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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도 유전자가 중요? 누군가는 더 높은 '프레임'으로 본다

'유전자 차이' 이겨내려면... 험난한 고수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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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현(춘삼) 2024-04-09 16:54:03
춘삼 (안규현 기자) [쪽지]
[흥미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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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도 유전자가 중요? 누군가는 더 높은 '프레임'으로 본다

'유전자 차이' 이겨내려면... 험난한 고수의 길

누군가는 태생적으로 더 높은 '프레임'(주사율)으로 세상을 인식한다.

FPS 등 특정 장르에서 요구하는 순간적인 반응 속도가 유전적 요인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이야기이나, 실험을 통해 입증되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FPS는 '공정한 경쟁'의 대명사로 일컬어지기도 하는 만큼 다소 씁쓸하기도 한 소식이다.

아일랜드 트리니티 대학교 연구진은 "경쟁 게임과 같이 고속 인식 및 행동이 필요한 분야에서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같은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어떤 사람들은 1초에 다른 사람보다 많은 이미지를 보는 것이 가능하다.


인간은 광수용체를 통해 빛을 받아들인다. 광수용체에서 흡수한 빛은 시각정보 처리를 담당하는 대뇌 피질에 이르러 정보로서 처리되게 되는데, 그 처리 빈도에 유전적 구성으로 인한 개인별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시각적 정보를 처리하는 빈도를 시간 분해능(Temporal Resolution)이라고 일컫는다. 시간 분해능이 높다면 보다 빠르게 움직이는 대상을 정지한 상태로 인식할 수 있다. 시간 분해능은 깜빡임 융합 한계값(Critical Flicker Frequency, 이하 CFF)을 통해 측정한다. CFF란 간헐적인 빛 자극이 관측자에게 연속된 것처럼 보이는 임계점으로, 영상이 CFF 미만의 빈도로 표시되면 개별 정지 화상의 변화를 뚜렷하게 지각하게 된다. 

가령 특정 인물의 CFF가 60Hz인 경우, 초당 60회 이상 발광하는 광원은 계속 불이 켜져있다고 인식하는 반면 초당 59회까지 발광하는 광원은 깜빡이는 상태라고 인지한다. CFF가 30Hz인 사람과 60Hz인 사람을 비교하면 후자의 시간 분해능이 더 우월한 셈이다. 


88명을 대상으로 측정한 결과, 개인 간 CFF에 큰 차이가 존재했다. 

일부 참가자는 초당 35회 깜빡이는 빛을 인식하지 못한 반면, 초당 60회까지 깜빡이는 빛을 인식할 수 있는 참가자도 있었다. 누군가가 35Hz 모니터를 사용할 때, 60Hz 모니터를 사용하는 사람도 있었던 셈이다. 성별에 따른 평균 CFF 차이는 없었으나, 반복 테스트에 있어 남성이 비교적 안정적인 결과를 도출했다. 

다만 개인의 CFF가 60Hz로 측정된다고 해서 60Hz를 넘는 주사율의 모니터가 쓸모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역전의 발판(?)으로 삼을 여지가 있다. 감상을 위한 영상 콘텐츠의 경우 60Hz 이상의 대역에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는 것이 주류설이나, 직접 화면을 움직이는 VR 콘텐츠나 게임에서는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있기 때문이다. 

2019년 한양대학교 연구진은 각각 60Hz, 100Hz, 144Hz 주사율 모니터로 FPS를 플레이했을 때 이용자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실험을 진행했다. 사전 테스트를 통해 평균 명중률이 50% 이하이거나 타겟 생성 시간 0.83초를 원활하게 공략하지 못한 참가자는 배제해 12명을 대상으로 삼았다. 

참고로 실험에 사용된 모니터는 제이씨현 UDEA EDGE 27H3 모델로, VA 패널을 사용했으며 4밀리초 응답 속도를 지원한다.


실험 결과 모니터의 주사율이 높아질수록 명중률이 높아지는 경향이 포착됐다. 또한 주사율이 높아지면 격발 간 시간 또한 감소하는 경향이 있었다.

동적인 화면 움직임이 발생하는 게임 환경에서는 60Hz-100Hz, 100Hz-144Hz 구간에서 모두 명중률과 격발 간 시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발생했고, 정적인 화면 움직임이 발생하는 상황에서는 60Hz-144Hz 사이에서만 유의미한 차이가 발생했다. 

설문을 통해 주사율 변화에 따른 주관적 피로도를 조사한 결과 또한 동적인 환경에선 모든 구간, 정적인 환경에선 60Hz-144Hz 구간에서 차이가 드러났다. 타고난 재능이 부족하다면 장비로 극복(?)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 셈이다. 

내장된 AI가 맵을 읽고 경고해주는 모니터도 나오는 시대다. 물론 이런 모니터는 '장비빨' 보다는 '핵'에 가깝겠지만.

물론 재능과 장비가 게임(특히 FPS)의 전부는 아니다. FPS에선 반응 속도 이외에도 다양한 요소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가 마련되어 있다.

대표적인 예시가 '사운드 플레이'를 요구하는 음향 효과다. 다양한 음향 채널을 통해 적의 발소리나 장전 소리 등을 듣고 위치, 지형, 이동 방향, 소지 무기 등을 파악하는 것이 가능하다. 

청각적인 청보는 보통 시각적인 정보에 선행하기에 게임에서 발생하는 음향을 파악하는 것에 숙련된 유저는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상대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숙달된 게이머들이 게이밍 헤드셋을 착용하는 이유다. 헤드셋도 결국 '장비' 아니냐는 물음이 떠오르지만, 최소한 플레이 센스 만큼은 실력의 영역이라고 믿고 싶다. 연습만이 살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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