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콘솔이 실체를 드러낸 E3 2013이 11일(현지시간) 미국 LA컨벤션센터에서 막을 올렸습니다. 현장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Xbox One과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의 PS4 실물이 전시됐고, 관람객들이 직접 게임도 해 볼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차세대 콘솔 전쟁의 본격적인 ‘막’이 올랐다는 느낌이 피부에 와 닿더군요.
그렇다면 E3 현장에서 직접 Xbox One과 PS4를 만져본 디스이즈게임 기자들은 어떤 느낌을 받았을까요? 또 E3 2013 1일차를 취재한 소감은 어땠을까요? LA로 출장을 간 깨쓰통(현남일), 한낮(안정빈), 석모도(남혁우)의 이야기를 들어 보시죠. /정리: LA(미국)=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
■ 화끈한 진동과 반가운 풀HD 지원
깨쓰통(출장팀 대장): 자, 밤도 깊었고. 아니, 이미 새벽이고 하니 다들 에너지 드링크 열심히 빨면서… (-_-;) 바로 본론부터 이야기하자. 차세대 콘솔. 그러니까 Xbox One과 PS4를 처음 만져본 느낌은 다들 어땠음?
한낮(한 명만 제치면 대장): 오늘 하루 Xbox One 쪽에 집중하는 바람에 PS4는 아쉽게도 만져 보지 못했네요. 그런 만큼 Xbox One의 첫 느낌에 대해 말하자면… 진동이 끝내줬고. 진동이 끝내줬고. 진동이 끝내줬습니다.
깨쓰통&석모도: (-_-;)
한낮: 아니, 농담이 아니라니까요? 컨트롤러에 4개의 진동모터가 달려 있는데 이게 Xbox360과는 차원이 다른 손맛을 제공해요. 입체적으로 양손에서 느껴지는 느껴지는 ‘드르르륵’, ‘드르르륵’은 진짜… 아아… 뭐라고 글로는 형용할 수 없는 진동의 하모니라고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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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쓰통: 아, 네… 잘 알겠고요. 혹시 진동 말고 다른 건 뭐 없어? 게임이라든가….
한낮: 게임을 보면, 이번 세대부터 콘솔이 드디어 풀HD 해상도를 제대로 지원하기 시작하잖아요? 그러니까 모니터가 아닌 대형 화면에서 게임을 봐도 드디어! 눈이 정화된다는 느낌을 제대로 받았네요. 최근에는 해상도 때문에 같은 게임이라도 콘솔 버전과 PC 버전이 동시에 나오면 무조건 PC 버전을 샀는데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질 것 같아서 대환영입니다.
깨쓰통: 그건 PS4 역시 마찬가지 아닌가?
석모도(출장팀 막내): 그렇죠. PS4 역시 Xbox One과 마찬가지로 제대로 된 풀HD를 지원하는 점은 확실히 좋았어요.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좀 아쉬운 부분도 있었어요.
그러니까. 이번에 플레이어블 데모(체험버전)가 공개된 Xbox One이나 PS4용 게임을 보면 그래픽이 지금 세대를 아득히 초월하는, 소위 말하는 ‘짱짱맨’ 수준의 비주얼을 가진 타이틀이 거의 없었잖아요? 그 점에서 살짝 아쉬움이 남네요.
깨쓰통: 도대체 눈 높이가 얼마나 높은거야?(웃음)
한낮: 아니, 그런데 저도 그 의견에는 동의합니다. 실제로 현장에서 볼 수 있었던 Xbox One과 PS4용 게임을 찬찬히 살펴보면 ‘비주얼’에서 승부를 보는 게임이 거의 없었어요.
Xbox One 쪽을 보면 그나마 <라이즈: 선 오브 로마> 정도가 훌륭한 비주얼을 선보였지만, 역시 냉정하게 보자면 차세대 콘솔에 어울리는 임팩트를 주기에는 부족했죠. 심지어 <데드 라이징 3> 같은 경우에는 아무리 개발 중인 버전이라고는 해도 그렇지, 좀비들이 우르르 나오는 구간에서 끊기는 모습을 보여주더군요.
컨퍼런스에서는 소개됐지만, 정작 플레이어블 데모가 공개되지 않은 Xbox One이나 PS4용 게임도 많았다.
■ 아직은 체감하기 힘든 신기능의 활용
깨쓰통: 하지만 차세대 콘솔이라는 게 무조건 ‘비주얼이 훌륭한 게임’을 의미하는 건 아니잖아? 가령 이전 세대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감각의 게임 플레이를 보여준다거나….
석모도: 물론 그렇죠. 그런데 이번에 공개된 차세대 게임들은 그 ‘새로운 감각의 게임 플레이’도 딱히 보여주는 게 많지 않아서 아쉬워요. 특히 PS4는 듀얼쇼크4에 동작인식에 대응하는 라이트바도 붙이고, 터치패드도 넣었는데 정작 공개된 게임을 보면 그런 신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경우를 찾아보기 힘들었어요.
현장에서 PS4용 게임을 여러 개 만져 봤는데, 결국 PS4용 컨트롤러(듀얼쇼크4)라고 해도 PS3용 컨트롤러(듀얼쇼크3)와 똑같은 감각으로 게임을 즐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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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작을 인식하는 ‘플레이스테이션(PS) 카메라’에 대응하는 듀얼쇼크4의 ‘라이트바’를 제대로 활용한 게임은 SCE가 직접 개발한 AR(증강현실) 미니게임 모임집 <플레이룸> 정도밖에 없었다.
한낮: 그런데 솔직히 이 부분은 벌써부터 실망하기에는 조금 이르다는 생각도 하게 되요. 지금은 막 Xbox One과 PS4가 실체를 드러낸 시점이고, Xbox360과 PS3가 ‘현역’으로 활약하고 있는 상황이니까요.
깨쓰통: 맞아. 차세대 콘솔의 성능을 100% 활용하는 게임이 많이 등장하기에는 많이 이른 시점이지.
한낮: 가능성 면에서 보면 그래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예전에는 차세대 콘솔의 새로운 기능이라면 대부분 뜬구름 잡는 이야기뿐이라는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다 실제로 눈앞에 다가왔다는 느낌이니까요. Xbox One의 <프로젝트 스파크>처럼 새로운 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게임도 있었고요.
어쨌든 아직 두 신형 콘솔의 발매까지 시간이 남아 있는 만큼 계속 주목해볼 가치는 충분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까지 체험버전이 공개되지 않은 게임들도 많고 말이죠.
Xbox One의 스마트 글래스를 이용해 다양한 신기능을 보여준 <프로젝트 스파크>.
■ PS3와 Xbox360, 아직은 팔팔한 현역이다!
깨쓰통: 그러고 보면 확실히, 개막 전에는 ‘이야, 이번 E3에서는 Xbox One과 PS4 게임만 실컷 즐기고 올 수 있겠구나’ 싶었는데, 정작 현장을 둘러보니 ‘아직은 Xbox360과 PS3가 죽지 않았구나’라는 느낌을 받았네. 다들 어땠어?
한낮: 동감입니다. 잘 보세요. <배틀필드 4>부터 시작해서 <비욘드 투 소울즈> <어쌔신 크리드 4> 등 현장에서 공개된 많은 기대작이 여전히 현세대 콘솔로도 발매되잖아요. Xbox One이나 PS4로 발매된다는 게임들조차도 대부분 이번 행사에서는 현세대 콘솔용 체험버전을 공개했고 말이죠.
석모도: 저 역시 처음에는 차세대 게임기가 나온다고 했을 때 ‘이야, 그렇다면 지금 갖고 있는 콘솔은 정리해야 하나’ 생각했었는데, E3에 직접 와 보니 벌써부터 그렇게 판단하는 건 조금 이르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깨쓰통: 아 맞다. 그러고 보니 다들 첫날 게임을 두루 해 봤잖아, 가장 인상 깊었던 기대작은 뭐야?
한낮: 전 <비욘드 투 소울즈>요. 사람의 표정만으로 감성을 느끼게 해주겠다는 개발사 퀀틱드림의 장담에 걸맞게 정말 연출도 좋았고, 또 내용도 긍정적인 의미로 굉장히 큰 충격이었네요.
석모도: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오늘 하루 여러 게임들을 봤는데, <비욘드 투 소울즈>만한 게임이 없었네요. 정말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깨쓰통: 어… 그런데, 그러고 보니 이 게임도 PS3용 타이틀이네.
한낮: 그러니까 PS3 아직 안 죽었다니까요.(웃음)
디스이즈게임의 E3 2013 토크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