓴 걸까?' 하고 찾아보니 '멀티레이어 아크릴 UV 프린트'라는 방식이었더라고요. 이런 방법을 시도하는 것은 의도적인 표현 방법으로 이해하면 될까요?
YONEYAMA MAI EXTHIBITION " EYE " 제작기 (출처: 요네야마 마이 유튜브)
요네야마 마이: 네, 맞습니다. 제 작품 전시회가 작년에 있었는데요, 그때 타이밍이 디지털 일러스트레이션을 하는 다른 분들이 꽤 많이 같은 방법을 사용하기 시작했어요.
그 자체는 매우 좋은 일이고, 어떤 기법들이 세련되어 가는 것 자체는 좋다고 생각했지만, 원판을 다른 사람에게 맡긴다든가, 단순히 인쇄하는 것으로 가치가 생긴다고 생각하는, 즉 그 출력 과정에 직접 노력을 들이지 않는 사람들도 꽤 있어서 그것을 보고, 껍데기만 남은 그런 현상이 과연 괜찮은 걸까라고 느꼈습니다.
뭔가 출력이라는 것이 형식적인 것이 되어버리는 게 두렵게 느꼈어요. 그건 가치가 균일화되어서, 아무리 좋은 고급 인쇄라도 가치가 떨어져버리는 거죠. 출력이라는 행위에 공들인 노력이 없다는 것에 매우 위기감을 느꼈어요.
역시 표현하는 것으로서는 여러 방법과 가능성을 제시할 필요성을 느껴서 일부러 꽤 특이한 것을 만들어보거나, 사람들에게 이것도 할 수 있고, 저것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일부러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이를 보고 아직 여러 방법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표현을 하는 데 고민하기를 바라면서 모두가 더 노력했으면 좋겠다는 것을 표현하려 했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제가 제일 좋아하는 요네야마 마이의 작품은 '00:00:00:00'입니다. 처음 그 일러스트를 봤을 땐 좀 놀랐는데 '살아있네'라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 작품의 의도와 표현 방법의 발상이 어떻게 나왔는지 이야기해 주실 수 있나요?
요네야마 마이: 이야기가 좀 길어질 수도 있어요. 제가 속한 그룹(SSS by applibot)에서 그룹전을 하게 되었어요. 일본의 제국호텔이라는 호텔의 갤러리에서 하게 되었는데, 오너로부터 이 장소에 걸맞는 작품을 내달라는 요구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할까 생각하고 있을 때 우리는 일러스트레이터니까,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우리의 맥락을 무시하지 말자는 이야기를 했어요. 그리고 그 그룹에는 저는 애니메이터였지만, 게임, 라이트노벨 등 다양한 분야의 일러스트레이터가 계셨죠.
그렇다면 '다른 사람에게 지지 않을 나만의 맥락이 뭘까?'라는 생각을 했을 때, 역시 애니메이션밖에 없었거든요. 그걸 어떻게 한 장의 그림에 담아낼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아예 애니메이션을 일러스트레이션으로 만들어버리면 되겠구나라고 했고요.
그런데 이건 비싸게 팔기 위해 만들어진 게 아니라 애니메이션을 위해 만들어지고, 애니메이션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의 일부이기 때문에 가격이 폭등한 거잖아요. 본래의 용도나 의도가 아닌 것에 대항하는 것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셀화처럼 매끄러운 소재에 인쇄하는 것을 생각해냈습니다.
요네야마 마이: 네, 맞습니다. 연속된 시간이라는 것은 모두가 하나하나의 완벽한 것들의 연속이고, 그 하나의 것이 아니에요. 일러스트는 어떻게 보면 공간 예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공간에 있는 배치 등을 즐기는 것인데, 애니메이션은 시간 예술이니까 그 둘 다를 아우를 수 있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디스이즈게임: 약속한 시간이 다 되어서, 이것이 마지막 질문이 될 것 같습니다. 앞서 강연에서도 말씀하셨지만, 일러스트를 단순히 눈으로 보고 즐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여러 가지 엔터테인먼트로서 시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방향성이나 도전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신다면?
요네야마 마이: 지금은 현장으로 돌아간 느낌인데요, 애니메이션 감독으로서 미팅도 많고, 게임과 관련해서 차근차근 디자인하고 있는 사람으로 돌아온 것 같기는 합니다. 이 모든 것들이 안정화되면 전시회를 하고 싶어요.
입체 작품 같은, 예를 들어 순수 입체, 입체와 평면적인 것을 섞는다든가, 평면의 영상과 입체를 섞은 것이라든가 이렇게 믹스한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 그것은 아까 말씀드린 시도의 부분이고요.
그리고 또 하나, 제가 직접 주최하는 일러스트레이션 행사를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이런 컨벤션이나 페스티벌처럼 어떤 장소를 빌려서, 이렇게 여러 사람이 와서, 함께 소통하는 것 같은 커뮤니티나 문화를 만들어가고자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오늘 바쁘신 중에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