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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보는 게임 문화' 선도했던 트위치... 어쩌다 이렇게 됐나?

트위치의 한국 서비스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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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주(사랑해요4) 2023-12-06 14:04:02
사랑해요4 (김승주 기자) [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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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 '보는 게임 문화' 선도했던 트위치... 어쩌다 이렇게 됐나?

트위치의 한국 서비스 역사

그간 역사를 돌아볼 시간.


6일, 트위치가 한국 내 서비스를 철수한다는 중대 발표를 했다. 한때 '보는 게임 문화'를 이끌었다고 평가받으며 전성기를 구가했던 몇 년 전과 비교하면 허망하고 씁쓸한 결과다. 트위치가 공식적으로 한국 서비스를 철수하겠다고 밝힌 지금, 트위치 코리아의 역사를 짧게나마 되돌아본다.



# 15년 한국 진입한 트위치, <하스스톤>과 '엑소더스 사건'으로 성장


(출처: X)


트위치가 한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도전한 것은 2015년이다. 2월 경 한국 서버를 추가했다는 깜짝 발표를 한 것.

이후 2015년 연말부터 트위치 코리아는 당시 큰 인기를 끌던 블리자드의 <하스스톤>을 중심으로 성장 전략을 펼쳐나갔다. 당시 유명한 <하스스톤> 스트리머를 적극 영입하며 일정 시간을 방송할 시 보상을 주겠다는 방식으로 세를 불려 나간 것. 지금은 많이 초라해졌을지라도 당시 <하스스톤>이 스트리밍을 통해 끄는 인기는 어마어마했다. 게임 특유의 변수에서 오는 보는 재미가 확실했기 때문이다.

본격적으로 '종합 게임 방송 플랫폼'으로 도약한 것은 약 2016년 경이다. 트위치의 적극적인 영입과 당시 아프리카TV에 불만을 가지고 있던 종합 게임 스트리머의 니즈가 겹치며, 수많은 시청자를 보유한 스트리머가 적극적으로 트위치로 이적하기 시작한 것. 당시 기준으로 트위치의 높은 화질과 빠른 속도 역시 스트리머에게 메리트였다. 

당시 <하스스톤>은 '보는 것'으로도 어마어마한 인기를 자랑했다 (출처: 블리자드)

그리고 외국에서 넘어온 플랫폼이라는 점을 타고 트위치는 신세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특유의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다양한 밈(meme)이 만들어졌다. 2016년 5월 발표된 '클립'이 이 점을 잘 도왔다. 클립은 재미있는 순간을 시청자가 간단하게 편집한 뒤 보관 및 공유할 수 있는 기능이다. 방송에서 재미있는 장면이 등장하면 클립으로 커뮤니티에 퍼져나갔고, 스트리머들은 고유한 이미지와 함께 팬층을 형성했다. 동영상 도네이션 역시 호응이 좋았다.

한국 최대 게임쇼 지스타의 역사에서도 트위치가 얼마나 떠올랐는지 알 수 있다. 2016년까지 트위치는 그다지 주목받지 않았으나, 2017년에는 현장 무대에 참여한 스트리머를 보고자 인파가 대거 몰렸다. 넥슨은 대형 트위치 스트리머를 적극 포섭해 무대에 내세웠다. 

이제는 하는 게임에서 '보는 게임'으로 대세가 넘어갔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시장 분석 업체는 당시 트위치의 MAU 규모가 대폭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주 시청자층은 10대였다. 젊은 층의 게임 문화를 일정 부분 이끌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트리머에게는 '핫 클립'이 한 번 잘 터지거나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밈을 우연하게 만들 수 있다면 시청자를 대거 끌어모을 수 있는 기회의 장이기도 했다.

2017 지스타에서 스트리머를 보기 위해 넥슨 부스 앞에 모인 관람객들


# 2017년 연말부터 시작된 잡음

폭발적으로 성장한 트위치 코리아는 빠르게 커진 규모로 인한 성장통을 겪기도 했다.

가령 2017년 트위치에서 방송을 하던 두 스트리머가 갑작스럽게 영구정지 처분을 받았다. 사유는 '뷰봇 사용'이었다. 당시에도 이야기가 많았지만, 2019년 경 여러 스트리머의 트위치 코리아에 대한 폭로가 이어지며 이미지가 크게 흔들렸다. 트위치 코리아 관계자가 자신의 입맛대로 스트리머를 이용하고 차별했다는 주장이 일파만파 퍼져나갔다.

국내에서 큰 사업을 전개하고 있음에도 소통에 있어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기도 했다 2020년에는 공정거래위원위가 불공정하다고 여긴 약관에 철퇴를 내렸다. 이용자 소송 제기 금지 조항을 포함해 사업자의 일방적인 계약 해지 및 콘텐츠 삭제 조항 등에 대해 시정 명령이 들어갔다.

2020년에는 트위치에 DCMA(디지털 밀레니엄 저작권법)이 음악 등 여러 저작권에 대한 클레임을 걸었다. 본사와 트위치 코리아의 대응이 늦어지며 스트리머가 다시보기와 클립을 대거 삭제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당시 공정위가 설명한 트위치TV 시장 구조


# 2022년, '수익성' 문제로 인한 본격적인 위기


본격적인 위기는 2022년부터 수면 위로 떠올랐다. 

9월 30일부터 트위치가 한국 시청자를 대상으로 최대 화질을 720p로 제한한 것. 다시보기 콘텐츠도 중단됐다. 트위치는 "한국 현지 규정과 요건을 준수하며 모든 네트워크 요금과 기타 비용을 성실하게 지불해 왔다. 그러나 서비스 제공 비용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해서 대안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과감한 조치가 이뤄지자 트위치가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는 것 아니냐며 당시에도 불안감이 확산됐다. 이적을 고민하는 스트리머도 많았다. 그러나 트위치가 한국에서 10~20대 시청자들에게 '대세'가 될 수 있었던 특유의 문화를 대체하기는 어려웠기에, 부족한 화질에서도 여전히 트위치를 고수하는 시청자와 스트리머가 많았다.

하지만 2023년 12월 6일 갑작스럽게 이뤄진 서비스 철수 발표로 이마저도 불가능하게 됐다. 공식 발표문과 이어 진행된 라이브 QnA에서 트위치 CEO '댄 클랜시'는 수익성이 가장 큰 이유라고 강조했다. 발표문에서는 "대부분의 다른 국가에 비해 10배가 더 높은 한국의 네트워크 수수료로 인해 더 이상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했다. 더 낮은 화질로 운영하는 방안이 고려됐을 정도였다.

라이브 QnA를 진행하는 댄 클랜시 (출처: 트위치)

그동안 서드 파티 도네이션 앱이 결국 수익성 문제로 직결됐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트위치 CEO '댄 클랜시'는 한국 서비스 종료 발표에서 관련한 질문이 등장하자 "간단하게 말씀드리면, (서드파티 서비스의) 영향은 없다"라며 선을 긋는 모습을 보였다. 직원에 관한 질문에서도 "절대 직원의 문제가 아니다. 이들은 열심히 일을 해 줬다. 이번 결정은 비용에 대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결국 트위치 코리아는 2024년 2월 27을 마지막으로 한국 서비스가 완전히 종료될 예정이다. 한 때 젊은 층의 게임 스트리밍 문화를 대표했던 트위치 코리아는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트위치는 발표문을 통해 스트리머가 '유튜브'나 '아프리카 TV'와 같은 서비스로 이동할 것을 권고했다. 같은 날, 네이버 역시 '치지직'(가칭)이라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이번 트위치의 결정은 게임 업계에도 일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트위치와 같은 스트리밍 사이트를 기반으로 '드롭스'(시청 시간에 따라 인 게임 보상을 주는 것) 시스템을 통해 게임을 알릴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려 노력한 국내 게임사들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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