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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

‘대리 게임’ 의혹 인정한 일론 머스크…“뭐가 문제?”

“사과할 일 아니”라지만 약관 위반

방승언(톤톤) 2025-01-22 11:58:39
톤톤 (방승언 기자) [쪽지]
[논란/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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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 게임’ 의혹 인정한 일론 머스크…“뭐가 문제?”

“사과할 일 아니”라지만 약관 위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패스 오브 엑자일 2>, <디아블로 4> 등 게임에서 ‘대리 플레이어’를 통해 캐릭터 레벨을 높이는 이른바 ‘부스팅’(boosting) 행위를 저질렀음을 시인했다. 그러면서도 “사과해야 할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머스크는 스스로를 ‘열혈 게이머’로 홍보해 온 바 있다. <엘든 링>, <디아블로 4> 등 인기 게임의 캐릭터 레벨, 게임 진척도, 글로벌 랭킹 등을 대외적으로 자랑하며 게이머들의 지지를 얻기도 했다.

논란의 시발점은 최근 자신 소유의 SNS ‘엑스’(구 트위터)에서 진행한 <패스 오브 엑자일 2> 게임플레이 방송에서 보여준 모습이다. 그는 하드코어 서버(캐릭터 사망 시 플레이가 영구 중단되는 서버)에서 글로벌 100등 이내에 드는 최상위권 캐릭터를 보유한 상태였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초고수’의 게임플레이를 기대했다.

그러나 머스크의 게임 이해도는 ‘초고수’는 물론, 일반 유저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캐릭터를 직접 키웠다면 그는 모든 게임 시스템에 통달한 상태여야 한다. 그러나 머스크는 대다수 유저가 아는 기초적 조작법이나 주요 아이템의 가치 등을 모르는 모습을 여러 번 보여주면서 의혹을 낳았다. 이에 유저들은 그의 ‘부스팅’을 확신했다.

이후 대형 스트리머들이 의혹을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패스 오브 엑자일 2> 팬덤을 중심으로 머스크에 대한 비판이 일파만파 퍼져 나갔다. 그러면서 머스크가 기존에 <디아블로 4>를 플레이하던 당시에도 비슷한 의혹이 나왔다는 사실 또한 추가로 드러났다.

머스크의 부스팅 의혹을 처음으로 증폭시킨 유튜버 Quin의 라이브 스트리밍 영상 중 한 장면. 이를 시작으로 여러 유튜버가 의혹을 다뤘다. (출처: 유튜브 채널 Quin69TV)

결국 유튜버 니코렉스(NikoWrex)가 머스크와 나눈 다이렉트 메시지(DM) 내용을 머스크의 허락하에 공개하면서, 머스크의 <패스 오브 엑자일 2> 및 <디아블로 4> 부스팅 의혹은 사실로 밝혀졌다. 그러나 머스크는 의혹을 시인하면서도, 이를 후회하거나 잘못으로 여기지는 않는 모습을 보였다.

메시지에서 그는 “아시아 유저들은 전부 계정 공유를 하기 때문에, 나도 하지 않으면 그들을 이길 수 없다”, “<패스 오브 엑자일 2>나 <디아블로>의 최상위권 계정들은 레벨 경쟁에서 이기려고 여러 사람이 붙어서 플레이한다”는 등의 주장을 내세웠다.

더 나아가 “내가 무엇에 대해 사과를 해야 하냐”고 말하면서, 부스팅 행위에 잘못이 없다는 태도를 드러냈다. DM 공개를 머스크가 스스로 허락한 것으로 볼 때, 그는 해당 대화를 통해 이번 문제를 사소하게 여기는 ‘대범한’ 인물로 인식되길 바란 듯하다. 해외 게이머들은 그가 세계적 유력 인사임에도 불구하고 게임 실력을 속여야 할 정도로 정서가 불안정하다(insecure)며 조롱한 바 있다.

한편, ‘사과할 일이 아니’라는 머스크의 주장과 달리 이는 개발사의 약관에 직접적으로 반하는 행동이다. <패스 오브 엑자일 2>와 <디아블로 4> 두 게임은 모두 유저들의 계정 공유를 금지하고 있다.

유튜버 니코렉스가 머스크와의 다이렉트 메시지 내용을 공개하면서 의혹은 사실로 드러났다. (출처: 유튜브 채널 NikoWr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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