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게임즈가 만들고 넥슨이 서비스하는 모바일 MMORPG <V4>가 문을 열었다. 게임은 출시 일주일도 안 돼 양대 마켓 인기 순위 1위에 올랐으며, 11일 현재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마켓에서 각각 매출 1위와 2위를 기록 중이다.
<V4>는 10만 명의 플레이어가 싸울 수 있는 인터서버, 100% 자율 거래 등을 내세우며 <리니지M>과 양강구도를 구축하는 데 성공한 모양새다. 하지만 보름 뒤 출시되는 <리니지2M> 등의 존재로 게임의 장기 흥행이 확정적이라 말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쟁쟁한 경쟁작에 맞서는 <V4>만의 '엣지'는 무엇인가? 치열한 경쟁의 모바일 MMORPG 시장은 <V4>와 <리니지2M> 이후에 어떻게 재편될까? 이를 주제로 대화를 나눠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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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스 |
레벨 |
전투력 | 과금 (만 원) | 순위 |
테이 |
매지션 |
56 |
34,000 | 30 | 18 |
마루노래 |
건슬링어 |
50 |
21,000 | 0 | 680 |
우티 |
블레이더 |
38 |
12,000 | 5 | 5,945 |
Q.
우티: 도감작만 해도 레벨업이 잘 된다는 평가가 있다. 그런데 게임이 현재 양대 마켓 상위권에 올랐다. 이 현상을 어떻게 보는지?
A.
테이: 처음에 지르고 시작해야 하는 게임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초반에 세팅을 갖추면 이후 플레이에 큰 영향을 준다. 그 시기가 빠르면 빠를 수록 오래도록 효과를 볼 수 있다. 초기 세팅을 할 때 소환수만 뽑으면 경험치 200% 버프를 먹고 간다.
즉, 초반부에 몰게 되어있다. 그래서 초기에 1, 2위를 하기 좋은 구조다. 반면에 후반에 어떤 요소를 집어넣을 건지에 대한 고민이 있을 것이다. 전투력이 중요한 게임이기 때문에 레벨업은 이 게임에서 크게 중요하지 않다.
마루노래: 일부 장비를 높은 수준으로 주되 그걸 강화해야만 잘 써먹게 만들었다. 완제품을 주는데 거기에 확률 요소가 들어간 강화를 해야 더 좋게 쓸 수 있는 셈이다. 지난 금요일~일요일에만 우편을 통해 캐시 아이템인 반지를 3개나 뿌렸다.
Q.
우티: 캐시 반지는 <리니지>의 오랜 전통 아닌가?
A.
테이: 그렇다. 이런 장신구들이 대체로 강화를 실패하면 깨진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랄까. 특정 수준을 넘기면 추가 옵션이 붙어서 강해진다. 그게 <V4>에서는 6강에서 7강이다. <리니지M>을 해봤던 유저라면 자연스럽게 떠올릴 수 있다. 처음에 시작하면서 장신구 강화 몇 강을 맞춰놓고 시작하는 거다.
예를 들면, 물약 소모 효율 옵션이 붙는 '영광의 회복 반지'는 6강에서 효율 5%가 7강에선 10%로 확 뛴다. 7강 두개를 장착하면 20% 이득을 보게 된다. 같은 물약을 들고 나가도 더 오래 사냥할 수 있어 플레이 타임 내내 플러스를 받는다. 당연히 빨리 장비를 맞추면 좋은 거고. <리니지>의 플레이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이 부가 옵션의 차이를 알 것이다.
이렇게 게임이 유형적으로 초기 세팅을 맞춰놓고 달리는 게임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순한 맛'이라 하더라도 초반 매출 순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마루노래: (하지는 않았지만) 내가 돈 있어서 영웅 탈것, 소환수, 반지+7쌍 띄워놓고 게임을 한다면 아주 즐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 정도를 맞추려면 어느 정도는 작업이 들어가야 한다. 그것도 생각보다는 많이.
그 정도 질러도 영웅 탈것을 못 얻을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이 정도는 돈 좀 쓴다는 사람들에게는 여타 게임보다는 적게 쓰는 편이다. 그리고 이정도를 쓴다면 서버 랭커로서 플레이할 수 있다는 감각도 가져다 준다.
Q.
우티: 서버 랭커의 영역을 상대적으로 적은 리소스 투입으로 가볼 수 있단 것인가?
A.
테이: 현재 <리니지M> 평민 입장에서 랭커는 돈으로도 해결되지 않는 영역이다. 그런데 지금의 <V4>에서는 영웅세트에 +7 반지면 랭커 반열에 오를 수 있다. 그러니까 질러놓고 달리는 거다. 모두에게 시간은 공평한데 똑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한다면 초기에 바짝 질러둔 사람이 먼저 갈 수 있는 구간이 존재한다. 초기에 안 질렀으면 그 지점까지 가는 시간이 늦을 수밖에 없고.
남들이 못 가는 사냥터에 먼저 도달했다? 그럼 어떤 일이 일어나겠나? 독식할 수 있다. (토크 리뷰 진행 시점에서) 전 서버 1위 전투력이 8만 쯤 된다. 그 정도 구간에서는 필드 드랍으로 에픽 아이템을 얻을 수 있다. 파란색 아이템은 몹을 사냥하면 획득할 가능성도 높다. 그러면 그 유저는 사냥을 통해 얻은 아이템을 거래소에 계속 공급할 수 있다. 마침 경쟁자도 없어 시세에 영향을 미칠 요인도 적으니 이득은 더 크다.
이렇게 먹은 아이템을 길드에게 넘기기도 한다. 일종의 페이백을 하는 건데, 개인 거래가 막혀있으니까 어떤 장비의 시세가 5,000젬이라면 10,000젬에 올린다. 길드원이 10,000젬에 그걸 사고, 잡템을 9,500젬에 올리면 고렙 유저가 그걸 다시 사간다. 그런 식으로 일단 달려놓으면 길드의 부를 공고하게 할 수 있다.
Q.
우티: 그러면 게임 안에서 '형님'이 되기 좋겠다. 커맨더 모드도 사실 형님에게 만족감을 주기 위해 고안된 장치 같고.
A.
마루노래: 그게 되려면 일단 형님이 되어야지 않은가? 초반에 팍팍 질러야 한다는 사실을 형님이 되고 싶으신 분들은 다 알 거다. 그게 어필이 돼서 초반에 매출 순위가 잘 나오고 있다고 본다.
테이: 또 그렇게 번 재화를 페이백으로 길드에 돌린다. <리니지>형 게임에서 형님들이 느낄 수 있는 재미는 라이트하게 들어간 셈이다.
Q.
우티: 마루노래는 어떻게 무과금으로 레벨 50을 찍었나?
마루노래: 뭔가를 했다기보단 켜놓고 오토 돌리다가 떨어지면 포션 사고 다시 사냥터에 가서 오토 돌려놓고 그랬다. 엄밀히 따지면 아직 쪼렙이다. 안 풀린 스킬도 너무 많다. 돈을 안 쓰고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하는 마음으로 했는데 50을 찍었다.
레벨 50 찍고 기능적으로 거래소 판매가 열리면 게임의 경제 시민권을 부여받을 수 있다. 내가 아이템을 루팅해서 팔고 그걸로 젬을 얻는다. 개인마다 재밌다고 느끼지 않을 수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거래 행위와 득템의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이것은 직관적으로 골드를 레드젬으로 환전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돈을 쓰지 않아도 플레이가 불가능한 수준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 아직 평민이라도 후반부로 갈 길이 닫혀있진 않다. 50을 찍어도 갈 길이 멀다. 뭔가 이룬 것 같다가도 엔드 콘텐츠까진 한참이더라. 메인 퀘스트도 더 밀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큰 몹이 나오면 오토 끄고 수동으로 회피하면서 물약도 먹어줘야 한다.
테이: 이런 게임은 특히 더 멀리 봐야 한다. 인터페이스의 마지막 '잠재력 개방' 통찰이 레벨 60에나 열린다. 지금은 대부분의 유저들이 렙업 단계에 있다고 보면 된다. 나온 지 1주일도 안 된 PVP형 레벨업 게임이다. 아직은 다 병아리다.
그 병아리 단계라도 재미가 있어야 한다. 현재 상태를 게임 플레이의 완성 상태로 보긴 어렵다. 거래소 활성화되기 시작한 이번 주 월요일과 거래소에 아무 물건도 없었던 지난주의 플레이 패턴은 완전 다르다. 그에 따른 팁도 계속 변할 것이다.
Q.
우티: 그럼 지금 시점에서 게임을 시작한다면 어떻게 전략을 짜는 게 좋을까?
A.
테이: 메인 퀘스트를 중심으로 밀면 된다. 소비를 할 계획이 있다면 우선 1,000젬 사서 영광 아이템 뽑아서 맞춘 다음에 돌 것을 추천하고 싶다. 아이템에 요구 레벨이 없기 때문에 그거 차고 메인 퀘스트부터 쭉 돌면 된다. 초보자 입장에서 그걸 끼고 사냥하면 렙업을 빨리할 수 있다. 소환수와 장신구를 잘 맞춰놓으면 오래도록 버프 효과를 받으면서 클 수 있다.
마루노래: 현재 게임에 거래소가 운영되고 있다. 게임이 활성화되고 경쟁이 세질수록 거래소에 올라가는 아이템 단가는 떨어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뉴비가 그걸 사서 쓰기 좋게 된다. 지금은 사람들이 게임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가 완료된 상태고 그 상태에서 거래소에 아이템이 하나둘 올라오고 있다. 의존도 측면에서는 탈것, 소환수와 장신구가 훨씬 높다.
Q.
우티: 유저들이 도감작을 하면서 게임에 막 진입한 유저들이 크지 못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A.
마루노래: 영향이 그렇게 크진 않을 것 같다. 게임을 막 시작한 사람이 도감작 유저를 만난다 해도 레벨 디자인적으로 초반부 퀘스트를 못 깨는 정도는 아닌 것 같다. 다른 유저들이랑 한 몹을 같이 치면 그만큼 경험치가 쪼개지긴 하겠지만, 한 대만 때려도 누적이 되고 루팅도 개인 인벤토리로 넘어간다. 채널도 5개나 있어서 경험치 획득량 때문에 레벨이 안 오르는 일은 없을 것 같다.
테이: 누구나 성장 속도가 다르고 게임 진행이 막히는 타이밍이 존재한다. 지른 사람일수록 그것이 빨리 오게 되어있다. 쉽고 빠른 해결책은 돈을 쓰는 것이지만 다른 돌파구도 제공이 되어야 한다. 거기서 답이 안 나오면 사람들은 이탈하게 된다. 그 이탈을 막는 게 소위 '도감작'이다.
시간을 많이 들이면 흔적이 모여 내 전투력이 오르는 구조다. 그런데 결국 도감작을 하지 않고 지나친 유저들도 언젠가는 여기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순서의 문제다. 도감작을 하느라 빠르게 달리지 못한 유저들은 그동안 달린 유저들이 거래소에 올린 아이템을 쉽게 살 수 있게 된다.
마루노래: 몬스터 조사(도감작)은 리텐션 확보에 유용한 모델인 것으로 보인다. 말했던 것처럼 도감작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다보니 희귀 등급(파란색) 아이템이 지난 주에 1,000젬, 600젬 하던 게 이제 100젬 정도더라.
그렇게 거래소에서 아이템을 사면 다시 메인 퀘스트를 밀기 쉬워진다. 많이 지른 '형님'들을 위해 마일리지를 통해 필드의 흔적을 구매할 수도 있다. 여기에 마일리지를 쓰기 아까운 사람이라면 켜놓고 잘 것이고.
Q.
우티: 일부 유저들은 타격감이 예상보다 낮은 편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캐릭터의 조작에서도 근거리, 원거리 구분도 희미하다고 그러고. 직접 해보니 어땠나?
테이: 그래픽과 타격감은 PC MMORPG에서나 제대로 느낄 수 있고 경험자마다 달리 느껴지는 부분이다. 그리고 사냥은 기본적으로 오토 플레이를 하게될 텐데 큰 의미가 있을까? 조작의 경우도 '놔두면 못 잡는데 내가 개입을 하면 잡을 수 있는 상황'이 종종 발생한다.
이게 단순하면 좋은데 어려우면 유저들이 짜증을 낸다. 누구는 컨트롤을 잘 쳐서 쑥쑥 크는데 누구는 그러지 못하는 거다. 모바일에선 그런 컨트롤의 디테일을 꾸리기 쉽지 않다. 현재까지 루팅 과정에서 컨트롤이라면 도망 + 물약 소비 정도다. 이 정도만 해도 개입에 따른 확실한 메리트가 있다.
마루노래: 오토플레이를 중심으로 즐기다 보니 아직은 컨트롤 요소를 많이 경험해보지 못했다. 스킬 툴팁도 제대로 안 읽어보고 그냥 올렸다. 그렇다보니 원거리, 근거리 의미도 잘 안 느껴진다. '총쏘는 게 좋다'와 같은 취향 영역이라고 볼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확실히 다르다는 느낌을 주는 건 나이트 클래스인데 CC기가 많아서 PvP 중 전선 유지의 역할을 하는 데 요긴하게 쓰일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오토로 돌려놓는다지만, 채집 오토가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도감작이 어느 정도 끝나면 채집을 통한 경험치 수급이 필요한데 이게 스탯을 올리는 데 꽤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게임엔 성장을 위한 두 가지 성격의 오토가 있는 것이다.
Q.
우티: 게임의 세계관과 스토리는 기억에 좀 남는가?
마루노래: 글쎄. 더빙도 그렇고 신경을 쓴 티는 난다. 자동사냥을 하다 보면 스토리도 일정 부분 진행이 된다. 딴짓을 하다가 보면 나와 무관하게 스토리가 진행되는 구간이 있다. 그때부터는 어차피 이해가 안 되니까 스킵을 누르게 되어있다.
테이: 이런 게임에서 '시간은 곧 금'이라는 말이 어울린다. 경험치 물약을 먹어놨는데 스토리 보는 데 시간을 쓰면 낭비다. <V4>의 이야기가 정말 좋아서 나중에라도 볼 가치가 있으면 누군가 정리를 해놓을 것이다. <V4>와 같은 게임의 세계관과 스토리는 '내가 하고 있는 게임이 이 정도는 된다'는 근거로 작용하는 부분이 크다.
마루노래: 내가 완성도 높은 게임을 즐기고 있다는 감각이랄까? 요즘 안타까운 현지화를 보여주는 중국산 모바일게임이 많다. 그런데 실제 수요층은 대부분 그런 부분들은 스킵하고 넘어간다. <V4>도 스토리를 꼼꼼히 챙겨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겠지만, 여기까지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가고 있다는 인상이다.
Q.
우티: 스토리도 스킵해가면서 게임의 엔드 콘텐츠로 갔는데, 과연 성취감이 들까?
테이: 성취감이란 상대적인 것이다. 그렇지만 남보다 덜 쓰고 덜 한다고 해서 그보다 많이 쓰고 많이 한 사람만큼의 성취를 가져갈 수는 없다.
마루노래: 결국 이런 게임은 자기 만족의 메커니즘이 작동되야 한다. 수치화된 전투력이 있고, 그걸 정렬한 순위가 있고, 이를 위해 요구되는 시간과 돈이 있지 않은가? 누구나 "내가 만족스러울까?"라는 부분에 대한 저울질을 할 것이다. 그 만족감을 채우기 위해 요구되는 것들이 뒤로 갈수록 많아지겠지만, 만족감의 절대적인 수치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본다.
RPG에는 성장이 느껴지는 것, 그리고 그 다음 성장을 위해 준비된 과제가 중요하다. 게임 안에서 노력을 얼마나 투여하느냐, 성장을 한 방에 해결하느냐, 골드를 모아서 젬을 수급해서 키울 것이냐는 유저 나름의 선택이다. 그 만족감이 없다면 이탈해야 하는 거고. 한 푼 안 써도 만족감이 들면 계속 하는 거다.
Q.
우티: 수백 명이 몰렸다는 필드 보스 '광란의 바쿤'은 가봤는가?
테이: 아직은 필요를 못 느껴 가지 않았다. 시간이 되면 "몇 채널에 잡으러 오실 분?" 하면서 메시지가 뜬다. 초창기엔 유저들이 필드 보스를 못 잡았는데 제작진이 패치를 해서 체력을 한 번 떨어뜨렸다. 요즘은 30분 치면 죽는 것 같은데 그 시간 동안 일반적으로 하는 사냥을 버리고 갈 만한 이유를 찾지 못했다. 보스를 잡으면 딜 미터기처럼 기여도 랭킹이 뜨는데 기여도가 높은 사람들이 템을 먹고 낮은 사람들은 못 먹거나 덜 먹게 되어있다.
도감작을 위한 흔적도 한 대만 쳐도 되기 때문에 열심히 할 동기가 생기지 않는다. 어쩌다 필드 보스를 못 잡게 되면 열심히 치던 사람들만 손해를 볼 수도 있다. 그렇게 하기엔 부담이 커서 아직은 가고 싶은 사람만 가는 옵션 정도로 보인다. 정리하자면 사냥은 정비례적 성장 곡선을 그리지만 바쿤은 그렇다는 확신이 없어서 유저 일반에게 어필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Q.
우티: 그렇지만 다중접속자가 펼치는 스케일이 강조되기 위해선, 필드 보스처럼 유저들이 하나로 수렴되는 지점이 마련되어야지 않은가?
테이: 우선 이 게임을 분류하자면 <리니지> 계열의 게임이다. 이런 장르의 게임이 가지고 있던 문제점 중 하나가 고렙 유저들이 서버 전체를 통치한다는 것이다. 통제를 만들어서 비 길드원의 사냥터 접근을 막는 일이 많다. 고렙 유저가 저렙 유저를 핍박하는 방식으로 인한 일반 유저들의 스트레스가 늘 있었다.
<V4>는 인터서버 개념을 도입해 서버 간 경쟁을 유도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이 게임의 구심점은 인터서버가 될 것이다. 서버의 전체적인 스펙이 높아져야 다른 서버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메이저 길드가 <리니지>처럼 서버 내 저렙 유저를 핍박하는 게 아니라, 서버 전체의 향상을 위해서 저렙들을 이끌어주는 모델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일례로 지금도 고렙 유저들이 희귀 아이템을 거래소에 싸게 풀어버리는 경향이 있다. 판매자 입장에서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런 아이템이 시장에 많이 풀리면 신규 유저들이 빠르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고, 이는 곧 인터서버 시스템에서 소속 서버의 강력함으로 직결된다. 그렇게 서버가 부강해지면 초기 세팅을 갖추기 편하기 때문에 신규 유저들이 거기에 많이 몰리게 될 것이다. 그러면 결과적으로 인터서버의 인적 물량전에서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된다.
<V4>의 필드 PvP가 제대로 돌아가려면 사람이 많아야 한다. 저렙 유저들을 못 잡게 막아서 필드 보스를 독점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다. 사람이 없으면 필드 보스가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특정 길드가 필드 보스를 통제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적다. 고레벨 입장에서는 저렙들 필드 가서 훼방 놓는 게 아니라 자기 레벨에 맞는 필드 가서 사냥하는 게 득템 확률이 훨씬 높다.
현재까지 느낌으로 보면 <V4>는 <리니지>와 달리 서버 내 PvP에 따른 어드벤티지가 적다. 결국 인터서버를 통한 타 서버 경쟁 부분에서 메리트가 키워질 가능성이 높다. 서버 전체의 레벨이 높아야 경쟁에서 유리하다. 메이저 길드는 소속 서버의 스탯을 높히기 위해 조금 더 봉사적으로 나설 것이다. 서버 내 경쟁은 인원 유지 수준에서만 이루어질 것이다.
<리니지M>의 던전 통제 모델은 기득권자에겐 혜택이 크지만 일반 유저에겐 불편한 형태다. 소수의 기분 좋음을 위해 다수가 희생해야 하는 구조가 <리니지M>엔 있고 그것이 수년간 게임을 이끌어온 원동력이다. 그렇지만 이것은 MMORPG를 즐기는 절대다수에게 좋은 체감은 아니다. <V4>는 바로 이 점을 해소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인터서버의 '떼쟁'과 현재 준비 중인 '영지 쟁탈전'이 나오면 확실한 모델을 알 수 있을 것이다.
Q.
우티: 하반기 모바일 MMORPG의 경쟁이 거칠다. 특히 <리니지2M>이 나오면 <V4>의 유저의 이탈도 우려해야 하지 않을까?
테이: <리니지2M>이 나오면 무조건 그쪽으로 유저들이 몰릴 거다. 같은 계열의 게임인데 막강한 IP 파워가 있다. 이런 테이스트를 가진 유저라면 호기심이 들어서라도 가볼 거다. 돈을 좀 썼다 하더라도 일단 <리니지> 이름값에 찍어 먹어보기라도 할 거다. <리니지2M> 입장에서는 게임이 늦게 나왔는데도 수성전이 되는 것이다. 유저들이 <리니지2M>으로 일단 한번은 넘어갈 것이라는 건 전제에 가깝다.
그래서 <V4>도 나름의 호흡과 노림수가 있어야 싸움이 되겠지. 그게 뭐냐면 (1) 과금에서 상대적으로 순한 맛이라는 것과 (2) 메이저 길드가 서버 전체의 이익을 위해 복무한다는 것이다. 그게 다다음주 이후에 제대로 체감이 되어야 한다. 아직 영지 쟁탈전이 서비스되지 않는데, 27일까지 대다수의 유저들을 떼쟁에서 밥값을 할 수 있는 60까지 키우기란 어려울 것이다.
(1) 모델에 있어선 확실하게 어필이 됐을 것이다. <V4>가 <리니지2M>으로 쏠렸던 유저들을 다시 모으기 위해선 그전에 잠시 반짝했던 모바일 MMORPG의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런 모바일 MMORPG들은 대체로 "물 들어올 때 노 젓자" 마인드로 압박을 올려버렸고, 결국 이 때문에 유저 이탈이 발생했다.
Q.
우티: 이런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이 어떤 방식으로 하던 게임을 바꾸는지 궁금하다.
테이: 견적을 낸다. 자신이 쓰는 맛을 얼마나 볼 수 있을지 판단하고 움직인다. <리니지2M>을 갔다가도 견적이 안 나오면 <V4>로 돌아올 수 있다. <V4>는 이미 먼저 패를 깐 상황이다. 그 상황에서 <리니지2M>으로 갔던 유저들이 돌아오게 하려고 아마 27일 전후로 강력한 뭔가를 풀 것이다. "기다리고 있을게. 다시 돌아와" 하면서.
마루노래: <V4> 오픈 전날 <리니지2M> 출시일이 공개됐고, 그 다음날 <리니지M> 업데이트가 됐다. NC도 <V4>를 신경 쓰고 있다는 근거다.
<리니지2>, <아이온> <블레이드&소울> 등의 사례를 떠올려보면, 엔씨가 자기 게임으로 자기 MAU를 깎는 부작용이 일부 존재했다. 정확한 것은 나와봐야 알겠지만, <리니지2M>은 <리니지M>의 유저를 깎지 않는 새로운 지대를 형성하지 않을까 추측한다. 그 정도로 새로운 게임이 나온다면 어떻게 될까? <V4>는 <리니지M>과 비교할 수는 있지만, <리니지2M>과는 비교할 수 없는 게임이 될 것이다.
<리니지2M>이 어떤 엣지를 보여줄지는 아직 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퍼플이라는 플랫폼의 메신저, 커뮤니티, 크로스플레이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는 게 중요할 것 같다. <리니지2M>은 충돌 요소를 구현한 것만으로도 <V4>와 다른 게임이 될 수 있다.
함부로 예단하기 쉽지 않은 문제지만 두 게임의 추구하는 것 자체가 다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게 되면 <V4>와 <리니지M>이 영역 다툼을 할 것이다.
Q.
우티: 끝으로 묻고 싶다. <V4>는 어떻게 될까?
테이: <리니지>에 대한 연구를 잘했다고 본다. <리니지>는 같은 서버의 타 혈맹에서 받았던 핍박을 극복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게임이다. 사람들이 성장 체감은 만족스러워하면서도 게임을 접는 이유는 몬스터가 아니라 같은 서버의 다른 길드에 있었다.
<V4>에선 그게 사라지고 센 놈들이 우리를 보듬어주고 저기 다른 서버 사람들과 경쟁하는 구조를 만든다면 게임플레이 자체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줄어들 거다. 이 특징 속에서 "형님들이 우리 서버를 잘 통치해준다"는 느낌이 들면 형님도, 일반 유저들도 할 맛이 날 수 있다.
인터서버에서 전투가 붙으면 약값도 대주고, 우리 서버가 승리했을 때 길드와 서버 전체에 보상도 잘 짜여있다면 유저의 일상적 공간인 서버에서는 서로 더 끈끈해질 수 있다. 영지전이 나오면 그 방향을 볼 수 있을 거다.
또 이미 <리니지M>의 과금 유도에 대한 스트레스가 높아진 상태에서 비슷한 재미를 더 낮은 가격으로 즐길 수 있게 한다면 해볼 만한 싸움이 될 거다. <리니지2M>을 아직 해보진 않아서 모르겠지만, (비슷한 모바일 MMORPG 중에서는) 아래의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 물론 라이브 게임이기 때문에 변수는 무궁무진하다.
1. <리니지2M>
2. <V4> - <리니지M>
3. 나머지 모바일 MMORPG [옛 IP 살린 국산, 새로운 IP의 중국산 등]
마루노래: 개인적으로 <트라하>보단 엣지가 선 느낌이다. 서버 안에서의 공존을 유도하면 <리니지>와 비교되는 횡적 포인트를 줄 수 있다. 과금도 '상대적'으로 순하다면 더 어필할 수 있다.
전쟁 시뮬레이션 게임들이 요즘 서버 안에서 경쟁을 하는데, 그 서버에서 1위가 된 사람들이 또 나가서 다른 서버와 경쟁해서 이겨야 우리 서버에 좋은 혜택을 준다. 내부 경쟁과 외부 경쟁을 동시에 하는 모델이다. 잘하는 사람이 이기는 게 나한테도 도움이 되는 구조다. 인터서버(외부 경쟁)와 영지전(내부 경쟁)이 그런 식으로 작동하면 재밌을 거다.
과금 메리트도 <리니지>와 비교했을 때 조금 분산된 느낌이다. <리니지M> 하이엔드 유저를 보는 것과 지금 <V4> 유저들이 하이엔드 유저를 보는 느낌이 다를 것이다. <리니지M>의 콜렉션 수집 모델과 <V4>의 전설 등급 탈것, 소환수는 그 수준이 다르다. <리니지M>은 콜렉션을 모아 중첩 버프를 받지만, <V4>는 뽑아서 등록한 탈것, 소환수만 효과를 본다. <V4>가 가져가야 할 '상대적' 순한 맛은 이런 지점에 있다.
결론적으로 <V4>는 <리니지M>의 부담감을 많이 줄였다. 단, 나중에 시간이 흐르면 차츰 다른 요소가 생겨서 오늘날의 <리니지M>과 유사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