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질맛'이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바라는 정도에 못 미쳐 애타는 마음'을 뜻하는 말입니다. 일반적인 연애가 그렇듯 게임에서도 적당한 밀고 당기기는 필수죠. 그런 면에서 라이브 서비스 게임에서 '이벤트'는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적절한 때에 의미 있는 이벤트를 해야 유저와 관계를 이어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궁금증이 생깁니다. 언제가 적절한 때고, 어떤 이벤트를 해야 관계를 돈독하게 만들 수 있을까요? 실제 게임의 사례에서 그 답을 찾아보죠. /필자 앱퀀텀(AppQuantum), 번역 및 편집=디스이즈게임 김승준 기자
※ 본 기사는 앱퀀텀으로부터 기고문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인간의 뇌는 시간, 수량, 사용 가능 여부 등 어떤 식으로든 '제한'이 있는 아이템과 이벤트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전략은 무료 게임에서 더 효과적으로 사용되곤 하죠.
이는 몇 가지 통계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16년, 전체 모바일게임 중에서는 25%가, 매출 상위권에 있는 모바일게임 중에서는 50%만이 인게임 이벤트를 제공했습니다. 그런데 게임 리파이너리의 데이터에 따르면 2021년에는 미국의 상위 100개 타이틀 중 94%가 이벤트를 활용했다고 합니다.
즉, 상위권에 있는 거의 모든 게임들이 '이벤트' 전략을 활용해 유저를 유치, 유지하고 수익 창출을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벤트라는 건 어떻게 규정할 수 있을까요? 이벤트는 분류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 분류를 조금 더 자세히 설명을 해볼까요?
▲ 반복 가능성: 크리스마스 이벤트는 매년 진행되지만, 게임 장르나 유저의 플레이 성향에 따라 한 번만 경험하는 플레이어도 많을 수 있습니다. 이들에게는 이런 이벤트가 '특별'하게 느껴질 수 있죠. 반면 며칠 또는 격주 단위로 정기적으로 발생하는 이벤트는 대부분의 유저들에게 '반복'적라는 인상을 줍니다.
▲기간: 몇 시간에서부터 몇 주까지 이벤트의 '기간'도 다양할 수 있습니다.
▲ 경제 모델(BM): 일부 이벤트는, 이벤트와 함께 완전히 새로운 경제적 환경을 만들기도 하지만, 배틀 패스와 같은 기존 모델에 잘 녹아드는 이벤트도 있죠.
▲게임플레이 루프: 이벤트를 진행함에 있어서 게임의 기존 플레이 방식을 따를 수도 있지만, 완전히 다른, 새로운 게임 플레이 시스템을 도입할 수도 있습니다.
▲플레이어와 상호작용 특성: 싱글 플레이, 순위 경쟁, 협동 레이드 등 플레이어 사이의 상호작용 방식을 새롭게 제시할 수도 있습니다.
2020년에 출시된 앱퀀텀의 방치형 모바일게임 <골드 앤 고블린>은 이런 인게임 이벤트를 어떻게 활용했을까요? 게임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골드 앤 고블린>은 기간 한정 이벤트(Limited Time Event)에 대해 '이런' 경험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인게임 이벤트가 '독특하고 반복적이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많은 플레이어들은 이벤트가 한번 뿐인지 여부에 대해 크게 신경 쓰지 않았죠. 유저가 그 게임을 오래 플레이하는 경우 이벤트가 반복될 여지가 있기도 하고요.
이벤트마다 '유니크함'을 갖게 하기 위한 작업에 많은 리소스가 들어가, 개발자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분명 '독특한' 이벤트로 플레이어는 유입됐고, 이벤트 이후에도 활동이 감소하진 않았지만, 제작 비용이 많이 들어 결과적으로 콘텐츠의 양이 부족한 상황이 왔죠.
이벤트 '기간과 콘텐츠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비교적 작은 이벤트에 일주일이라는 기간을 할당하면, 유저는 마지막 이틀 사이에 클리어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되면 이벤트에 대한 집중력을 잃고 완전히 건너뛰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죠. 이벤트 기간 설정이 그만큼 중요합니다.
또한 핵심적인 게임플레이 위해 새로운 메커니즘을 '겹겹이' 도입하려는 시도도 했습니다. 이런 이벤트 구성은 방치형 게임이나 타이쿤 게임처럼 기본적인 게임플레이가 많지 않은 경우에 '평범한 결과'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큰 성장을 가져오지는 못했죠.
<골드 앤 고블린>의 개발자들은 그래서 이벤트에 대한 접근 방식을 바꿔봤습니다. 전략을 수정하자 '일일 사용자 당 평균 수익'(ARPDU)이 4배로 증가했고, 고객이 사용 기간 동안 가져다줄 이익을 뜻하는 '고객 생애 가치'(LTV)도 33%나 늘었죠.
▲ <골드 앤 고블린>은 특정 휴일에 '집중'하는 대신, 이벤트를 평일에 고정해 매주 '반복' 했습니다. 할로윈, 부활절, 크리스마스 등 특별한 날을 위한 시즌별 이벤트도 계속 병행했죠. 주간 이벤트는 일요일에서 화요일까지 진행하는 3일 이벤트부터,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진행하는 5일 이벤트로 기간을 다양하게 했습니다.
▲ 플레이어의 접속 시간에 너무 심하게 얽매이지 않아도 된다는 것도 알게 됐죠. 부활절 업데이트에서는 미국, 유럽, 아시아로 권역을 나눠 세 가지 시간대로 편의성을 도모했습니다.
▲ 또한, 게임 메인 화면에 버튼을 추가해 이벤트의 현재 상태와 남은 시간 등의 정보를 제공했습니다. 푸시 알림으로 참여를 유도하기도 했죠.
<골드 앤 고블린>의 이벤트는 게임의 기존 메커니즘을 활용해, 병렬 게임플레이 루프를 만들었습니다. 플레이어가 방치형 게임 안에서 제한된 시간 동안 또 다른 방치형 경험을 즐기게 한 것이죠.
며칠 동안만 지속되는 짧은 이벤트는 비용에 대한 부담이 적어야 합니다. <골드 앤 고블린>에서 이벤트 하나를 완료하는 데에는, 약 40달러(약 5만 3천 원)를 사용하거나 150개의 광고를 시청할 수 있지만, 무과금으로도 완료할 수 있게 했습니다.
반복적인 이벤트의 '높은 접근성' 덕분에 이런 이벤트는 활성 유저의 약 80%에 달하는 많은 플레이어가 참여했습니다. 덕분에 진행 상황을 유지하면서도, 게임은 성장할 수 있었죠. 반복적인 이벤트를 통해 콘텐츠를 조금씩 추가하는 것 외에도 '이벤트 기간에 한정된 순위표'의 도입도 큰 역할을 했습니다.
<골드 앤 고블린>에 순위표를 도입하자 경쟁적인 플레이어의 비중이 늘었고, '일일 사용자 당 평균 수익'(ARPDU)이 증가했습니다. 상위권을 목표로 하는 유저들이 이벤트 번들을 더 많이 구매하기 시작했죠. 부활절에 11일 동안 진행된 기간 한정 이벤트에서는, 광산을 구분했습니다. 순위 경쟁을 좋아하는 유저들을 위해 6번째 광산은 '경쟁'만을 위해 구성했고, 다른 유저들은 5번째 광산에서 모든 보상을 획득할 수 있게 했죠.
이런 이벤트를 통해 게임을 만드는 입장에서는 '플레이어의 참여'를 유저들은 '보상'을 받습니다. 보상은 기간 한정 이벤트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유저에게 가치 있는 보상이 되도록 신경 써야 하지만, 보상이 반드시 독특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벤트에 참여하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죠.
<골드 앤 고블린>에서는 한 주가 시작될 때 2개의 이벤트가, 주중에 4개의 이벤트가 추가로 열립니다. 일요일부터 화요일까지의 이벤트는 '진화' 보상 또는 '화폐' 번들을 제공했죠. 플레이어는 자원을 늘릴 수 있는 기회라고 인지할 수 있습니다.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의 이벤트는 희귀한 상자와 매니저 업그레이드 카드 등을 포함시켜 더 다양한 상품을 제공했습니다.
이런 번들 시스템은 <골드 앤 고블린> 외에도 RPG, 타이쿤, 방치형, 퍼즐, 병합, 농장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에서 효과적입니다.
번들로 플레이어의 진행 속도를 조정할 수도 있습니다. 3일 동안 진행되는 기간 한정 이벤트에서는 5~6개의 번들을 제공한다면, 2일 동안 진행된 이벤트에서는 더 적은 번들을 제공하는 방식이죠. 3~15달러(4천 원~ 2만 원) 사이의 저렴한 가격으로 부담을 줄였습니다.
유저는 이벤트 사이에 진행 상황이 이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에, 콘텐츠와 보상에 접근하기 위해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이런 기간 한정 혜택으로 인게임 구매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던 유저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습니다.
한 번에 많은 광고를 게재하는 것보다는, 상위 광고만 남기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광고 노출 1,000회당 수익인 eCPM을 지킬 수 있고, 광고끼리 서로의 노출을 방해하는 것도 방지할 수 있죠.
<골드 앤 고블린>에서는 가장 인기 있는 광고 2개만 복제해 사용했습니다. 이벤트 기간에 따라 보상을 얻기 위해 봐야 하는 동영상도, 제작할 수 있는 영상도 한정적이기 때문에 효과적인 방법이었습니다. 기간, 난이도, 콘텐츠에 따라 광고 횟수와 빈도를 조정해야 하죠. 플레이어의 재화 획득을 늘릴 수 있게 돕는 광고는 하루에 3~5회 정도가 적당합니다.
▲ 특정 일자에 얽매이지 않아도 됩니다. 1~2주에 한 번씩 고정적으로 반복되는 이벤트도 도움이 됩니다. 유저들의 사용 패턴에 따라 이벤트 빈도를 결정하면 됩니다. 이벤트 기간을 정할 때는 '콘텐츠의 양'이 중요합니다. 플레이어가 흥미를 잃지 않게 주간 이벤트는 2~3일을 넘기지 않는 게 좋습니다.
▲ 이벤트는 게임플레이와 접근성 측면에서 유저 친화적이어야 합니다. 터치 하나로 이벤트로 즉시 이동하는 버튼을 포함하는 게 제일 좋죠. 또한 게임플레이를 복잡하게 만드는 것보다는 단순하게 유지하는 것이 낫습니다.
▲ 번들 가격은 적정선을 유지하고, 유저가 필요로 하고 공감할 수 있는 보상을 제공해야 합니다. 이벤트 보상이라고 해서 독특한 보상일 필요는 없지만, 참여를 유도할 정도의 매력은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이번 글을 시작으로 앱퀀텀은 앞으로도 모바일게임 라이브 옵스 전략에 대한 인사이트를 공유하고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계속 지켜봐 주세요! :)
※ 필자 소개 https://appquantum.com/
엘레나 부가코바, 앱퀀텀 최고 제품 책임자
= 엘레나의 게임 업계 경력은 눈을 사로잡습니다. 2015년 투워즈 마스(Towards Mars) 스튜디오와 함께 프리 투 플레이 게임으로 전환할 때까지, 여러 MMORPG의 클래스와 소셜 기능을 디자인했습니다. 앱퀀텀에서 그녀는 <골드 앤 고블린>과 같은 인기작의 프로듀서로 성공을 거뒀습니다. 현재는 앱퀀텀의 최고 제품 책임자로서 게임의 수준을 높이고 있습니다.
엘리자베타 킬코브스카야, 앱퀀텀 퍼블리싱 프로듀서
= 엘리자베타는 인디게임과 모바일게임 분야에서 많은 경험을 쌓았습니다. 현재 앱퀀텀의 퍼블리싱 프로듀서로 재직 중입니다. 프로듀서가 되기 전에는 게임 디자이너로 일하며 내부 및 외부 프로젝트를 위한 많은 작업을 해왔습니다. 캐주얼 모바일게임의 작동 방식과 메커니즘에 대해 폭넓은 시각을 가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